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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러정상회담, 중국을 충격에 빠뜨리다! - 바이든, "6개월 후면 분명한 결과가 보이게 될 것" 자신 - 바이든-푸틴, 정상회담 결과에 매우 만족 - 중국과 러시아 분리 성공, 美는 중국에 전념 가능할 듯
  • 기사등록 2021-06-17 16:00:49
  • 수정 2021-06-18 09: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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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랑주`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사진=백악관]


[미국·러시아, 입장차 확인 불구 긍정 평가]


미-중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강력한 우방국이라 일컬어지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회담을 가진 후 “미국과 러시아 간에 관계 개선 전망이 있다”고 밝혀 앞으로의 관계 진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랑주'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이후 단독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적인 회의 분위기는 좋았다. 긍정적이었다"라며 낙관적인 어조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3개월에서 6개월 후 합의한 일들이 효과가 있었는지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과 내가 갑자기 모든 것이 효과가 있을 일들을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난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원칙과 가치에 따라 단 하나의 것도 포기하지 않고, 양국 관계를 상당히 개선할 진정한 전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뻥튀기식 과잉 발언을 의식한 제스처로 푸틴과의 회담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봐 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이날 회담에서는 “위협(threats)이 없었다”면서 "우리는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말한 부분이다.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은 "앞선 회담에서 이미 많은 논의를 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 정상간 회담 이전의 실무회담에서 이미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뜻이고, 더불어 특별한 이슈가 아닌 미국과 러시아간의 아주 기본적인 외교 문제 협의가 상당한 결실이 있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이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러시아가 미국의 선거에 개입한 것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한 이후 러시아가 이에 대해 강력 항의하면서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고, 더불어 러시아 당국이 러시아주재 미국대사의 귀국 종용으로 인해 모스크바를 떠났는데 이번 회담 이전에 양국 다 원대 복귀시키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날 회담 시간도 원래 예정했던 4~5시간이 아니라 불과 3시간 30분만에 종료됐다. 이 역시 양 정상간 회담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미-러정상회담에서 무슨 논의들이 있었을까?]


이번 미국과 러시아간 정상회담에서 가장 의미있는 합의 중 하나는 양국간에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완화하고 긴장완화를 위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양국이 전략적인 안정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합의를 진척시킴으로 인해 우발적 전쟁의 가능성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미국과 러시아 양측이 합의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 완화 문제는 단순하게 미국과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와 논의한 ‘나토조약 5조’, 곧 나토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까지도 연계된다는 점에서 외교적인 큰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함께 미국내 에너지와 의료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 사이버 공격에 대해 공동조사하기로 합의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미국을 향한 사이버 공격은 미 FBI가 러시아측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푸틴대통령은 이를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러시아는 그 사이버공격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했고, 이어 푸틴 대통령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명하게 함께 조사해보자”고 합의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엉뚱한 파문을 불러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히 두 가지 면에서 그렇다. 하나는 러시아측이 사이버 공격을 행했는데 정작 푸틴 대통령이 몰랐을 경우다. 이는 크리스토퍼 레이 FBI국장이 지난 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FBI가 100여 가지의 랜섬웨어를 조사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러시아 지역과 연결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미국이 이번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것을 자신하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는 상당한 사이버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행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는데도 푸틴 대통령이 강력하게 부인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미국을 향한 해킹이 러시아가 아니라면 러시아로 위장해 공격한 다른 국가가 분명히 존재할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사이버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유력한 나라로 중국과 북한 등이 거론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공동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고 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얻은 이득은?]


이번 미국과 러시아간 정상회담의 큰 수혜자는 아무래도 푸틴 대통령일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G2라 자처하는 중국에 밀려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갖지 못하였다. 그런데 이번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미국과 맞상대하는 나라는 러시아라는 이미지를 국내외에 분명하게 각인시켜 주었다는 소득이 있었다.


이는 러시아 내에서도 푸틴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문제를 비롯해 미국의 사회 기반시설을 위협하는 사이버 공격, 인권 침해, 그리고 2014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이유로 다양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이번 정상회담은 그러한 제재들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기에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더욱 반갑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말해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제2의 냉전’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 더불어 이미 군사대국으로 발돋음한 중국과의 경쟁에서 제3의 자리로 밀려나는 것을 원치도 않는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해는 지금 푸틴 대통령이 겹겹으로 처한 어려움들을 극복해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도 푸틴과의 회담을 끝낸 후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러시아는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러시아는 중국 때문에 압박을 받고 있으며, 중국으로 인해 제3국으로 전락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의 그러한 갈망을 잘 읽은 것이며 그래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는 만나지 않으면서 러시아의 푸틴과 정상회담을 갖게 된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얻은 이익은?]


