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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에는 이’, 군사훈련으로 맞붙은 美-中 - 美, 태평양부터 지중해까지 40년만의 최대 훈련 - 칼빈슨 항모도 훈련에 참가, 괌에서 4개국 합동군사훈련도 - 경쟁이 안되는 군사훈련, 초조함 드러낸 중국
  • 기사등록 2021-08-25 13:48:37
  • 수정 2021-08-25 17: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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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 해군이 40년만의 최대규모인 LSE2021훈련을 실시했다. [사진=미 해군]


[美해군, 태평양부터 지중해까지 40년만의 최대 훈련]


미국을 주축으로 한 동맹국들의 군사훈련이 연이어 진행되자 중국도 이에 대응하는 훈련을 하면서 강대강 맞대결이 심화되고 있다.


미군은 우선 지난 8월 3일부터 27일까지 해군·해병대를 중심으로 태평양과 지중해 등에서 5개 함대 등을 동원해 1981년 이후 4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의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 등이 동시에 도발 하는 상황을 가정해 2개 이상의 전쟁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점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과 이란의 국지적 도발에도 적절히 대응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LSE 2021(Large Scale Global Exercise 2021)’로 이름 붙여진 이번 훈련에는 미 샌디에이고에 기지를 두고 있는 미3함대가 아예 지휘통제 거점을 하와이로 옮겨 임시로 설치된 원정 해양 작전 센터에서 중국과의 충돌 상황을 염두에 둔 훈련을 지휘했다.


이번 대규모 연합훈련엔 미 해군 7개 함대 가운데 태평양을 담당하는 미 7함대를 비롯, 6함대(지중해), 3함대(동태평양), 10함대(사이버전) 등 5개 함대와 미 해병대 원정군(MEF) 전체(3개) 등 50개 해군부대, 총 2만 50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미 해병대 원정군은 1개 해병사단, 1개 해병항공단, 1개 해병공중수송단으로 구성된 군단급 조직이다. 3개 미 해병대 원정군이 모두 훈련에 참가했다는 것은 미 해병대의 해외 투사 전력이 총동원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토미 로크 미 해군 사령관은 "LSE 2021은 해군의 통합 전투력을 활용하여 모든 영역에서 센서, 무기,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해군과 해병대가 잠재적 적과 효과적으로 싸우고 승리하며 저지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된 기술과 전법들을 검증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담당 구역이 멀리 떨어져 있는 미 6함대와 7함대가 유기적으로 협조해 작전하는 ‘다영역 해군작전’을 시험하고, 무인함정 등 신형 무인무기들을 시험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훈련에 참가한 해군·해병대 부대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흑해와 동부 지중해를 포함해 중국·러시아와의 잠재적 교전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은 미국이 여러 전선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국과 러시아에 보내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사실상 미군 단독으로 진행되는 LSE 2021훈련은 앞으로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3년마다 열리는 정기적 훈련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밝혔다.


▲ LSE 2021훈련에 참가한 칼빈슨 항공모함 [사진=미 해군]


[칼빈슨 항모전단도 이번 훈련에 참가]


특히 이번 LSE 2021 훈련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첫 스텔스 함재기인 F-35C가 처음으로 실전배치된 원자력추진 항모 칼빈슨 항공모함도 지난 8일 하와이에 도착해 이번 훈련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칼빈슨함에 탑재된 F-35C는 공군용의 F-35A, 해병대용으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와 달리 항공모함 탑재용으로 개발된 전투기로 F-35 파생형 중 가장 크고 비싸다. 이 F-35C는 전투행동반경은 1100㎞나 되고 최대 8.1t의 폭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칼빈슨함의 전투 능력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볼 수 있다.


칼빈슨함에는 이외에도 CMV-22 오스프리를 포함, 최신 공중 센서와 무기 시스템을 혼합 배치했다.


[괌에서 4개국 합동군사훈련도 진행]


LSE 2021훈련에 이어 일본과 호주, 인도 등의 쿼드(Quad) 참여국가들과 함께 연합훈련도 8월 29일까지 이어진다.


26일부터 괌 인근 해역에서 시작된 합동군사훈련 '말라바르 21'은 "실탄 발사와 대함·대공·대잠 전투 훈련, 합동작전과 전술연습을 포함한 종합적인 작전을 특징으로 한다"고 인도 해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SCMP가 24일 보도했다.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말라바르는 1992년 인도와 미국 해군 간 군사훈련으로 시작되었는데, 2015년부터 일본 해상자위대가 고정 멤버로 참가 중이며, 지난해에는 호주가 13년 만에 참여해 쿼드 4개국이 모두 훈련에 나섰다.


지난해까지는 인도양에서 실시되었으나 올해는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처음으로 태평양의 괌 해상에서 실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이번 훈련의 목적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이라고 밝혀 대 중국 견제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번 훈련에는 미 해군 구축함 DDG-51 USS Barry함을 비롯해 함대보급함 Yukon, Big Horn함, 그리고 P-8A해상초계기와 C-17수송시가 투입되며 특수작전사령부가 참가한다. 또한 인도 해군에서는 호위함 쉬발릭(Shivalik)함, 초계함 카드마트(Kadmatt)함, F-8I해상초계기와 해군특수작전부대가 함께 한다.


일본 해상자위대에서는 특별경비대가 참여하며 호주해군은 워라문가(Warramunga) 호위함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이 훈련과 관련해 중국은 “쿼드가 역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인도-태평양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라고 비판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대응 군사훈련]


중국은 우선 24~26일까지 해안 3곳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한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24일 보도했다. 특이한 것은 이번 훈련 장소 가운데 북한과 인접한 랴오닝성 단둥 앞바다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중국이 신의주에서 직선거리로 140㎞ 떨어진 이 해역에서 공개적으로 실사격 훈련을 한 것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던 2017년 6월 7~8일 이후 4년여 만이다. 당시에는 중국의 이 훈련이 북한 도발에 대한 경고로 해석이 됐다.


