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인도-중국 또다시 강경 대치, 일촉즉발 위기 - 중국-인도 국경에 병력 수만명 집결…수십년만에 최대 - 국경 실체는 없고 모호한 실질 통제선이 경계, 충돌 불가피 - 中, 현 상황 고착화 노려 대거 군대 파견, 인도는 거부
  • 기사등록 2021-07-06 22:08:48
  • 수정 2021-07-07 07:07:01
기사수정



[중국-인도 국경에 병력 수만명 집결…수십년만에 최대]


“중국과 인도가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인 수만 명의 병력과 첨단 군사 장비를 국경 분쟁 지역에 보내면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매체들은 인도 정보 기관과 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1만 5천명 정도 주둔하던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지난 몇 달간 최소 5만명 수준으로 늘렸다”면서 “이에 따라 인도 역시 수만명의 군대와 대포 등을 해당 지역으로 보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도와 중국 양측 모두 최근 몇 달간 히말라야산맥의 겨울을 견디기 위해 병력을 위한 단열 막사 등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군사력이 집중하는 지역은 인도 카슈미르와 티베트에 걸쳐 있는 동부 라다크(Ladakh)로 이 곳에 위치한 갈완(중국명 자러완) 계곡 부근에서는 지난해 6월 최악의 충돌이 발생하면서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WSJ은 “중국이 이 지역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러시아의 S-300이나 미국의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과 비슷한 HQ-9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고 인도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군은 “중국군이 최근 첨단 무기들을 총동원해 군사훈련을 이 지역에서 한다는 명분으로 군대를 대거 이동시켰는데 이 훈련이 이 지역에 더 많은 군사들을 영구 배치하기 위한 위장전술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은 또한 “티베트의 라다크(Ladakh) 국경에 있는 루덕(Rudok)과 티베트와 신장 지역을 연결하는 악사이 친(Aksai Chin) 고원 북쪽의 캉시와Kangxiwa)에 수백 개의 새로운 건물을 신축해 장기 주둔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WSJ가 인도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이 지역의 경우 중국군이 지하벙커와 터널 공사도 했고, 소형 수력발전소와 태양전지판도 건설했으며 헬기장과 야전병원까지 모두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인도 소식통들은 “중국이 루덕지구에 약 20개의 막사가 설치되어 15000명에서 18000명 정도의 병력을 수용하고 있다”면서 “이전의 5000명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인도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선 국경지대 통제를 위해 공군력을 대폭강화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도로 및 터널 건설, 군 막사 구축 등을 서두르고 있다.


인도는 또한 국경의 중심에 있는 티베트 남부 고원을 따라 5만~6만명을 배치했다. 강 대 강으로 맞서겠다는 의미다.


WSJ은 “인도 공군이 지난해 9월 북부 암발라 지역에 18대의 제트 전투기를 보유한 비행중대를 창설했고, 이중 일부가 라다크 지역에 배치됐다”면서 “또 다른 분쟁 지역인 하시마라 공군기지가 있는 웨스트 벵골에 두 번째 비행중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인도는 인도양에서 중국의 해군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모함도 건조해 해상시험에 들어가 내년에 실전배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INS 비크란트(Vikrant)라는 이름의 항공모함은 인도에서 두 번째지만 인도가 처음 자체 제작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도 정부는 이 새 항공모함이 "가장 강력한 해상 자산"이자 "비길 데 없는 군사 자산"이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남아시아문제연구소의 요게시 조시 연구원은 INS 비크란트가 "인도의 해군 주둔과 공격력을 증강함으로써 인도가 인도양에서 해상 통제가 가능해 위기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봉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그만큼 인도가 절대 중국에 무릎 꿇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인도-중국 갈등은 필연적, 이유는?]


중국과 인도 국경이 이렇게 불안한 이유는 사실 중국과 인도간에 분명한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가 3488km에 걸쳐 서로를 마주하고 있지만 국경의 실체는 없고 모호한 실질 통제선(LAC, Line of Actual Control)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인도는 1962년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이 끝난 후 중국인들이 철수한 곳까지 지배권이 확대되는 것을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그들의 통제권이 전쟁 전인 1959년에 중국군이 가졌던 곳까지 확대된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동쪽의 아루나찰 프라데시(Arunachal Pradesh, 약 9만㎢), 서쪽의 악사이 친(Aksai Chin, 3만8천㎢)고원이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일부 지역들에서 양쪽이 주장하는 실질 통제선(LAC)의 위치가 달라 분쟁이 생길 때마다 서로 상대가 자신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양국은 국경에서의 분쟁으로 인한 충돌을 막기 위해 국경에 주둔하고 있는 군대는 총을 소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규정마저도 지난해 중국군에 의한 잔혹한 충돌, 곧 5월 판공호 난투극,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진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라다크 지역에서 여러 차례 충돌로 인해 현장의 지휘관들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바뀌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젠 대대적인 군병력과 첨단 무기가 국경 지역에 투입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충돌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긴장 해소를 위해 노력은 하지만...]


