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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남중국해 뒤흔든 美-英, 열불난 중국 - 미 구축함 대만해협 통과, 남중국해서 SAG훈련도 실시 - 영국 엘리자베스 항모전단 남중국해 진입, 중국은 긴장 -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 실탄 사격 훈련 개시
  • 기사등록 2021-07-30 12:42:23
  • 수정 2021-07-30 15: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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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뒤흔드는 미국과 영국]


미국이 남중국해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고 있다. 그것도 단순한 군사적 행동 뿐만 아니라 융단폭격이라 해도 좋을만큼 대대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과감한 대응을 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까지 가세하면서 중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스틴 국방, “남중국해는 中 영해? 전혀 근거없다”


우선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남중국해 발언을 중국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28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중인 베트남을 찾은 오스틴 국방장관은 전날 싱가포르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남중국해 거의 전역이 자기 영해라는 중국의 주장은 국제법에서 어떤 근거도 없으며, 역내 여러 나라들의 주권을 밟고 있다"면서 강력하게 중국을 비판했다.


오스틴 장관이 취임 6달여만에 벌써 두 번째 동남아 순방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중국에 대한 견제 때문이다. 이번 순방의 주 목적지는 베트남과 필리핀이다. 모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나라다.


▲ 대만해협을 통과한 미 해군의 벤폴드함 [사진=미 해군]


*미 구축함 대만해협 통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동남아 순방 시기에 때맞춰 미국은 대만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면서 중국을 능멸했다. 28일 미 7함대의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USS 벤폴드호(DDG-65)가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중국의 속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미 7함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USS 벤폴드호가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것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벤폴드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지난 6월 USS 커티스 윌버호(DDG-54)에 이어 올들어 7번째다. 미국 구축함은 지난 2월 두 차례, 3월 이후에는 매월 한 차례씩 대만해협을 지났다.


중국과 대만 섬 사이에 자리 잡은 대만해협은 가장 폭이 좁은 곳이 130㎞가량에 불과해 중국은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를 매우 민감하게 여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다는 것 자체가 중국이 대만을 침공 같은 유사시 미국이 즉각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벤폴드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지난 25일과 26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톈진(天津) 방문 직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 중국 측 외교 당국자들이 셔면 부장관에게 미중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만 문제를 비롯한 자국의 '핵심 이익'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강경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이를 완전히 무시하는 듯한 군사적 행동을 미국이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벤폴드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자 중국은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전면 감시에 돌입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남중국해서 수상전투단(SAG) 훈련한 미국


28일 미7함대는 ”함정 3척과 독립형 연안전투함 툴사(LCS 16), 알레이 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키드(DDG 100), 함장·태스크그룹(CTG) 등으로 구성된 수상전투단(SAG)이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7함대가 밝힌 수상전투단(SAG)이란 미 해군의 새로운 전력운용 방식으로 항공모함 전단의 특정해역 상시 배치가 어려울 경우, 이를 대체하면서 전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미국이 지난 2017년 국방전략서’(US National Defense Strategy)를 통해 확정된 최적화된 함대 대응 계획을 말한다.


이는 항모 대신에 상륙강습함/상륙지휘함, 순양함 등을 중심으로 하는 수상함으로 구성된 일종의 수상전투단 (SAG: surface action group)을 편성하여, 분쟁해역에 전개시켜 적국들의 작전적 기도(企圖)를 교란하고 이를 통해 전투사령관들의 작전소요나 동맹국·동반자 국가들과의 안보협력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의도이다.


바로 이러한 수상전투단(SAG) 훈련을 미국의 항공모 공백 상황에서 이번에 남중국해서 실시한 것이다. 미7함대는 이번 SAG가 지상전, 기뢰대응(MCM), 대잠수함전 등 다양한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콜린고(Collin Koh) 리서치 펠로는 자신의 SNS에 “미군의 SAG는 엄청난 화력을 보여준다”면서 감탄해마지 않았다.


▲ 남중국해에 진입한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의 위치 [사진=SCSPI]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전단, 남중국해 진입


이렇게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는 와중에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전단이 남중국해에 진입했다. 베트남의 군사전문가인 듀안당과 베이징대학의 SCSPI는 29일,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남중국해를 진입해 항해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싱가포르 해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마친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28일 남중국해로 본격 진입해 베트남 동부와 필리핀 사이를 지나고 있다고 SCSPI가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단순하게 영국군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알레이버크급 미 해군 구축함 설리반(Sullivan)과 네덜란드의 에버센(Eversen) 구축함, 그리고 호주의 함대 보급함 등이 함께 하고 있어 사실상 다국적 항모전단이라 해야 옳다. 그래서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중국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말라카해협을 통과할 것이 예상되자 중국은 곧바로 자국의 항공모함인 산둥함을 바다로 내보내 훈련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중국이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알 수가 있다.


특히 지금보다도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과 미국의 칼빈슨함을 포함해 8월중에 실시될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에 중국은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20일(현지시간) 벤 월리스(Ben Wallace) 영국 국방장관이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존 캐칠리노 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영국의 항공모함과 호주, 프랑스, 일본, 뉴질랜드 및 대한민국 해군 및 공군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다국적 군사훈련을 필리핀 해역에서 8월에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말이 필리핀 해역이지 중국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대대적인 미 동맹국들의 군사훈련이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바짝 약이 오를 수밖에 없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의 남중국해 진입에 대해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27일 "영국이 그렇게 먼 남중국해까지 항모를 보내 시비를 일으키고 군사적 긴장을 심화시킨다"면서 "21세기에 영국의 군함 외교는 이미 통하지 않는다. 남중국해 도발을 멈출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 실탄 사격 훈련 개시]


미국과 영국 동맹국들의 이러한 합동 군사행동에 중국은 바짝 긴장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훈련을 잇따라 진행했다.


