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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아프간 카불공항을 피로 물들인 ISIS-K 테러 - ISIS-K, 탈레반세력과 적대적 관계, 주도권 다툼 치열할 듯 - 美, “미국인들과 동맹국 국민들 대피작전은 지속할 것” - ISIS-K와 차별화하면서 정상국가 지향 탈레반, 어려움 많을 듯
  • 기사등록 2021-08-27 21:46:53
  • 수정 2021-08-28 15: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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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불공항을 피로 물들인 ISIS-K의 테러]


끔찍하다. 이는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그런 참혹한 일이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공항에서 일어났다. 26일(현지 시각)은 ‘전 세계적 비극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 참혹한 테러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일어났다.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대규모 폭발이 두 차례 발생한 것이다.


시고가 발생하자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즉각 “카불공항 (출입구 중 하나인)애비(Abbey)게이트 근처에서 발생한 폭발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그리고 20여분 뒤 “오늘 카불공항에서 발생한 복합적 공격으로 다수의 미군이 사망했음을 확인했다. 다른 여러 명은 부상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또다시 트윗을 올렸다. 또 그는 “애비 게이트에 인접한 바론 호텔 인근에서 최소 한 번의 폭발이 더 있었다”고도 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테러로 인해 미군 13명과 아프간인 최소 90여명을 포함해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어 “카불공항의 게이트에서 자살 폭탄 공격이 있은 후 무장괴한들이 공격해 왔다”면서 “또다른 폭탄 공격은 공항밖에 있는 호텔 근처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2011년 이후 아프간 주둔 미군에게 가장 치명적인 날이었으며 바이든 정부가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한 5일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면서 “미군은 앞으로 더 많은 공격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프랭크 맥켄지(Frank McKenzie) 해병대 장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이러한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과 동맹국들의 철수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미 중부사령관 멕켄지 장군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멕켄지 장군은 이어 “현재 아프간에는 약 1000여명의 미국인들이 남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폭탄 테러 주도한 자들은 ISIS-K]


이날 폭탄테러를 일으킨 장본인들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에서 파생된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인 것으로 밝혀졌다.


WSJ은 26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카불공항에서의 폭탄테러를 일으킨 주범들은 ISIS-K”라면서 “이들 조직은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을 적대시하는 조직”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탈레반세력은 ISIS-K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탈레반의 수하일 샤힌 대변인도 ‘우리는 이 끔찍한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며 범인을 처벌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USA투데이는 “ISIS-K는 탈레반이 이슬람 교리를 따르는 데 충분히 독실하지 못하다고 여긴다”며 “두 무장조직은 서로를 공격해 왔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ISIS-K와 탈레반이 서로 불구대천의 적(sworn enemy)이라 여길 정도로 적대적”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BBC는 “아프가니스탄에 관심이 국한된 탈레반과 달리 ISIS-K는 서방과 국제적, 인도주의적 목표에 대한 공격을 무작위로 가하려는 세계적 이슬람국가 네트워크의 일부”라며 “위험도가 심각한 테러단체”라고 전했다.


한편, ISIS-K의 K는 아프간 IS의 지도자였던 아부 오마르 호라사니(Abu Omar Khorasani)의 이름을 따 부른다는 설(WSJ)도 있고, 이란 북동쪽 일대의 옛 지명 ‘호라산(Khorasan)’을 의미한다는 주장(SCMP)도 있다. 아프가니스탄도 과거 이 지역에 속했다.


