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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대만 ‘고슴도치 전략’으로 中 공격 막는다 - 고슴도치전략 위해 美 전략무기 대만에 집중 제공 - 中 대만 공격시 베이징 등 대도시 및 샨샤댐 등 거점 공격 - 中 대만 점유 섬들 공격할 가능성 있으나 이 역시 고슴도치화
  • 기사등록 2021-06-18 21:30:10
  • 수정 2021-06-19 07: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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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의 대만 공격 막기 위해 ‘고슴도치 전략’ 추진]


미국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을 억제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대만 해안에 이동식 크루즈미사일 시스템을 더 늘리고 군사적 비축을 더욱 강화하는 고슴도치 전략을 채택하는 방안을 대만 당국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대만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 곧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포함한 지정학적 중요성 등을 감안해 대만을 적극 수호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17일(현지시간) 의회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이 공개됐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


미국은 또한 대만에게 중국이 도발할 명분을 줄 수 있는 어떠한 공격적 행위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조나단 프리츠(Jonathan Fritz) 미 국무부 중국·몽골·대만 담당 차관보는 이날 "우리는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중국 침공의 잠재적 비용을 엄청나게 만드는 '고슴도치' 접근법을 대만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프리츠 차관보가 말한 ‘고슴도치 전략’이란 ”자신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큰 적수에게 대항하기 위해, 자신을 공격하면 상대방도 고슴도치의 가시에 찔릴 수 있으니 쉽사리 공격할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전략을 말한다.


다시말해 중국과 대만을 예로 들자면 대만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덩치와 어마어마한 국방력을 가진 중국이라 할지라도 만약 대만을 침공해 정복해도 막상 중국 본토가 더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고 가정한다면 중국이 섣불리 대만을 공격할 의도를 갖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것이 약소국이 강대국의 위협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는 뜻이다.


‘아시아 세기의 종언’이라는 책의 저자인 ‘마이클 오슬린’도 중국의 패권주의, 곧 중국이 아시아의 이웃 나라들을 힘으로 위협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상황에서 중국의 압박을 이겨내고 또 중국의 군사력에 맞서야 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고슴도치 전략이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고슴도치전략 위해 美 전략무기 대만에 집중 제공]


이러한 대만의 고슴도치전략 수행을 위해 미국은 대만을 향해 방어용 무기뿐만 아니라 공격용 전략무기까지 대대적으로 무기구입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2억8000만 달러(3040억원) 규모의 무기장비 도입을 허용했고, 11월에는 MQ-9 무인기도 대만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현존하는 군용 무인기 중 가장 공격력이 강해 ‘하늘의 암살자’라 불리는 MQ-9 무인기는 ‘닌자 폭탄’으로 불리는 미사일을 장착하게 되는데 앞부분 측면에 붙은 6개의 칼날이 타격 직전 펼쳐져 주변에 대한 피해는 최소화하고 목표물만 산산조각 내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미사일을 14발이나 장착하고 7500m 상공에서 시속 580㎞ 속도로 14시간 비행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할 때 동원되었던 MQ-9 무인기는 베이징의 중난하이(中南海)까지 날아가 시진핑 등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얼굴을 확인한 뒤 타격할 수 있어 중국도 두려워하는 최신예 기종이라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10월애도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로켓 시스템 HIMARS(하이마스) 11기, 보잉사의 정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SLAM-ER(슬램-이알) 135기, 항공기에서 지상으로 사진과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는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사의 F-16 전투기용 외부 센서(MS-110) 6대 등 무려 8억달러(2조300억원)에 달하는 무기를 대만에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HIMARS는 트럭에 실려 이동하는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으로, 적의 공격은 잽싸게 피하면서 최대 6발의 로켓을 100㎞ 이상 떨어진 적진에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시 대만 해안으로 상륙하려는 중국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무기로 꼽힌다.


또 최대 사거리 270㎞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SLAM-ER은 한국 공군도 F-15K에 장착해 운용 중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로 중국과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의 동부전구(戰區)에서 대규모 공격 조짐이 포착된다면 대만은 즉각 이 미사일로 군 지휘부 등 전략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F-16V 전투기(66대)와 M1A2 에이브럼스의 변형인 M1A2T 전차, 스팅어 미사일 등을 대만에 이미 인도가 됐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첨단 전략무기들의 집중배치는 결국 대만을 고슴도치로 만들 뿐만 아니라 만약의 사태시 중국 본토의 핵심 공격 포인트, 예를 들면 베이징을 비롯한 상하이 등의 대도시, 그리고 샨샤댐 등의 전략 포인트들에 대한 공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독침전략’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첨단무기들을 통한 방어뿐 아니라 미국 특수부대는 대만의 해병대에 비정규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하 저항 전술을 전수하기로 했다. 이는 특수작전부대의 지하 저항 네트워크와 잠재적인 적의 상륙전 능력 향상으로 대만 군사 방어능력을 제고(提高)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으로도 대만의 대외 능력 높이려는 미국]


미국의 대만 고슴도치 전략을 외교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대만을 국제기구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미 행정부는 이날 상원 동아시아 태평양 및 국제사이버안보정책 분과위원회에 출석해 유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대만의 참여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일단 대만이 세계보건기구, 국제민간항공기구,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의 의석을 차지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프리츠 차관보는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후 대만의 독립 의지는 더욱 강해지고 있으며 전 세계로부터 중국의 일국양제는 거센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면서 “하나의 중국을 파기하는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고슴도치 전략을 지원하는 미국의 의도]


