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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특수정찰기가 남중국해로 간 이유? - 美정찰기 5대 남중국해 진입, '핵정찰견' WC-135W' 주목 - 中, 美핵잠수함 충돌과 관련댔을 것이라 주장 - 中타이산 원전 피폭 관련 정밀조사 위해 비행했을 가능성 높아
  • 기사등록 2021-11-03 14:21:07
  • 수정 2021-11-03 16: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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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SCSPI가 밝힌 미정찰기 WC-135W의 항적 [사진=SCSPI]


[미국 정찰기 5대, 한꺼번에 남중국해 진입]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민간으로 위장해 운용하는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이 지난 10월 31일 트위터를 통해 “미 공군 소속 특수정찰기 'WC-135W' 1대, 통합 감시 및 목표공격 레이더 시스템 등을 탑재한 E-8C 정찰기 1대, 미 해군의 대잠 초계기 P-8A 2대, 전자정찰기 EP-3E 1대 등 5대가 남중국해에 진입했다”고 밝혀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SCSPI는 특히 ‘핵 탐지견’이라 부르는 특수정찰기인 WC-135 '콘스턴트 피닉스'가 남중국해에 진입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대기 중 방사성 입자를 포집할 수 있는 핵정찰기 WC-135W가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며 "WC-135W가 남중국해에서 마지막 작전을 펼친 것은 지난해 1월"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특수정찰기가 비행을 할 때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용기도 나란히 비행했다는 소식도 전해져 긴장감을 높였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상보(上報)는 "Y-8 대잠기가 약 5천m 상공을 비행하던 중 바시해협을 통과하던 미군 E-8C 정찰기와 조우했다"며 "Y-8 대잠기의 항로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우리의 동쪽 영공에 침입하려 했으나 E-8C를 피해 남쪽으로 날아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시 해협은 대만과 필리핀의 바탄제도 사이에 있는 너비 150km 정도의 해협으로, 동쪽의 태평양과 서쪽의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역이다.


[WC-135W 특수정찰기가 주목받는 이유?]


WC-135W는 미 공군도 단 2대만 갖고 있을 정도로 세계 유일의 방사성 물질 포집 특수정찰기다. 따라서 WC-135W가 떴다고 하면 그와 관련된 일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 짐작을 한다.


WC-135W는 동체 옆에 달린 엔진 형태의 대기 표본수집 장비로 방사성 물질을 탐지하는데, 정찰기 내 대기 성분 채집기 내부 온도를 영하 50도 이하로 낮추면 공기 중의 핵물질이 달라붙게 된다.


핵폭발 과정에서 원자가 인공적으로 깨지면서 방출되는 크세논(크세논·Xe-135), 크립톤(Kr-85), 세슘(Cs-137) 등의 방사성 물질을 수집한 후 측정해 핵실험 여부는 물론 농축우라늄, 플루토늄, 수소 폭탄인지를 구분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WC-135W를 가리켜 ‘핵 탐지견(Nuke Sniffer)’이라 부르기도 한다. 냄새를 ‘킁킁’ 맡는 개에 견주어 비유를 한 것이다.


이번에 남중국해로 비행한 WC-135W는 미 네브라스카주 오펏 공군기지를 출발, 일본 도쿄 인근의 주일미군 요코타 공군기지를 경유해 지난 10월 19일 오키나와현 소재 가데나 공군기지에 전격 배치됐다.


이날은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 당일이다. 따라서 WC-135W의 배치 목적이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된 것이라 추정들을 했다.


