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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두바이에 비밀감옥 운영한 중국, 반체제인사 납치 감금해 - 두바이의 中 블랙사이트, ‘여우사냥’의 현지 거점 - 해외에 임시감옥 설치, 외교적으로도 큰 파장일 수 있어 - 중국은 ‘조폭 행동 공동체’, 목적 달성위해 수단과 방법 안가려
  • 기사등록 2021-08-18 21:35:34
  • 수정 2021-08-19 15: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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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에 비밀감옥 운영한 중국]


중국이 반체제인사들을 임의대로 가두는 비밀감옥을 본토를 넘어 해외에까지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두바이에서 저택을 개조해 비밀감옥(black site)로 활용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면서 “이는 중국의 해외 운영 ‘블랙사이트(black site)’에 대한 최초의 유일한 증언”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서 AP통신이 언급한 ‘블랙사이트(black site)’는 주로 정부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비밀 시설을 일컫는데, 이번에 중국이 비밀감옥 개념으로 블랙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도 17일(현지시간), AP통신을 인용한 보도를 하면서 “중국 본토에는 반체제 운동가들을 법원의 명령도 없이 감금하는 블랙사이트들이 대거 있지만 중국이 국경을 넘어 해외에 비밀감옥을 만들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AP 통신과 인디펜던트, 그리고 알 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한족(漢族) 출신의 여성 우환(26)이 지난 5월 두바이의 한 호텔에서 머물던 중 갑자기 자신을 리쉬항(李旭航)이라고 소개한 중국 영사관 직원이 두바이 경찰과 함께 찾아와 3일동안 경찰서에 감금한 이후 감옥으로 개조된 블랙사이트로 데려 갔다. 당시 검은색 승용차에 그녀를 태웠으며 수갑을 찬 상태였다. 그곳에서 그녀는 여러차례 심문과 협박을 당했다고 했다. 그리고 억류된 지 8일만인 지난 6월 8일 풀려났다는 것이다.


그녀를 데려갔던 리쉬항(李旭航)은 실제로 주 두바이 중국 영사관 웹사이트에 총영사로 등재돼 있었다.


그녀를 중국 당국이 체포해 감금한 이유는 그녀의 약혼자 왕징위(19)의 소재를 찾기 위한 것이었는데, 왕징위는 2019년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당시 중국 언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에 수배된 상태였다.


반체제 인사로 지목된 그를 중국으로 송환시키기 위해 약혼자인 ‘우환’을 납치해 감금한 후 도피중인 왕징위 행방을 쫓으려 했던 것이다.


두바이의 블랙사이트에 감금된 후 중국인들은 그녀에게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외국 단체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물었다고 한다.


우환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금시설이 3층짜리 흰색 빌라였으며, 중국인들이 시설을 관리하고 있었다”면서 “이곳에서 약혼자의 성희롱 혐의가 적힌 조서에 서명하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그녀는 “구금 시설에서 여러 사람의 중국인들을 목격했지만 무서워서 그들을 정면으로 쳐도 볼 수 없었다”면서 “화장실을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때 최소 위구르족 여성 2명은 봤으며 그녀들은 중국이 아닌 터키로 가고 싶다고 외쳤다”고 증언했다.


그녀를 가둔 구금시설은 “철제금속으로 된 문으로 잠겨 있었으며 마스크를 쓴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었고 음식을 줄 때만 잠깐 문을 열어 주었다”고도 했다.


더불어 블랙사이트 운영자인 중국인은 그녀를 석방할 때도 차로 30분 넘게 운전해 간 뒤, 거리에 버려지듯 내팽개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환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중국 당국이 해외로 도피한 반체제 인사나 소수민족인 신장 위구르족들을 일단 블랙사이트에 구금한 후 중국으로 송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P통신은 이 보도를 하면서 “이번에 언급된 두바이의 블랙사이트 위치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이를 취재하는 인디펜던트 등의 기자들에게 우환과의 인터뷰 녹음, 이들 커플을 돕고 있는 기독교 비영리 단체인 ChinaAid의 대표인 Bob Fu(傅希秋) 목사의 증언 및 증거들을 공개했다.


한편 이번에 극적으로 석방된 우환 씨는 우크라이나로 건너가 약혼자 왕징위와 재회했는데, 우크라이나에서도 송환이 될 수 있다는 중국 공안의 협박을 받은 후 네덜란드로 가서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두바이 블랙사이트에 침묵하는 중국]


이번에 드러난 두바이의 블랙사이트와 관련해 인디펜던트는 중국 외교부와 두바이 주재 중국 영사관에 이와 관련된 논평을 여러 번 요구했지만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말한 상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입을 닫았다.


