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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판 ‘화염과 분노’, 마오쩌둥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 게릴라식 중국외교, 과감한 세대교체로 美와 강경 대치 예상 - 中, 美와 강경하게 맞불을수록 몰락의 골짜기는 더 깊어질 것 - 中, 과거 소련 무너졌던 브레즈네프 시대와 너무 흡사
  • 기사등록 2021-08-08 22:27:39
  • 수정 2021-08-10 10: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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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망령 되살아난 중국 외교]


미중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주미 대사로 그 많은 미국통들을 제끼고 왜 전랑(戰狼)외교의 대명사인 친강(秦剛·55)을 내보냈을까? 지난 6월 25일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을 만난 왕이 외교부장관과 셰펑(謝鋒) 미주·정책 담당 부부장과의 대화에서 왜 그렇게 공격적 태도를 취했을까?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중국의 외교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을 향해 말했던 ‘화염과 분노’ 스타일의 외교가 이제 중국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최근 미국이 중국을 줄기차게 공격하자 일본 제국주의 맞서 결국 승리했던 마오쩌둥의 '지구전' 사상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데 그 사상이 지금 중국 외교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날 분석 기사에서 “최근 중국 공산당 간부들 사이에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승리한 마오쩌둥 전집이 필독서가 되고 있다”면서 “젊은 공산당 간부를 교육하는 중앙당교에서도 마오쩌둥 선집을 교과서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1937년 7월부터 일본의 침략으로 중국 전국토에서 전개된 중일전쟁 당시 만주를 점령했던 일본을 국공합작과 지구전을 통해 중국 대륙에서 몰아냈던 마오쩌둥은 직접 '지구전론'을 집필하기도 했는데, 마오는 이 책에서 “중일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기 때문에 전면전이 아니라 게릴라전을 펼쳐야 한다”는 소위 ‘지구전론’을 주장했다.


마오쩌둥은 또한 이 책에서 “군사 행위는 단순한 무력 충돌이 아닌 고도의 정치행위”라면서 “결국 지구전론은 단순히 무력이 총동원되는 전쟁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논리가 아니고, 문화투쟁과 정당투쟁, 특히 패권다툼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중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바로 마오쩌둥의 지구전 사상을 외교의 기본으로 원용하고 있다”는 것이 SCMP의 분석이다.


흥미로운 것은 “마오쩌둥은 지구전론에서 결국 일제는 몰락하고 중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와 똑같은 논리로 시진핑은 미국과 지구전을 펼치게 되면 미국이 몰락하고 결국 중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앞서서 제창하고 중국의 관영매체들이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동승서강(東昇西降·동쪽은 뜨고 서쪽은 내려간다)이 국제사회의 큰 추세”라는 논리가 바로 이러한 근거에서 나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올 1월 장관급 고위 간부 토론회에서도 “지금 세계는 100년 만의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시(時)와 세(勢)는 우리 쪽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진핑의 이러한 외교정책은 그동안 갈등이나 대립이 없는 미중관계, 상호상생 협력의 미중관계를 추구했던 그동안의 외교방식과는 확연하게 구별된다.


이전의 외교전략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였다. 도광양회는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실력을 비축한다는 의미다. 중국이 슈퍼파워가 될 때까지 미국과 서방국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외교정책을 유지해 왔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때부터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데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기대와는 달리 과거보다 더욱 더 강경한 대중정책을 펼치자 결국 시진핑 주석이 외교방식의 대전환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세계 패권 잡기위한 중국 전략, 본색 드러내다!]


