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中 침공 상정 군사훈련하는 대만, 中도 맞대응 긴장고조 - 내용도 기간도 훨씬 강화, 프라타스군도 실사격훈련도 - 美-대만 한경경비선 합동훈련 실시한 듯, 당국은 공식 부인 - 대만관계법에 의거, 美 무기수출도 지속, 中은 강력반발
  • 기사등록 2021-08-12 13:26:24
  • 수정 2021-08-12 17:04:34
기사수정


▲ 지난해 한광 36호 훈련에서 군복과 헬멧, 방탄복까지 입고 치사하는 차이잉원총통 [사진=대만 국방부 페이스북]


[中 침공 상정, 군사훈련하는 대만]


대만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침공 상황을 대비해 대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11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漢光·Chinese Glory)훈련을 9월 13일부터 닷새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무력 침공에 대비한 이 훈련은 대만 육해공군이 모두 동원되는 최대 규모의 훈련으로, 이번 훈련에는 “중국군의 침공으로 공군 기지가 파괴된 상황을 가정해 대만 공군 전투기가 남부 핑둥(屛東) 지역의 자둥(佳冬) 비상활주로에서 이착륙 훈련을 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최근 폭격기까지 동원해 대만 ADIZ로 들어오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대만 국방부 참모본부는 10일 화상 브리핑에서 “이번 한광 훈련이 대만 본섬, 외곽 도서 및 해역과 공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한 “적군의 위협으로 인한 가상 상황을 상정한 훈련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련 기간이나 질은 지난해보다 훨씬 강도도 높아지고 기간도 사실상 연장됐다. 작년까지는 5일에 걸쳐 지휘소훈련(CPX), 기동훈련, 상륙저지훈련 등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진행되는 CPX를 따로 떼어내 4월에 8일 동안 진행된 데다가 다음 달에 기동훈련과 상륙저지훈련 등을 5일간 실시한다. 결국 전체 훈련 기간이 13일로 늘어나 작년보다 8일이 더 길어진 셈이다.


이렇게 훈련기간이 늘어난 것은 중국군 전투기가 지난해부터 대만방공식별구역(ADIZ)에 자주 진입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CPX를 크게 강화하고 실기동훈련 기간도 더 늘렸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동원되는 정확한 병력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주목할만한 대만의 군사훈련]


그런데 이번 대만의 군사훈련은 여러 가지 주목할만한 점이 있다. 우선 국방부의 이번 훈련 일정 발표가 이달 1일부터 2주간 미군과 인도네시아군의 최대 규모 연합 군사훈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규모 육해공 합동훈련(LSE-2021) 발표에 이어 나왔다는 점이다. 미군의 군사훈련과 때를 맞춰 중국에 맞서는 대응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진행된 CPX에서 대만군은 자국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했었는데, 이는 유사시 미군과의 연합작전에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래서 이번 대만군의 군사훈련에서 대외적으로 미군과 연합훈련을 하지는 않지만 작전 교류 등의 실질적 훈련은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훈련 기간만 봐도 그렇다. 당초 7월에 하려던 이 훈련은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미뤄졌다. 그러나 7월과 최근의 대만 코로나19 상황에 큰 차이는 없다는 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 훈련을 강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오는 것이다.


두 번째 주목할만한 포인트는 대만 해군 131함대에 배속된 스텔스 초계함 타장(塔江·PGG-619)함이 이번 한광 훈련에 참가한다는 점이다. 일명 ‘항공모함 킬러’로도 불리는 대만의 최신 스텔스 미사일 초계함인 타장(塔江)함은 2015년부터 실전 배치된 퉈장함(沱江·PGG-618)급 양산형 초계함으로 슝(雄)-2, 슝-3 초음속 대함 미사일, 3차원(3D) 방공레이더, 하이젠(海劍)-2 단거리 방공미사일, 76mm 함포 및 벌컨포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시속 80km가 넘는 고속 초계함인 타장함의 이번 훈련 참가는 대만해협을 건너려는 중국 해군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장함의 임무는 중국군 항공모함이나 강습상륙함을 저지하는 것이다.


세 번째 주목 포인트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인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는 점이다. 5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해순서(해경)는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프라타스 군도 부근 해역에서 내달 5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훈련 기간에는 특히 중국군의 상륙 작전을 상정해 대만이 자체 개발한 훙준(紅隼) 대전차 로켓을 활용한 반격 훈련도 실시한다. 해순서는 이를 위해 프라타스 군도 해역 주변 약 14.8km와 약 3.6km 상공에 주의보를 발령했다.


프라타스 군도에서 대만군이 이러한 훈련을 하는 것은 그동안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본토 점령에 앞서 대만이 실질적으로 점유중인 일부 섬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점령할 수도 있다는 우려들이 나왔기 때문에 이에 대해 방어하는 훈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프라타스군도가 대만 섬에서 약 4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반면 중국 광둥(廣東)성에서는 약 26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중국군이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강행할 경우 대만 측이 방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CCTV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대만 공격의 주력 부대로 꼽히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육군 제73 집단군이 최근 푸젠(福建)성 동부 외해에서 상륙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훈련에는 동부전구 제73 집단군 수륙양용 혼성여단 소속의 기갑 부대 전력과 중국이 자체 개발한 05형 수륙양용 장갑차 수십 대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제73 집단군 산하 특전여단은 지난 2일 남부 광둥성과 푸젠성의 해상에서 부대 창설 이래 처음으로 해상 낙하산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당시 CCTV는 이를 상륙 작전 가운데 중요한 침투 작전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분명한 것은 이 훈련들이 의도하는 바가 바로 프라타스군도 등의 점령작전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시 관할인 프라타스 군도가 면적이 1.79㎢에 불과하지만 중국의 두 번째 항모 산둥(山東)함이 배치된 하이난다오(海南島)와 바시해협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절대 놓칠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군은 일본자위대와 함께 일단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점령당했을지라도 이를 재탈환하는 상륙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또 하나의 주목포인트, 해경 순시선의 훈련]


이러한 대만군의 군사훈련과 함께 또 하나 주목되는 포인트가 바로 대만 해순서(해경)의 해상훈련이다.


