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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전 세계 정·재계 불법·탈세 폭로 '판도라 상자' 또 열려 - 푸틴 내연녀 고급아파트 구입 의혹 등 전현직 정치인 336명 연루 - 한국도 SM 이수만회장등 465명 포함돼, 추가 폭로 나올듯 - 판도라 페이퍼스 공개 후폭풍, 벌써 정치인들 사임 압력 등 이어져
  • 기사등록 2021-10-04 16:01:54
  • 수정 2021-10-04 17: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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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도라 페이퍼스를 공개한 워싱턴 포스트 헤드사진


[5년만에 또 열린 전 세계 지도자 탈세·불법 '판도라 상자']


전 세계 정·재계 엘리트들의 역외탈세 내역을 담은 ‘판도라 페이퍼스(Pandora Papers)’ 문건이 또다시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러한 문건 공개는 지난 2016년의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에 이어 5년만에 다시 터져 나온 것으로 이번에도 전 세계 정치 지도자와 억만장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조세 회피처에 거액을 숨겨놓고 탈세와 불법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판도라 페이퍼스를 보도한 워싱턴포스트 기사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전 세계 14개 기업에게서 입수한 개인 e메일, 계약서 등 2.94 테라 바이트 분량의 약 1190만 건의 파일을 검토한 결과 수백 명의 지도자와 힘 있는 정치인, 억만장자, 유명연예인, 종교지도자 등이 지난 25년간 저택과 해변 전용 부동산, 요트 및 기타 자산에 대해 '몰래 투자'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기록은 대부분 1996∼2020년 내용들이다. WP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미국측 파트너로 이번 자료의 검증에 직접 참여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파나마 페이퍼스’를 공개한 단체이기도 하다.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는 117개국 159개 미디어에서 600여 명의 언론인이 참여했는데 한국에서는 비영리 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참여했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엘리트와 부패인사들의 숨겨진 거래와 그들이 어떻게 역외 계좌를 활용해 수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보호했는지를 밝혔기에 판도라 페이퍼스로 불린다”고 WP와 AP는 전했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전·현직 정치인은 336명으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등 전·현직 국가수반 35명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의 측근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부패, 돈세탁, 글로벌 조세회피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억만장자로는 터키의 건설업계 거물 에르만 일리카크와 소프트웨어사 레이놀즈 앤드 레이놀즈 전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브로크만 등 90여명의 해외계좌와 거래내역이 문건을 통해 공개됐다.


한국은 이수만 SM 회장이, 일본에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도쿄올림픽·패럴림픽추진본부 사무국장을 맡았던 히라타 다케오 전 내각관방 등이 포함됐다.


[주목할 만한 내용들은?]


우선 눈에 띄는 내용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연관된 것으로 푸틴 대통령이 내연녀인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크(46)가 푸틴의 아이를 출산한 후, 재산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역외 회사를 통해 모나코에 410만달러(약 48억6670만원)에 달하는 고급 아파트를 산 것으로 드러났다.


WP는 “이 여성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북적대는 공동 아파트에서 자랐고, 동네 가게 청소 등의 직업을 가졌던 인물로 410만 달러에 달하는 아파트 구매 비용을 낼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관련 자료엔 나와 있지 않다”고 했다. 당시 낳은 딸은 18세가 됐다. 크렘린은 판도라 페이퍼스와 관련한 ICIJ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때도 푸틴과 친구였던 러시아 첼리스트가 20억 달러에 이르는 해외 계좌와 비밀리에 연결되어 있다는 폭로가 나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푸틴은 당시 이러한 폭로를 ‘도발’이라 표현하면서 “이는 미국 정보기관이 자신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려는 음모”라고 비난했었다.


또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880만 달러짜리 빅토리아 시대 건축물을 보유한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인수해 2017년 이 건물의 주인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은 현재 인권변호사 출신인 부인 셰리 블레어의 로펌이 주인이다. 블레어 부부는 바레인의 산업관광부 장관 부부로부터 그 업체를 사들이면서 40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절감했다.


