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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도전받는 일대일로, “전례 없이 심각한 상황” - 중국 탐욕으로 배척받는 일대일로, 인권유린 사태까지 벌어져 - 서서히 드러나는 중국의 발톱, "일대일로는 세계패권 장악 목적" - 이미 곪아터진 중국의 해외 안보, "중국인들이 피습받고 있다"
  • 기사등록 2021-08-24 13:27:42
  • 수정 2021-08-24 15: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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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받는 일대일로, 중국 해외 안보의 위기로 이어져]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면서 위기를 맞으면서 중국의 해외 안보가 전례 없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과 준동맹국 수준이라 할 수 있는 파키스탄의 항구도시 과다르에서 물 부족과 정전 현상이 이어지자 화난 시민들이 “중국이 현지 자원을 빼앗기만 하고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일대일로에 반대하고 중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러한 반중 분위기는 올해 들어 중국인을 겨냥한 테러도 수차례 벌어지는 등 중국을 향한 격한 반발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중국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키스탄의 과다르 주민들이 이렇게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된 것은 이 지역이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인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중국 서부 신장 카슈가르에서 과다르항까지 약 2800km에 이르는 구간에 도로, 철도, 송유관 및 광통신망 등을 건설하는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 사업을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해상 석유 수송로인 남중국해가 미국에 봉쇄당할 때에 대비해 중국 내륙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아라비아해로 바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에너지 수송로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바로 이 프로젝트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파키스탄 정부는 과다르항을 중국이 지정한 다국적 기업 ‘중국해외항만지주회사’(COPHC)에 2015년 말부터 2059년까지 임대해줬다.


문제는 일대일로 사업이 다 그렇듯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 사업이 시작되면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생긴 경제적 이익은 모두 중국이 가져가고, 정작 파키스탄에는 별 이익이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이에 반발한 과다르 시민들이 자신들은 이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한달 넘도록 저항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과다르항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91%는 ‘중국해외항만지주회사’(COPHC)로 넘어가고, 나머지 9%만을 파키스탄 항만 당국으로 분배하도록 계약돼 있어서 이 프로젝트가 파키스탄에게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 이렇게 오직 중국에게만 이득이 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파키스탄의 상당 부분 영토를 중국에게 넘겨준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과다르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여기에 파키스탄이 일대일로 사업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차관을 끌어 왔다가 최근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은 상태여서 파키스탄 국민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을 포함한 일대일로 사업이란 중국이 저개발국에 차관을 빌려준 후 그 돈으로 도로 항만 통신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인데, 문제는 공사 주체가 중국이라는 데 있다. 중국 건설사가 중국 노동자와 자재를 쓰고 새로 생긴 일자리 대부분이 중국에 돌아간다. 그러니 정작 해당 국가에게는 돈이 떨어지는게 없다.


중국이 남의 나라 땅에다 시설물을 짓고 그것을 통해 중국만 이익을 얻는 도대체 말도 안되는 구조로 일대일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공사 대금은 해당 국가가 중국에 진 빚으로 고스란히 쌓인다.


이런 연유로 파키스탄은 1988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2차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다르 시민들의 반중정서에 불을 붙인 것은 항구 임대 이후 중국의 싹쓸이 불법 조업이 늘어나면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정전과 가뭄으로 인한 물부족 현상까지 일어나면서 과다르 시민들이 급기야 폭발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반중감정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파키스탄에서는 중국인을 겨냥한 테러도 올해 들어 세 차례나 발생했다.


지난 20일에는 과다르 동만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중국인을 태운 차량 행렬이 자살폭탄 테러범의 공격을 받아 파키스탄 현지 어린이 2명이 숨지고 중국인 엔지니어 1명이 다쳤다.


이 사건은 파키스탄에서 분리주의 독립 운동을 벌이는 발루치스탄해방군(BLA)이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중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발로치스탄주의 자원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루치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인도양에 면해 있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며 탈레반 외에도 발루치스탄해방전선(BLF), 발루치스탄해방군(BLA) 등 여러 무장단체가 중앙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지난 7월 14일에도 파키스탄 북부 ‘어퍼 코히스탄’ 지역에서 버스 폭발로 중국인 9명을 비롯해 13명이 숨졌다. 이들은 중국이 파키스탄에 짓고 있는 다수(Dasu)댐 건설 현장으로 출근하던 길이었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이 사건을 중국인을 겨냥한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즉각 전문가 15명을 현장에 파견해 조사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눙룽(農融) 주파키스탄 중국 대사가 머물던 발루치스탄주 퀘타의 한 호텔에 폭탄 테러가 일어났는데 눙 대사는 사건 발생 당시 호텔 외부에 있어 피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중국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파키스탄 내에서 중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파키스탄만 그런 것이 아니다. 7월 17일(현지 시각) 서아프리카 말리의 도로 건설 공사 현장에서 중국인 3명을 포함한 공사 관계자 5명이 무장 괴한에게 납치되고 중국 국영 건설사인 중국해외엔지니어링(COVEC)이 보유한 화물차와 장비 등이 약탈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수많은 인권 유린 사태 불거진 일대일로 프로젝트]


여기에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수많은 지역에서 인권유린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나와 중국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비영리기관인 기업인권자원센터(Business & Human Rights Resource Centre)는 지난 11일, “중국의 일대일로 등의 해외 프로젝트로 인해 1690건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했으며 그중에서 인권 유린과 관련된 건수는 679건에 이른다”고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으로 인한 인권 유린이 가장 많이 일어난 지역은 미얀마로 97건이나 문제가 제기됐고, 그 다음이 페루(60건), 에쿠아도르와 라오스(각각 39건), 캄보디아(34건), 인도네시아(25건) 등의 순”이었다.


