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또 불거진 중국의 권력투쟁, 시진핑 엄중 경고 - 시진핑의 경고, “나에게 대적하지도, 3연임 반발하지도 말라!” - “공산당내에 배신자가 있다!” "말로는 좋지 않을 것" 경고 - 타겟은 반시진핑파의 거두 장쩌민파
  • 기사등록 2021-08-09 21:55:26
  • 수정 2021-08-10 14:46:41
기사수정



[시진핑의 경고, “나에게 대적하지 말라!”]


8월의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중국에서 또다시 권력투쟁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제임스타운재단’은 지난 7월 23일자 보고서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인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럼에도 공산당 핵심부에서 반 시진핑파들의 책동이 있었고,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이례적으로 강력한 경고를 잇달아 발표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 이름으로 최근 펴낸 ‘2021년 공산당 전면적 강론’에서도 당내의 불협화음에 대해 직접 지적하면서 최고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내 권력투쟁 상황을 소개한 미국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의 보고서


시진핑 주석이 지목한 당내 분열세력이란 후진타오 전 주석과 장쩌민 전 주석 추종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지난 7월 1일의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천안문 주석단에 함께 등장한 후진타오보다는 병을 핑계로 행사에 동참하지 않은 장쩌민 일파를 향한 시진핑 주석의 경고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공산당내에 배신자가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에는 공산당내 규칙을 집행하고 부패를 척결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CCDI,中央纪律检查委员会)는 “당의 핵심에 대해 음모를 꾸미는 당내의 배신자들에 대해 경고”하면서 마오쩌둥이 지난 1938년에 제창한 ‘4가지 복종(四个服从)’을 언급했다.


여기서 ‘4가지 복종(四个服从)’이란 “개인은 조직에 복종하고, 소수는 다수에 복종하며, 하급 간부들은 상급자에게 복종하고, 그리고 당 구성원 모두가 중앙(핵심 지도자)에 복종한다”는 내용을 말한다.


중국 공산당체제에서의 ‘중앙’은 다름아닌 마오쩌둥이나 시진핑 같은 당의 확실한 지도자를 의미한다. 그동안에는 마오쩌둥에게만 ‘당 중앙’이라는 말을 써 왔지만 최근들어 시진핑도 ‘당 중앙’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공지 글에서는 또 마오쩌둥에게 도전한 것으로 알려진 두 명의 배신자들을 예로 들면서 당원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장궈타오(张国焘, 1897-1979)와 왕밍(王明, 1904-1974)이 그들이다.


중국 공산당의 창립 멤버인 장궈타오는 한때 마오쩌둥보다 두배 규모의 군대(제4홍군)를 통제한 능력있는 군사전략가였는데 먼 길에 걸친 정벌 중 마오얼가이 회의에서 마오쩌둥과 의견충돌로 결별했다. 결국 1938년에 숙청되었고 후에 국민당(國民党)으로 넘어갔다.


그 장궈타오에 대해 마오쩌둥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준비할 때 과거 중앙위원회 위원이었지만 배신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장궈타오는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점령하자 홍콩으로 망명했다가 나중에 캐나다로 망명해 중국 문제 연구에 전념하면서 그곳에서 살다가 사망했다.


또 한 사람 왕밍은 모스크바에서 훈련을 받은 뒤 1931년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코민테른)의 지원으로 중공 총서기 대행으로 임명되었다. 왕밍과 다른 모스크바 관련 초기 중공 지도자들은 마오쩌둥을 멸시하고 이들 일파에 대해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농민 영웅으로 멸시했다.


그러다가 왕밍은 1937년 마오쩌둥과의 권력투쟁에서 실패했고 스스로에 대해 "좌파 모험주의"의 실수로 치부했다. 왕밍은 당에 남아 있었지만 1949년 이후 별다른 직무를 수행하지는 못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다른 공지글에서 거론한 또다른 배신자는 구순장(顾顺章)이다. 모스크바에서 첩보훈련을 받았던 그는 중국 공산당의 보안관계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가 그는 공산당을 떠나 국민당으로 넘어갔고 그의 밀고로 수많은 공산당 첩자들이 살해됐다. 그러다가 나중에 국민당마저 배신해 결국 처형되고 만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이렇게 당에 배신하는 사람들은 비참한 종말을 맞이한다면서 구순장을 예로 든 것이다.


