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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정면충돌 위기서 만난 美-中, “급한 불은 껐다!” - 양제츠-설리번 중립국 스위스서 긴급 회동 - 美, 인권, 신장, 홍콩, 남중국해, 대만 등 중국의 행동 거론 - 중, 미국과의 충돌방지에 초점 맞춰 양국간 조율 강조
  • 기사등록 2021-10-07 20:56:32
  • 수정 2021-10-08 08: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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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과 중국의 양제츠 정치국원이 6일 스위스에서 긴급 회담을 가졌다. [사진=CGTN]


[양제츠-설리번 중립국 스위스서 긴급 회동]


중국이 국경절 연휴 4일 동안 대만방공식별구역에 무려 149대의 군용기를 보내고 미국-영국-일본-호주 등의 6개국이 4척의 항공모함을 포함해 17척의 전투함이 대 중국 군사훈련도 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최고위급 외교 책임자들이 중립국 스위스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양국간 의견을 조율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6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공항 근처의 한 호텔에서 만나 현재의 위기 상황과 앞으로의 대처 방안 등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 고조 속에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댄 것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인 지난 3월 미 알래스카에서 양측 외교장관을 포함해 2+2 만남을 가진 이래 처음이다.


특이한 것은 지난 3월의 알래스카 회담과는 달리 회담 장면을 언론에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이 이러한 만남을 중국내의 언론 플레이용으로 활용하면서 회담의 성격을 전랑외교식의 공격적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기피하여 그렇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양국 회담 후에 그 결과는 성명을 통해 브리핑된 것이 전부다.


[미국은 무슨 말을 했나?]


그렇다면 이번 설리번-양제츠 만남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해 무슨 말들을 했을까? 우선 설리반 보좌관이 성명을 통해 브리핑한 내용을 보면 미국이 이번 중국과의 최고위급 대화에서 핵심 포인트가 무엇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6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양국이 초국가적인 필수 도전과제 대응과 양국 관계의 위험 관리 방법 등 협력 관심사가 있는 분야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권, 신장, 홍콩, 남중국해, 대만 등 중국의 행동과 관련해 미국이 우려하는 수많은 분야를 거론했다”면서 “중국과의 고위급 접촉을 이어나가겠다는 관여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회담 후 있었던 브리핑에서 미 고위 당국자는 “솔직하고 광범위한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뤄졌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이뤄진 가장 면밀한 논의였다”고 평했다.


전반적인 상황을 볼 때 이날 미국의 설리반 보좌관은 중국의 양제츠에게 미국이 하고 싶은 말들을 다 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의 만남은 사실상 중국이 새로 출범한 바이든 정부의 기를 죽이겠다는 차원에서 중국인들에게 보여주기식 쇼를 했다면 이번 회담은 진정한 외교회담 다운 시간을 가졌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미국은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일관되게 중국에게 요구할 것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에도 미국은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홍콩, 대만, 신장 문제를 거리낌 없이 화두에 올렸었다. 또 이 내용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면서 세계 언론은 당시 회담을 '충돌'로 표현했었다.


그런데 미국은 이번에도 똑같은 주제들을 중국에게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바이든 정부가 보는 대 중국 정책 방향, 그리고 만약 중국이 지금과 같은 공격적 외교방식을 고수했을 때의 미국의 대응 등에 대해 중국에게 설명도 하고 설득도 하며 더불어 강력한 압박도 동시에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금 중국 상황이 시진핑 3연임을 굳히기 위해 국내적으로는 사회주의화 해 가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도 공격적 전랑외교를 벌이는 것에 대해 미국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지금 중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솔직하게 모두 거론했으며 중국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솔직하고 광범위한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뤄졌다”고 한 부분이 바로 이를 말해 준다. 더불어 설리번 보좌관도 그렇고 회담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한 고위당국자도 미국이 중국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모든 내용들을 안건으로 내놓았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이번 회담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짐작하게 해 준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간의 정상회담도 역시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이나 중국은 사실상 이를 회피해 왔다. 그러나 결국 대면 회담이 아닌 화상회담으로라도 합의가 된 것도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일정 부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


더불어 미국은 중국더러 미국과의 대화를 회피하지 말고 언제든 대화에 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중국문제 관여 의지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중국이 이번 회담에 갖는 관심의 초점은?]


그렇다면 중국은 양제츠와 설리반 보좌관과의 회담에서 어떤 내용을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었을까?


