최근 별세한 린지 그레이엄 전 미국 상원의원[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 종식을 압박하기 위한 강력한 신규 제재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하원은 16일(현지시간) '2026 린지 O. 그레이엄 대러시아·대이란 제재법안'을 찬성 262표, 반대 159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 법안은 지난달 7일 상원에서 찬성 86표, 반대 11표로 통과된 바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대한 강한 지사 의사를 표명해 온 만큼, 이르면 이달 중 실제 시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신규 제재안의 핵심은 장기전으로 치닫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는 데 있다. 법안이 발효되면 미국 정부는 서방의 제재망을 피하며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돕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집중 공격표적으로 삼게 된다. 아울러 행정부는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중국, 인도 등 제3국을 대상으로 최대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핵심 우군인 이란에 대한 기존 제재조치도 연장된다. 미국은 에너지와 방위산업 분야는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당국자들에 대해서도 한층 강화된 제재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법안은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린지 그레이엄 전 상원의원의 마지막 정치적 유산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조언자 역할을 했던 그레이엄 전 의원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강경한 대응을 주문해온 대표적 매파 정치인이다. 그는 단순히 러시아 본국을 제재하는 방식을 넘어, 러시아를 돕는 제3국에까지 2차 제재를 가해 종전을 앞당겨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그레이엄 전 의원은 급사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아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법안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간 극심한 대치 국면 속에서도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어선 배경에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더 강력한 경제적 압박이 시급하다는 당정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내부에서 자유시장 원칙 훼손이나 행정부의 과도한 권한 남용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종전 협상을 촉진해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5년째 이어지면서 글로벌 안보 지형이 흔들리고, 주요 에너지 시설 타격과 무역로 위협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마저 커진 상황도 법안 가결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고인의 이름을 딴 이번 제재법이 실제 기대만큼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이라는 명분을 빌미로 자신이 추진하는 고율 관세 정책의 스펙트럼만 넓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압박 수단을 손에 쥐고도 정작 실제 집행은 미루면서, 법안을 다른 정치적 목적에 자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명분만 제공해 준 꼴이라는 비판이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그레고리 미크스 의원은 "백악관 법률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에게 새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극대화하고 러시아나 그 조력자들에게 실제로 신규제재를 부과할 의무는 모조리 최소화하도록 현재 법안을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입법적 결단을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법률이 되는 게 중요하다"며 "이 접근법을 지지한 분들, 힘이 작동한다는 점을 인지하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