두바이 또한 경찰청과 미디어 오피스, UAE 외교국제협력부에 이같은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역시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을 떠나 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의 본국 송환을 추진하는 여우사냥작전에 대해 추적하고 있는 대만중앙연구원의 첸유지(Yu-Jie Chen) 교수는 “두바이 내 블랙사이트에 대해선 들어본 적 없다”면서도 “중국정부가 공식적인 방식은 물론 비공식적인 방식까지 총동원해 해외에 있는 반체제 인사들을 송환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반체제 인사들을 옭아매는 국가보안법}


이번에 일시 감금된 우환의 약혼자인 왕징위를 반체제인사로 몬 것은 바로 국가보안법이었다. 중국은 위구르 인권운동가들이나 홍콩 민주화 운동 등을 하는 이들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내세워 체포하고 있으며 해외로 도피한 이들에게도 역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본국으로 송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특히 두바이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중국이 두바이의 경찰들을 매수해 공동으로 두바이에 체류중인 국가보안법 위반 중국인들을 체포하고 있고 또한 이들을 추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두바이에서의 블랙사이트 증언은 그런 관점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이나 우방국, 그리고 관련국들에 대해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두바이의 中 블랙사이트, ‘여우사냥’의 현지 거점]


문제는 이러한 블랙사이트가 외국 현지의 경찰이나 정부기관들과 교묘하게 연합하면서 불법적이고도 해당국의 외교 주권을 능멸하는 일들을 G2국가라는 중국이 버젓이 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해외로 탈출한 중국의 반체제인사들에 대해 중국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송환한다는 ‘여우사냥’에 대해 많이 언급이 되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해외의 블랙사이트가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3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고지도자에 오르자마자 강력한 반부패운동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로 도피한 패 정치인과 경제사범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본격 시행되었는데 이를 ‘여우사냥(獵狐)’이라고 불렀다. 이를 '천망행동'(天網行動)이라고도 한다.


이에 따라 중국 공안은 과거 30년간 해외로 도피한 관료 4,000여명과 국유기업 관계자 등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삼고 대대적인 사냥에 나섰다. 경제와 법률, 외국어 실력까지 겸비한 최정예 멤버들을 4인1조로 구성해 60여 국가에 파견했다.


지난해 12월 15일 홍콩 매체 명보(明報)는 “중국 공산당 사정·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가 2014년부터 2020년 10월까지 120여개국으로 도망친 총 8천363명을 송환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에는 공산당원과 정부관리 2천212명과 인터폴 적색수배자 357명, 중국이 발표한 '적색 지명수배자 100명'(百名紅通) 중 60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이들 뿐만 아니라 해외에 나가 있는 위구르인들의 송환 작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이 해외에서 신장 위구르 독립운동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들어 중국으로 송환된 위구르인의 수는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위구르 인권 프로젝트 자료에 따르면 1997년부터 10년간 외국에서 중국으로 송환된 위구르인은 89명이었다. 그러나 2014년부터 현재까지 중국으로 송환된 위구르인은 1327명에 달한다.


중국은 이러한 여우사냥을 하면서 폭행과 고문, 가족 인질 같은 무리한 방법을 사용하면서 전 세계의 인권 단체들의 비판을 불러오기 시작했다. 또한 해당국의 형법 절차를 무시하다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렇게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던 여우사냥 프로젝트도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급 브레이크가 걸렸다. SCMP는 지난해 11월 29일, “미중 관계 악화로 중국의 반체제 인사·범죄 도피자의 본국 송환 계획인 일명 '여우사냥'도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중국이 송환을 강력하게 원하는 반체제 인사 '적색 지명수배자' 중 35명이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 등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악화해 송환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최근까지도 미국에서 미국내 법적 절차도 무시하고 여우사냥을 강행하다가 지난해 10월, 협박과 괴롭힘을 일삼은 혐의로 중국인 8명을 미국이 기소하기도 했다.


당시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의 여우사냥 작전을 뒤집어 놨다. 쫓는 자들은 쫓겼고, 추격하던 자들은 추격받았다"며 "미국은 우리 영토에서 이런 악질적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렇게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의 주권도 무시하면서 막무가내로 반체제 인사들을 체포하고 불법 감금하며 또 강제로 중국으로 송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여우사냥을 위해 심지어 해외에 임시 감옥으로 사용되는 시설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나면서 외교적으로도 상당히 큰 파장이 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단 침묵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지만 그 비밀이 영원히 감춰지지는 않을 것이다.


[‘조폭 행동 공동체’인 중국]


이러한 중국의 통치 행태를 보면 중국이 마치 조폭국가, 다시말해 ‘조폭 행동 공동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여기서 ‘조폭 행동 공동체’라는 말은 올해 2월 2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파이브 아이즈, 백인 우월주의 주축 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파이브 아이즈를 “미국을 중심으로 결성된 인종주의적 색채가 강한 ‘조폭 행동 공동체’”라고 칭한데서 비롯됐다.


당시 환구시보는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들은 앵글로색슨 문명 우월론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초반에는 정보 교환만 했지만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 공격을 공동 사명으로 삼고 인종주의의 사악한 이념만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가 말했던 바로 그 ‘조폭 행동 공동체’가 사실은 중국 아닐까? 중국이야말로 중화주의 사상에 파묻혀 중국우월론을 전 세계에 강제로 공유시키려 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중화제일주의의 세계화를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심지어 다른 나라의 외교 주권까지도 무시하면서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다 한다. 그러면서 그런 일을 하지 못하게 하면 공격하고 심지어 린치까지 가한다. 그것이 바로 ‘조폭 행동 공동체’의 특성 아닌가?


이번에 드러난 두바이의 블랙사이트는 정말 중국다운 발상이고 중국이니까 할 수 있는 악랄한 비외교적, 비인간적 처사다. 그런 의미에서 두바이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운영되고 있을 블랙사이트의 정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야만 한다.


더불어 이젠 ‘조폭 행동 공동체’인 그 중국을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모든 나라들이 철저히 배제시켜야 한다. 그래야 평화가 찾아들 수 있다. 그것이 곧 정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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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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