일단 중국 언론들이 보도하는 내용들을 보면 중국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생각을 가장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매체인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 핵심은 “양측이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충돌과 대립을 피하는 행동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대목이다. “중국측이 그렇게 밝혔다”면서 보도한 이 내용은 “양측은 충돌을 피하고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이라는 올바른 궤도로 되돌려 놓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말로 더욱 구체화했다.


그러면서 신화통신은 “양 정치국원이 미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미국의 대립은 양국과 세계에 큰 손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면서 “미국이 '윈윈'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중국의 대내외 정책과 전략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더불어 신화통신은 “양 정치국원은 미국 측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할 의도가 없으며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한 것을 주목한다고 말했다”는 부분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대중 정책으로 중국과 상호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를 존중하고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호혜 협력의 길로 나가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양 정치국원은 또한 대만, 홍콩, 신장(新疆), 티베트, 남중국해, 인권 등 문제에서도 중국의 입장을 밝히고 미국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이런 문제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관영 CCTV를 비롯한 중국의 다른 매체들도 이날 회동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회담이 지난달 9일 양국 정상의 통화에 따른 후속 조처로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면서 “당시 두 정상은 통화에서 미중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할 양국의 책임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미 고위당국자가 미중 양측이 양국 정상의 연내 화상 회담에 합의했다고 말했지만 신화통신 보도에는 이 내용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대신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볼 때 이번 설리반-양제츠 회담에 임하는 중국의 가장 핵심적 아젠다는 미중간 충돌 가능성을 회피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미국과 중국간 핫라인이 개설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혀 가동이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과 중국인민해방군과의 사소한 충돌이 자칫 대대적인 규모의 군사적 충돌로 확대되면서 어쩔 수 없이 전쟁이라는 국면으로 빠져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내에서도 팽배하다.


중국은 결코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과의 충돌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 중국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인민해방군과 대만군간에 충돌로 인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가세하게 된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참혹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안위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그동안 시진핑 주석이 중국내에 선동해 왔던 애국주의의 허상이 드러나면서 시 주석은 정치적 위기로 몰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미중간 대화의 핵심 안건은 사소한 오해로 인한 군사적 충돌을 막자는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 양국이 서로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에 대해 제기한 두 번째 이슈는 양국간의 관계 정상화다. 이는 결국 무역 문제를 포함한 경제적 측면에서의 화해를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의 인권문제나 신장 위구르 문제, 그리고 홍콩 문제들을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문제 해결 없이 미중간의 관계 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사회주의화 진행에 대해서도 미국은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그러한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양제츠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오직 시진핑 자신만이 풀어갈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결국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대면회담이 아닌 화상회담으로 진행하기로 해 중국의 체면도 살리는 중립적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미중정상회담은 결국 화상 회담으로 진행]


사실 미중간 정상회담은 진즉 열렸어야 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면 회담을 기피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Why Times가 자세히 분석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美와 대화 거부하던 中, 급하게 손 내민 이유?(9월 17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1041] 美와 대화 거부하던 中, 급하게 손 내민 이유?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달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시진핑은 이미 G20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이다. 그러나 이는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설명이다.


중국은 이미 자국의 코로나 팬데믹이 해결되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내 외교팀들, 즉 양제츠를 비롯해 왕이부장 등이 분주하게 해외를 다니며 외교를 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시진핑 주석만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해외에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이유가 없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면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나면 중국이 불리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또 하나의 이유를 구태여 들자면 시진핑 주석이 지금 중국을 비울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있다. 반 시진핑파들의 책동이 아직도 상당히 완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이 해외로 나가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시진핑 주석이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정상회담을 회피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중간적 방법으로 일단 화상회담을 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도 미국측이 강력하게 요구해서 이뤄진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은 신화통신의 보도에서도 드러난다.


어찌되었건 설리반-양제츠 회담에서 화상회담을 하기로 결정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2차례에 걸쳐 시 주석과 전화 정상회의를 한 적은 있지만 온라인으로라도 얼굴을 마주한 적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양국 정상간의 비대면 회담 성사는 그나마 최고위급 수준에서는 결정할 수 없는 사안들을 솔직하게 논의하는 귀중한 만남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예상으로는 바이든-시진핑 화상 회담이 공개될 가능성은 별로 커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이번 설리번-양제츠 만남같이 회담후 성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할지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일정 부분 시진핑 주석이 양보하는 그러한 방향으로 회담이 흘러가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이 지금 겪고 있는 국내외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바이든-시진핑간의 회담마저 중국이 대내용 홍보전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을 비롯해 더욱 거센 미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당분간 미국을 분노하게 할 전랑외교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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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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