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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국제기구 통계 조작하다 딱 걸린 중국 - IMF총재, 中통계 조작 지원 발각, 퇴출 위기 - 세계은행 직원들, "中, 보고서 작성 때 조작 압력" 폭로 - 중국에서는 이미 일상화된 통계 조작과 왜곡
  • 기사등록 2021-10-11 13:38:30
  • 수정 2021-10-11 16: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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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총재, 中통계 조작 지원 발각, 퇴출 위기]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68)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과거 세계은행 최고경영자 시절 중국의 요청에 의해 편향적으로 통계를 조작하고 더불어 친중적 조직을 운영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


3대 국제경제기구로 꼽히는 IMF와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 중에서 IMF(국제통화기금)은 1944년 미국 주도로 국제 통화 협력과 환율 안정을 목적으로 설립된 금융기구이며, 세계은행도 같은 해 세계 빈곤 퇴치와 개도국 경제 발전을 위해 설립됐는데 이렇게 중요한 두 기구의 수장이 친중(親中) 논란과 함께 중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조직을 이끌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계은행 직원들, "中, 보고서 작성 때 조작 압력" 폭로]


크리스티나 IMF 총재가 이러한 위기로 몰린 것은 지난해 12월 말 중국이 세계은행의 연례 ‘기업 환경 통계’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고 세계은행 직원들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부 감사 보고서가 나오면서 부터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세계 기업환경들과 관련된 보고서에 심각한 오류가 있으며 이러한 오류로 인해 보고서의 신뢰성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세계은행이 자체 감사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해 12월 24일 보도했다. .


이에 따라 “세계은행은 지난해 8월 중국과 아제르바이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감사 결과 중국은 2017년, 다른 3개국은 2019년 보고서 작성 때 세계은행 측과 접촉해 각각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시말해 “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직원 15명 중 9명이 중국 등에서 직·간접적인 조작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한 것이다. 직원들은 처음 압력을 받았을 땐 보복이 두려워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세계은행이 내놓는 기업환경 조사란 외국 기업을 유치하려는 각국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해당 국가에서 창업이 얼마나 쉬운지, 세금이 얼마나 낮은지, 대출 이용 가능성이 원활한지 등이 국가별 순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큰 관심을 불러 모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자료가 중국 등의 압박으로 통계가 조작된 채로 발표된 것이다. 실제로 “2017년 10월 중국의 세계 기업환경 순위는 78위로 발표됐는데, 원래 계산대로라면 85위로 7계단 하락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은행 감사 보고서는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압력이 효과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다”며 “보복 우려도 있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내 경영진의 잦은 인사 이동 등도 보고서 조작 압력을 받은 직원들이 이런 사실을 보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게 WSJ의 보도다.


폴 로머 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2018년 “세계은행 보고서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왜곡 및 조작 압력에 취약하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중국 관련 통계 조작의 키맨, 現 IMF총재]


그런데 세계은행의 2018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를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키맨이 바로 현재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이에 따라 IMF 이사회는 8일(현지시간) 5시간가량 이어진 회의에서 “관련 의혹에 대한 검토를 상당 부분 진행했으며,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더욱 명확한 세부 내용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IMF 이사회는 이 회의에 앞서 법무법인 윌머헤일에 2018년 및 2020년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의 데이터에 관해 조사를 의뢰했다.


이와 함께 지난 9월에는 2018년 보고서에서 중국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최고위층의 압력이 있었고 여기에 김용 전 총재와 게오르기에바 당시 세계은행 CEO가 개입했다는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보고서 조작에 대한 압력이 가해질 당시는 세계은행 수뇌부가 은행의 대출자금을 늘리는 문제를 두고 중국과 민감한 협상을 벌이던 기간이었다는 점이다. 자신들 조직의 이익을 위해 가장 공정해야 할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면서 윌머헤일의 조사 결과는 "터무니없고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IMF의 핵심 회원국인 미국은 아직 이번 논란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일상화된 통계 조작과 왜곡]


세계은행이라는 거대한 국제기구의 통계까지 조작하도록 만든 중국의 통계 왜곡 본능은 이미 중국내에서는 일상화되어 있다.


심지어 중국 정부 당국이 매년 그리고 분기별로 발표하는 경제성장률조차도 많은 전문가들은 신뢰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통계를 근간으로 하여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추산한다는 것 자체가 모래성 위에 허상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지난해 10월,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을 발표했을 때였다. 1분기 -6.8%였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분기 3.2%로 호전됐고, 3분기에는 4.9%를 기록하면서 3분기까지 합쳐보면 2019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는 것이고 2020년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발표에 대해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Deutsche Welle)는 “정말 아름다워 보이는 이 통계를 보면서 독일인들은 ‘중국이 정말 코로나 터널에서 벗어난 거냐’ ‘믿을 수 있는 거냐’는 의문을 떠올린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도대체 신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이미 오래전부터 ‘짝퉁통계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통계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마저 믿지 않는다. 리커창 총리가 랴오닝성 서기를 맡고 있던 2007년 9월 ‘제1회 하계 다롄 다보스포럼’에서 주중 미국대사를 만났을 때 “나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GDP 통계를 믿지 않는다”면서 “나는 그보다는 철도 화물 운송량과 전력사용량, 은행대출액 등 3가지 지표를 보고 판단한다”고 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리커창 지수다. 실제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 3가지 지표를 반영해 ‘리커창 지수’라는 것을 만들었다.


