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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최대 무역박람회 열었지만... 참담한 중국 - 해외 바이어 없는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 먹구름 가득 - 시진핑, 리커창까지 나서 큰 관심 보였지만 실적은 미미 - 중국외교 고립화, 중국산 매력 상실이 큰 원인
  • 기사등록 2021-10-21 13:50:26
  • 수정 2021-10-21 15: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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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캔톤페어 현장 모습 [사진=ㅊCanton Fair Facebook]


[中 최대 무역박람회 열었지만 먹구름만 가득]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중국의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페어, Canton Fair)가 열렸지만 사상 최악의 실적에 중국 출품 업체들은 행사 폐막 후 한탄과 함께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중국의 최대무역박람회가 열렸지만 중국 제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 바이어가 없어 한탄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람회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고 참석한 중소 제조업체들은 박람회 기간 동안 신규 해외 바이어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국내 바이어들조차도 주문, 발주에 관심이 없어보였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성과가 부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캔톤페어에는 우선 해외 바이어들의 참석이 별로 없어서 흥행 자체가 안된 것으로 보여진다. 한마디로 바이어들의 방문이 기대 이하여서 당연히 수출 상담 역시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대를 품고 행사에 참석한 출품 업체 중 일부는 저조한 성과를 이기지 못하고 박람회 기간을 모두 채우지 않고 마지막 날 짐을 싸서 일찍 떠나기도 했다”고 SCMP는 전했다.


박람회 당국자도 얼마나 충격이 컸던지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바이어의 숫자와 수주 실적조차 공개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번 캔톤페어가 더욱 더 실망스러운 것은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되었음에도 외국 바이어들의 입질이 뜸했다는 점에서 도대체 어쩌다가 중국 최대의 무역박람회가 이렇게 몰락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예년에는 15일 정도 열리던 행사를 3분의 1로 단축해 5일간만 열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 위안하기는 하지만 캔톤페어 자체가 중국을 대표하는 무역박람회인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 행사로 열었음에도 실적이 저조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은 물론이고 기업인들은 한마디로 경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 캄톤페어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리커창총리 [사진=Canton Fair Facebook]


[중국 정부도 큰 관심을 보였지만...]


특히 이번 무역박람회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중국 경제를 무역으로 활성화시킨다는 의미에서 시진핑 주석이 축하서한을 보내고 리커창 총리는 직접 행사장에 참석해 축사까지 하는 열의를 보였음에도 수주 실적이 부진하자 아연 실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캔톤페어 개막일에 보낸 축하서한을 통해 “캔톤페어 창립 65년 동안 국제무역 서비스 제공, 국내외 연계 촉진, 경제 발전 추진 등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면서 “캔톤페어는 새로운 발전 구조를 구축, 메커니즘 혁신, 업태 풍부화, 기능 확대에 서비스하며 중국 전방위적 대외 개방을 구축하고 국제 무역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고 국내∙국제 쌍순환을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중국은 세계 각국과 손을 잡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해 수준 높은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커창 총리도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 시장이 앞으로도 외국 기업 투자의 ‘비옥한 토양’이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개혁개방은 중국의 기본 정책이며 중국 발전을 추진하는 기본 동력"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도 그렇고 리커창 총리 역시 최근의 중국식 사회주의 추진에 대한 외국의 우려가 높아지고 특히 쌍순환, 공동부유 등이 중국 경제의 대외 개방성을 약화할 수 있다는 외부의 우려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경제의 개방성을 강조했지만 그러한 중국 지도부의 노력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캔톤페어가 참혹한 결과를 낳은 이유?]


그렇다면 왜 이렇게 중국 최대의 무역박람회인 캔톤페어가 이렇게 참혹한 결과를 낳게 되었을까?


우선 중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급락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충돌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하게 나빠진 상황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또는 제품에 대한 불신까지 퍼지면서 중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추락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격이 과거와 같이 터무니없이 싸서 가격이 갖는 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과거와 같이 ‘대륙의 실수’라고 말할 정도의 상상도 할 수 없는 낮은 가격대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중국내 생산에 너무나도 많은 압박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SCMP는 광둥성에 본사를 둔 전기 제품 제조업체 헬렌보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는 “생산자물가 상승에 따라 이익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올해 회사의 수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로 이익이 상당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통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0.7%를 기록했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7%로 PPI와 CPI의 격차는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다.


