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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에서 미중전쟁 일어나면 러시아는 중국 도울까? - 中외교부, '철통같은 친구국가 14국'에 러시아-북한은 없어 - 러시아 푸틴, 바이든에게 "아프간 정찰위해 러시아 기지 사용 허락" - 미중충돌 상황 생겨도 러시아는 중국 지원 않을 것 확실
  • 기사등록 2021-08-15 22:59:27
  • 수정 2021-08-16 09: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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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대규모 연합훈련 "합동작전 새 경지"]


대만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가 각각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닝샤(寧夏) 회족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중국과 러시아군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군사훈련 '서부연합-2021 연습'을 실시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러시아군이 처음 참여해 중국 영토 안에서 실시된 전략 훈련인데다가 중국의 주요 무기를 양측 합동훈련 사상 처음으로 공동사용한 점 등에서 주목받았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양국의 군사공조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양측에서 나란히 나왔다.


한린 중국 군사위 연합 참모부 전략전투훈련국 국장은 이번 훈련에 대해 “새로운 개념과 전법, 특히 화력 집중 공격, 후방 요충지 병력 투하, 장갑차 200대와 전폭기에 드론을 이용한 무인기 벌떼 공격 등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과 관련해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도 12일 "이전의 합동훈련은 중-러 쌍방이 대부분 동일 작전 계획하에 각자 독립적으로 부대를 편성해 행동하는 모습이 많았으나 이번 훈련은 중·러 양국군을 혼합 편성해 기획했다"면서 이번 훈련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해방군보는 특히 “합동지휘본부를 꾸린 양측이 양국 언어로 만들어진 지휘정보 시스템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이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초청을 받은 쪽인 러시아군이 훈련 전 과정에서 작전회의에 참가해 공동의 임무를 이해했고, 전세 파악, 작전 검토, 공동 대응태세 점검 등을 양국 군이 함께 했다”는 것이다. 양측은 또 “연락체계를 구축해 필요시 수시로 임무조정회의를 진행했다”고 해방군보는 전했다.


해방군보는 이와 함께 “이번 훈련에서 각종 데이터를 공유하고, 작전 규칙을 통일한 것은 향후 있을 수 있는 양국군의 연합작전에 기초를 닦았다”고 평가하면서 “훈련 내용면에서 양측 병력 1만여 명과 다양한 군용기, 화포, 장갑 장비 등을 투입해 공동으로 방공 및 파괴 작전 등 20여 가지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연합훈련의 핵심인 양국 군 통합의 실제 내용이 체계적이었다”고 호평했다.


러시아측도 이번 훈련의 성과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러시아 동부군구 부사령관인 미하일 노술레프 중장은 중국 매체들과의 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화상회의 시스템과 중러 전용의 합동지휘정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상호 협력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했다”며 “훈련을 통해 중국군과 러시아군은 합동작전에서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고 13일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중-러 대규모 연합훈련의 목적은?]