대만 연합보는 대만 해순서(해경)의 첫 4천t급 '자이'(嘉義·CG5001)함과 600t급 퉈장급 안핑(安平)함이 10일 동부 화롄(花蓮) 외해에서 해상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함정과 대만 해순서 등 함정 4척이 연합 훈련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만 해순서는 전날 화롄 외해에서 미국과 대만의 연합훈련 소식에 대해 부인했다.


그런데 이 훈련이 주목을 더 끄는 이유는 대만과 미국이 11일 해상에서의 합동 임무를 논의하기 위한 해안경비대 실무그룹회의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물론 해안경비대가 군사적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만 수호를 위한 해양법 집행에 대해 미국과 대만이 머리를 맞댔다는 것 자체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양측이 또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칙에 기반한 국제 해양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해안 경비 및 기타 해양 문제에서 국제협약을 촉진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단순한 수산업 같은 문제가 아니라 논의 범위가 사실상 전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식 국교를 맺지 않은 미국과 대만간에 사실상 국방안보 협의를 이를 통해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은 실질적인 대사관격인 AIT를 통해 “해양 안보와 안전, 해양 법 집행 정보 교환 및 국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우려되는 문제에 대한 대만의 의미 있는 참여와 기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대만간의 회담 발표도 양국 해안경비대가 화롄 외해에서 합동훈련을 했다는 사실을 대만 해순서가 부인한 직후에 나왔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타이페이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1일, “미국과 대만간의 해안경비대 협약이 대만을 자국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압박이 점점 더 강해지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SCMP는 또한 “10일 대만의 3개 신문들이 익명의 해안경비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해안경비대와의 협력에 연합훈련도 포함될 수 있다도 보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SCMP는 “대만 해순서는 미국과의 합동훈련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대만이 지난 4월 취역한 4000t급의 자이호와 소형 선박 2척을 보내 미군의 해안경비선과 합동훈련을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자이함은 유사시 곧바로 군함으로 전환될 수 있는 최초의 해안경비함정”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도 이날 협의를 마친 후 “미국과의 해상협력은 양국간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맞대응하는 중국, 하이난 인근 해역서 군사훈련]


러시아와의 합동 군사훈련을 9일부터 시작한 중국이 비슷한 시기 하이난 인근 해역에서도 대규모 해상 군사훈련을 진행한다. 닝샤 회족자치구의 칭퉁샤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병력 1만명 이상과 첨단 전투 장비들이 동원되는 러시아와의 대규모 연합훈련과 동시에 남중국해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미국과 함께 대만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쉬광위 중국군축협회 고급고문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훈련은 중국이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략적 차원에서 보여줄 것”이라며 “100개 국가의 군함이 남중국해에 오더라도 주권과 안보를 지키겠다는 의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방어무기 계속 지원하는 미국]


한편 리시밍(李喜明) 전 대만군 참모총장은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군이 건군 100주년인 2027년에 대만 공격을 위한 역량 확보를 위해 군의 현대화에 나섰다며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방어 장비를 확충하면서 섬 자체를 더욱 요새화하는 '고슴도치 전략'을 펼치는 대만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미사일 쾌속정, 기뢰, 지대함 하푼 미사일 등의 치명적이며 기동성과 정확성을 갖춘 비대칭 전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월 출범 이후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받아 처음으로 대만에 무기 수출을 허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국무부가 4일(현지시간) 대만에 7억5천만 달러(8천580억 원)로 예상되는 무기 판매를 승인했음을 의회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수출 승인이 난 무기는 노후한 대만 포병 전력의 현대화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미군의 주력 자주포인 M109A6 팔라딘 40문, M992A2 야전포병 탄약 보급차 20대, 야전포병전술데이터시스템(AFATDS), 발사된 포탄을 목표 지점으로 정밀 유도하는 GPS 키트 1천700개다.


미국은 2010년 이래 대만에 230억 달러 이상의 무기 판매를 공표해 왔다. 미중 수교 후 대만에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까지 대만군 현대화 지원에 나서면서 중국은 극렬히 반발했다.


중국은 지난 4일 외교부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가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면서 “중국은 정당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대만에 대해 이러한 군사장비 판매말고도 지난 2년간 대만에 무기 전문가를 파견해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 시험을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SCMP는 지난 2일 “미국은 대만에 1997년 이후 최소한 400대 이상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판매했으며 이는 미국의 대만 관계법에 따라 시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은 그동안 미국과 일본만 사용해 오던 패트리엇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도 대만에 수출하기로 했다고 SCMP는 전했다. PAC-3는 미사일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렇게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는 확고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26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