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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EU 동시에 칼 빼들었다…사면초가 중국, 마지막 출구마저 막히나 - 중, EU 고위급 회담 2건 전격 취소... 무역전쟁 경고 속 벼랑 끝 대치 - FBI, 중국 정보기관 연계 가짜 컨설팅 웹사이트 13개 압류 - 펜타곤, 알리바바·바이두·BYD 군사기업 명단 등재... 188개로 확대
  • 기사등록 2026-06-12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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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담 취소·중국 빅테크 블랙리스트…서방 압박 동시다발 확대]


중국이 서방과의 모든 전선에서 동시에 압박받고 있다. 유럽연합(EU)과의 고위급 대화는 돌연 취소됐고, 미국은 중국 정보기관이 운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스파이망을 적발했다. 여기에 알리바바·바이두·BYD 등 중국 대표 기업들까지 군사 연계 기업 명단에 올리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단순한 외교 갈등이나 무역 분쟁이 아니라 안보·기술·산업 전반에 걸친 서방의 포위망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중국이 이번 달 예정됐던 EU와의 중요 외교 회담 2건을 전격 취소했는데, 이는 급증하는 중국산 수출을 둘러싸고 양대 무역 강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면서 “취소된 회담은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디지털 분야 장관급 대화와 EU 대외관계청(EEAS) 사무차장 올로프 스코그가 참여하는 회담이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중국 측은 취소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런 전술은 양측이 상대방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할 때 흔히 사용하는 수법”이라면서 “EU 역시 지난해 무역 분쟁에서 진전이 없자 정상회의를 앞두고 핵심 경제회담 개최를 거부한 바 있다”고 짚었다. 즉 이번 회담 취소는 중국이 먼저 던진 '불만의 신호'이지만, 그 배경에는 EU의 전례 없는 대중 강경 드라이브가 자리잡고 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취소된 회담들이 "일정 재조정 중"이라며 "EU와 중국 간 접촉과 대화는 여러 차원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본질은 회담 취소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EU 내부의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 1조6천억 원 적자…EU의 인내가 한계에 도달했다]


FT는 “EU의 압박은 입법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사이버보안법 개정안을 통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통신망과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중국이 장악한 태양광 인버터 등 수입 에너지 기술 제품에 대한 공공자금 지원도 차단했다”고 짚었다. 집행위는 지난달 하루 10억 유로(약 1조 6천억 원)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지속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신규 관세 부과를 경고했으며, 6월에만 3건의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FT는 “EU 내부의 분위기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면서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9일 연설에서 EU가 의제에 중국을 명시하지 못하고 '지경학적 불균형'이라는 우회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중국이라는 이름조차 감히 부르지 못할 만큼 두려워하고 있다’고 조롱했다”고 짚었다. 


과거에는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대중 강경책이 번번이 무산됐지만, 이제는 중국발 과잉생산과 공급망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회담 취소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정작 브뤼셀의 분위기는 중국이 기대하는 방향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FBI가 적발한 것은 단순한 스파이 사건이 아니다]


유럽과의 갈등이 격화되는 바로 그 시점에, 미국에서는 중국 정보기관의 활동이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는 10일(현지시간) 중국 정보요원들이 기밀 정보 접근 권한을 가진 전·현직 미국 관리와 군 인사들을 포섭하는 데 사용한 웹사이트 13개를 압류했다고 발표했다”면서 “검찰에 따르면 이들 도메인은 합법적 컨설팅 회사로 위장해 전·현직 관리들에게 금전을 대가로 민감한 정부 정보를 넘기도록 유인했다”고 밝혔다.


