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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中 정보기관 2인자 美 망명, 미중관계 판 뒤집나? - 둥징웨이의 美 망명, 中 각종 기밀 1TB 수준 제공한듯 - 中, 알래스카회담에서 둥징웨이 송환 요구한 듯 - 중국 망명 사실 부인하지만 의혹은 더 커져
  • 기사등록 2021-06-21 17:17:08
  • 수정 2021-06-22 07: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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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정보기관 2인자의 미 망명설을 보도한 미국의 레드 스테이트


[中정보기관 2인자 美망명설, 미 매체 제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의 정보기관 2인자가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미국의 보수성향 매체인 레드스테이트(Red State)가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레드스테이트의 상당히 신빙성 있는 이 보도를 미국의 폭스뉴스나 열국의 텔레그래프,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이를 인용 보도하면서 이 뉴스는 세계적인 화제로 등장을 했다.


이들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판 국정원 격인 국가안전부 2인자인 둥징웨이(董經緯, 57) 부부장이 지난 2월 딸 둥양(董揚)과 함께 홍콩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해 현재 미국의 DIA(Defense Intelligence Agency)의 보호 아래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또 둥징웨이가 원래 홍콩에서 미국을 향해 출발할 때 딸 둥양이 거주하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방문한다고 했으나 둥징웨이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미국의 정보기관인 DIA와 연락해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후로부터 줄곧 DIA의 보호하에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미국 DIA가 둥징웨이의 망명을 극비에 붙였는지 FBI 등의 정보기관들조차도 모르고 있을 정도였다고 레드스테이트는 전했다.


[둥징웨이의 美 망명, 사실이면 中 엄청난 타격 입을 듯]


중국의 방첩활동의 책임자였던 둥징웨이의 미국 망명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에게 엄청난 충격파로 다가올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까지 망명 대열에 오른 중국 관료 중 최고위급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둥징웨이가 가지고 있을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최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세세한 정보까지, 그리고 미-중간 충돌 상황에서 중국의 기밀사항까지 그가 모두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둥징웨이가 갑작스레 망명을 한 것이 아니고 상당히 기획적이고 준비를 한 상황에서 딸과 함께 망명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중국이 받게 될 충격은 그만큼 심각하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미중간의 2+2회담에서 설전을 벌인 것도 둥징웨이의 망명 이슈 때문이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러한 엄청난 빅뉴스를 전한 당사자는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전직 중국 외교관 한롄차오(韓連潮) 박사다.


▲ 한롄차오(韓連潮) 박사의 트위터


그는 지난 16일 트위터에 국가안전부의 넘버2인 둥징웨이 부부장이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 사진을 올리고 “사실이라면 커다란 폭탄”이라고 주장했다.


한롄차오가 둥징웨이의 사진과 함께 올린 메시지에는 “둥징웨이가 지난해 4월 낙마한 쑨리쥔(孫立軍) 전 공안부 부부장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도주했으며, 지금까지 미국으로 망명한 최고위급”이라고 적혀 있었다.


메시지는 이어 “그가 우한(武漢) 바이러스 연구소의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어 바이든 정부의 시각이 바뀌었다”면서 “알래스카 회담에서 논쟁의 초점은 둥징웨이 송환 요구였으며 이는 (국무장관) 블링컨에게 거절당했다”고 했다.


한롄차오 박사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미중간 관계 개선을 시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알래스카 2+2회담에서까지 왜 그렇게 고성을 질렀는지 이해가 된다. 그만큼 엄청나게 당황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둥징웨이 소식을 전한 레드스테이트는 “지난 3월 알래스카 회담에서 양제츠가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둥징웨이를 돌려 보내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작 블링컨 장관은 그 당시까지도 둥징웨이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면서 “둥징웨이는 미국에 없다”고 반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박하는 중국, 그러나 의심스러운 정황도 포착]


둥징웨이의 망명설이 퍼져나가자 평소 정보기관과 관련해 보도 자체를 하지 않던 중국 당국이 뜬금없이 중국 사법·공안 기구를 총괄하는 조직인 중앙정법위원회가 18일 오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둥징웨이 부부장이 간첩 척결 간담회를 소집했다는 소식을 올렸다. 한마디로 여러 언론에서 터져 나오는 둥징웨이 부부장의 망명설을 전면 부인한 셈이다.