[반 시진핑파의 수족자르기에 혈안인 집권파]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이 세 명의 배신자를 거론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최고지도자의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배신하게 되면 그 최후가 험악하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장궈타오 같은 인물들은 이미 많이 존재한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시진핑의 통치를 거부하고 해외로 망명한 반시진핑파를 일컫는 사람들일 것이다.


최근만 하더라도 국가안전부 간부인 둥징웨이 부부장도 그런 반열에 오른 사람이다. 한때 중국은 둥징웨이의 망명설을 부인하면서 6월 23일 ‘중·러 상하이 협력기구 안전보장 이사회 사무국’회의에 참석했다고 사진을 제시했으나 그 사진은 나중에 포토샵으로 조작한 것이 확인되었다.


중앙당교(中央黨校)의 교수였던 차이샤(蔡霞) 역시 보기 드문 내부 폭로자다. 이런 부류의 탈 중국 지도층 인사들은 수두룩하다. 중국은 이렇게 해외로 탈출한 반체제 인사들을 다시 중국으로 납치해 오는 소위 ‘여우사냥’을 하다가 미국으로부터 철퇴를 맞은 적도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홍콩 매체 명보(明報)는 “중국 공산당 사정·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가 2014년부터 2020년 10월까지 120여개국으로 도망친 총 8천363명을 송환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 중에는 공산당원과 정부관리 2천212명과 인터폴 적색수배자 357명, 중국이 발표한 '적색 지명수배자 100명'(百名紅通) 중 60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배신자로 언급한 왕밍 같은 경우는 중국내에 있으면서 반시진핑파로 불리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 대표적인 부류가 바로 장쩌민 일파이다.


지금 시진핑 집권파는 중국내 ‘반시진핑파’의 수족자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에 대한 돈줄 차단과 인맥차단을 위해 국익의 손실도 감수하는 아주 위험한 선택마저 마다하지 않는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지난 5월 11일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향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장쩌민(江澤民)파 등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숙청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외적으로는 ‘부패 척결’이라는 명분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장쩌민 전 주석을 배경으로 둔 세력들, 특히 군부내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대대적 숙청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시진핑 주석의 이러한 숙청작업이 “내년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부 권력을 공고히 하면서 군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주석은 “우선 중국군 방산 복합체 전현직 임원들을 새로운 숙청 목표로 삼았다”면서 “핵 분야 및 항모 관련자들을 포함해 방위산업체 전현직 임원들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시진핑 주석이 2012년 취임 이후 ‘호랑이’(고위 관료)와 ‘파리’(하급 관료)를 향한 숙청작업을 단행했지만 2017년 제19차 당대회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 들었다가 내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호랑이’를 잡으려는 숙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다양한 공작은 경제계에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마윈의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에 대한 중국 정부당국의 강력한 규제와 자금줄 파악을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당국이 마윈의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이 지난 해 상장 당시 이례적으로 빠르게 상장 절차를 끝마친 것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면서 “그 배후에 장쩌민파가 있는 것으로 중국 정부당국은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앤트그룹의 마윈이 장쩌민 전 주석의 장남 장멘헝(江綿恒)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이다.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 공개한 주주명단에도 장쩌민 전 주석의 측근이 대거 포함됐다.


시진핑 주석의 반대세력 청산에는 언론도 당연히 그 대상에 끼어 있다. 그 타겟으로 떠오른 언론사가 바로 과거 2011~2012년 당시 시진핑의 정적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의 업적을 크게 치켜세웠던 홍콩의 봉황위성TV다. 이 매체의 대주주인 류창러(劉長樂) 전 회장은 시진핑 정부의 심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결국 류 회장 소유의 주식 모두를 전량 매각하면서 손을 뗐다.


