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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 섬을 훔치려는 중국의 인해전술 - 수백척의 모래준설선으로 대만 섬 포위한 중국 - 중국 코 앞의 대만섬, 마쭈-진먼-펑후에도 똑같은 수법사용 - 신경 곤두세우는 일본과 미국, 적극 대응 나서
  • 기사등록 2021-06-22 13:51:49
  • 수정 2021-06-22 16: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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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케이아시아 최신호 표지, 중국 준설선의 대만도발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있다.


[대만 섬을 훔치려는 중국의 치졸한 인해전술]


일본에서 발행되는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 최신호(6월 17일자)에서 “중국이 대만의 섬들을 훔치기 위해 준설선을 동원하고 있다”는 커버스토리를 실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국 푸조우시의 바로 코 앞, 배로 겨우 25분 걸리는 20km 거리에 있지만 대만 본토로부터 비행기로 거의 1시간, 패리로는 무려 10시간 걸리는 곳이 바로 마쭈열도의 중심인 마쭈섬(馬祖島)이다. 맑은 날에는 중국 대륙 푸젠성의 고층건물들까지 훤히 보이는 그곳 마쭈섬에 요즘 중국의 인해전술이 펼쳐지고 있다.


다름아니라 마쭈섬 바로 앞에서 2000t급의 대형준설선들이 몰려와 모래를 퍼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한 두척이 아니라 무려 수십척에서 수백척이 밤에는 불을 훤히 켜고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모래를 파낸다. 그런데 갈수록 그 숫자는 늘어간다.


이는 단순한 배들이 아니라 마쭈섬에 사는 이들에게는 엄청난 두려움으로 몰려온다. 저렇게 수백척의 준설선을 보내 바다를 파헤친 다음 중국이 어떤 짓을 할지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마쭈섬 해변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한 대만인이 “어느 날에는 300~400여척의 배들이 밤에 불을 켜고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작업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두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중국은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 이유는 분명하다. 중국 본토 바로 코 앞에 있는 마쭈열도를 집어 삼키기 위함이다. 우선적으로 모래를 준설하면서 해양환경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고 있다. 마쭈섬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름다운 해변과 생태계가 발달해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바다가 황폐화되어 버렸다고 한다. 모두 중국인들의 모래 준설 때문이다. 이렇게 살지 못하는 곳으로 만들려는 중국의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쭈섬 주민들이 진짜 걱정하는 것은 바로 수백척의 준설선 바로 뒤에 인민해방군이 민항선을 위장하여 승선한 함정들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자주 쓰는 회색전술이 바로 그것이다.


어찌보면 중국이 총 한 발도 쏘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회색전술로 이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거의 매일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투기들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침범해 대만인들에게 위기 의식을 느끼게 하다가 거의 매일 반복되다시피 하다 보니 차라리 중국과 통일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고, 불안의 일상화를 통해 위기의식 자체를 사라지게 만들었다가 불시에 점령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똑같은 방식으로 중국 코 앞의 마쭈섬에 대해 전투기가 아닌 준설선 수백척을 보내 마쭈섬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살지 못하는 섬들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설명이다.


대만집권 민진당의 마쭈지역 대표인 ‘리이원’도 “희생과 협박을 목표로 하는 군사적 형태의 회색전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론 중국 당국은 마쭈섬 인근에서의 준설작업을 허가한 적도 없고 그를 불법이라고 말은 하지만 그러한 중국 당국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난감한 대만, 준설선을 쫓아내 보기도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회색전술에 대만은 그저 난감하기만 하다. 마쭈섬이 일단 대만본토에서 너무 멀기도 하지만 중국 본토와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에서 무리하게 중국의 준설선을 밀어내다보면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쭈섬의 민간 해양경비대는 대만 본토로부터 해안 경비정을 지원받아 중국 준설선을 쫓아내기도 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해에도 552척의 준설선을 쫓아내기도 했지만 매일 수백척씩 몰려드는 준설선들을 쫓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중국의 준설선들이 대만당국이 영해 한계선으로 설정한 6km이내에 들어오지 않는 한 단속하기도 곤란하다는 점도 있다. 물론 중국은 대만의 영유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준설선들이 대만이 주장하는 그 경비라인을 넘어서지 않는 한 특별한 제재조치를 취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준설선들의 규모가 너무나도 크다보니 대만의 경비함들을 압도하게 될 때가 많다는 문제도 있다. 지난해 대만 언론들이 보도한 영상을 보면 대만의 제한수역에 진입한 준설선들에게 즉각 퇴거할 것을 요구했지만 덩치가 큰 중국 준설선들이 물대포를 이용해 저항하는데다가 한 두척도 아닌 여러 척이, 그것도 겹겹이 층을 이룬 중국 준설선들을 몰아내기란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다보면 그들이 오히려 대만의 경비정을 포위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력을 쓸 수도 없는 한계가 중국 준설선을 대하는 대만의 어려움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


이렇게 중국 준설선 퇴치에 한계를 느낀 대만은 그동안 100t급의 해경경비함을 물대포를 장착한 1000t급에서 2000t급 경비함을 충원하면서 대응해 가고 있다. 그리고 4월에는 4000t급 경비정도 마쭈섬 인근에 투입해 준설선에 대응하기로 했다.