미국이 이렇게 중국에 대해 강력한 외교정책을 펼치는 것은 중국이 알게 모르게 내비친 속내가 만천하에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7일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 도시(Rush Doshi)가 지난 6월 출판한 '기나긴 게임: 미국 질서를 대체하려는 중국의 대전략'(The Long game: China's Grand Strategy to Displace American Order)을 중심으로 바이든 정부의 대 중국정책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그런데 이 책이 주목을 끌었던 것은 대중강경파인 러시 도시가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담당 선임국장이기 때문이다. 커트 캠벨 NSC 인도태평양조정관과 더불어 대중 정책을 짜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러시 도시는 이 책에서 중국에 대한 실망감을 가감없이 그대로 드러냈다.


“오랫동안 미국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로 편입하는 걸 지원하면서 글로벌 사회에서 중국이 책임있는 이해당사자가 되기를 원했지만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 진행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중국은 미국과 지향점이 다르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졌고 이제 미국도 중국이 변할 것이라는 기대를 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4월 의회 연설에서 "21세기를 이끌기 위해, 중국 및 다른 국가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며 "역사적인 변곡점에 처해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문제는 IMF(국제통화기금)와 호주 싱크탱크 로위 인스티튜트(Lowy Institute)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전 세계 190개 국가 중 미국보다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큰 국가가 약 67%인 128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적은 비용으로 중국이 새로 구축하려는 글로벌 질서 구축을 훼방놓는 방법, 곧 '비대칭적인 무디게 하기'(asymmetric blunting) 전략을 써야 한다는 것이 러시 도시의 주장이다.


그 방법으로 “군사적으로는 첨단 무기 개발로 중국의 영유권 확대 움직임을 견제한다든지 경제적으로는 미국기업이 핵심 부품을 중국기업에게 판매하게 못하게 하는 방법 등을 써야 한다”는 것이 러시 도시의 주장이다.


러시 도시는 특히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초강대국으로 가기 위한 원대한 전략을 갖고 있다”고 분명히 명시하면서 “이를 대처하지 아니하면 미국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까지 한 상황이다.


이렇게 대중 강경파들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 핵심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했다. 다시말해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 화해는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게릴라식 중국외교, 과감한 세대교체 시작]


그동안 중국의 외교는 노회한 외교관인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책임져 왔다. 그는 오랫동안 미국의 수많은 정치인들과 교류를 해 왔고 특히 부시 가문의 개인적 친구라 해도 좋을 정도로 미국의 최고위층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중간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양제츠의 외교 방식에 대해 중국내에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고 더불어 소위 미국통이라 말하는 외교관들에 대해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이번에 “주미대사로 전랑(戰狼)외교의 대명사인 친강(秦剛)을 발탁한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SCMP의 분석이다.


중국의 대미외교 방식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3월의 알래스카 2+2회담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중국의 발톱을 드러낸 것은 지난 7월 26일 웬디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의 중국 톈진에서의 왕이 부장 및 셰펑(謝鋒) 미주·정책 담당 부부장과의 회담에서다.


미국의 최고위급이 중국을 방문한 자리임에도 중국은 양국간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견을 논하지 않고 그저 불만사항과 레드라인들을 줄줄이 열거했다. 전형적인 전랑외교다.


그리고 바로 그 회담 장면을 외국 기자는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중국 기자들만 들여보내 취재하도록 했다. 그리고 중국측이 먼저 발언하도록 했고, 중국측이 발언하는 그 시간 동안만 중국 기자들에게 취재를 허용했다. 당연히 셔먼을 비롯한 미국측 발언 시간에는 중국 취재진까지 다 내 보냈다. 중국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 회담 직후에 곧바로 친강을 주미대사로 발령했다. 이는 미국과 화해할 뜻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 화해할 뜻이 없다기 보다 어차피 미국과 당분간 좋은 관계를 만들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당분간 중국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특히 친강이 무슨 일이 있어도 중국의 이익을 관철하는 ‘늑대외교’의 신봉자이며 대미 강경파라는 점에서 앞으로 주미대사로서 친강이 어떻게 행동할지 훤히 그 앞길이 보인다.


