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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中부동산 위기,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美 직접 경고 - “中헝다 파산 글로벌 위기 번진다”, 美까지 나서 경고 - 美, 두달전만 해도 "中부동산위기, 美 경제 영향없을 것" 단정 - "헝다 위기사태가 의외로 심각한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 기사등록 2021-11-09 20:56:16
  • 수정 2021-11-10 08: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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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헝다 파산 글로벌 위기 번진다”, 美까지 나서 경고]


중국 정부가 헝다(恒大, Evergrande)그룹의 위기와 관련해 잇따라 ‘찻잔 속의 태풍’이라며 “중국 정부는 얼마든지 중국의 부동산 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장담한 것과는 달리 헝다그룹의 위기가 이젠 중국을 넘어 글로벌 경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경고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美연준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부동산 업종은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위험 요소가 될 소지가 있다”면서 “중국 경제·금융의 거대한 규모, 광범위한 글로벌 무역 등을 감안하면 중국의 불안이 글로벌 경제 성장은 물론이고, 미국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연준은 또 보고서에서 "중국 업계와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중국 부동산 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금융 업계로 전이되거나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 발생 혹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민감도가 높아질 경우, 중국 금융 체계 전반이 압박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이러한 전망은 불과 두 달여 전의 예측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헝다 사태는 신흥국 시장에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에 매우 국한된 문제로 보인다”며 “미국 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현재 매우 낮은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헝다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시킨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연상시키는 ‘중국판 리먼 사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해외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그랬던 연준이 이젠 입장을 완전히 바꿔 공식 보고서를 통해 헝다발(發) 글로벌 경제 위기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 신문은 지난 9월 21일(유튜브 1045회)과 10월 6일(유튜브 1069회)자에서 미 연준의 9월 전망과는 달리 “헝다그룹의 파산은 중국 경제 전반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경제 위기가 생각보다 더 빨리 올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산도 시간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었는데, 그 경고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1): [정세분석] 헝다그룹 파산설’, 중국 몰락 서막인가? (월 21일)

*관련영상(1): Why Times 정세분석 1045] ‘헝다그룹 파산설’, 중국 몰락 서막인가?

*관련기사(2): [정세분석]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 도미노, “올 것이 왔다!”(10월 6일)

*관련영상(2): [Why Times 정세분석 1069]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 도미노, “올 것이 왔다!”


[헝다그룹 위기, 얼마나 심각한가?]


그렇다면 헝다그룹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길래 미국의 연준조차 말을 바꾸어 경고를 발령하는 것일까?


헝다그룹은 한마디로 칼날 위를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만 하더라도 외신들은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국 부동산 개발사 헝다의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전용 제트기와 고급 요트, 저택 등 고가 재산만 4억8500만달러(약 5746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올해 만기가 되는 회사채 이자가 4억달러(약 4739억원)를 모두 상환할 수 있는 규모라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헝다가 걸프스트림 제트기 2대를 지난달 미국의 항공기 투자자들에게 각각 매각해 총 5000만달러(약 593억원) 이상을 마련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헝다가 보유 중인 전용기는 최소 4대로 이 중 가장 비싼 ACJ330도 현재 매각을 시도 중이다. 'VVIP'용 여객기인 이 모델은 헝다가 몇 년 전 2억2000만 달러(약 2610억원)에 매입했다.


또 쉬 회장이 그의 계열사 명의로 홍콩 최고 부촌인 피크 지역에 보유한 맨션 2채의 가치는 2억400만달러(약 2417억원)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헝다그룹의 위기는 언제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위기설이 불거지고 심지어 미국의 연준까지 나서서 헝다그룹 사태가 글로벌 경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발표한 것일까?


우리 신문이 이미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우선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는 단순하게 헝다그룹 한 회사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중국내 중견 부동산 회사들까지 연쇄 부도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더불어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에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던 ‘부동산 버블 붕괴’는 전 중국으로 번져가고 있다.