영국의 BBC는 27일(현지시간) “ISIS의 본거지는 미국과 연합군에 의해 무너졌지만, ISIS-K는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무장조직”이라면서 “최대 3000명까지 조직원이 늘었다가 미국, 아프간 정부군 그리고 탈레반과의 충돌 과정에서 많은 조직원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7일, 유엔 안보리의 보고서를 인용해 “ISIS-K의 전투원은 2016년 5000~6000명 정도로 정점을 찍은 이후 최근에는 1000~2200여명으로 줄어 들었다”면서 “그러나 아프간이 탈레반에게 함락된 이후 수감자들이 석방되면서 그 수가 더 늘어났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들 조직들이 아프간이 탈레반 수중에 들어간 이후 자폭 테러 등을 통해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탈레반, 알카에다, 하카니 네트워크와 그들의 숙적인 ISIS-K 사이의 복잡한 다이내믹 가운데서 위협이 생겨난다”며 “양측에 수천 명의 외국 전투원이 가담하면서 피의 투쟁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전직 아프간 안보관료인 알리 모하메드 알리의 말을 인용해 “지금 아프간은 테러리스트들, 급진주의자와 극단주의자들의 라스베가스가 되고 있다”면서 “세계 전역의 급진주의자와 극단주의자들이 탈레반의 승리를 축하하는 가운데 다른 극단주의자들도 아프간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아프간 상황이 앞으로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이와 관련해 “ISIS-K와 알카에다 사이에도 갈등관계가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탈레반과 협력을 모색할 때 바로 탈레반들이 알카에다나 ISIS-K와 적대관계에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SCMP는 이어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and Strategic Studies) 자료를 인용해 “ISIS-K 세력들이 그동안에도 아프간 민간인들에 대한 테러를 수차례 감행했다”면서 “지난해 5월 카불의 산부인과 병원을 습격해 산모와 신생아를 죽인 이들도 바로 이들”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해 11월 카불의 한 대학에 로켓공격도 감행했으며 최근의 자라라바드(Jalalabad) 교도소 습격도 이들 단체가 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이들 세력이 아직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미국과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만성적 위협세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들과 동맹국 국민들 대피작전은 지속할 것”]


더불어 멕켄지 장군은 “(이번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카불공항 밖에서의 보안상황은 계속해서 탈레반세력과 협력할 것이며 탈레반을 통해 ISIS-K등의 무장세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특히 “이번 테러가 탈레반 세력이 공항접근 차량을 포함해 모든 이들을 검문 검색하고 있었지만 어떤 루트로 접근했는지에 대해서도 그 원인을 찾고 있다”면서 “테러는 탈레반 세력이 검문하고 있는 게이트 바로 앞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폭탄테러가 있기 전, ISIS-K세력들이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는 정보가 퍼지면서 수천명의 아프간인들이 공항 입구로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바람에 피해가 더 컸다”고 전했다.


[강력한 대응 천명한 바이든 대통령]


한편,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한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은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러범을 향해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잊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끝까지 찾아낼 것이고,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군 지휘관들에게 IS의 핵심 자산과 지도부, 시설을 타격할 작전 계획을 수립하라고 명령했다"면서 "우리가 선택한 장소에서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 힘과 정확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불어 “그들이 누구인지 안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면서 “이번 일을 명령한 IS 지도자들을 찾아내 추적하겠다"”고 했다. 또한 "그들이 어디에 있든 간에 그들을 잡기 위해 대규모 군사작전이 아닌, 우리가 선택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테러리스트들이 우리 임무를 중단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인을 구출하고, 아프간 동지들을 구출할 것이며, 우리 임무는 계속 진행되고 대피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번 카불공항의 테러는 앞으로 아프간 정국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이번 참사는 탈레반이 아프간에 평화를 재건했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WSJ은 이와 관련해 국제급진화연구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the Study of Radicalisation)의 펠로우인 토레 해밍(Tore Hamming)의 말을 인용해 “ISIS-K가 탈레반을 아프간을 통치할 능력이 없는 집단으로 폄훼하는데 ISIS-K는 관심이 있다”면서 이번 참사는 사실상 이들간의 ‘권위의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이 이슬람 세계에서 아프간의 적자로서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기 때문에 이 두 집단은 결코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탈레반 세력은 ISIS-K세력과의 차별화를 위해 오히려 미군과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ISIS-K세력 소탕을 위해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서 탈레반의 아프간을 정상국가화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란 등의 국가들과 정식 국가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인정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ISIS-K세력과 완전한 분리를 하지 아니하면 탈레반은 아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이슬람 세력 내에서의 인정을 받기 위해 ISIS-K세력과 투쟁을 한다면 두 세력 모두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ISIS-K를 포함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은 아프간이 안정화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아프간 내에서 이번 폭탄 테러같은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여 이 또한 탈레반 세력에게는 엄청난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아프간 사태는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았고 미군이 철수한 아프간은 더욱 더 끔찍한 참화의 현장으로 변할 수 있다. 더불어 아프간을 둘러싼 중국이나 파키스탄, 인도 및 중앙이사아 국가들에게도 상당히 심각한 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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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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