과거 트럼프 정부 시절인 2017년 6월 자국 군함의 대만 정박을 허용하는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킨 바 있는 미국은 그후로도 미국과 대만의 공직자가 자유롭게 상대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고, 이에 따라 지난 해부터 미국의 공직자들이 대만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 6월에는 미 국방부가 이미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이 보고서 30쪽에는 “대만, 싱가포르, 뉴질랜드, 몽골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국가로 미국의 파트너”라고 적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의 대단한 전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만을 끌어안으며 고슴도치 전략으로 무장화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상 대만을 재무장시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집단안보체제(아시아판 NATO)에 합류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쿼드(Quad)’가 그 수단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들어 부쩍 쿼드 참여 국가를 말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추구하고 이를 보장하는 조처를 할 의향이 있는 어떤 국가라도 우리와 함께 협력하는 데 있어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하는데는 대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들이 나온다. 지해범 전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도 그러한 지적을 한다.


지해범 소장은 “미국 입장에서는 대만이 한국보다 중국 방어에 훨씬 매력적”이라면서 “미국이 중국군의 남하를 저지하려면 대만해협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대만과의 군사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양안(兩岸), 곧 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터졌을 때 대만군이 중국군의 상륙을 저지하고 시간을 끌어주면, 해군력에서 앞선 미군이 중국군을 상대하기가 훨씬 편하다는 것이다. 결국 대만의 재무장화를 통해 대만이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군사 요새(要塞)로 변한다면, 미국은 중국의 아랫배에 칼을 겨눈 것처럼 확실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과거 소련이 미·소 간 군비경쟁 과정에서 무너졌듯이, 미·중 간 군사대결 과정에서 중국이 스스로 주저앉기를 미국은 기대한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전략은 대만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려다 실패하면 곧바로 시진핑 공산당 정권은 문을 닫아야 한다. 그래서 일단 대만을 공격하지는 않고 위협을 가하면서 전쟁 분위기를 고취시키고 있다.


이러한 위기 조성은 중국인들의 애국심 고양에도 좋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의 위기를 가리는데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시진핑 권력 강화에도 아주 유리하다.


이러한 위기감 조성으로 대만인들의 ‘하나의 중국’을 향한 통일 의지를 고취시키는 전략 또한 병행하려 한다. 다시 말해 중국의 잇따른 위기에 대만인들이 스스로 방어 의지를 포기하고 차라리 중국과 통일하자는 여론을 부추기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러한 중국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대만인들의 생각이 흘러가고 있다. 대만여론재단이 1년전인 지난해 6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중국으로부터의 공식적인 독립을 지지해 2019년보다 8%포인트 증가했으며 이 비율은 그동안 조사 이후 최고의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이후 홍콩의 일국양제를 폐기하는 과정이 대만인들에게 역작용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지도부에게 또다른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대만이 갈수록 고슴도치화해 가고 더불어 독침 전략까지 준비를 해 간다면 대만을 복속시킨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대안으로 국지전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1차적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위협 비행하다가 일부러 대만 공역을 침범하면서 대만공군기와 전투상황으로 번지면서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응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프라타스 군도(대만명: 둥샤군도)의 일시 점령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역시 미국의 대응을 살피면서 확전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그러한 시나리오를 생각하면서 탈취된 섬의 회복작전도 훈련하고 있어서 그냥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프라타스 군도의 중국 점령을 미국이 방치한다면 이는 곧바로 일본이 점유중인 센카쿠 열도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당연히 일본의 불안감 조성도 잇따르기 때문에 미국이 당연히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프라타스 군도에 대한 중국 점령이 그야말로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런 측면에서 SCMP는 6월 17일자 보도에서 “대만이 실질 점유 중인 섬들로 인해 미국과 중국간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최근들어 중국 공군기들의 프라타스 섬 인근 비행이 심상치 않다면서 그런 기사를 실은 것이다.


대만의 국방 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시드니 맥쿼리 대학의 벤 슈리어 교수도 “이제 중국이 대만의 외곽 섬 중 하나를 점령하려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의 시도를 막기 위해 대만도 프라타스 섬 방어 시설 및 활주로 업그레이드와 함께 수비대도 강화하고 미사일 시설도 늘리고 있다. 프라타스 섬을 또 하나의 고슴도치로 만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대만 기습 카드는 여전히 살아있다. 거시 경제 및 정치 예측 회사인 에노도 이코노믹스(Enodo Economics)는 중국과 대만의 충돌 가능성을 2019년 1월 10%에서 올 3월 65%로 상향했다. 그만큼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의미다. 에노도측은 “대만에 대한 기습공격도 가능하지만 중국은 대만의 저항의지를 약화시켜 스스로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라 밝혔다.


결국 중국은 대만이나 대만에 속한 섬들을 공격하면서 미군의 지원을 차단하기 위한 바시해협, 곧 대만을 향한 지원 병력이 투입되는 경로인 바로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또 이를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지원이 늦어지면 대만 점령도 손쉬워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생각을 완전히 흩트리는 것이 바로 고슴도치전략이다. 대만을 점령하기 전에 중국의 핵심 기반 시설이 엄청난 피해를 당한다면 이기고도 지는 전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중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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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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