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러시아 최대 정유시설과 수출 인프라 파괴]
우크라이나가 이란발 국제 유가 급등과 서방 동맹국들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도 러시아 최대 정유 기업 루코일의 핵심 시설과 발트해 수출 인프라를 동시에 강타하며, 에너지 전선을 확전하는 강경 노선을 택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영토 확장이 거의 없었으며, 3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래프는 6일, “우크라이나 무인기부대 사령관은 5일, 드론 부대가 러시아 크스토보의 정유소와 레닌그라드주 프리모르스크 항구 인근 석유 인프라를 타격했다고 공식 확인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에너지 시설 타격에 대해서는 즉각 인정을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공격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키이우포스트도 “이번에 파괴된 정유소는 연간 처리 용량이 약 1,700만 톤(약 32만~34만 배럴/일)에 달하는 러시아 4위의 대형 시설로, 러시아 휘발유 생산량 기준으로는 2위에 해당한다”면서 “이 시설은 모스크바 지역 휘발유 소비량의 약 30%를 공급하며 우크라이나 내 점령군에 연료를 직접 보급하는 군사·산업 복합체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며, 항공유와 경유를 포함해 5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크스토보 상공을 붉게 물들이는 대형 화염과 폭발 장면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800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이 정유소는 과거에도 우크라이나의 공격 대상이 된 바 있으며, 3월 말에도 수차례 연속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드론 기술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발전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가 1,0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러시아 본토 내 석유·가스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점을 꼽는다. 이런 공격들은 물리적 파괴에 그치지 않고 러시아의 전쟁 수행 자금과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전략적 효과를 낸다.
우크라이나는 또한 레닌그라드주 서쪽, 핀란드 국경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이에 위치한 발트해 수출 거점 프리모르스크도 동시 타격했다. 프리모르스크는 러시아 국영 원유 수송 기업 트란스네프트가 해외로 원유를 수출하는 주요 항구 중 하나로, 지난 3월 말에도 수 차례 드론 공격을 받은 데 이어 연속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의 잇따른 에너지 시설 타격은 이 같은 외교 공백 속에서도 전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키이우의 의지를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의 연속 타격과 복합적인 국제 변수가 겹치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은 심각한 압박에 처해 있다. 알지지라는 “지난 한 달 동안 러시아의 석유 수출 역량 중 약 40%가 우크라이나의 공격, 드루즈바 송유관 폐쇄, 러시아 연계 유조선 나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차질을 빚었다”면서 “석유와 가스 수출은 러시아 전쟁 수행 재원의 핵심인 만큼, 우크라이나는 이를 옥죄는 것이 전선에서의 직접 교전 못지않게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거의 1년 만에 가장 강력한 입지를 확보]
현재 진행되는 전쟁 상황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보고와 영국 정보 분석을 함께 받았다”며 “MI6가 제시한 전선 상황 평가에 따르면, 현재 상황이 지난 10개월 중 우크라이나에 최선이라는 것이 그들의 결론”이라며, “모든 파트너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젤렌스키는 “1,000킬로미터가 넘는 전선에서 러시아의 공세가 여전히 맹렬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젤렌스키는 “러시아 점령지와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지역을 종합해 비교할 경우 현재 소폭의 플러스 상태”라면서 “약 20제곱킬로미터를 해방시켰으며, 전선은 전체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올봄 러시아가 예고했던 동부 돈바스 '요새 벨트' 도시들을 향한 대규모 봄-여름 공세가 사실상 차단됐다고 평가한다. 우크라이나군이 올해 초부터 강화한 장거리 정밀 드론 타격 캠페인이 러시아 전선 병력의 보급망을 옥죄고, 병력과 장비의 전방 이동 속도를 크게 둔화시킨 덕분이다.
이에 대해 전쟁연구소(ISW)는 “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러시아군은 약 1,930제곱킬로미터를 장악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약 6.6제곱킬로미터로, 전년 같은 기간의 하루 평균 14.7제곱킬로미터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라면서 “러시아군의 전진 속도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연구소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1월부터 3월 중순까지 남부에서 40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영토를 해방시켰다”면서 “이는 2023년 이후 우크라이나군의 가장 큰 영토 회복”이라고 짚었다.