그럼에도 생산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중소기업들의 이윤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헬렌보 관계자는 “중국의 전력난도 문제”라며 “이는 많은 중국 중소기업 수출 제조업체들에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신규 주문을 받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해외 주문이 요청되어도 높은 이윤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국내 판매에서의 이익 감소를 수출을 통해 만회해 보려 했지만 이젠 해외에서 중국 제품에 대해 거리두기를 하게 되면서 그러한 영향이 이번 캔톤페어로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해외 바이어들의 중국 제품에 대한 손절로 중국 기업들이 받게 될 피해다. SCMP는 “아무리 국내 바이어들이 중국내 물건을 팔아 준다하더라도 기존에 박람회를 지배했던 외국의 바이어들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국내 판매는 사실 그렇게 수익이 많지 않지만 해외로의 수출은 아주 높았다”고 했다.


헬렌보 회사의 전기제품 역시 그동안 중국내 제품 판매 비중은 불과 20%밖에 안되었고 해외 매출이 무려 80%를 차지했기 때문에 수출 중심의 기업운영을 해 왔는데 이번 캔톤페어의 저조한 실적에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CMP는 푸젠성에서 가방을 생산하는 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캔톤페어에서 별 주문을 받지 못했다”면서 “문제는 제품의 생산 단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해외 수주를 받는 것도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직격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내 전력난이라든지 다양한 원가 상승 요인으로 인해 이러한 생산단가 상승이 제품 판매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 고립화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 써 보지만...]


사실 중국 외교의 고립으로 인한 문제가 당장 중국 경제에도 아주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러한 현상을 중국 최대의 무역박람회인 캔톤페어의 흥행 대실패로 확인하게 되자 중국도 적잖이 당황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캔톤 페어의 흥행 대실패는 이미 며칠 전부터 예상된 바 있다. 캔톤페어에 참가를 신청하는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사실상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해외 바이어들을 위해 여는 중국 최대의 무역박람회가 해외 바이어가 없는 중국내 동네 잔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자 중국 최고 지도부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적극적인 중국 세일즈를 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내수 진작에 방점 찍힌 '쌍순환(내수와 무역을 동시에 촉진하는 것)' 정책을 공식화하고, 공동부유의 기치 아래 반독점, 반 부정경쟁 등 다양한 명분을 앞세워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자국 민간 대기업들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던 것과는 달리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 중국 지도부들이 돌연 ‘무역 자유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중국 경제의 개방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시진핑 주석은 14일 제2차 유엔 글로벌지속가능교통대회 개막식 영상 연설에서 "중국이 더 높은 수준의 개방형 경제의 새 체제를 구축하는 방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 및 투자 자유화와 편리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주석은"중국이 개방한 대문은 열면 열수록 커질 뿐 영원히 닫히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지금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폐쇄적 경제정책 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로 사실상 일구이언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리커창 총리 역시 앞서 언급한대로 캔톤페어 개막식에서 “중국 시장이 앞으로도 외국 기업 투자의 ‘비옥한 토양’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개혁개방은 중국의 기본 정책이며 중국 발전을 추진하는 기본 동력"이라고 말했지만 이 역시 지금 중국의 정책과는 전혀 다른 소리라서 그저 공허하게만 들린다.


중국은 이와 함께 EU와의 끊어진 무역협상 재개와 함께 EU와의 관계 증진을 위해 또다시 손을 내밀었다.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지난 19일, 조르그 부트케(Joerg Wuttke)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중국은 글로벌 경제를 향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있으며 EU의 기업들에게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유럽연합이 중국 시장 진출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SCMP는 21일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중국이 추진하는 개방의 문은 더욱 활짝 열릴 것이기 때문에 EU의 해외 투자 종착지로서 중국을 활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전방위로 나서 중국의 경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의 3연임을 앞둔 중국이 마오쩌둥 시대로의 회귀를 통한 공산당 지배체제 강화를 내세우고 있고, ‘공동부유론(共同富裕论)’이라는 기치 아래 반독점법, 네트워크보안법, 노동자보호법을 들고 나와 플랫폼 기업을 옥죄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기반 자체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글로벌 경제 주체들이 중국을 향해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그냥 추정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시진핑의 공산당 체제 리스크로 인해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40~80%나 폭락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봤다. 이것은 팩트다. 결국 시진핑의 공동부유론이 애꿎은 미국 투자자를 잡은 셈이다. 미국이나 서방세계가 시진핑의 공동부유론을 ‘공동빈궁론(共同貧窮论)’이라고 비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정책은 그대로 두고 중국 지도부들이 아무리 입에 발린 소리를 해 봤자 글로벌 시장을 설득할 수도 없을 것이고 오히려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감만 키우게 될 것이다.


결국 시진핑 3연임을 향한 장기집권 욕심이 중국 경제도 박살내고 있고, 덩달아 세계 경제에까지 주름살을 만드는 부정적 결과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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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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