WC-135W는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이 실시한 1차 지하 핵실험 때부터 한국의 동해 상공에 출동해 방사성 물질 수집 등의 활동을 해왔다.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참사 당시에도 방사선 누출을 추적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의 가데나 기지 배치가 확인된 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 오키나와 지역 언론 류큐신보에 따르면 “가데나 기지에 배치된 '콘스턴트 피닉스'는 24일 처음 출격한 뒤 복귀시 일본 규슈 북부 상공을 경유, 오후 늦게 복귀해 동해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바로 이 WC-135W가 이번에 남중국해를 정찰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WC-135W가 남중국해로 갔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WC-135W는 왜 남중국해로 갔을까?]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했다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틀림없이 남중국해 주변에서 핵 관련 특이동향이 파악된 게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하게 된다.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의 남중국해 진입 사실이 밝혀지자 중국은 즉각 지난 10월 7일 미 해군의 USS 코네티컷 핵추진 잠수함이 남중국해 해저에서 미확인 물체와 충돌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당시 핵잠수함의 미확인물체 충돌 당시 유출된 핵물질을 탐지하기 위해 비행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최근 위성사진에서 코네티컷 호의 코 일부가 제거된 것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미확인 물체와의 충돌 당시 손상을 입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러한 주장은 지난 10월 20일,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업체인 플래닛랩스가 괌에 정박해 있는 USS 코네티컷함의 코 일부가 제거되어 있는 장면을 포착한 바 있는데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잠수함은 뱃머리의 음파시스템이 충격으로 고장나게 되면 한마디로 눈이 멀고 귀가 들리지 않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보도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미국이 핵잠수함 사고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해상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핵 유출을 했는지 확실하게 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2일 보도했다.


SCMP는 이어 군사전문지인 제인스의 리즈완 라흐마트 수석 국방분석가의 말을 빌어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가 분명히 대기중에 방사능 물질이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비행을 했다”면서 “핵잠수함 충돌로 인한 방사능 물질 누출에 대해 조사하기 위한 비행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의 군사전문가 쑹중핑도 SCMP에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의 이번 임무가 핵잠수함 충돌로 인한 방사능 유출 탐지를 조사하기 위한 비행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미국이 우려할 정도로 충돌이 심했다는 것이고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를 남중국해까지 보냈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SCMP는 또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수중 핵실험을 했고 미국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를 남중국해로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 베트남의 군사전문가인 듀안당의 관련 트윗


그런데 이와는 전혀 다른 주장도 나왔다. 베트남의 군사전문가인 듀안 당은 지난 2일, SCMP의 기사를 첨부하면서 “혹시 타이산(台山) 원자로와 관련된 것이 아닌가?”하는 견해를 제기했다.


이는 지난 7월 30일 중국 광둥성 타이산(台山) 원자력발전소가 방사능 유출설에 휩싸이면서 운전을 일시 중단했으며, 결국 폐쇄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가 비행하면서 ADS도 작동해 항적을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점이다.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의 항적은 항공기 추적 사이트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 항공기 추적 전문 트위터 사용자인 오션(Oceanne)에 나타난 번99(BURN99)라는 호출 부호를 가진 WC-135W 콘스탄트 피닉스


지난 2일 항공기 추적 전문 트위터 사용자인 오션(Oceanne)에 따르면, 번99(BURN99)라는 호출 부호를 가진 WC-135W 콘스탄트 피닉스 1대가 지난달 31일 오전 8시(현지시간) 대만 남쪽을 거쳐 중국 광동성을 향해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따라서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가 미국의 핵잠수함 충돌 지점을 일부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타이산(台山) 원자로와 관련한 비행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가 중국 광둥(廣東)성 근해에서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지역은 지난 7월 유출 사고가 일어난 곳으로 의심되는 중국 원자력 발전소와 가까운 곳이다.


현재 미국은 WC-135W의 비행 임무에 대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비행경로를 통해 살펴볼 때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의 비행 목적이 북한이 아니라 중국에서 핵 관련 사태가 일어난 것을 확인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말해 준다.


타이산 원전이 문제될 당시 중국 정부 당국은 “타이산 원전 1호기에서 연료봉 5개가 손상돼 방사능 수준이 높아졌지만 안정적인 운영 범위 안에 있다”면서 “손상된 연료봉은 6000개가 넘는 전체 연료봉의 0.01%도 안 되며 이는 최대 파손 기준인 0.2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중국 정부 당국의 이러한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직접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를 현장 인근으로 보내 확인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한편, 지난 10월 7일의 미 핵잠수함 USS코네티컷의 충돌은 사고 원인이 해저산맥 때문이었다는 미 당국의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CNN방송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 7함대가 충돌 사고가 발생한 시울프급 핵추진잠수함 코네티컷호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해에서 작전하던 중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해산(海山)에 좌초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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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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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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