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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자초한 반도체 악몽, '썩은 동아줄' 잡고 있다! - 중국의 반도체굴기 강력하게 제동거는 미 바이든 - 좌절하는 중국, 반도체 굴기를 향해 도전해 보지만... - 중국의 ‘묻지 마 투자’, ‘반도체 악몽’으로 돌아와
  • 기사등록 2021-07-19 13:35:15
  • 수정 2021-07-19 15: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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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굴기 제동거는 미 바이든]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강력한 숨통조이기를 계속 하고 있다.


▲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실상을 보도한 17일자 월스트리트저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 정부의 압력 때문에 자국 기업 ASML이 만든 첨단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 허가를 계속 보류하고 있다”면서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들어 네덜란드 정부에 중국으로의 수출 제한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무게 180t, 가격은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 원)에 달하는 이 장비를 사들여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술기업들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길 중국은 원하고 있지만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네덜란드에 발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 6월 이후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이 만든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원판)에 EUV를 이용해 5nm(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이하의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새겨 넣는 핵심 생산 장비인데, 이 수준으로 극도의 미세 공정을 할 수 있는 장비 생산 회사는 전 세계에 ASML밖에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삼성을 비롯한 인텔, 애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이 장비의 확보에 집중적으로 매달리고 있고 그래서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도 직접 네덜란드를 찾아 ASML 장비의 추가 도입을 논의하기도 했었다.


사람의 머리카락이 75000nm인데 ASML의 EUV 노광장비가 불과 5nm의 선을 긋는 작업을 한다니 얼마나 정밀한 기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ASML은 앞으로 몇 년안에 1nm까지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참고로 이 장비를 해외에 운송하려면 보잉 747 3대가 동원된다고 한다.


“ASML은 올해 EUV 노광장비를 42대, 내년에는 55대를 생산할 계획으로 있으며 ASML에 있어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기준하여 매출의 17%를 차지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는 EUV가 아닌 구형 장비 판매가 포함된 수치다.


현재 중국에 건너가 있는 ASML의 기계는 구세대여서 중국은 5nm의 최신 설비를 들여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 기계가 없다면 중국은 첨단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WSJ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최우선 업무 중 하나가 ASML 장비가 중국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이러한 대 중국 수출금지 조치는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WSJ은 “2019년 찰스 쿠퍼먼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 네덜란드 외교관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좋은 동맹은 이런 장비를 중국에 팔지 않는다’며 수출 제한을 압박했다”면서 “그는 ASML 제품이 미국 부품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백악관은 이런 미국 부품의 네덜란드 수출을 제한할 권한이 있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2019년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빚어질 파장에 관한 기밀문서까지 보여주며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내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고자 할 때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월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네덜란드와 접촉해 ‘양국 간 선진 기술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논의하면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네덜란드의 ASML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관련 회사들에 대한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미국이 대만 TSMC에 대해 “중국 난징 공장 증설이 중국의 반도체 자급 목표 달성을 도울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강력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트가 2020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현재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겨우 15.7%에 불과한데 그 중 무려 10%가 삼성,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같은 중국에 공장을 둔 외국 기업이 생산한 수량이다.


중국은 자국 기업들의 반도체 생산량 자체가 워낙 어렵다보니 외국기업의 공장들을 통해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려 했는데 미국이 이마저도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좌절하는 중국, 반도체 굴기를 향해 도전해 보지만...]


미국의 압박으로 네덜란드 ASML의 EUV 노광장비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중국도 안간힘을 쓰면서 문제점을 타개해 보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중국은 일단 베이팡화촹(北方華創) 등 자국 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EUV를 대체할 장비를 개발하려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라 할 것이다.


WSJ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체 노광장비를 개발해도 ASML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중국이 ASML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따라잡을 동안 ASML의 기술은 더 멀리 달아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중국은 일단 네덜란드를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쉬훙(徐宏) 네덜란드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해 1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네덜란드가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계속 정치화한다면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항의했지만 네덜란드의 입장 변화를 끌어내진 못했다.


중국은 미국의 지속적인 반도체 굴기 압박과 이로인한 기술고립을 타개하기 위해 자체 반도체 개발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대가 반도체 부문 인재 양성을 위한 ‘반도체 대학원’을 설립하고 15일 개원식을 열었으며, 14일에는 항저우과학기술대(HUST)가 우한시에 반도체 관련 단과대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기술 허브’로 불리는 선전시에 위치한 선전기술대(SZTU)도 지난달 반도체 관련 단과대학을 신설했으며, 4월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가 반도체 단과대학을 설립했다”고도 했다.


또한 “중국의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기로 하고, 공식 홈페이지에 그룹 산하 테크놀로지엔지니어링사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게시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중국의 ‘묻지마 투자’, ‘반도체 악몽’으로 돌아와]


지난 7월 9일 중국 반도체 기업의 맏형인 칭화유니그룹이 베이징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 사건은 중국의 반도체산업 실상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파산신청을 한 주체가 채권자인 후이상(徽商)은행이라는 점은 아주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후이상 은행이 파산 신청을 한 이유는 칭화유니그룹이 작년 말 기준으로 320억 달러(약 36조원)에 이르는 빚이 있는데 “돈을 더 넣어봤자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칭와유니그룹이 칭화대 산하 지주회사인 칭화홀딩스가 지분 51%를 가진 국유기업이라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방문해 힘도 실어줬고 이 회사의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도 일본 신문 인터뷰에서 “10년 내로 세계 5대 메모리 반도체기업이 되겠다”고 자신할 정도로 야망이 컸던 회사였다.