이 보고서는 또한 “일대일로 사업으로 진출한 중국의 기업들이 기업책임도 결여되어 있고 투명성마저 없어서 이들 나라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일대일로 사업이 개발도상국들에 ‘부채함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탐욕으로 배척받는 일대일로]


중국의 야욕이 가득담긴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해당 국가의 강한 반발을 사면서 급기야 ‘중단’이라는 결정까지 내려지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중국이 진출하여 공동 개발했던 금광 등의 지하자원 개발사업에 중국이 파푸아뉴기니에 공정한 수익을 분배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데다가 집단 성폭행 사건 등의 인권과 관련된 부정적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프로젝트 중단과 함께 1억달러 규모의 항만 건설 사업도 폐기하기로 했다.


호주 연방정부도 지난 4월 21일, 빅토리아 주정부가 중국과 체결한 일대일로 협정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탐욕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서서히 드러나는 중국의 발톱]


그렇다면 중국이 “일대일로는 하나의 경제 협력 제의로 개방과 포용의 정신으로 참가국들에 이익을 주고 있다”면서 “‘혜민의 떡’이지 절대로 ‘채무 함정’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왜 이렇게 거센 도전을 받고 있을까?


지난 4월, 반중매체인 대기원시보는 중국 인민대 디둥성(翟東升) 교수가 한 동영상에서 “코로나 대유행으로 달러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면서, 중국의 국채가 글로벌 가치의 기준이 되고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대일로 산업은 중국의 패권을 위한 기반이며 중국의 일대일로는 남의 에너지, 광산뿐 아니라 참여국의 젊은 생명력을 수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본심이다. 일례로 중국이 남태평양의 섬들에 일대일로 사업이라는 핑계로 투자를 하고 광산을 사들이며 항만도 개발하는데 결국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중국의 또다른 영토 개발사업이자 그곳의 항만 등을 자신들의 전진기지로 삼으려는 ‘영토 확장’ 야욕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에도 미국이 지난 2차 대전때 사용했던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에 고급 리조트를 개발한다면서 비행장 업그레이드 사업에 착수했다. 물론 말로는 군사적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다.


일본의 닛케이(Nikkei)는 지난 5월 19일, 중국이 하와이로부터 3000km떨어진 인구 12만명의 키리바시에 공항을 확장하는 이유는 미국과 호주를 겨냥한 군사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보도했다.


[일대일로 확장과 중국의 거대한 착각]


그러나 중국이 진짜 간과하는 것이 있다. 중국이 세계패권을 장악하려면 크게 군사패권과 금융패권 모두를 장악해야만 한다. 금융패권 측면에서 미국을 따라가려면 아직 갈 길이 너무 멀고 위험부담도 너무나 크다는 점은 이미 우리 Why Times가 여러번 분석한 바 있다.


그런데 군사패권 역시 마찬가지다. 우선 중국은 해양대군도 없다. 원양해군력이 갖춰졌다고 말하기도 쑥스러운 상황이다. 한마디로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제대로 활주조차 못하는 데다 중국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중국산 전투기 젠(殲·J)-10B의 경우 물에 젖으면 심각한 노후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져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사실을 폭로한 것은 다른 이도 아니라 중국 관영 CCTV의 군사프로그램 군무영거리(軍武零距離)가 젠(殲·J)-10B를 소개하면서 “국산 전투기가 비와 습기에 아주 취약하고 젖으면 녹슬어서 문제”라며 “종종 고장이 나면 원인을 찾을 수 없어 골치 아프다”고 발설해 버렸다.


그렇다면 이 전투기는 비가 오는 날에는 하늘을 날 수 없다는 의미다. 이것이 중국산 무기의 실체다.


여기에 중국이 남태평양을 비롯해 아프리카까지, 심지어 미국의 턱밑인 카리브해까지 진출해 해군력을 배치하려면 막강한 해양대군이 우선되어야 한다. 더불어 그만큼의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력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중국의 지도부가 기본적으로 심각한 ‘중화사상병’에 걸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오만이 지금 중국을 병들게 만들고 있고 중국 공산당의 종말을 자초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미 곪아터진 중국의 해외 안보]


중국은 이미 전 세계에 ‘공공의 적’으로 등장했다. 이를 막강한 반중정서가 뒷받침해 준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젠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의 지원을 받았던 가난한 나라들에서 조차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각국에 진출한 중국인들이 현지에서 테러 등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안보국제위험관리자문 위만리(余萬里) 대표는 중국 매체 펑파이에 “캄보디아, 콩고,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에서 중국인에 대한 살해, 강도, 납치 등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의 해외 이익 안보가 최근 30년간 볼 수 없었던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결국 시진핑의 중국몽,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뒷받침하는 중화사상이 지금의 중국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며 전 세계 다른 나라는 모두 조공국에 불과하다는 중국의 오만하고도 지독한 중화주의가 중국의 외교적 고립과 함께 전 세계로부터 공공의적으로 보이콧 당하는 신세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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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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