중국 해사국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실탄 사격 훈련을 위해 랴오닝성 단둥시 다루다오(大鹿島) 서남쪽 해상에 대해 24일 0시부터 26일 자정까지 선박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 해역외에도 산둥반도 북쪽인 산둥성 칭다오(長島) 인근 해역에서도 24~26일까지 실탄 사격을 위해 선박 통행을 금지했다. 또 남부 광둥성 완산다오(萬山島)에서도 25일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중국군 남부전구 구축함 부대가 이달 중순 남중국해에서 실탄 훈련을 하면서 여러 장비의 실전 성능을 점검했다고 CCTV가 지난 20일 보도했다.


또한 CCTV는 23일에도 중국군 동부전구가 최근 정저우함, 창저우함, 이양함, 빈저우함 등 구축함과 미사일 호위함을 동원해 동중국해에서 며칠간 실탄 사격 훈련을 했다며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17일부터 실시된 이 훈련에 대해 스이(施毅) 동부전구 대변인은 “동부전구가 작전함정, 대잠초계기, 전투기 등을 동원해 대만의 서남쪽과 동남쪽 등 주변 해·공역에서 실사격 등 실전 훈련을 벌이며 합동 작전능력을 점검했다”면서 “최근 미국과 대만이 잇따라 도발을 감행하면서 매우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중국의 주권을 심각히 침해했으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해 대만 해협의 안보에 최대의 위험 요소가 됐다며 미국과 대만을 싸잡아 비난했다”고 SCMP가 17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북한 주변을 관할하는 북부전구도 최근 장소를 밝히지 않은 지역에서 구축함과 헬기 등을 동원한 실전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가 23일 보도했다.


또한 남중국해의 하이난(海南)섬 인근 해역에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군사훈련을 진행했으며, 지난 6일에서 10일 사이에도 남중국해의 하이난 남동해상에서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까지의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인 바 있다.


중국은 이러한 동시다발적인 중국군 단독의 군사훈련과는 별개로 러시아 등과도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닝샤(寧夏) 회족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중국과 러시아군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군사훈련 '서부연합-2021 연습'을 실시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훈련은 러시아군이 처음 참여해 중국 영토 안에서 실시된 전략 훈련인데다가 중국의 주요 무기를 양측 합동훈련 사상 처음으로 공동사용한 점 등에서 주목받았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양국의 군사공조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양측에서 나란히 나왔다.


이 훈련에 대해 중국 군사위 연합 참모부 전략전투훈련국 국장은 “새로운 개념과 전법, 특히 화력 집중 공격, 후방 요충지 병력 투하, 장갑차 200대와 전폭기에 드론을 이용한 무인기 벌떼 공격 등도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러시아의 이번 훈련이 역내 안보와 안정, 대테러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정리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 훈련을 계획한 건 현재 급변하는 아프간 사태 이전이겠지만, 양국이 공통된 안보 우려 속 단결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것이다.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년말 또는 내년초에 러시아와 이란과 함께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연합 해상 훈련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반 자가리안 주이란 러시아 대사는 이날 스푸트니크와 한 인터뷰에서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 사이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연합 해군 훈련을 열 것"이라면서 "러시아, 이란, 중국 군함이 이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합 훈련의 주된 목적은 국제 항로 안전 확보와 해적 소탕이라고 자가리안 대사는 덧붙였다. 해적 소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는 했지만 일단 러시아와 이란의 해군이 중국 해군과 합동군사훈련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경쟁이 안되는 군사훈련, 중국은 초조하다]


그런데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훈련과 중국의 자체훈련을 대비해 보면 이는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사실 게임이 안된다. 어떻게 보면 미국의 LSE 2021훈련에 대해 중국은 기가 눌렸을 만도 하다. 규모 자체가 중국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데다가 이번 훈련의 성격 자체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미 해군들이 중국이라는 한 타겟을 겨냥해 얼마든지 합동작전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더더욱 의미있는 것은 중국이 앞으로 해양패권을 잡겠다면서 거창한 구상을 하고 있지만 미국의 해양대군을 뒤따라가려면 아마도 100년 걸려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거대한 벽을 실감했을 수도 있다.


그러한 불안감에서 나온 것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실탄 사격훈련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미사일과 대포를 쏘는데 중국은 권총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중국의 두려움은 미군의 LSE 2021훈련을 트집잡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SCMP는 지난 23일,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과시하기 위해 이번 훈련을 기획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동맹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때에 미국의 일부 약점을 강조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면서 중국의 분위기, 곧 이번 훈련을 폄하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의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최근의 미 해군훈련은 미군이 세계적으로 드문드문 주둔해있으며 동맹 없이는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쑹중핑은 이어 "미국은 언제나 두 개의 중간급 강대국과 동시에 두개의 전선을 형성해 모두 승리하는 계획을 세워왔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결코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한 전쟁에 대처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훈련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LSE 2021훈련에 대해 의도적으로 의미를 떨어뜨리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본심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국의 LSE 2021훈련은 설사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그리고 동시에 러시아가 흑해에서 도발을 한다 할지라도 미국이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훈련에 나토를 비롯한 동맹국들은 참여하지도 않았다. 아마도 40년만에 전 세계적 차원의 최대규모 훈련에서 점검된 사항들을 바탕으로 하여 3년후인 2024년에는 동맹국들과 나토군들과 함께 본격적인 대응훈련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미군의 초대형 군사훈련은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도발한다해도 미군이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2개의 전쟁 수행’ 능력이 건재함을 보여준 아주 의미있는 군사훈련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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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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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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