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F-18 전투기(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AFP=연합뉴스자료사진]
미국이 이란 내륙 깊숙한 군사 요충지까지 공습 범위를 넓히고 해상 봉쇄를 강화하자 이란 역시 주변국 미군 기지를 보복 타격하며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최고조에 달했다.
미 공군과 해군이 이란 남부 연안에 국한됐던 공습 제한선을 깨고 수도 테헤란 인근과 핵심 군사시설이 밀집한 내륙 깊숙한 곳을 겨냥해 대규모 폭격을 감행했다. 현지시간 16일 새벽 이란 중서부 로레스탄주 호라마바드시와 마르카지주 혼다브시, 그리고 북부 셈난주 등지에서 다발적인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이 지역들은 이란 군부의 핵심 탄도 미사일 제작 공장과 우주 과학 프로그램 연구 시설이 집중된 국가 안보의 요충지다. 이 날 습격과 관련해 셈난주의 한 정부 관계자는 "셈난주 공항이 미국의 공습을 받아 타격을 입었다"고 전하며 미군의 공격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비슷한 시간대에 수도 테헤란 외곽 지역과 남동쪽으로 30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파르친 군사기지 일대에서도 격렬한 방공망 가동 소음이 포착됐다. 파르친은 이란의 미사일 연구와 생산 외에도 미공개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꾸준히 받아온 극도로 민감한 지역이다. 다만 이란 정예군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해당 기지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며, 방공망이 작동한 것은 적의 공격에 대비한 단순한 자체 훈련 및 태세 점검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이 기존의 해안가 타격 노선에서 벗어나 정권의 심장부를 겨냥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미군은 하늘에서의 폭격뿐만 아니라 해상에서도 이란의 돈줄을 조이기 위해 강도 높은 물리력을 동원했다. 페르시아만 내부의 원유 유통 거점인 하르그섬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퀴라소 국적의 유조선 벨마호가 미 해군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자 미군 전투기가 즉각 발포했다. 유조선이 정선하지 않고 항로를 유지하자 군용기가 선박의 배기통 역할을 하는 굴뚝을 정밀 타격하여 기동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만들었다. 이는 이란의 원유 수출길을 해상에서 원천 봉쇄하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대변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영토와 경제망을 동시에 타격받은 이란은 이웃 국가들에 주둔한 미군 영토를 겨냥해 즉각적인 군사 보복에 돌입했다. 이란 군부는 바레인과 요르단, 쿠웨이트 내에 위치한 미군 군사기지들을 향해 탄도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대거 발사했다. 기습 타격을 입은 주변국 정부들은 아직까지 인명 피해나 군 장비 손실 규모를 정확히 발표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라크 북부 에르빌의 쿠르드 자치구역에도 야간 드론 공습이 가해져 미국을 방문 중이던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가 이를 주권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 이란 양국의 수뇌부가 서로를 향해 국가 파괴 수준의 경고장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전체가 통제 불능의 전쟁 소용돌이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 군부는 자신들의 핵심 사회 기반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맞서, 중동 전역에 건설된 미국의 동맹국 인프라와 군사 자산을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밀 무기를 동원한 미국의 내륙 공습과 이에 맞선 이란의 다국적 보복 미사일 발사가 맞물리면서 역내 긴장감은 역대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