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대법원이 본안 소송 진행 중 백악관 동관 대형 연회장 건설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미 연방대법원은 소송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백악관 연회장 공사를 중단하라는 하급심 결정을 뒤엎고 공사 속행을 허가했다. 이번 결정은 보수 성향 대법관 5명이 찬성표를 던지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반대하면서 5 대 4 구도로 갈렸다. 다수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내셔널트러스트가 법적 자격을 갖춘 '원고 적격'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1심과 2심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법리적 쟁점을 대법원이 받아들인 결과다.
이번 판단은 연회장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1·2심 판결에 불복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에 요청한 긴급 심리에 따른 조치다. 연회장 건설 자체에 대한 최종적인 법적 적법성을 가린 판결은 아니지만,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현장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반대의견서에서 연회장 공사가 불법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백악관이 단순한 일반 건물이 아니라고 전제하며, 이번 결정이 입법부의 재정권과 워싱턴 DC 내 연방 재산을 규율하는 권한을 행정부가 침해할 가능성이 큰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약 9만㎡ 규모로 진행 중인 연회장 조성 프로젝트는 약 65%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행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현장 인력들이 하루 20시간씩 작업을 진행해 오는 11월까지 기본 골조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4월까지 외벽 상당 부분을 마감하고 2028년 8월 최종 완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법원이 향후 본안 소송에서 공사의 불법성을 인정하더라도 사실상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공사를 진척시키려는 행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공정계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법부의 결정을 즉각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해 시설이 단순한 연회를 위한 공간을 넘어 지하 벙커와 드론 방어망을 갖춘 '연회장 겸 군사복합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국자와 기업들의 자발적 기부금 전액으로 충당되는 사업이므로 미국 납세자에게 단 1달러의 부담도 주지 않는 국가적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인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해당 프로젝트가 백악관 부지 내 단순한 개보수 수단을 넘어선 대규모 공사이므로 의회의 사전 승인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지상부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2심 재판부인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 역시 연방 재산에 대규모 연회장을 신축하는 결정은 의회의 고유 권한이지 행정부가 독단적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시하며 원고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