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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부동산 시장 초토화에 전전긍긍하는 중국 - 지나친 부동산 규제로 부실 확대, 중국 경제 흔들 가능성 - 은행 대출 40%가 부동산, 부동산 시장 추락시 은행 몰락 - 회색코뿔소가 된 부동산 시장, 중국 경제 타격 받을 수도
  • 기사등록 2021-09-10 21:33:06
  • 수정 2021-09-11 0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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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 파산 위기 몰려]


중국의 초거대 부동산 개발 회사인 헝다(恒大, Ever Grande)그룹이 3050억 달러(약 352조8000억 원)가 넘는 천문학적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이러한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가 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중국 당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부동산 시장 위기가 시진핑 주석이 내놓은 ‘공동부유론’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까지 겹치면서 중국 경제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들고 있다.


미국 CNN은 1일 “중국 경제에 또 다른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헝다의 자금난이 극심하다. 부채를 상환하지 못한다면 그 영향은 중국의 경제 시스템 전반을 강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헝다의 홍콩 주식시장 주가는 올해 72%나 하락했는데 이는 중국정부의 빅테크 기업 규제로 인해 대추락을 한 알리바바의 29% 급락에 비해도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다”고 전했다.


더더욱 문제는 “중국에 있어서 부동산 관련 부채는 중국 금융시스템의 위험 요소였는데, 초거대 기업 헝다가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만 370억 달러에 달하는데 반해 보유 현금은 6년래 최저치로 바닥을 보이고 있어 만약 헝다그룹이 디폴트를 하게 된다면 중국 경제와 시장에 가혹하다 할만큼 심각한 충격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 CNN은 전망했다.


[신용등급도 강등당한 헝다그룹]


이러한 위기로 인해 미국 신용평가 회사 피치는 8일 헝다그룹의 신용평가등급을 CCC+에서 CC로 2단계 강등하면서, “이 회사의 신용위기가 ‘매우 높은 수준’이며 헝다그룹의 파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도 헝다그룹의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미 그러한 가능성에 매우 근접했다”고 평했다.


이렇게 아주 부정적인 신용평가가 나오자 헝다그룹의 주식은 현재 상장가를 밑도는 3.5홍콩달러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선전 증시는 이 회사의 채권 값이 8일 오전 20%나 급락하자 거래정지 명령을 내렸다.


[중국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위기 확산]


문제는 헝다그룹의 파산위기가 역시 부채가 많은 다른 부동산 회사들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헝다그룹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가 번지는데다 시진핑 주석이 부동산 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를 지시하면서 부동산 업계가 꽁꽁 얼어붙어 있어 이러한 연쇄 도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내에서 올해 들어 지난 9월 5일까지 중국에서 모두 274개 부동산 개발업체가 파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의 하루에 하나 꼴이다. 경제지 시대주보(時代週報)가 8일 보도한 내용이 그렇다. 올해 파산한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주로 규모가 작은 소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다.


그러나 당국의 고강도 규제 속에서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급랭함에 따라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자 중국의 부동산 업계 전체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양광 100', '화사싱푸' 등도 올해 들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크레디스위스 및 시티뱅크는 판타지아 등 과다한 부채를 지고 있는 다른 중국 부동산개발 회사들의 채권을 인수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부동산업계의 회사들의 생존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온라인마켓 거래 플랫폼인 아이지(IG)도 헝다그룹이 “전염의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금융정보 회사인 레드(REDD)도 헝다그룹의 경우, 21일이 만기인 2개 은행으로부터의 대출에 대한 이자 상환을 중지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21일이 에버그랜드의 파산 여부가 결정되는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의 부동산업계의 미래 전망에 대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중국내 부동산 거품이 지나치게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하에 규제 강화에 나섰고 부동산 자금줄도 조이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컸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신규주택 가격이 올들어 1사분기에 정점을 찍은 이후 20% 넘게 폭락했고 덩달아 토지 가격도 급하락 중이다. 이러한 경향이 부동산 업계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다가오는 21일, 헝다그룹의 운명의 날에 중국 당국이 생명연장을 허락할 것인가의 여부다.


이에 대해 CNN은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Julian Evans-Pritchard)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빌어 “헝다그룹의 파산은 중국 경제에 주는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해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의 무모한 사세 확장으로 인한 기업 부실에 대해 구제 금융을 꺼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 문제가 중국 경제에 주는 타격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질서있는 구조조정 명목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사실 중국 정부 당국으로서는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8일 발표된 중국 제조업 전망지수인 차이신 지수가 결국 49.2로 지난 2020년 4월 이후 처음 50이하로 추락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초거대 부동산그룹인 헝다의 디폴트까지 겹친다면 이는 중국 경제에 엎친데 덮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여기에 시진핑의 ‘공동부유’로 인한 빅테크 기업들의 규제로 인한 기업 축소도 부정적 영향이 만만치 않다. 이들이 올해 손해를 본 금액만 해도 줄잡아 3조 달러로 추정된다.