수법은 치밀했다. AP통신은 “FBI가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이들 가짜 웹사이트는 위조되거나 도용된 신원과 AI로 생성한 사진을 동원해 합법성을 가장했고, 전·현직 미 정부 직원을 겨냥한 '컨설팅' 일자리를 광고했다”면서 “중국 군 정보기관 소속 스파이들은 민간 기업이나 싱크탱크를 대행하는 직원으로 위장해 외교정책·국방 분석가 등 허위 일자리를 광고하고 지원자들에게 '비공개' 정보 제공을 압박했으며, 배후 운영자들은 암호화폐와 온라인 결제 시스템으로 실체를 은폐했다”고 보도했다. 웹사이트들은 애리조나·뉴욕·독일·영국에 서버를 두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정보 수집 활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산업 스파이와 사이버 해킹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에는 전·현직 공무원과 군 관계자를 직접 포섭하는 인적 정보(HUMINT) 확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사건은 중국 정보기관이 민간 컨설팅 업체와 온라인 구인 플랫폼을 활용해 미국의 안보 인력을 조직적으로 접촉하려 했다는 의혹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로 평가된다. 더구나 이번 발표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동맹이 불과 일주일 전 중국의 온라인 포섭 공작을 공동 경고한 직후 나왔다. 즉 미국은 단순히 스파이망을 적발한 것이 아니라, 중국 정보기관의 활동 자체를 공개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펜타곤의 칼끝, 중국 제조업 굴기의 상징 BYD를 겨누다]


미국의 압박은 정보전 차원을 넘어 중국 산업의 핵심 기업들로 향하고 있다.. CNBC는 “미 국방부는 8일 알리바바, 바이두, BYD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을 중국군 또는 방위산업 기반과 연계된 것으로 간주하는 '1260H 명단'에 무더기로 추가했다”면서 “이 지정은 명시적 제재는 아니지만, 이달 말부터 국방부의 해당 기업과의 직접 계약이 금지되고 2027년 6월부터는 제3자를 통한 제품·서비스 조달까지 차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기업은 BYD다. BYD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이자 중국 정부가 집중 육성해 온 ‘신3대 산업’ 전략의 대표 주자다. 전기차·배터리·태양광으로 대표되는 중국 제조업 굴기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다.


미국이 BYD를 군사 연계 기업으로 규정했다는 것은 단순히 한 기업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다. 중국의 산업정책 자체를 안보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텐센트가 명단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3대 AI 플랫폼 기업이 모두 군사 연계 기업으로 분류되면서 미국은 중국의 AI 산업과 민군융합 전략 전체를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워싱턴의 기류는 분명하다. 중국의 기술 경쟁력과 산업 역량을 더 이상 경제 영역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싸우지 않지만 멈추지도 않는다…중국을 옥죄는 ‘관리된 봉쇄’]


이번 주 발생한 세 가지 사건, 즉 중국의 EU 회담 취소, FBI의 스파이망 적발, 펜타곤의 중국 기업 블랙리스트 확대는 서로 무관한 사건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나의 흐름을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을 단순한 무역 상대가 아니라 안보·기술·공급망 차원의 구조적 경쟁자로 규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나 무역 휴전을 논의하고 투자 협력을 언급하더라도, 방첩·기술통제·국방조달·산업정책 분야에서는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워싱턴이 추구하는 '관리된 봉쇄' 전략이다.


베이징 입장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유럽 전선이다. 과거에는 미국 시장이 막히면 유럽으로 우회할 수 있었고, 유럽이 흔들리면 미국 시장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기술과 안보를 조이고 있고, 유럽은 시장과 산업을 닫고 있다.


중국 경제가 직면한 진짜 위기는 단순한 수출 감소가 아니다. 세계 경제 질서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전략적 공간 자체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지금 중국이 마주한 상황은 외부의 음모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정책의 결과에 가깝다. 민군융합 전략은 빅테크 블랙리스트로 돌아왔고, 정보기관을 활용한 인적 정보 공작은 FBI의 대대적 단속을 불렀다. 과잉생산에 의존한 수출 전략은 EU의 무역장벽 강화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만약 다음 주 유럽이사회 정상회의에서 EU가 보다 강경한 대중국 정책으로 결집한다면, 중국이 직면한 문제는 일시적 무역 갈등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전략적 고립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금 베이징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경기 둔화가 아니라,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문을 닫기 시작한 새로운 국제질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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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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