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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호랑이 등에 올라탄 시진핑, 중국 몰락은 예견된 수순 - WSJ, “시진핑이 진짜 원하는 것은 마오식 사회주의” - "서구식 자본주의는 공산당 이념과 맞지 않다"는 시진핑 - 시진핑의 착각, "마오쩌둥식 사회주의 회귀만이 중국이 살길?"
  • 기사등록 2021-09-22 22:20:37
  • 수정 2021-09-23 08: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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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오식 사회주의로 시진핑 정권이 향하고 있다고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 A10면


[WSJ, “시진핑이 진짜 원하는 것은 마오식 사회주의”]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목표는 중국의 자본주의를 억제하고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비전을 따르는 것'(Xi Jinping Aims to Rein In Chinese Capitalism, Hew to Mao’s Socialist Visi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빅테크 및 사교육 시장에 대한 엄격한 규제들은 단순하게 말을 잘 듣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통제 강화 때문이 아니라 공산당이 돈의 흐름을 지배하고 민간 기업의 이윤 창출을 엄격히 제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 당국의 기업 규제 물결이 마오쩌둥의 원조 사회주의로 가기 위한 것이며 이미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WSJ은 최근의 중국 변화와 관련해 "시 주석의 글과 당내 토론, 정책 결정권자들의 인터뷰를 자세히 검토한 결과, 기업을 규제하는 시 주석의 캠페인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야심적이라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금의 중국 시진핑 정권이 기업에 대해 손을 보는 것이 누가 주인이고 보스인지 보여주려는 그런 단순한 차원의 일이 아니고 그동안 서구식 자본주의로 향했던 중국의 경제정책을 완전히 다른 길, 곧 원래의 마오쩌둥이 구상했던 공산주의라는 완전히 다른 길로 되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마오쩌둥 시대로 역주행하는 시진핑]


WSJ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경제 개혁을 단행한 후 40년의 대부분 동안 공산당 지도자들은 시장 세력이 번성할 수 있는 더 넓은 여지를 주었다”고 전제한 뒤 “그러한 개혁개방을 통해 수억 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구출하고 수조 달러의 부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지속적인 공산주의 통치를 위한 이데올로기적 기반을 침식했고 부패도 만연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WSJ은 "시 주석의 생각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민간 자본이 무분별하게 흘러가도록 허용한 것이 공산당의 정통성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시 주석은 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가는 과도기 단계로 본 마오쩌둥의 비전으로 중국을 되돌리려 힘쓰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기업가와 투자자, 이익 창출에 대해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국가가 경제를 통제하는 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WSJ은 지적한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 경제의 기본 틀을 완전히 리셋하고 있다는 뜻이다.


WSJ은 이어 시진핑 주석이 지난 1월의 연설에서 “중국은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라고 선언하고 "현대 사회주의 강국"으로 건설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중국에서는 작년 말부터 새로운 인터넷 규제 등 100건 이상의 규제 정부 지침 및 정책 변경이 이뤄졌다”고 봤다.


여기에는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해 텐센트, 디디추싱에 대한 규제조치 등이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고, 주택 가격을 억제하려는 조치로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위기를 불러 왔지만 WSJ은 "시장 분석가들은 베이징이 많은 국영 기업을 구제한 방식으로 헝다를 구제할 가능성이 작고, 다른 민간 개발자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8월 '공동 부유'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그야말로 “마오쩌둥식 사회주의를 실천하려는 광대한 목표로 이를 중국 국영언론은 지난 8월 29일 국가의 ‘심각한 혁명’이라고 불렀다”고 WSJ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중국 전문가인 베리 노튼 교수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정부 주도의 경제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물론 “많은 국가에서 산업이나 노동 및 시장을 일정부분 규제하고 통화정책도 통제하며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서 도움이 되는 조치를 취하기는 하지만 시진핑이 구상하는 지금의 중국정책은 이러한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그러한 정부 간섭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한 방향에 따라 모든 경제와 산업을 조종하고 민간차원까지 정부의 권력이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이어서 차원이 다르다”면서 "문제는 이런 압박은 중국의 경제 붐과 수년간의 혁신을 이끈 기업가정신을 굉장히 억누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어 "외국 기업의 경우 중국의 시스템 전환으로 인한 캠페인은 앞으로 더 많은 혼란을 의미할 수 있다"라며 중국 규제 기관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외자에 대한 감독이 강화될 것이고, 중국에서 초고수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의 역주행, 목적은?]


WSJ은 이어 “올해 전까지는 시 주석의 우선순위가 권력 유지였지만, 이제 완전히 통합된 권력을 갖추면서부터 이젠 내년 3기 집권을 앞두고 국가 사회주의를 우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의 권력승계 관행을 깨고 내년의 당대회에서 3연임이 확고해진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대중을 위해 큰 일을 하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중국의 사회주의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WSJ은 판단했다.


WSJ은 더불어 “시 주석은 내부 회의에서 서구 자본주의는 이윤과 개인의 부를 추구하는 일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한편, 대기업을 너무 강력하게 성장시켜 불평등, 사회 불의, 사회 안정에 대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특히 “올해 초 미국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삭제하는 것을 보면서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위험성 및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갖는 문제점들을 시진핑 주석이 절감했다”면서 “빅테크 같은 대기업이 지도자의 말과 행동을 제어하는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시진핑의 중국은 이미 방향을 완전히 전환했다. 지난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은 마오쩌둥이 입었던 인민복을 입고 망치와 낫으로 장식된 연단에서 중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파했다. 그리고 천안문 광장에 흐르는 국가를 함께 불렀다.