이 소식은 인민망을 비롯해 환구시보와 CCTV 등 다른 관영 매체들도 이 소식을 일제히 퍼 날랐다. 이 과정에서도 중국 내부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보도를 하면서 둥징웨이 이름을 넣다가 또 빼는 혼선도 일어났다.


여기에다 마치 둥징웨이의 망명설 소식이 퍼지는 것을 막으려고 협박을 하는 듯 정법위 공식 SNS 계정인 장안검(長安劍)은 “최근 해외 정보기구의 침투와 비밀 절취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며 “간첩을 잡아내고 ‘잠복 간첩(內奸·내간)’과 ‘배후 돈줄’을 잡아야 한다”고 공지를 올렸다.


장안검에 이 글이 올라오자 각종 관영 매체는 또다시 일제히 “잠복 간첩 척결”을 전면 보도했다. 잠복한 간첩이 해외 적대 세력과 암암리에 결탁해 반중(反中) 활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막후 돈줄’로부터 적대 세력에게 자금을 전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좌담회를 둥징웨이가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글은 둥징웨이의 망명설은 거짓이고 현재 둥징웨이는 거짓을 퍼뜨려 선동을 하고 있는 간첩 색출의 최전선을 지휘하고 있다는 의미로 그러한 발표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 당국의 대응에는 상당한 의문점들도 있어 오히려 둥징웨이의 망명설을 더욱 신빙성 있게 만든다.


우선 둥징웨이 부부장이 그러한 회의를 주도했다면 망명설을 불식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단연 둥징웨이가 회의를 주도하는 장면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공개하면 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을 중국 당국은 왜 하지 않았을까? 이와 관련해 미국의 첩보 전문 사이트 ‘스파이톡(SpyTalk)’의 자문역인 매튜 제임스 브라질은 18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만일 내가 중국을 책임진 자라면, 둥징웨이의 사진을 게재했을 것”이라며 “딸 둥양의 육성으로 소문은 낭설이라고 덧붙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둥징웨이의 망명설을 더욱 신빙성 있게 만드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행동이다. 시진핑은 18일 오후 7시(현지시간) 전국에 방송된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에서 “당의 비밀을 지키고, 영원히 당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입당선서문을 선창했고,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원, 한 달여 대외 활동이 없던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등 국가 수뇌부가 큰 소리로 선서문을 복창했다.


시진핑 주석의 입당선서문 복창은 의외다. 그리고 왕치산까지 참석시켜 입당선서문을 복창하게 한 것도 그야말로 이상하다. 한 명이라도 빠지면 또다른 망명설이 나올 것을 두려워 한 것은 아닐까? 왜 하필 그 시점에서 ‘영원히 당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일까? 더 이상 당 고위 관료들의 이탈을 막아 보겠다는 그런 생각에서 참으로 해괴한 행사를 한 것은 아닐까?


또 하나, 최근들어 중국 당국의 뜬금없는 행동은 하나 더 있다. 정법위 공식 SNS 계정인 장안검(長安劍)이 SNS에 간첩 행위 관련 글을 올린 배경에는 지난 4월 26일 발효된 ‘반(反) 간첩 안전 방범 공작 규정’에 대한 내부 학습에 근거한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이 4월부터 새롭게 시행한 이 규정 역시 둥징웨이의 망명 이후 내부를 다지기 위한 또다른 시도의 일환이 아니었을까?


