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또 태풍 덮친 중국, “하늘이 원망스럽다!” - 태풍 '인파' 중국 상륙…상하이 최대 500㎜ 폭우.피해 불가피 - 허난성 폭우 피해, 갈수록 눈덩이, 당국은 숨기기에 급급 - 허난성 지하철 참사의 생생한 증언, “참혹했다”
  • 기사등록 2021-07-26 21:37:26
  • 수정 2021-07-27 07:19:32
기사수정



[태풍 '인파' 중국 상륙…상하이 최대 500㎜ 폭우]


중국 중부 지역인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일대에 지난 20일부터 사흘 동안 1년치 강수량에 해당하는 640㎜의 비가 내리면서 도시 전체가 완전 초토화되고 최소 51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데 이어 26일에는 제6호 태풍 ‘인파’가 중국의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上海)직할시 일대에 상륙해 최대 하루 500㎜가량의 많은 비를 뿌리고 있어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26일 중국기상국에 따르면 태풍 ‘인파’는 전날 낮 상하이 남쪽의 저장성 저우산(舟山)에 상륙해 시속 5∼10㎞의 속도로 서북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현재 항저우만 해상 위를 지나는 중이다. 인파는 이날 낮 상하이 일대에 재상륙할 것이라고 기상국은 예상했다.


현재 인파의 중심 최대 풍속은 초속 33m, 중심 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이다. 이로 인해 전날 오전 8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상하이, 저장성, 안후이성, 장쑤성 등 중국 동부 연안 지역에 250∼400㎜의 많은 비가 내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태풍 '인파'가 저장성 저우산시에 상륙해, 피해가 속출했다”고 했고,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사진에는 태풍으로 수많은 나무가 쓰러지고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달았다.


저장성 닝보(寧波)시의 경우 국부적으로 강수량이 500㎜가 넘게 쏟아지면서 수많은 피해를 유발하고 있고, 상하이에서도 강풍으로 곳곳의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고, 내린 비로 지대가 낮은 곳의 도로 14곳이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상하이와 저장성의 중심도시 항저우의 주요 공항에서 25일부터 여객기 운항이 완전히 중단됐고 상하이 일대 철도 구간도 통제되면서 상하이의 주요 기차역을 오가는 고속철과 일반열차 운행이 대부분 중단됐다.


또 26일 정부의 지침에 따라 상하이의 각급 학교가 임시 휴교했고 많은 기업도 임직원들에게 임시 휴가를 주고 출근하지 않도록 했다.


상하이 등의 대도시에서 이렇게 태풍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최근 정저우(鄭州)시 등 허난성에서 발생한 수해 때 당국의 방관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중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태풍 인파는 상하이 일대에 재상륙한 뒤 북상하며 저장성, 안후이성, 장쑤성, 산둥성을 지나 점차 약화해 31일께 소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기상당국은 전날에 이어 26일도 중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오렌지색 경보는 4단계의 경보 체계 가운데 2번째로 높은 것이다.


중국 기상당국은 또한 중국의 동부지방에 홍수와 산사태 위험을 계속 경고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태풍 인파가 중국 동부지역에 최소 일주일 가까이 머무르면서 엄청난 폭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6일 “이로인해 장쑤성과 저장성, 상하이 지역은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중부의 신샹(新鄕)시 같은 경우는 하천 범람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저장성은 30여개 시군에 대해 홍수경보를 발령했다고 SCMP는 전했다. 특히 아직 태풍이 중심부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저장성에서는 강풍에 나무가 쓰러지고 야오강이 이미 범람 지경에 이르렀다고 소셜미디어들은 앞다퉈 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중국의 중부와 동부지역의 태풍 피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앞으로 엄청난 피해들이 닥쳐오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난성 폭우 피해, 갈수록 눈덩이]


한편,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에서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25일 낮 12시까지 63명으로 늘었다고 당국이 공식 발표했다.


폭우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는 이미 850억 위안(약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저우시에 폭우가 내렸던 지난 20일 오후 5시 45분께 지하철 5호선 열차가 운행 중 갑자기 멈춰 서면서 발생한 대형 참사는 중국 정부당국의 무관심과 무능으로 인한 인재라는 비판들이 쏟아지면서 당국도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자신을 철도 관련 업무에 종사한다는 한 누리꾼은 지식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인 즈후(知乎)에서 "폭우 황색 경보가 내려졌는데도 자기 감투를 지키고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것을 피하려고 (전철) 운영을 강행하다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더욱 많은 중국인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지하철이 멈춰 서고 1시간여가 지나 열차내에 물이 차오를 때까지 당국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허난성 지하철 참사의 생생한 증언, “참혹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열차 안에 갇혀 있던 퓨어 리(26)씨의 생생한 증언을 실으면서 중국 당국의 무능과 무관심을 질타했다.