그러니 일단 헝다그룹에 생명줄 연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렇다고 해서 헝다그룹의 회생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은 또다른 차원의 문제다. 일단 뇌사상태의 환자처럼 호흡만 가능하도록 연장하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다른 문제도 있다. 중국의 대형 상장은행들이 부동산업계에 물려있는 대출들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포털 차이신은 “상장 은행 반기 실적 보고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적어도 10개 중국 대형, 중소형 상장은행이 부동산 분야 부실대출비율(NPL)이 늘었다”고 6일 보도했다.


실제로 “자산 규모가 세계 최대이며 홍콩 증시와 상하이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공상은행의 경우, 부동산 분야 부실대출비율(NPL)이 지난해 말 현재 2.32%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4.29%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역시 홍콩 증시와 상하이 증시 상장 은행인 중국 초상은행도 지난해 말 부동산 분야 NPL 비율이 0.3%에서 지난 6월말 현재 1.07%로 올랐다.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과 화샤싱푸그룹의 유동성 위기 때문이다.


[중국내 부동산업계 위기, 경제에는 어떤 영향 미칠까?]


지금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데다 시진핑의 공동부유로 인한 규제까지 넘쳐나면서 중국 경제는 한마디로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부실은 중국 경제를 뒤흔들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중국의 기술기업 규제로 빅테크의 시장가치 수십억 달러가 증발했으나 부동산 규제가 더 심각해질 경우 반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중국의 부동산 금융 규제가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이라며, 이는 산업 수요와 소비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 역시 “부동산 규제가 하반기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요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게다가 부동산 시장 규제는 건축자재, 가구, 가전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부동산과 연관된 건설 자재, 가전 등의 비중이 지난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6.4%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부동산 산업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8% 이상을 차지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흔들거리면 중국 경제 자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의 중국 부동산 시장이 저렇게 비대해진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중국 정부가 경기 침체기에 경제를 부양하는 중요한 지렛대로 부동산 시장을 활용해 왔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은 중국 정부에 의해 꾸준히 긴축과 완화의 순환을 거듭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시진핑의 공동부유에 입각한 긴축은 차원이 다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이어 공동부유에 의거한 집값 상승 규제가 부동산 시장에는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왔다.


더더욱 중국의 출산율 저하의 주범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꼽히면서 시진핑 주석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특단의 조치까지 지시했고, 이로인해 부동산 업계는 완전히 초토화가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부동산 시장 규제를 서서히 하면서 시장이 전환될 수 있는 여유를 주어야 하는데 중국 공산당의 돌파작전식 규제가 더 큰 문제를 낳고 있다는데 있다.


그래서 WSJ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경제와 긴밀히 얽혀 있기 때문에 규제를 갑작스럽게 강화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WSJ은 그 이유로 우선 부동산 시장이 국가 재정의 주된 수입원이라는 점을 들었다. 노무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방정부 수입의 30.8%가 토지 매매다. 결국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면 지방재정의 위축도 문제지만 부동산이 가구의 주된 수입원이기도 해 이 시장의 위축은 중산층들에게도 직접적 타격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정치적인 민감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WSJ은 특히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일 경우 이미 취약한 소비 지출이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또한 “부동산 시장이 힘을 잃으면 건설경기도 둔화하게 되는데 이 영향이 은행 시스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당장 은행 부실률로 드러난다, 중국은행의 경우 부동산 대출 부실률은 지난해 6월 0.41%였으나 올해 6월에는 4.91%로 증가한 것이다.


WSJ은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부동산 가격이 더 하락하고 고용 시장이 더 불안해질 경우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또한 중국 시장을 오래 봐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하며 “중국 정부가 이렇게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여 결국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규제 완화는 시진핑의 공동부유 정신을 깰 수도 있다는 점이 장애요인이다. 그래서 머리로는 ‘규제가 너무 오래 지속될 경우 금융 안정성과 경제 성장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화로 가야 하지만 ‘시진핑 눈치보기’가 우선인 상황이라 규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는 WSJ과는 달리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기미는 아직 없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 지방 정부는 주택 구매 제한이나 가격 상한제 등의 기준을 함부로 조정할 수 없다. 중앙의 지침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블룸버그는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와 압박의 수위를 높이면서 여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경제 위기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한 것이다.


누가 뭐래도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이 부동산 산업에 수백가지 업종의 생사도 걸려 있다. 심지어 은행 대출의 40% 가까이가 부동산 대출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추락하면 중국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중국의 부동산을 회색코뿔소라고 말해 왔던 것이다. 그 회색코뿔소가 이제 중국 경제를 들이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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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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