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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베네수엘라 석유 협정에 여야 거센 반발… “주권 침해·역사적 약탈” - 야권 "밀실 합의에 투명성·법적 정당성 부재" 비판 - 여권 정계 인사도 "헌법 위반이자 치욕적 배신" - 시민 단체 도심 시위 속 "실익 불분명" 의구심 고조
  • 기사등록 2026-08-30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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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AFP=연합뉴스]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유전 개발권을 확보하는 협정을 체결하자 베네수엘라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일제히 거세게 반발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주요 야당 지도자인 후안 파블로 구아니파는 피폐해진 석유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외국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나라와 PDVSA(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를 망가뜨린 집권 세력이 이 합의로 들어올 돈을 관리하는 한 우리는 진흙 위에 마천루를 짓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온건 야당파를 이끄는 엔리케 카프릴레스 의원 역시 "PDVSA를 파괴한 자들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는데 이들이 무엇을 재건하겠는가"라며 "정부는 이번 협정의 헌법상 법적 근거와 베네수엘라 국민이 얻을 실익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야권 내부에서는 미국이 협정 이행을 보장받고자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방관하고 대선 실시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계약에 대한 분노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집권해 온 여권(차비스모) 내부에서도 뿜어져 나왔다. 과거 석유장관과 PDVSA 사장을 지낸 라파엘 라미레스는 이번 협정을 "우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약탈"로 규정하며 "PDVSA의 종말을 고하는 조치이자, PDVSA를 단순한 계약 관리자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출신 윌리엄 로드리게스 전 의원 역시 이번 합의를 두고 "의회 논의조차 거치지 않고 헌법을 위반했다"며 "베네수엘라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배신"이라고 규탄했다


.수도 카라카스 도심에서는 좌파 단체들이 거리로 나와 "양키는 베네수엘라에서 떠나라"는 팻말을 들고 미국의 자국 석유 자원 통제 시도를 단죄하는 시위를 벌였다.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도 한층 커졌다. 68세 경비원 헤수스 살라사르는 "이번 협정이 베네수엘라와 미국 중 어디에 이익이 될지 알 수 없다"며 "의구심이 들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베일에 싸이면서 주권 상실과 실익 부재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이번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 650억 배럴에 대한 과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하면서 불붙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역사적'이라고 칭송하며 잠재적 민간 투자액이 1,000억 달러(약 138조 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지 민간 사업자와 협력해 석유 관리를 전담할 새 민간 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해당 기업은 100년간의 유전 개발 권리를 부여받으며, 미국은 소유 지분과 원유 원가 매입권 등 실질 생산량의 55%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브런 등 미국 에너지 대기업들의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 계약 체결도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양국 정부가 세부 운용 방식이나 투자금 출처, 제재 대상인 PDVSA의 역할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의구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해 초 미군의 전격적인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부부가 체포되어 뉴욕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미국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임시 대통령으로 승인하고 석유 및 광산 분야의 외국인 투자 개방을 강하게 압박해 왔다.


 다만 노후화된 인프라로 인해 단기간에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는 어려우며, 라이스 대학교 프란시스코 모날디 연구원의 분석처럼 올해 생산 증가량은 20만 배럴 미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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