또 대만 당국은 지난 12월 대만 해역의 불법 모래 준설선에 대한 처벌을 징역 1년에서 7년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만들기로 했다.


▲ [지도=구글, 편집=Why Times]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마쭈열도에 준설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이 진먼섬과 펑후열도 인근에도 준설선을 보내고 있다. 대만 해경청에 따르면, 2019년 해안경비대원들이 대만 해역 내에서 퇴거시킨 중국 준설선의 수는 펑후 열도 인근 508척, 마쭈 인근 94척, 진먼 인근 3척 등 605척이나 된다. 그런데 2020년 들어 전년대비 6배 이상 증가한 4000여척의 준설선을 퇴거시켰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퇴거당한 준설선의 대부분(3422척)이 펑후 해역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해경은 마쭈 인근에서 94척, 펑후 인근에서 65척을 퇴거시켰다. 대만 중앙통신은 5월에도 마쭈 해역에서 38척의 준설선과 어선을 퇴거시켰다고 보도했다.


[마쭈섬은 ‘탄광의 카나리아’]


중국 해안에서 겨우 20km떨어진 13000명의 마쭈섬 주민들은 중국과 대만과의 전쟁 최전선에 있다. 그들은 과거 1949년 장개석 총통이 중국 공산당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대만으로 물러나면서 마쭈섬과 진먼(金門)섬을 군사요새화했다. 그러다보니 1958년부터 1979년까지 중국인민해방군은 거의 매일 마쭈섬과 진먼섬을 향해 포격과 함께 삐라를 날려댔다. 그만큼 마쭈섬 주민들은 전쟁에 익숙하다.


마쭈섬 주민들은 스스로를 ‘탄광속의 카나리아’로 여긴다. 중국과 대만간의 치열한 대결의 최전선에 있어서 만약 중국이 도발한다면 제일 먼저 마쭈섬부터 손아귀에 놓으려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쭈섬 주민들은 집마다 지하벙커를 가지고 있다. 전쟁이 나면 언제든지 도피할 장소를 마련해 놓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마쭈섬의 긴장은 여전하다. 마쭈섬의 난안항 입구에는 치앙상이 서 있다. 그곳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다. "우리는 베개 옆에 무기를 두고 잔다."


이렇게 중국의 위협을 매일 마주하는 이들이지만 중국 공산당 정권에 대한 분명한 적대의식을 가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대만보다는 중국본토와 언어도, 문화도 가깝지만 그렇다고 공산당 정권과 가까워지기는 싫다는 것이 이 마쭈섬 주민들의 철저한 반공의식이다. 그래서 공산당정권과 정면대결을 선언한 차이잉원 총통의 집권 민진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마쭈섬의 위기에 신경 곧추세우는 일본]


중국 준설선의 마쭈섬 해역 유린은 사실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마쭈섬이나 진먼섬을 장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쭈섬의 주민들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30분안에 마쭈섬을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백척의 준설선이 마쭈섬으로 몰려온다면 어찌해볼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준설선 뒤에는 무장한 인민해방군도 있을 것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의 해상민병대는 지금 필리핀 영유 섬과 암초들에 대해서도 같은 전략으로 탈취를 계획하고 또 실행하고 있다. 똑같은 방식으로 지금 마쭈섬에 대해서도 도발을 사실상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 소속의 왕팅유 의원도 “중국의 모래준설선은 불법”이라면서 “그들은 불법의 일상화로 우리가 익숙해지게 만든 다음 당(공산당)이 명령하면 곧바로 우리의 영토를 침범해 올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중국 공산당정권은 이미 홍콩에서의 일국양제를 폐기하면서 홍콩을 본토화했고 이제 그 다음 카드는 대만의 본토화를 꿈꾸고 있다.


중국의 대만을 향한 위협의 가속화에 대해 일본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을 통해 중국 준설선의 마쭈섬 인근 침범에 대해 “대만 영해에서 중국 어선이 도발하는 행동은 일본 영해 주변에서 중국 어선이 도발하는 행동과 같다”면서 “중국의 대만 위협은 강건너 불구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대만은 민주주의 국가”라면서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긴밀히 협력하여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쭈섬에 대한 도발은 곧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도발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강력 대응을 촉구한 것이다.


미국도 지난 3월 해양경찰 실무단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대만을 향한 중국의 도발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대만 입법원의 왕팅유 의원은 "이 MOU는 특히 중국인민해방군의 회색지대 전술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 당국도 중국의 준설선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해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집권여당 민진당의 사무국장은 중국과 대만과의 상황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칭했다.


바로 그 싸움에서 대만이 승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연대가 이긴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한 연대에 일본도, 미국도 전면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인해전술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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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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