SCMP도 이 좌담회를 보도하면서 이 회의가 어디서 열렸는지 언급하지 않았으며 중국 당국이 사진 제공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나 더. 중국판 네이버라 할 수 있는 바이두의 국가안전부 공식 홈페이지에서 부장만 소개되어 있을 뿐 부부장 사진들이 사라졌다. 중국법학회(中國法學會)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부회장인 둥징웨이 사진이 삭제됐다. 다른 회장과 부회장 사진은 그대로 있었다. 이는 사실상 둥징웨이의 망명설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미국의 대응도 둥징웨이 망명설 뒷받침]


미국의 대 중국 대응도 복기해 보면 둥징웨이의 망명설을 신빙성있게 보충해 준다.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연구소에 대한 전면적인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한 것이 바로 둥징웨이의 망명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보여진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코로나 바이러스 기원과 관련해 미 정보 당국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며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3월 정보당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동물 또는 실험실 사고 등으로 유래했는지 분석을 지시했고 이달 초 보고를 받았지만, 90일 이내에 재보고할 것을 정보당국에 요청했다고 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 기원설에 대한 자신감이 바로 둥징웨이의 망명과 관련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둥징웨이의 망명설을 보도한 레드스테이트나 다른 매체들의 보도 내용을 보면 둥징웨이의 망명은 확실한 것으로 판단된다.


둥징웨이의 망명설을 최초 보도한 레드스테이트는 최근 미국 정보당국에서 둥 부부장이 제공한 정보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워싱턴 프리비컨의 지난 15일자 기사를 통해 일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프리비컨은 이 기사에서 미국 정부 내부문서를 통해 정보당국이 코로나19 확산 초기 학생이나 취업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중국 스파이 의심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드스테이트는 한술 더 떠 “둥징웨이가 진술한 중국 정부 관련 내용이 너무나도 방대하고 중요한 내용들이 많아 미국 정보당국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면서 “둥징웨이 진술의 정확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또다른 매체인 ‘워싱턴 프리덤 라이트’도 “둥징웨이의 진술 가운데는 중국의 최신 특수무기정보 뿐만 아니라 우한 바이러스 관련 내용도 구체적으로 존재한다”면서 “제공한 정보의 양이 테라바이트(TB)급이 된다”고 했다.


특히 우한 연구소 관련 정보는 미 육군의 감염병의학연구소(USAMRIID) 직원이 매우 기술적인 세부사항까지도 확인했다고 레드 스테이트는 보도했다.


그만큼 양도 방대하고 정확하며 소스가 분명해 둥징웨이가 소지한 정보의 가치들에 대해 정보당국자도 놀라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둥징웨이의 중국 관련 첩보내용이 단순한 구술뿐만이 아닌 USB등을 통한 엄청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중국에게는 엄청난 치명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둥징웨이의 제공 자료 가운데는 미국 대학에 재학중인 중국 학생들 중 최소 3분의 1은 학생이 아닌 중국의 천인계획에 의거 미국으로 파견된 사실상의 스파이라는 사실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워싱턴프리비컨은 전했다. 그리고 그들중 상당수는 공산당 지도자들의 자녀들이라는 점도 밝혔다.


그러나 ‘스파이 토크’는 둥징웨이가 제공했다는 정보의 양과 신뢰성에 대해 잘 아는 내부 소식통과의 대화를 근거로 판단할 때, 이번 사건은 매우 큰 사건이기는 하나 미중 관계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둥징웨이, 미중간 전쟁을 뒤집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로 부상]


파리에 본부를 둔 ‘인텔리전스 온라인’ 사이트는 둥징웨이가 허베이(河北) 국가안전청장 시절 시진핑 주석의 경호 요원 육성을 책임질 정도로 관계가 밀접한 인물이라고 지난 2015년 보도한 바 있다.


국가안전부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해외정보망을 총괄하는 정말 중요한 부서이다. 세계에서 수집된 모든 정보의 수집과 분석, 그리고 방첩 활동 등을 하는 곳이다. 따라서 국가안전부의 책임자인 둥징웨이의 망명은 그래서 중국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등 서방세계를 향한 중국의 극비 공작들이 이번 둥징웨이의 망명으로 다 드러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앞둔 시점에서 큰 위기로 다가올 전망이다.


의외의 칼을 맞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 그가 상당히 아끼는 인물이었던 둥징웨이의 망명은 시진핑 주석에게도 큰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둥징웨이의 망명은 중국의 최고 지도부들의 심리를 뒤흔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난파당한 배의 쥐들처럼 말이다. 이래저래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맞는 시진핑 주석의 마음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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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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