인도와 중국은 지난 2월에도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이 전화 통화를 통해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 궤도로 돌려놓기로 합의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최근 인도의 대중 정책이 후퇴하면서 양국 실무 협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이는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양국이 국경 판공호에서 완전히 철수하며 국경 정세가 완화했다”면서 "양국은 국경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양대 신흥 경제 대국 간에 서로 손을 잡고 발전의 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자이샨카르 장관은 "인도도 양국관계의 장기적인 발전과 전체적인 대세를 따라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며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공동인식에 따라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궤도로 돌려놓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외교 장관 간 핫라인 구축에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판공호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동쪽에 자리 잡은 곳으로 양국 국경 분쟁 핵심지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지역의 분쟁과 관련해 10차례의 군사 회담 끝에 양측의 군대가 약 14,000피트의 고도에 있는 빙하 호수인 판공초소의 마찰 지점에서 철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휴전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선 판공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양측의 군사기지가 주둔하고 있는데다가 이번에 중국이 대대적으로 병력을 증강하고 있어서 양국간의 충돌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결국 두 핵 보유국 사이의 일시적 협상은 긴장 완화나 추가 충돌 위험을 제한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중국]


그럼에도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 6월 28일, “현재 국경 상황은 안정됐고 통제 가능하며, 두 나라가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회담을 추가로 준비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말로는 긴장 완화와 더불어 평화정착을 위한 협상을 말하면서도 정작 분쟁 지역에서 군병력을 대거 확대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원인은 중국의 영토 팽창에 대한 야욕이 인도와의 사이에서도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의 군사안보와 영토분쟁을 연구해 온 미국 MIT 대학의 테일러 프레이블 교수는 “중국의 입장이 갈수록 더 강경해지고 분쟁지역들은 언제든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열점(hot spot)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강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자국의 입지나 장악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고, 주변국들은 이런 중국에 대항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 분석했다.


더불어 ”중국은 당장 군사적인 무력충돌을 통한 점령이 아니라 분쟁지역에 대해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어느샌가 모르게 분쟁지역을 장악해 더 이상 중국의 힘에 대들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린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인도와의 분쟁지역에서의 중국 전략 역시 엄청난 군병력을 동원해 실질 지배를 함으로써 사실상 중국 영토로 기정사실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국에 비해 힘이 약한 나라들에게는 가능했을 것이나 그러한 전략에 대해 핵보유국인 인도는 그렇게 만만하게 당하지 않을 것이기에 군사적 충돌로 흘러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인도, 중국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강력한 압박에 인도가 미국과 손을 잡으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깊숙이 발을 담그자 중국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도와의 국경 안정을 위해 협상을 시도했던 것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인도가 포함된 쿼드를 통해 중국 포위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자 대만과 남중국해에서의 충돌에 이어 핵보유국인 인도와의 충돌까지 병행된다면 중국의 안정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기에 인도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분쟁지역에 군병력을 동원하면서도 인도와 평화적 협상을 지속하겠다고 계속 외쳐대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 중국의 숨은 뜻은 남중국해 문제, 특히 대만 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에 오르기 전에 인도와의 국경 분쟁을 마무리하려 하는 듯 보인다. 중국이 서두르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현재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 대대적인 군부대를 주둔시켜 더 이상 인도가 넘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을 인도측에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위빙 성 분석가도 지난 6월 26일 웨비나에서 ”중국은 홍콩, 대만 문제와 미국으로부터의 지정학적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분쟁을 확대하지 않는, 현상 유지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특히 인도를 비롯해 전선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인도와의 국경 분쟁은 중국의 우선 관심사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도간 분쟁은 이미 재발되었다]


SCMP는 지난 6월 26일, 인도와 중국간의 분쟁을 거론하면서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겨울철은 ‘자연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지만, 여름이 다가오면서 양측 활동이 증가하고 있어 국지적 분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인민해방군이 실질적인 군사훈련을 이미 시작했고 티베트 민병대에 대한 훈련도 지원하면서 인도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인도 매체 ‘더힌두’는 “6월 들어 갈완 계곡에서 인도와 중국 정찰대 간 소규모 충돌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지난 6월 28일, “양국의 오판으로 심각한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양측 모두 엄청난 군대를 주둔하고 있어서 자그마한 충돌이라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인도의 전직 북부사령관인 ‘D.S. 후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양측은 분쟁지역에서 순찰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다가 아주 미미한 충돌 하나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면서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와중에 “라즈나트 싱(Rajnath Singh) 인도 국방장관이 M.M. 나라바네(M. M. Naravane) 육군총장을 포함한 군 고위 관리들과 함께 분쟁지역인 라다크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싱 장관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해발 약 14,000피트의 빙하 호수인 판공호에서 인도군과 중공군이 철수한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지금 중국과 인도는 서로가 원하지 않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충돌 직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인도 뒤에는 쿼드 국가들이 버티고 있지만 중국은 인도와 싸우면서 동시에 남중국해도 걱정해야 하는 2개의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국은 싸움닭같이 으르렁대지만 속으로는 엄청 긴장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896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