시진핑의 이러한 행동은 앞으로 중국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훨씬 더 이념이 주도하는 사회가 될 것임을 말해 주는 것이다.


WSJ은 “시진핑 주석이 내부회의에서 자신의 비전과 서구식 자본주의의 차이점은 중국은 ‘자본은 인민을 섬기지만 서구사회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런 차원에서 알리바바 등 기술 기업뿐 아니라 사교육, 디지털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시 주석이 자본주의 정신에 휘둘리고 있다고 보는 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진핑의 경제정책 대전환으로 인해 중국의 주식시장 가치는 1조달러 이상 급락했고, 알리바바의 마윈(Jack Ma)이나 텐센트의 마 포니(Pony Ma)와 같은 기업가들의 부는 1000억 달러 이상 손실을 가져왔다. 그리고 민간기업과 그 소유주는 시진핑의 공동부유에 동참하기 위해 그들의 이익을 기부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 국유 기업들은 디지털 데이터 관리와 같이 국가 안보에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민간기업들이 주도했던 데이터산업을 정부가 직접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정부가 통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더 많이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더 많은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이사회 자리를 채우고 있다.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마이크로블로깅 플랫폼을 운영하는 웨이보 등은 최근 국영 기업에 지분을 매각했다.


이러한 경제정책을 류허 부총리가 맡지 않고 시진핑 주석이 직접 챙기고 있다. 류허 부총리가 시장친화적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류허 부총리는 특히 지난 6월말 디디추싱의 미국 뉴욕시장 상장을 막지 못한 것 때문에 마오쩌둥식 자아비판을 해야만 했다“고 WSJ은 전했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시진핑]


이렇게 ”중국 경제의 리셋하는 대전환은 지난해 12월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면서 1월에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꺼내들기 시작하면서 “공동부유를 실현하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당의 집권 기반과 관련된 중요한 정치적 문제”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한마디로 “중국 사회주의가 미국식 자본주의보다 우세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중국 모델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는 데 서구 시스템보다 더 나은 것으로 입증됐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시진핑의 이런 비전을 밀어붙이기 위해 중국 공산당은 올해 2021년 성장률 목표를 6%로 설정했다. 물론 이는 시장 예상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였다. 그런데 그들이 그렇게 낮게 잡은 데는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 등의 지도부는 일시적 진통이 있더라도 마오쩌둥식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 믿고 있다. 다시말해 “마오쩌둥은 국가 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완전히 이행하기 전에 중국 경제가 서구를 따라잡을 수 있는 일시적 단계라고 봤었는데, 마오쩌둥의 열렬한 추종자인 시진핑은 당원들에게 서구사회를 따라잡기 위한 하이브리드모델은 이제 유통기한이 다 됐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실제로 2018년 당 이론지 홍치에 "국가 자본주의는 과도기적 경제 형태로서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고 역사적 단계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고, 2013년 1월 당 고위 간부들에게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이지 다른 어떤 '주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고 이젠 마오쩌둥식 사회주의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의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시 주석이 자본 단속에 나서면서 공산당의 기반인 노동계급과 농촌 빈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WSJ의 분석이 그렇다. 그것이 바로 시진핑 주석이 노리는 바이기도 하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시진핑]


지금 중국의 상황이 보여주는 것은 이미 시진핑 주석이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젠 멈추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미 군 개혁과 반부패 드라이브로 수많은 정적을 쳐내며 너무 많은 피를 봤던 시진핑 주석은 이제 그동안 중국의 지금을 이뤄냈던 수많은 경제인들을 심판대에 서게 만들었다.


그런 관점에서 시진핑은 이젠 멈출 수가 없다. 멈추게 되면 시진핑과 측근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은 처절한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당연히 공포정치가 사회를 주름잡게 될 것이고, 경제의 추락으로 인한 고통을 ’공동부유‘로 포장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이견(異見)이 불가능한 사회로 점점 흘러갈 것이다.


더불어 미국과의 디커플링으로 인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글로벌 경제로부터의 고립으로 가게 될 것이다. 시진핑은 이를 또 ’자립과 자강‘으로 포장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자립과 자강‘이 ’정체‘로 흘러가는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러면서도 시진핑 정권은 인민들에 선전과 선동을 강화하면서 자기들이 세계 최고라는 착각 속에 빠지도록 만들 것이다. 딱 청나라 말기와 너무나도 유사하다.


이렇게 시대를 역주행하는 중국. 그리고 그렇게 시대를 거슬러 장기집권 체제를 준비하는 시진핑을 향해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슨은 지난 7월 “시 주석은 마오쩌둥 이후 가장 호전적이고 억압적인 중국 지도자”라며 “모든 것을 통제하는 당을 찬양하며 ‘중국의 위대한 부흥’만 외치고 있다”고 평가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스티븐슨은 또 지금의 중국을 과거 독일과 소련에 비교하기도 했다. “중국의 부흥은 멈출 수 없다”며 힘을 과시하는 베이징의 모습이 100여 년 전 독일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자유 세계를 언젠가 묻어버릴 것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이는 과거 소련의 서기장이던 니키타 흐루쇼프도 품었던 생각이라고 했다. 이렇게 시진핑 주석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시 주석이 자주 인용한다는 관자(管子)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이룰 수 없는 일은 하지 말고, 얻을 수 없는 것은 구하지 말며, 오래 있지 못할 곳에 머물지 말고, 다시 못할 일은 행하지 않는다(不爲不可成 不求不可得 不處不可久 不行不可復).”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지금 과연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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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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