또한 친강을 주미대사로 보냈다는 것은 미국에 우호적인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배제하고 앞으로 친강 같은 젊은 세대의 강경파를 중용하겠다는 시진핑의 의중이 실린 인사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충돌, 더욱 강하게 맞붙을 것으로 예상]


SCMP는 현재의 미중충돌 상황에 대해 “이미 화해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갔다고 보고 있으며 양국의 대화는 위기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앞으로의 미중관계는 ‘강 대 강’의 충돌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는 와중에 국지전적인 군사충돌도 일어날 수 있다. 직접 교전까지는 아니더라도 피를 말리는 대치국면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중국은 이번 기회에 미국을 반드시 잡겠다는 패권쟁탈 의지를 격화할 것이고 그럴수록 미국은 중국을 이번 기회에 때려잡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히게 될 것이다.


[중국은 절대 미국 따라잡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리 중국이 굳은 의지로 미국을 추월하려 해도 그것은 헛된 몽상에 불과할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위협할 만한 초강대국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경제의 생산성과 부를 상징하는 지표인 1인당 GDP만 해도 중국은 2020년 기준 1만800달러로 미국(6만3000달러)의 6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 군사력과 기축통화 면에서도 중국은 절대 미국을 따라잡지 못한다.


중국이 아무리 국방력을 강화한다고 해도 지금 투입되는 국방 예산이 2090억달러로 미국(7405억달러)의 28% 수준에 불과하다. 턱도 없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초강대국 운영은 돈이 많이 드는 비즈니스로 미국은 나머지 10개 군사 강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쓴다”며 “중국의 경제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고 했다.


여기에다 그동안 전 세계를 상대로 국방비를 써오던 미국이 이젠 오직 중국을 향한 전략으로 대전환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그만큼 부담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기축통화면에서도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기축통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삼고 있지만 위안화 자체가 국제 교역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데다가 외교적 고립까지 더해지면서 기축통화로 가는 길은 더 멀어졌다.


여기에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의 원천적 능력 결여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어디 그뿐인가? 공산당 중심의 권위주의 독재 체제와 낮은 인권 수준, 여기에 탈레반과 같은 테러세력과 손을 잡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존경과 동의를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중국 인구의 고령화 및 감소는 중국 내부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당장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제대로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며, 이러한 부정적 상황은 ‘제조 2035’ 계획마저 완전히 모래성으로 무너지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중국국장을 지낸 리차드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지난 3월 초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중국이 미국의 대외 정책에 심각한 도전인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은 고령화와 성장률 유지, 주변국 분쟁 등 많은 리스크(위험)를 해결해야 한다”며 “중국이 목표대로 계속 전진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무리하다간 무너진다. 소련같이...]


중국이 진짜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과거 소련이 어떻게 해서 붕괴되었는가를 잊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취임후 소련 연방의 붕괴 이유에 대해 “러시아 공산당이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라면서 “공산당 이념을 붙들지 아니하면 중국도 무너질 수 있디”고 했다.


그러나 이는 진짜 잘못된 판단이다. 소련이 무너진 것은 공산당 이념의 변형이 아니라 1970년대 후반부터 브레즈네프 시대에 강화된 중앙집권주의와 사회주의 계획 경제가 성장의 한계를 드러냈고, 여기에 미국과의 군비 경쟁에 따른 경제적 부담까지 겹치면서 1991년 붕괴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중국이 소련의 브레즈네프 시대와 너무나도 흡사한 길을 걷고 있다. 어쩌면 중국 지도부가 절대 가서는 안될 길이라고 생각했던 그 길로 이미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어쩔 수 없이 전랑외교로 대외정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결국 시진핑의 3연임과 모든 것이 결부된다. 시진핑이 곧 국가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지금 중국내에서 정상적인 이성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역시 내년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미 반중정서가 75%를 넘어선 상황에서 미국 역시 중국과의 화해 정책을 쓸 수도 없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은 점점 몰락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은 지금 중국 공산당 체제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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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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