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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빚, 경제 붕괴 단초되나? - 블룸버그, "중국 지방정부 '숨겨진' 빚, GDP의 반 규모로 불어나" - 지방정부 부채, 중국 금융시스템에도 심각한 영향 - 중국 GDP에 육박하는 국가부채, 건들면 터진다!
  • 기사등록 2021-09-30 22:32:32
  • 수정 2021-10-01 14: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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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정부 '숨겨진' 빚, GDP의 반 규모로 불어나"]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채무 규모가 중국 국내총생산의 절반에 해당한다”면서 이 부채가 최근들어 폭증해 중국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골드만 삭스 보고서를 인용하여 이렇게 보도하면서 “지방정부 재원조달처가 지고 있는 비공식 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3조 위안(8조2000억 달러, 9705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2013년의 16조 위안(2930조원)에서 7년 만에 3배 이상 불어난 것”이라 전했다



골드만 삭스 보고서는 “불어난 지방정부의 숨겨진 빚은 중국 GDP의 52% 규모이며 중국 정부의 공식 채무보다 많다”고 했다.


여기서 '숨겨진 빚'이란 ‘비공식 채무’를 말하는 것으로 “중국 지방정부의 재원조달처(LGFV) 등 정부 관련 기관들이 인프라 등 공공 프로젝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빌린 돈”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중국 지방정부의 경우 이 빚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름 그대로 대차대조표에 게재되지 않는다.


그런데 골드만 삭스 보고서는 “지방정부나 재정관련 기관의 대차대조표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금융 시장에서 엄연히 정부 채무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9월 20일, 노무라의 루팅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2020년 말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가 45조 위안(8235조원)에 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4%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의 53조 위안 추산과는 약 8조 위안 정도 차이는 나지만 중국 정부가 밝히는 수치와는 역시 현격한 차이가 난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동안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빚 문제를 주시해 왔는데, 올 들어 문제가 표면화되기 시작했고,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경제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자 중앙정부도 이를 줄이려는 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


[헝다그룹 위기도 지방정부 위기에 한몫]


그런데 문제는 “최근 들어 갑자기 경제 상황이 돌변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지방정부의 ‘숨겨진 빚’을 줄이려는 시도도 중단되었다”면서 “특히 무엇보다 지방정부의 돈줄이 되어온 토지 매각이 주택시장 위기로 급격하게 둔화하고 전력 부족과 공급 체계 혼란까지 가세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실 그동안 지방정부의 주요 재원이 바로 부동산 개발과 연관된 토지매각 대금이었는데 부동산 개발사인 헝다 그룹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지방정부에게 직격탄을 날린 셈이 되었다. 헝다그룹의 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그러다보니 토지 매각도 급격하게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헝다그룹의 실질적 파산으로 인한 지방정부의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생각한다면 과연 지방정부들이 이 위기를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래서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및 국영기업들에 헝다 몰락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여파에 대비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 지방정부에겐 사회적 불안을 예방하고, 일자리 감소, 주택 구매 등 광범위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완화하는 임무가 부여됐다”면서 “(이러한 조치는) “헝다가 채무 등의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최후에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이는 폭풍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헝다그룹은 중국 본토의 200개 이상 지역에서 약 80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벌려 놓은 사업이 워낙 많고 대규모여서 헝다 투자자들은 물론, 회사 직원들과 공급업체, 주택 구매자들까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공식 수치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은 7.3%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관련 산업이 중국 경제의 3분의 1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중국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지방정부들까지 경제적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들이 지방정부의 ‘숨겨진 빚’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골드만 삭스는 “이로 인한 재원 마련 갭을 지방정부에 대한 채권 발행 증액 허용으로 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올해 3조6000억 위안 수준으로 규정 할당된 지방채 발행액을 내년에는 여기에 5000억 위안 넘게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정부 부채, 중국 금융시스템에도 심각한 영향]


그런데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가 진짜 심각한 이유 중의 하나는 지방정부 부채의 80% 이상이 시중은행에 의해 보유되고 있다는 점이다. SCMP는 “이러한 문제가 중국의 금융 시스템 전반에 엄청난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중앙정부의 국무원이 지난 4월, “지방정부의 재원조달처(LGFV)가 부채를 상환할 수 없다면 구조조정을 하거나 파산을 선언해야 한다”는 지시까지 내려 지방정부들은 더욱 더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행히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앙정부의 압박은 일단 중단되었지만 지방정부가 가지고 있는 ‘숨겨진 빚’으로 인한 문제는 그냥 덮어 놓았을 뿐이지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 중국 정부가 은행과 보험회사들에게 지방 정부의 암묵적 보증을 받는 플랫폼에 대한 신규 유동성 공급을 자제하라고 지시해 지방정부들의 딜레마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지방정부의 SOC 사업 등에 상당한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SCMP는 지난 8월 발표된 퉁지대의 중닝화 교수의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보고서를 인용해 “2017년에서 2020년 사이에 지방정부 부채의 40%가 유료도로 투자에 묶여 있다”면서 “이는 모든 기반시설 프로젝트의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지방정부가 자신들의 치적 쌓기를 위해 도로 같은 SOC를 무작정 확충하면서 지방정부의 부채는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반해 “SOC를 통해 얻는 수익, 예를 들면 유료도로 등을 통해 얻는 수익 등은 현저하게 낮아 적자 폭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서 지방정부의 채무는 급상승하는 반면 그로인한 이익을 발생하지 않으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여기에 지방정부들이 일단 드러난 적자를 덮기 위해 또다른 프로젝트를 강행하면서 지방정부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GDP에 육박하는 국가부채, 건들면 터진다!]