지난 10월 22일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청 앞에서 집값 하락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최근 집값이 20∼30% 떨어졌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이미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투매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헐값에 판매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각 지방정부들이 아파트를 분양가의 85% 이하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있으나 유동성 위기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아파트 덤핑 판매에 나서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의 추락 속도와 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전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신축 부동산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2% 감소했다. 가격 폭락에 매수까지 실종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 폭락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존 주택 가격까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내 부동산업계 대부분에게 치명상을 안겨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해 “중국 부동산회사 상위 30개사의 3분의 2가 ‘3대 레드라인’ 중 최소 1개를 위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부동산업체 중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은 기업 비중이 27%에 이르는 등 다수 부동산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갖고 있는 전체 부채가 5조2000억달러(약 6238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지금 중국의 부동산업계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게 되면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지는 것은 물론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이를 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든 부동산 위기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나 갈수록 백약이 무효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 헝다그룹만 해도 쉬자인 회장이 보유한 개인 자산을 전부 투입해서라도 헝다그룹을 살릴 수 있다면 중국의 부동산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엄청난 착각이다. 중요한 것은 헝다그룹의 미래지향성, 곧 지속가능성이 얼마나 있는가를 따져보면 그저 암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다시말해 헝다그룹이 마주하고 있는 유동성 위기를 쉬 회장 개인자산으로 틀어막는다고 해서 그 다음 헝다그룹의 회생 가능성 그리고 중국의 최대 부동산회사로서 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느 누구도 답을 하지 못한다.


중국 국내총생산의 약 2%에 해당하는 1조 9500억 위안(약 350조원)이 넘는 부채를 가진 헝다그룹은 지금 280개 지역에서 1300개가 넘는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벌려 놓은 사업만 하더라도 사실상 이를 재개해 정상궤도로 올려 놓는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의미도 없고 가능성도 전무하다. 이미 그만큼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차디찬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지금 추진하는 공사현장을 다 완공시켜 분양한다해도 이익을 전혀 낼 수가 없는 구조로 변해 버렸다. 그러니 그런 회사를 살린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헝다그룹이 또다시 부도 위기로 내몰린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8일 “헝다 계열사인 징청(景程·Scenery Journey)이 예정일이던 지난 6일까지 두 건의 달러 채권 이자 총 8249만달러(약 976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헝다는 위안화 채권 이자는 일부 지급하고 있지만 달러채 이자는 계약서 상 예정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지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도 공식 채무불이행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수 차례 미납하고 있다. 헝다는 달러채 이자 상환 유예 만료일이었던 지난 10월 23일과 29일에도 직전에 이자를 겨우 갚으며 위기를 넘긴 바 있다.


그런데 헝다는 10일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 지난 10월 11일 예정된 달러채 이자 1억4800만달러(약 1752억원)의 유예 기간 마지막 날이 바로 이날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태산이고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헝다의 회사채를 보유한 금융회사, 헝다에 원자재 등을 납품하는 회사들, 헝다와 유사하게 중국정부의 규제 ‘철퇴’를 맞고 있는 중국의 다른 부동산 개발사 등으로 언제든지 위기가 번질 가능성이 있다. 이 위기는 그저 ‘우려’ 수준을 넘어 이제는 ‘과연 언제’인가의 문제로 넘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헝다그룹의 부동산들을 다른 회사들로 넘기려는 중국 정부의 방침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10월 헝다는 약 2조원에 달하는 홍콩 본사 건물을 중국 국영 기업 웨슈부동산유한공사에 매각하려 했으나 웨슈부동산 이사회 반대로 무산됐다.


또한 헝다그룹은 부동산 관리 계열사 헝다물업의 주식 51%를 허성촹잔그룹(홉슨디벨롭먼트홀딩스)에 26억달러(3조원)에 매각하려 했지만, 광둥성 정부의 반대로 보류되기도 했다. 이유는 역시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의 연준은 중국의 잠재적 위험이 헝다뿐 아니라 다른 영역으로도 번지는 중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과 지방 정부의 부채가 너무 불어나 있고 금융사들의 레버리지(차입금을 통한 투자 등)도 커졌으며 부동산 가치도 과도하게 올라간 상태”라며 “이런 환경 아래 레버리지가 높은 기관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규제 강화 기조는 부동산 등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에 헝다와 비슷한 위기를 추가로 초래할 수 있다”라고 했다.


[중국발 폭탄, 세계 경제를 뒤흔들수도]


지금 글로벌 경제가 또 한 번의 중국발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데믹을 몰고 오면서 전 세계 경제에 주름살을 안겼는데, 이번에는 또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 파산 위기와 전력난에 시달리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이 美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개시, 그리고 치솟는 국제 유가 등과 맞물리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증시는 10월 들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러다간 ‘퍼펙트 스톰(총제적 위기)’으로 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금의 중국발 태풍은 우리가 왜 세계 정세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특히 대한민국 옆의 중국의 흐름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그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특히, 중국의 시진핑 체제가 무리하게 3연임을 주도하면서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체제 모두를 뒤흔드는 것이 단순하게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정치 및 경제, 그리고 안보 체제까지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분명히 묵도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이 더 이상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중국이 시진핑식 사회주의가 아닌 등소평의 개혁개방으로 왜 나아가야 하는지 우리도 분명히 알고 중국이 제대로된 체제로 갈 수 있도록 살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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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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