그렇다면 이번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의 목적은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러시아의 이번 훈련이 역내 안보와 안정, 대테러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정리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 훈련을 계획한 건 현재 급변하는 아프간 사태 이전이겠지만, 양국이 공통된 안보 우려 속 단결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 국방부 고위 관료 출신인 드류 톰슨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스쿨 방문연구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중러 훈련의 배경엔 정확하게 지역 안보라는 이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톰슨은 이어 “아프간과 중앙아시아 안보 관련 중국의 최우선 순위는 중국 내 무슬림 소수 민족인 신장 위구르족 무장단체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확장을 막는 것”이라면서 “탈레반과 ETIM 사이엔 역사적인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훈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톰슨은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같은 목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것이 이번 같은 지상 훈련 개최를 바라보는 완벽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로서는 중국이 중앙아시아에서의 러시아 이익을 인식하고 중국의 역내 야망을 잠재적으로 제약하기 위해 중국과 군사적으로 협력할 의지가 커졌다”고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중앙아시아 안정을 보장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집중 관심 대상인데, 중국 또한 탈레반 세력의 강화로 인해 역내 안정이 훼손되면 안되기 때문에 러시아와 손을 잡고 중앙아시아의 안정을 위한 군사훈련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중국은 최근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 대표단을 초청해 회담을 가진 바 있는데 이 역시 탈레반 세력을 다독이면서 탈레반 세력으로 인해 역내 안정 구도가 깨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중러 군사훈련 장소가 막과 높은 고원 등 중앙아시아와 비슷한 기후와 지리 조건을 가진 닝샤(寧夏)라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 준다. 리수인 중국 군사과학원연구원도 닝샤(寧夏)가 가지고 있는 환경적 특성과 중국 내 무슬림 회족 자치구라는 점 때문에 이번 훈련지로 선택됐다고 중국 관영 중앙(CC)TV에 말했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수준의 군사훈련을 진행한 것은 우선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이후 '전략적 무주공산'이 되면 탈레반 세력의 확장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모두 이들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강력한 필요성 때문에 이번에 합동군사훈련을 했다고 보는 것이다.


[중-러 합동군사훈련, 미국을 향한 대응 의도는 없는가?]


이번 중-러 합동군사훈련이 단지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인한 중앙아시아의 안정만을 바라고 진행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어찌보면 중국과 러시아가 동상이몽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 훈련 자체가 대 중국 압박을 강화하는 미국에 “우리 등 뒤에 러시아도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번 훈련에 대해 과하다 싶을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만약 대만에서의 미중간 충돌로 전쟁이 일어난다면 러시아가 지원해 줄 수도 있다는 의미를 미국에게 던지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미국과 충돌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중국주재 러시아 대사인 안드레이 데니소프가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데니소프 대사는 지난 6월 중국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중·미 간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데 대해 “러시아와 미국 간 무력충돌 가능성이 없듯이 미국과 중국도 충돌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모호한 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데니소프 대사는 “이런 충돌은 모든 인류를 몰살시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편을 드는 게 의미가 없다”는 설명했다.


데니소프 대사의 발언은 교묘하게 중국이 듣고자 하는 말, 곧 “미중충돌 상황이 번지게 되면 중국 편에 서겠다”는 답을 피해 나갔다. 이는 사실상 그럴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 6월 11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에 대해 행동을 취하면 러시아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푸틴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해 답을 할 수 없다”며 “다행인 건 아직 군사충돌이 생기지 않은 점”이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러시아가 중국편”이라는 말을 결코 하지 않은 것이다.


다시말해 푸틴 대통령이나 데니소프 대사의 발언 모두 러시아가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한다고 해서 미국과의 관계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다.


[중국은 러시아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렇다면 중국은 러시아를 진짜 동맹에 준하는 국가로 생각하면서 미중충돌이 생기면 자신들을 도와줄 것으로 생각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이다. 지난 7월 1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파키스탄에서 잠비아까지: 누가 중국의 진짜 친구인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올렸다. 중국전문가인 마리아 시오우(Maria Siow)가 쓴 이 글은 중국 외교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주는 아주 의미있는 보도라 할 수 있다.


SCMP는 “중국 외교성명의 영문판에 중국과 ‘ironclad’(쇠처럼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바위처럼 단단한)로 표현되는 국가가 14개인데 중요한 것은 이들 14개 국가의 명단에 러시아와 북한이 없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그야말로 철통같이 단단한 나라로 꼽은 곳들은 브라질, 이집트, 에티오피아, 케냐, 말리, 몰타, 나미비아, 파키스탄, 루마니아, 세르비아, 탄자니아, 예멘, 잠비아, 짐바브웨 등 14개국이다.


SCMP는 이들 14개국외에도 벨라루스, 캄보디아, 쿠바, 미얀마, 우크라이나 같은 5개국도 ‘ironclad’에 준하는 나라로 목록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렇게 따져도 중국이 가장 믿을 수 있는 19개나라 명단에도 역시 러시아와 북한은 없다.


