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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던진 최재형, '尹 대안' 부상…스페어냐 다크호스냐 - 최재형 감사원장, 대선 8개월 앞두고 자진 사퇴 - 대권 도전 말 아꼈지만 사실상 출마 수순 관측
  • 기사등록 2021-06-28 13:44:02
  • 수정 2021-06-28 14: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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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임기를 다 채우기도 전에 사의 표명으로 자연스레 대권 길목에 들어섰다. 최 원장은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안 후보로 부상하면서 야권 대선판이 다시 한 번 크게 출렁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중도 낙마에 대비한 '스페어' 후보로 남을 지, 윤 전 총장을 꺾을 '다크호스' 후보가 될 지가 관심을 모은다.


최 원장은 이날 대선 출마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 대신 침묵을 지켰지만, 정치권에선 최 원장의 사표를 곧 대선 출사표로 기정사실화하는 기류다.


대선 정국이 펼쳐진 민감한 시기에 사실상 승부수를 던진 만큼 형식적으로 잠시 숙고하는 모양새를 취할 뿐, 내심 결단이 이미 섰거나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며 대선전략을 가다듬는 구상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차기 대선을 8개월 남겨놓고 최 원장이 자연인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잠재력 있는 대선주자로서 행보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야권 '잠룡'들의 대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야권의 대선주자 중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라이벌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다.


이른바 'X파일' 논란으로 타격을 입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휘청거려 대안후보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최 원장이 등판하기에는 최적의 타이밍이란 얘기도 나온다.


감사원장에서 물러난 직후 정치권에 발을 들일 경우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 것을 의식해 최 원장이 대권도전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지만, 대선이 8개월 밖에 남지 않았고 결단의 시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피로감도 배로 가중되는 만큼 출마 결심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최 원장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적절성 논란에 관한 감사원 감사를 지휘하면서 여권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원칙주의적인 면모로 '대쪽' 이미지를 구축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장과 국무총리 재직 시절 대쪽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같은 판사 출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비교되기도 한다.


윤 전 총장이 처가 재산 증식 등과 관련한 잡음을 일으켜 X파일 의혹으로까지 번진 것과 달리, 최 원장은 도덕성에 큰 흠결이 없다는 점도 야권에서 대안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한 요인이다.


최 원장이 네 자녀 중 두 명을 직접 입양해 키우고, 고교 학창 시절부터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을 다닐 때까지 아픈 친구를 매일 업고 다녔던 일화 등 '미담제조기'로 불리는 점도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점과 부친이 6·25전쟁 참전 용사(예비역 해군 대령)란 점도 보수 진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가점이다.


정치권에선 최 원장이 일부 원로들의 조언을 받고 있지만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독자 세력화보다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쟁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최 원장의 대권 잠재력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 원장의 지지율은 대체로 5% 미만이라 윤 전 총장의 X파일 논란 등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스페어' 후보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최 원장이 물밑에서 충분한 준비 없이 대선을 불과 1년도 채 남겨놓지 않고 출사표를 던지는 것 자체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대선 출마는 물론 정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8개월 만에 '정치초보'가 단숨에 제1야당 대권주자로 등극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란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건, 문재인 정권의 '조국 사태' 등에서 잇단 소신과 원칙을 지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다시 세워주길 바라는 국민적 염원에 의해 '바람'을 일으키며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것과 달리, 최 원장에게는 '바람'을 일으킬 만한 명분이나 계기가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야권 일각에선 최 원장의 대선 출마를 바라는 이면에는 '윤석열 독주'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군소 후보들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미약한 상태에서 야권 대선판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한 일종의 페이스메이커로 삼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8개월 남겨두고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윤석열 전 총장을 꺾기 힘들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추미애 전 장관과 충돌하고 여당 국회의원들과 맞서는 등 대립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면서 반문(反文) 정서를 타고 지지율을 끌어올렸지만 최 원장에게는 미담 외에는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킬만한 게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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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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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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