홍콩의 봉황위성TV에 대한 중국 정부당국의 손길은 시진핑 정부가 본토를 넘어 홍콩에 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홍콩은 주요 민영 언론 및 출판사까지도 모두 중국 본토 자본, 곧 친정부 세력에 의해 점령당하고 있다.


홍콩의 가장 유력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까지도 알리바바가 소유한 지분을 인수받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타겟은 반시진핑파의 거두 장쩌만파]


중국의 3대 파벌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장쩌민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공산혁명 원로의 후손을 뜻하는 태자당이다.


혁명 원로 시중쉰(習仲勛)의 아들인 시진핑 주석은 집권 당시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 이어 두 번 연속 공청단에게 주석직을 내줄 수 없다는 명분 때문에 시진핑이 주석직에 올랐다. 리커창은 후진타오 전 주석과 동향인 안후이성 출신이고 공청단 경력까지 같다.


2007년의 제17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은 서열 5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리커창은 그의 뒤를 이어 선발되면서 본격적인 정치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상무부 부장 보시라이(薄熙來, 1949년), 베이징 시장 왕치산(王岐⼭, 1948년생), 중앙조직부장 리위안차오(李源潮, 1950년생), 충칭시 서기 왕양(汪洋,1955년생) 등이 정치국 위원에 포진하며 차기 주석 자리를 두고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2012년에 주석직에 오른 시진핑은 권력의 분점 체제를 부수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정적들에 대한 숙청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차기 권력구도의 핵심으로 떠오르던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의 후춘화(胡春華)를 정치국 상무위 명단에서 배제시키면서 후계 구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막았고, 더불어 후춘화와 같이 차세대 지도자로 커오던 상하이방 계열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부패혐의로 체포해 낙마시켰다.


이런 식으로 시진핑은 1인 장기집권 체제를 강화하면서 상하이방과 태자당 출신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견제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시진핑 옹립을 지원하면서 차기 주석직을 바라보던 상하이방과 태자당은 ‘누구 덕에 국가주석에 올랐는지 잊었느냐’며 상당한 반감을 보인다. 특히 청년 시절을 상하이에서 보낸 장쩌민 전 주석의 반발이 컸다. 장쩌민 전 주석은 아직도 상하이방 대부 노릇을 하며 막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태자당 분파인 ‘훙얼다이(紅二代)’ 즉 혁명원로 2세 집단도 노골적으로 시진핑 주석에 반기를 들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지난해 3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은폐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 주석을 ‘벌거벗은 광대’에 비유했다가 체포돼 18년형을 받은 런즈창(任志强)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이다.


결국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반대세력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내년의 당대회를 원만하게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정적들의 자금줄 차단과 함께 정적의 거두들은 그대로 둔채 손발 자르기에 본격 나섰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내 파벌 싸움은 지금도 진행 중]


시진핑 주석이 세상의 모든 권력을 다 쥔 것 같지만 그럼에도 그의 반대파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다 숙청할 수는 없다. 그것이 또한 중국의 정치구도이다.


그래서 반시진핑파가 시진핑 집권세력을 향해 거세게 도전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이유로 내부에서의 권력투쟁은 지금도 요란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집권 핵심 세력인 류허(劉鶴) 부총리의 아들 류톈란(劉天然)이 IT기업 텐센트와 징둥(京東) 등 여러 대기업에 비밀리에 투자한 것이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폭로했는데 이는 단순한 FT의 취재가 아닌 중국 내부의 폭로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시진핑 핵심 세력에 대한 반시진핑파의 공격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반시진핑파는 미중충돌 격화 상황에서 미국과 유화적 태도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되면 시진핑 일파의 힘이 약해지고 3연임 명분 역시 사라지기 때문에 강경 대치를 끝까지 밀어붙일 태세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내 권력투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내년 가을의 당대회까지 시진핑 주석은 몇 가지의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우선 중국의 경제상황이 얼마나 더 악화될 것인가의 여부가 그 하나이고, 내년 2월의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은 그야말로 험한 고비가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시진핑의 위세는 급격하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결론적으로 시진핑의 3선연임이냐, 아니면 후계 구도로 가느냐의 싸움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어떤 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예상 못하는 사회가 지금의 중국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23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