이미 중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진 바이기도 하지만 중국 정부당국의 통계 왜곡은 사실 지방정부의 조작으로부터 시작된다. 지방정부들은 3월의 양회에서 발표되는 중국의 거시경제 목표 및 주요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목표 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통계 조작을 서슴치 않는다.


1985년부터 31개 지방정부들도 별도로 GRDP(지역내총생산)를 발표하는데 이들을 GDP를 합치면 중앙정부 집계보다 10% 전후 정도로 더 많게 나온다. 이러한 ‘물붓기 통계’를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의 예측 가능한 정치 시스템을 허물면서 3연임을 넘어 장기독재로 가는 길목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중국 정부 당국이나 지방정부들이 이에 호응하기 위해 통계 조작을 해서라도 분칠을 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가득 차 있다.


중국의 특성은 목표를 세우면 무조건 달성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넘쳐난다. 그것이 중국식 사회주의이고 공산당 정권의 속성이기도 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플러스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무려 136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었다. 그렇게해서 일단 지난해의 의미있는 경제성장을 했지만 그로인한 후유증이 언제 나타날지는 두고볼 일이다.


이렇게 설정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아예 조작해 버린다. 이러한 것들이 중국 사회 전체를 신뢰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된다.


미국 경제학자이면서 중국 베이징대 교수인 마이클 페티스는 지난 2019년 3월 상하이의 한 강연에서 “중국의 GDP가 과대평가되어 있다”며 “악성채무를 반영하면 실제 성장률은 발표의 반 토막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융자금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 기업도 국유 은행을 통해 신용이 있는 기업이 된다”는 말도 했다.


관변학자로 분류되는 런민대의 한 교수도 지난 2018년 11월 “2018년 중국의 GDP 성장률은 1.67%이거나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은 중국 통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유명한 발언이 되었다. 그 당시 중국정부가 발표한 성장률은 6.6%였다.


[갈수록 중국의 통계 조작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통계 조작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중국의 통계 조작들이 전 세계의 수많은 눈들 때문에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1월에는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업의 메카’로 꼽히는 광둥(廣東)성 정부의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를 돌연 중단시키면서 앞으로 중앙정부애서 직접 그 지수를 산출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유는 그동안의 발표지수가 너무 왜곡되어 있다는 사실이 미 샌프란시스코 소재 위성사진 분석업체인 ‘스페이스노우’에 의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페이스노우’는 지난 2016년부터 광둥성을 비롯한 중국 전역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의 ‘인공위성 제조업지수(SMI)’를 발표해 왔다. 그런데 이 지표가 오히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에 견줄 만큼 신뢰도가 높다.


스페이스노우는 인공위성 운영업체로부터 중국 전역의 공업지대 6000여 곳이 포착된 위성사진 22억장을 입수해 콘크리트 도로 설치 등 중국 경제 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을 포착해 수치로 산출했다.


이런 식으로 큐브 위성 사진들을 통해 중국 전역에 대한 경제 상황을 분석해 통계로 내놓는 곳들이 늘어나면서 중국 정부도 이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도 중국 투명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공개하는 각종 자료들이 출처가 불분명하고 검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시진핑부터 대놓고 통계왜곡을 하는 중국]


문제는 중국의 최고지도자인 시진핑 주석부터 대놓고 통계를 왜곡하는 마당이라 중국 정부 당국이 발표하는 자료들을 신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4일 중국의 신화망은 “‘시진핑이 조사연구 지도했던 빈곤촌 탈빈곤 기록’이 인민출판사를 통해 출간돼 전국에 발행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12월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인류 빈곤감축 경험 국제포럼’에서 시진핑 주석은 “1억 명에 가까운 농촌 빈곤층이 빈곤 탈출을 실현해 전 세계의 빈곤 감소 사업에 중대한 공헌을 했다”며 “2020년까지 목표로 했던 샤오캉(小康·의식주 걱정이 없는 비교적 풍족한)사회를 이미 건설했다”고 자부했다. 지난해 12월 15일자 인민일보의 보도가 그렇다.


그렇다면 시 주석이 이러한 주장이 과연 맞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전 거짓이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절대빈곤 기준은 연수입 최소 4000위안(약 69만 원). 월 333위안(약 5만6000원)이다. 즉 하루에 11위안(약 1900원) 정도만 벌어도 절대빈곤에서 벗어났다고 보는 것인데, 이러한 중국의 기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빈곤’ 기준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OECD는 ‘절대빈곤’이라는 개념 없이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를 모두 빈곤으로 친다. OECD 기준을 적용하면 연소득이 7000위안(약 118만 원) 이하, 즉 일일 소득이 19위안(약 3200원) 이하의 중국인은 모두 빈곤층에 속한다.


만약 OECD 기준으로 중국의 빈곤층을 추정하자면 대략 전 인구의 3분의 1인 최대 5억 명이 빈곤층에 포함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내에서조차 시진핑의 샤오캉사회 건설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중국의 발표 내용을 어느 누구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중국 정부는 통계 신뢰 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최고지도자가 왜곡된 통계를 주장한다면 더 이상 정부당국도 어찌 해 볼 요량이 없을 것이다.


모든 통계의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인구통계마저 완전히 왜곡되고 조작되었음이 드러난 상황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은 일단 색안경을 쓰고 중국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되어버린 중국. 이는 중국이 자초한 것이다. 그러한 나라가 세계 패권국가가 되겠다고 꿈을 꾸는 것 자체가 몽상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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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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