*푸젠성 남부 해상에서 주·야간 실탄 사격훈련


우선 “제73 집단군 소속 육군항공병 여단 헬기부대는 최근 대만과 마주 보는 푸젠성 남부 해상에서 Z-9 정찰 헬리콥터와 Z-10 공격 헬리콥터를 배치하고 주·야간 실탄 사격훈련을 했다”고 2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훈련에서 즈(直·Z)-9, Z-10 등의 헬기는 적의 방어시스템을 파괴하고 해상과 공중, 섬·암초 등에 설정된 목표물을 타격했다. 중국중앙(CC)TV도 "헬기 1대에 탄약 1종류를 싣고 표적 1개를 공격하던 과거 훈련방식과 달리, 여러 종류의 탄약으로 여러 종류의 표적을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국방부 뉴스 사이트를 인용해 “71집단군이 황해로 병력을 파견해 중장비 상륙, 물류지원 등 다차원 합동 공격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쉬광위 중국 군비관리 및 군축협회 선임고문도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이 최근 대만 문제에 대한 도발적인 움직임을 늘리고 있고, 대만 분리주의자들을 지지하고 있다며 최근 훈련은 중국 본토가 대만 분리주의자와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인민해방군 73집단군 소속 기갑부대는 지난 주말에도 푸젠성 남동쪽 해안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한 바 있다.


*광둥성 근해 사격훈련


중국 해사국은 또 중국군이 26~28일 남중국해와 광둥성 마오밍(茂名) 근해에서, 27~29일 남중국해와 광둥성 촨다오(川島) 근해에서 훈련을 한다면서 선박 항행 제한 방침을 밝혔다.


이 지역은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프라타스군도(중국명 둥사군도)와 300㎞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 훈련은 특히 남중국해로 진입한 퀸 엘리자베스항모전단을 의식한 훈련이라고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한 익명의 군사전문가는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영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섬·암초에 침입했던 미국 군함과 같은 행위를 한다면, 중국군이 쫓아낼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군사전문가도 "중국군이 영국 군함의 활동을 면밀히 감시하고, 어떠한 부적절한 행위에도 대응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면서 "영국 최신 군함을 가까이서 연구할 기회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8일, “이 훈련이 영국 항모전단의 남중국해 진입을 겨냥해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중국이 영국 항모전단의 남중국해 진입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와 함께 중국 해사안전청의 항행 제한 통지문을 인용, 중국군이 8월 1일까지 보하이해협 일대에서도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만 상륙 및 점령 훈련도 실시한 중국


중국군사망은 지난 22일 보도를 통해 해병대 모 여단이 최근 민간 선박들과 함께 바다를 건너는 장거리 항행 훈련을 했다고 소개했다. 여러 종류의 수륙양용 장갑차와 군용트럭이 대규모로 민간 선박에 적재됐고, 운항 도중 호위부대가 어선을 이용한 적의 공격 가능성에 대응하는 훈련도 했다.


SCMP는 28일, “중국군이 대만해협에서의 충돌을 가정해 또다시 돌격상륙훈련과 통제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의 남중국해 진입과 관련한 대응 훈련”이라고 이 매체는 밝혔다.


SCMP는 이어 “중국은 올 상반기에만 20차례 대만이나 대만 소유의 섬들을 점령하는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이는 지난해 13차례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훈련에서는 드론과 수륙양용차, 자주포, 다연장 로켓시스템도 훈련에 포함하여 훈련 강도를 강화시켰다”고도 했다.

실전과 같은 상황으로 전개된 이 훈련에 대해 중국 인민해방군 관련 군사전문가인 쑹중핑은 “이 훈련 자체가 대만을 점령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 훈련을 통해 중국인민해방군은 자신감을 고취시켰다”고 평가했다.


[동맹과 공동훈련하며 중국 포위하는 미국]


이러한 중국의 격렬한 저항에 대해 미국의 대응은 더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단지 미국만의 대응이 아니라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의 구성도 그렇지만 최근들어 잇따라 열리고 있는 군사훈련들이 모두 동맹국들과의 연합훈련이다.


7월만 해도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는 호주 동부해상에서 미 7함대가 주관한 ‘퍼시픽 뱅가드’ 해상 연합훈련도 진행됐다. 여기에는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등 4개국 해군의 구축함들이 참여했다.


또 7월 14일부터 18일까지 호주 인근 해역에서 ‘탈리스만 세이버(Talisman Saber)’ 훈련도 11개국 1만 7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과 분쟁중인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공동훈련까지 진행한다. 일본의 닛케이신문은 29일,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8월 남중국해를 강점하려는 중국을 겨냥해 사상최대의 도서방어 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인도네시아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양국 육군 4500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8월1~14일 동안 남중국해 섬 수호를 상정한 훈련을 함께 시행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훈련이 “남중국해의 군사기지화를 진행하면서 동남아시아 주변국, 호주 등과 마찰을 빚은 중국을 견제하는데 초점을 맞춘 연합훈련이라고 고위 관계자는 지적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연합훈련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칼리만탄섬, 술라웨시섬 일대에서 펼치며 적군의 낙도 침공에 맞서 연안투입, 상륙, 특수부대와 공수부대 전술연습 등을 전개한다.


미국은 이러한 연합훈련을 중국과 분쟁중인 베트남과 필리핀 등과도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미국은 동맹과 함께 중국에 맞서지만 중국은 홀로 이 많은 미국의 동맹국들, 그리고 연함군들과 싸워야만 한다. 과연 그러한 싸움에서 중국이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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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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