퓨어 리 씨에 따르면 자신이 지하철 내에서 겪은 참사는 말로 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


오후 5시 45분 열차가 터널 입구에서 정지한 후 잠시후 객실 안으로 빗물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승객들의 탈출이 시작되었지만 그 와중에 미끄러진 승객은 급류에 떠내려가 실종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열차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리씨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평소 사용하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위기 상황을 알리는 것뿐이었다.


빗물은 계속해서 열차 안으로 쏟아졌고 1시간여가 지난 시점에 물은 어느덧 리씨의 어깨까지 차올랐다.


아이들과 키가 작은 어른들은 좌석 위로 올라서야 했으며, 다급해진 일부 승객은 경찰서, 소방서, 친구, 가족 등에게 전화를 했다.


이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열차 안 전등과 환기 시스템도 꺼져버렸다. 이에 일부 승객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문틈에 얼굴을 갖다 대기도 했다.


아비규환으로 변한 컴컴한 실내를 비상등에서 나오는 불빛만이 흐릿하게 비추고 있었다.


물이 리씨 목까지 차오르자 그녀는 친구에게 자신의 위챗 계정 비밀번호를 전송했다. 이대로 목숨을 잃을 경우 가족 등이 자신의 계정에 접속해 저장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처럼 리씨가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고 있을 때 열차 안에 있던 다른 한 여성도 마지막 순간을 예감한 듯 자신의 아이를 품에 꼭 안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열차 안 공기가 점점 고갈되자 두려움을 느낀 승객들은 좌석 아래 있던 소화기를 사용해 번갈아 가면서 유리창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창문이 깨졌을 때쯤 기적적으로 열차 밖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몇몇 승객이 깨진 창문 틈으로 열차를 빠져나왔지만, 리씨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열차에 갇힌 지 세 시간이 다 되어 갈 때쯤 마침내 구조대가 도착했다.


1시간쯤 지나 구조대가 열어젖힌 열차 문으로 구조된 리씨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좁은 통로를 따라 이동한 끝에 안전한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저우 지하철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 열차에는 승객 500여 명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사망한 승객은 12명, 실종자는 2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지만 주민들은 그러한 발표를 믿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하철에 탑승한 것은 확인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생사가 불투명한 사람들이 상당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또 참사 원인에 대해 "폭우로 인근 지역에 고인 빗물이 선로로 들어오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지하철이 정차하고 세시간이 넘는 동안에 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에 대한 것이다. 그 참혹한 시간 동안에 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승객들 스스로 탈출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정저우 터널 침수 피해도 심각]


단지 지하철 피해 뿐만이 아니라 정저우의 징광로 터널 사건도 중국인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22일 저녁 침수된 징광로 터널은 차량 수백대가 갇히는 사태로 발전했는데, 문제는 약 2km의 터널이 물에 잠기면서 침수가 되었고 그 터널에 갇힌 차들이 아직도 다 끄집어내지 못할 정도로 수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이다.


SCMP 기자가 23일밤 도착했을 당시에도 아직도 여전히 터널은 물에 잠겨 잇었으며 터널에서 차령들을 계속 인양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반중매체인 대기원시보는 26일, 터널에서 버스가 인양되었는데 밖에서 내부를 전혀 볼 수 없도록 철저히 차단했다면서 공안들이 현장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스 안에 승차했던 많은 시민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보도였다.


특히 이 매체는 정저우 시가지에 사실상 계엄이나 다름없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차마 집계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폭우 피해들]


폭우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SCMP는 26일“ 허난성에서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1140만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허난성 당국은 현재 82만명 정도가 자택에서 대피중이며, 110만명은 당국에 의해 임시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피해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허난성의 허비시의 경우 신샹시의 후오지아현 댐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형 폭우로 후오지아현 댐이 금이 가면서 붕괴 위기에 처하자 하류의 주민들은 황급하게 둑을 만들면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일차적 조처를 한 다음 결국 댐을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몇 개 마을은 완전히 침수됐지만 그래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붕괴 직전의 댐들이 이것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신샹의 무예호와 딩궈호 역시 범람 직전이어서 주변 마을이 위태위태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당국의 구호조치는 거의 없어서 주민들이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가 500여명의 군인들을 허난성에 투입하기는 했지만 피해 지역이 워낙 넓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허난성의 폭우로 인해 사망한 이의 숫자가 당국의 공식발표보다 최소 100배는 넘을 것이라는 내용들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특히 정저우의 터널에 차량 수백대가 매몰되었는데 밤 사이에 수상한 트럭들이 하얀 주머니 시체들을 싣고 나가는 장면이 목격되었다고 전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문제는 왜 정저우의 피해가 이렇게 극심했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도시들이 하수 시설 자체가 워낙 문제가 많아서 비가 조금만 와도 물난리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한다.


독일이 맥주공장을 세우면서 하수 기반 시설을 철저히 한 칭다오와 극히 대비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실상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12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