러시아는 그렇다 치더라도 북한 입장에서는 정말 섭섭할만 하지만 어찌보면 중국이 북한을 지금 계륵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왕이웨이(王義桅) 중국인민대학교 교수는 “‘ironclad’ 나라 사이엔 서로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배반이 없다”고 했다.


또 러시아가 중국의 ‘ironclad’ 국가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중국을 연구하는 탁사실라연구소 마노지 퀴왈라마니(Kewalramani) 연구위원은 “러시아는 중국에게 전략적 파트너는 될 수 있을지언정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이는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완전히 가시지 않는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SCMP는 이어 “중국은 한때 중국에 속했던 잃어버린 영토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역시 중러관계가 결코 하나로 묶여질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은 러시아와 대규모의 합동군사훈련을 하면서도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한다 할지라도 러시아가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유명 국제관계 전문가인 스인훙(時殷弘) 중국인민대학교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는 본래 한 침대에서 다른 꿈을 꾼다(同床異夢)”며 “지금은 미국의 압박 때문에 함께 있기를 바라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진정으로 서로 믿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러시아와의 합동군사훈련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일종의 대 미국 시위 성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를 어떻게 볼까?]


그렇다면 미국은 러시아를 어떻게 평가할까? 지난 6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바이든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은 현재의 미러관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주섭일 전 중앙일보 파리특파원이자 국제문제 대기자는 Why Times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러정상회담의 뒷 얘기를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이날 미러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은 유럽정상들로부터 “러시아를 자극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특히 메르켈 독일총리는 러시아에서 공급받는 가스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러시아는 유럽국가임으로 유럽에 맡겨두라고 권했다“고 했다.


”마크롱 프랑스대통령도 ‘러시아 문제는 유럽문제로 유럽이 주도적으로 풀 것이니 우리에게 맡겨 달라“고 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푸틴은 핵과 군축문제에 바이든과 사실상 합의함으로서 유럽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말도 전했다.


주섭일 Why Times 고문은 “냉전시대에는 유럽이 미국에게 군사문제를 맡겨달라는 요청을 감히 할 수 없는 입장이었지만, 21세기 유럽은 냉전을 종식해 대서양부터 캄차카반도까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체제로 러시아가 통합되어 있다”면서 “유럽은 공산주의 시대를 30여년 전 끝내고 구소련과 동구 공산진영이 모두 자유민주와 시장경제국가로 변화했는데, 냉전시대와 같은 이념적 전쟁위기가 사라졌기 때문에 푸틴과의 대화도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냉전시대 세계 공산당의 두목 소련과는 달리 러시아는 이미 의회민주주의-시장경제체제의 동질성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어서 유럽과 말이 잘 통한다는 것이 유럽정상의 설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러시아를 유럽정상들에게 맡기고 마음놓고 중국에만 집중해도 된다”는 것이 주섭일 고문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해 주는 일이 벌어졌다. “탈레반의 세력확장으로 아프가니스탄 정세가 불안해 지고 있는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탈레반 감시를 위해 중앙아시아에 있는 자국 군사기지를 써도 좋다고 제안했다”고 영국의 선데이타임스가 지난 7월 18일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를 인용해 보도한 이 기사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6월 미·러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무인기(드론) 등을 통한 아프간 정보 수집을 위해 키르기스탄과 타지키스탄의 러시아 군사기지를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타지키스탄에는 병력 약 6000명이 주둔하는 러시아의 가장 큰 해외 기지가 있다. 키르기스탄엔 아프간 국경에서 약 805㎞ 떨어진 곳에 그보다 작은 기지가 있다. 두 나라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소련권 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 제안을 받아들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것이 러시아이고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한마디로 설명해 준다. 그래서 중국더러 ’꿈 깨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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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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