그러나 그러한 거대한 꿈들은 모두가 다 허상이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자신들의 독자적 기술 자체가 거의 없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국이나 서방국들의 연계가 없는 칭화유니는 그야말로 동네 거간꾼이나 다름없는 속빈 강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칭화유니는 서방세계의 기업들을 인수합병해서 초거대 반도체 회사로 키워보려고 했으나 때마침 터진 미국과 중국간의 충돌로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것은 이러한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칭화유니만의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키운다고 하니까 여기저기서 능력도 안되는 사람들이 불쑥 반도체 회사를 세우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금을 타내는 반도체 사기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사기성 반도체 회사들에 대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자금 투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누가봐도 뻔한 사기꾼들의 농간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다. 그래놓고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반도체 산업에 얼마만큼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 2015년 “10년 뒤 중국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때부터 지방정부들은 시진핑을 비롯한 중앙의 지도자들 눈에 들기 위해 묻지마 투자를 감행한다.


최근들어 ‘차오산(曹山)’이라는 반도체 사기꾼 이야기가 중국에서 화제다. 차오산은 2017년 중국 전역을 돌면서 여러 지방 정부에 반도체 합작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는 ‘TSMC 부사장’ 같은 가짜 명함을 가지고 다니면서 대담한 사기 행각을 펼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사기 행각에 넘어간 곳이 후베이성 우한시 둥시후(東西湖)구 정부였다.


이후 둥시후구는 7나노 칩을 만드는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우한홍신반도체(HSMC)라는 합작 기업을 만든다. 무려 20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나 투자한 이 회사는 설립 초기 엄청난 광고까지 하면서 중국을 들썩 거리게 했다. 그리고 공장 건설을 위해 총 153억 위안(약 2조7000억원)의 돈을 쏟아 부었다. 또한 이 공장의 가동을 위해 대만에서 수백명의 반도체 기술자들을 불러 왔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렇게 대담한 사기를 친 차오산은 이름부터 가짜였고, 반도체와는 전혀 거리가 먼 안후이성 시골의 중소기업가 출신이었으며 학력도 초등학교를 나온 것이 전부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그가 회사의 임원들로 앉힌 이들 역시 그동안 알고 지내던 펀드 매니저와 주류 판매상 대표 등이었다.


결국 이 회사는 올해 2월 말 전체 직원을 해고하고 파산했다.


차오산의 사기는 우한시 둥시후구 뿐만 아니라 산둥성 지난(濟南)시에도 이어져 지난시도 60억 위안(약 1조원)을 날렸다.


그런데 이러한 대형 사기사건이 우한홍신반도체(HSMC) 뿐만 아니라는 데 있다. 미국의소리(VOA) 중국어판은 최근 “작년 10월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 1년여 동안 100억 위안급 이상의 반도체 프로젝트 6개(우한홍심, 난징더커마, 청두거신, 산시쿤둥, 구이저우화신퉁, 화이안더화이)가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정부들의 ‘묻지마 투자’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여러 도시가 ‘2020년 집적회로 산업계획 목표’를 발표했는데, 푸지엔, 장쑤, 상하이, 산시, 저장 등 9개성의 시(市) 단위 프로젝트 액수 총합만 합쳐도 1조4200억위안(약 248조원)이었다. 이는 2019년 중국 전체 집적회로 산업 규모인 7000억 위안의 2배에 달한다. 이렇게 엄청난 투자를 한 반도체 관련 회사들 가운데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문제는 경험도, 기술도, 인재도 없는 ‘3무’ 기업들이 그저 정부 투자금만 바라보고 집적회로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들 기업들 대부분이 엄청난 리스크로 중국 경제에 주름살이 될 것이다.


여기서 잠깐, 앞서 언급한 우한홍신반도체(HSMC)라는 회사. 이미 망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회사가 지난 5월 11일 회사 이름을 ‘우한신공현대제조유한공사’(武漢新工現代製造有限公司)’로 바꾸었고, 우한시의 지방 공기업들이 지분을 이어받아 회사가 유지되고 있다.


무슨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열 수 있는 무슨 뾰족한 수단도 전혀 없다. 그런데 이 회사에 계속 돈을 투자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죽은 회사를 통해 돈을 더 빨아 먹으려는 이권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한홍신반도체(HSMC)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사실상 문을 닫은 푸젠진화반도체(JHICC)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자본금이 최근 더 늘어났다. 지방정부가 투자한 것이다. 역시 이권세력 때문에 살아나지도 못할 반도체 기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의 반도체 굴기를 통한 세계패권 쟁취의 꿈, 그 속내는 이렇게 황당하다 할 만큼 썩어 있다. 그런 중국이 감히 G1의 반열에 서겠다고? 이것이 바로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실상이다.


그래서 시진핑의 반도체 꿈이 ‘반도체 악몽’이 돼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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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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