이 공세의 실질적 동력은 드론 전술의 정교화였다. 특히 러시아가 2월 1일 이후 불법으로 활용해온 스타링크 접속을 차단당하면서, 러시아 지휘관들이 전장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이것이 우크라이나 반격의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는 “3월에 계획했던 러시아군의 공세는 우크라이나 군대의 행동으로 좌절됐다”면서 “앞으로 러시아는 단순히 공격 행동을 강화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체계적인 위협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선 상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기울자, 러시아는 후방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습 전술을 바꾸고 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당국자들은 “크렘린이 에너지 인프라 위주의 야간 공습에서 벗어나 낮 시간대 공습으로 전환하며 표적도 더 넓게 분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인 피해를 늘려 우크라이나 사회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4월 4일 러시아는 약 500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퍼부은 대규모 주간 공격을 단행해 전국에서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해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은 같은 시기 3월 31일에서 4월 1일 밤 두 차례에 걸쳐 드론 700대를 발사하는 장기 타격 작전을 감행했는데, 이런 방식의 연속 타격은 이란이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에 드론·미사일을 퍼붓는 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의 '터미네이터 전술', ”러시아군, 자폭 로봇에 항복“]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무인지상차량(UGV)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자폭 로봇이 적 진지를 파괴하고, 러시아 병사들이 무장 무인지상차량(UGV)에 처음으로 항복하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소모전의 최전선에서 로봇이 인간 병사를 대신하는 새로운 전쟁 방식이 현실이 됐다.
우크라이나 제25공수여단 드론 조종사는 이에 대해 ”사람은 가슴에 총을 맞으면 사격을 멈추지만, 지상 로봇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12월 포크로우스크 인근 참호 입구까지 UGV가 굴러오는 장면을 처음 목격했을 때 원시인이 외계 기술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는데, 이는 2년 전에는 상상도 못 했을 광경“이라고 회고했다.
이렇게 전쟁 5년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에서 무인지상차량은 더 이상 미래 기술 실험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전선을 지탱하는 핵심 전력이 됐다. UGV가 전선에 본격 투입된 결정적 배경은 'FPV 드론 킬존'의 확장이다.
우크라이나군에서 활용되는 UGV의 개발사는 보급 위기에서 시작됐다. 2023~2024년 전선 병참은 장갑차량과 대형 폭격 드론에 의존했지만, 값비싼 드론이 값싼 FPV에 격추되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피아 식별이 어려운 전선 환경에서 픽업트럭과 험비 역시 러시아의 열상 광학장비에 수 킬로미터 밖에서 포착됐다. 부대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험한 길을 낮게 기어다니는 소형 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피탐율을 보임이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군 지상 보급의 90%가 UGV로 대체됐다. 올해 1월 한 달간 UGV 작전 횟수는 7,00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제3돌격여단은 한 달간 UGV만으로 200톤이 넘는 물자를 전선에 수송했는데, 이는 병사 1만 명이 각각 20킬로그램을 짊어지고 전진하는 것과 맞먹는 양이다. 한 대령은 소속 여단의 전선 병참 중 70%가 지상 드론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UGV 한 대의 제작 비용은 약 1만5,800~1만8,400달러(한화 약 2,400~2,800만원) 수준이며, 일반적으로 7~8회 임무를 수행하다 교체된다. 임무 당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2,000~2,300달러로, 쿼드콥터 한 대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피해를 입더라도 전선에서 완파되지 않은 경우 수리 후 재투입이 가능하며, 최대 15회 이상 임무를 완수한 차량도 있다.
전투 임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TW 12.7로 명명된 기관총 탑재 UGV는 분쟁 중인 교차로에서 보병 팀을 대신해 배치됐다. 매일 전방 진지로 이동해 러시아군 동향을 감시하고 제압 사격을 가했으며, 저녁에는 엄폐 위치로 철수하는 방식으로 45일간 임무를 수행했다. 러시아군은 이 구역에서 전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UGV의 두 번째 핵심 역할은 공병 임무다. 부대들은 UGV를 이용해 지뢰를 부설·제거하고, 장애물을 설치하며, 전자전·감시 장비를 전진 배치하고, 때로는 참호 및 수목 벙커를 파괴하는 일회성 폭파 장악으로도 운용한다. 부상병 후송 임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6개월 전만 해도 로봇을 이용한 부상병 후송은 드문 일이었지만, 지금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의 UGV로 최대 3명의 부상병을 한 번에 후송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빌레츠키 사령관은 ”UGV를 적극 통합하는 부대는 2026년 말까지 전선 보병 수요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80%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만성적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선은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고, 그 와중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 비해 엄청난 진보를 보여주면서 전선을 안정화시키고 있다. 반면 러시아군은 이러한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좌절을 당하고 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는데, 이에 푸틴은 러시아의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러시아인들을 전 세계와 단절시키려는 무모한 짓을 하고 있다. 전쟁은 이렇게 사실상 결말이 났음에도 자신의 위상 추락을 우려해 푸틴인 전쟁 고수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