미국과 러시아간 정상회담은 3년만이다. 그런데 이번 푸틴과의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아무래도 러시아가 중국 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으면서 미국쪽으로 끌어 당겼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다시말해 바이든은 푸틴에게 당근을 제시했다. 러시아가 처해 있는 어려움을 미국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말로는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하지만 러시아의 어려운 처지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대 러시아 제재가 미국 주도하에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러시아와 중국이 하나로 묶여 미국과 동맹과 대결하게 된다면 미국 입장에서 힘이 분산되지만 러시아와 중국을 따로 떼어 놓을 수 있다면 미국은 중국에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래서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를 완화해 가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후 “나는 내가 하고자하는 일을 했다”면서 “상호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실질적인 작업 영역을 파악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손상시키는 행위가 발생한다면 러시아에 직접 의견을 전달할 것이고 그럼으로 인해 미국의 우선 순위와 가치를 명확하게 확립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아주 의미있는 대화를 푸틴 대통령과 나눴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회담의 내용상으로 보면 크게 부각될 이슈는 없지만 그러면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긍정적 관계를 풀어가는 대전환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몇 달 후를 보면 이번 회담의 성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별개의 아젠다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과의 회담에서 수감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거론하며 러시아의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서 “러시아가 국제 규범을 위반하고 나발니가 죽음을 맞도록 내버려 둔다면 러시아가 외국인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 또는 충고했다는 점은 미국의 보편적 가치를 다시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을만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2018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가 간첩 혐의로 체포된 전직 미 해병대원 폴 윌런 등 미국인에 대한 문제도 거론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어떤 대통령도 우리의 민주적 가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미국인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인권은 항상 테이블 위에 있을 것이라고 푸틴에게 말했다”고 했다. 이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인권 의식과 자국민 보호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샘 셔랩 랜드연구소 러시아 담당 분석가 평가를 인용, "명확한 진전이 있었다"라며 "우리가 예상할 수 있던 것 중 최선의 결과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중국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번 미국과 러시아의 회담에 대해 중국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내용만 보면 중국이 당연히 침묵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미러정상회담의 속내용을 중국이 안다면 발칵 뒤집히고도 남을 것이다. 사실 중국은 미러정상회담 전에 마치 회담의 가이드라인을 주려는 듯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독독한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전에 달성하지 못했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이룩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기술 분야, 군사 및 기술 협력 분야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신뢰와 협력을 발전시켰다"고 말한 것이 그것이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이 러시아에게 위협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양국은 우호적인 관계”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8일 기자회견에서 "중·러 양국은 산처럼 단결돼 있고, 우리의 우정은 깨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국은 서로의 핵심 이익에 관한 문제에 대해 굳건히 서로를 지지해 왔고, 두 나라 사이의 정치적 상호 신뢰와 전략적 조율이 지속적으로 통합되고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마치 미국이 끼어들 틈이 전혀 없다고 기름칠 하는 듯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의 주장에 대해 푸틴대통령은 “중국과도 우호적이지만 미국과도 그러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어떻게 다룰지 명확한 토대를 마련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라며 "이들 중 어떤 것도 끝났다고 하진 않겠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은 업무를 해냈다"라고 자평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회담 이후 단독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 사이에 적대감은 없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눈에서 희망의 빛을 봤다"라고 했다. 또 이번 회담을 "상당히 건설적"이라고 평가하고, 바이든 대통령을 "균형 있고 전문적인 사람"이라고 평했다.


이러한 양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에게 어떠한 의미를 던져 주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데탕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6개월~1년 동안 러시아와 실제 전략적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지켜 보라”고 했다.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간에는 다양한 분야의 회담들이 전개될 것이다. 회담에서 이미 논의된 대로 전략 부문에서의 예측 가능성 담보와 무장 충돌 위험 및 핵전쟁 위협 축소,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연장을 통한 군축 의지 등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 대화를 통해 미래 군축을 위한 토대도 만들어 갈 것이다.


이렇게 미국과 러시아간의 데탕트는 시작되고 있다. 그 흐름이 미중간 충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예상컨대 중국은 더욱 더 고립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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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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