지난 3월 4일 개막되어 11일 폐막한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지도부를 긴장하게 만드는 충격적인 결론이 도출되어 주목을 끌었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의 부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너무 많아 중앙정부의 경제계획은 물론이고 심지어 국방예산까지 줄여야 할 형편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파악된 중국 중앙정부의 부채는 약 20조 8900억 위안, 지방정부 부채는 공식 확인된 것만 25조 6600억 위안으로 모두 합치면 약 46조 5500억 위안(약 7조 1000억 달러, 약 8165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지방정부 부채는 2019년에 비해 무려 22%나 늘어난 수치였다.


공식적인 수치만 본다면 중국의 중앙 및 지방정부의 부채가 지난해 GDP 101조5989억 위안(약 1경 7274조원)에 비하면 45.8%에 해당되어 국제기관들이 경고하는 60% 경고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문제는 이 부채의 숫자에 중국의 국영기업이나 민관기업은 빠져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지방정부의 부채 액수가 상당히 축소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어서 중국의 진짜 부채 규모가 얼마인지 계산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골드만삭스가 산정한 지방정부의 비공식 채무가 지난해 말 기준 53조 위안이라면 벌써 중국의 중앙정부가 추산하고 있는 25조 6600억 위안의 두 배를 훨씬 뛰어 넘는다.


지난 3월 양회에서 국가 및 지방부채 문제가 거론되자 홍콩에서 발행되는 SCMP도 3월 10일자에서 중국의 부채와 관련해 “중국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숨어있는 부채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인데, 이 수치가 합쳐진다면 공식부채가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라고 평가했었는데 그러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SCMP는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부채로 집계하지 않은 특수목적 채권의 누적 규모는 지난 1월말 현재 13조 700억 위안 수준인데, 이는 일반 채권 발행 규모인 12조 9000억 위안보다 더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서 특수목적채권이란 지방정부가 주로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인프라 시설 건설에 쓰일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하는 것이어서 상환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골드만 삭스를 통해 확인된 지방정부의 부채를 그대로 적용하자면 중국 지방정부의 공식적인 부채 약 20조 8900억 위안에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지방정부 부채 53조 위안을 합치면 무려 73조 8900억 위안(1경 3517조4366억원)이나 된다.


이 수치만 해도 지난해 GDP 101조5989억 위안(약 1경 7274조원)과 비교해 보면 무려 72.7%에 육박한다. 이는 국제기관들이 경고하는 60%선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이 부채도 국가채무의 경우 중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만 계산한 것이고, 또 지방정부의 특수목적 채권은 지방정부 채권과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합산하지도 않은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의 재정을 총괄했던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장이 지난 3월 1일자 SCMP를 통해 ‘중국의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위험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고 경고했던 것이다.


러우 전 부장은 또 “2009년부터 11년 연속 이뤄진 중국의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재정 적자가 끊임없이 이어져 국가 부채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재정 위기는 단기적인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기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정부도 인식하는 국가부채 위기][


이러한 부채 위기는 사실 중국 내부에서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3월의 양회에서 ‘재정 위기’, ‘재정 적자’, ‘부채 위협’이라는 이슈들이 줄기차게 제기되었고, 이로인해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는 경고들이 나왔던 것이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마쥔(馬駿) 칭화대 금융·발전연구센터 주임도 지난 2월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의 부채가 200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경제성장률 목표치 설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 같은 맥락에서 나온 지적들이다.


원라이청(溫來成) 중앙재경대학 교수도 SCMP에 “지난해 긴급 부양책으로 중국의 부채 위험이 심각하게 커졌다”며 “지방정부의 부채비율은 (지방 GDP의) 평균 90%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2.3%의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성장이 경제활동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펼친 고강도 경기 부양책 덕이었다.


중국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 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용 특별 국채도 찍었다. 인프라 건설에 주로 투입되는 지방정부 특수목적 채권 발행 한도도 2019년 2조1500억 위안이던 것을 2020년 3조7500억 위안까지 늘렸다.


한마디로 이런 저런 빚을 내 경기 부양을 했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그러한 문제로 인해 부채 비율은 대폭 상승했고 덩달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는 더욱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중국의 재정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의 부채 부담이 증가함으로써 중국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가능성이 많다고 경고했다.


지금 중국 경제는 이렇게 마치 외줄타기를 하듯 위태로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파산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기업 부채 디폴트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이로인한 디폴트 수치만 1160억 위안(21조 2361억원)이나 된다. 이러한 회사채의 디폴트 급증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국영기업들의 부도도 늘어나고 헝다그룹발 위기까지 터지면서 중국을 바라보는 눈이 차갑게 식고 있는 것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중국’


이것이 지금 중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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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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