이에 대해 셰리 블레어는 “남편이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바레인 장관 측은 영국법을 준수했다”고 각각 주장했다.


바비시 체코 총리는 2009년 프랑스 칸 인근 지역에 있는 부동산을 사려고 2200만 달러를 유령회사에 투자했지만, 그 유령회사와 해당 부동산은 그의 자산 신고서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바비시는 총선을 앞둔 음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부패 혐의로 오랫동안 비난을 받아온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들은 수억 달러 규모의 영국 부동산 거래에 은밀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최근 20여년간 최소 36개의 유령회사를 세워 미국과 영국에서 1억600만달러가 넘는 14개 저택을 사들였다고 파악됐다.


저택 중 하나는 2017년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통해 구매한 미 캘리포니아에 있는 오션뷰 부동산으로, 가격이 2300만 달러에 달한다고 ICIJ는 밝혔다.


압둘라 2세는 올해 초 이복동생 함자 전 왕세자로부터 부패와 무능하다며 비난을 받자 악의적 음모라며 함자 전 왕세자를 가택 연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압둘라 2세 측은 그가 자국법에 따라 세금을 낼 필요가 없고, 공적자금을 오용한 적이 없다며 역외회사를 통한 지분 취득은 보안 및 사생활 이유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 내각의 내무장관과 가족들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역외 수백만 달러의 자본 유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대통령도 나라 밖으로 빼돌린 비밀재산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예인과 스포츠인 중에는 콜롬비아 가수 샤키라(Shakira), 독일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쉬퍼(Claudia Schiffer), 인도 크리켓의 전설 사친 텐둘카르(Sachin Tendulkar)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 관련 내용은?]


특히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에 한국인 이름이 등장한 문건은 8만8353건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8만274건이 홍콩 일신회계법인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한국인 수익소유자(beneficial owner)로 465명(개인 이름 275명, 회사 이름 184명)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케이팝 대부' 이수만 SM 엔터테인먼트 회장이 홍콩의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말리부의 호화별장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담겨 있다.


ICIJ의 한국측 파트너인 뉴스타파는 추가로 한국측 관련 인사들의 폭로를 예고했다.


[판도라 페이퍼스 공개 후폭풍은?]


지난 2016년 유사한 내용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 때도 당시 이름이 오른 이들 일부가 사임과 수사에 직면하는 등 국제적으로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는데 이번에도 또다시 세계 지도자들의 위법과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각국에서 심각한 후폭풍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이 역외 계좌, 비밀 재단, 페이퍼컴퍼니 등에 자산을 보유하면서 재산 일부를 은닉하는 형태로 큰돈을 관리하고 세금 포탈 등 혜택을 누렸다는 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벌써 판도라 페이퍼스가 공개되자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사임 요구에 직면했고, 칸 총리는 “판도라 페이퍼스가 탈세와 부패를 추적하고 사회 엘리트들의 부당한 부를 폭로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문서에 나온 자국민을 모두 조사할 것이고 잘못된 행동이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세바스티안 파녜라 칠레 대통령도 광산 매각 관여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파문이 잠잠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푸틴이 관여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에서는 이번 보도를 하면서 푸틴관련 내용은 쏙 빼고 뉴스를 보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반부패와 재정 투명성에 목소리를 높였던 케냐타 케냐 대통령도 가족과 파나마 내 비밀재단을 통해 혜택을 누린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당장 이번 주 총선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바비시 체코 총리의 유령 회사 투자 내용은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억만장자이기도 한 바비시 총리는 2009년에 프랑스 칸 인근에 영화관과 수영장이 딸린 2200만 달러 규모의 호화 저택을 신분을 숨긴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단 바비시 총리측은 WP의 해명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CIJ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탐사보도조직으로 100개국 이상의 언론인들이 참여한다. 2013년 이후 조세피난처를 활용한 역외탈세 내역을 꾸준히 보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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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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