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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中, 남중국해서 충돌하면 누가 이길까? - 전쟁에서 누가 이기든 중국은 결국 괴멸된다 - 중국, 지정학적 이점 있지만 바로 그 점때문에 패망 - 중국이 진짜 전쟁을 두려워하는 이유, 이기고도 지기 때문
  • 기사등록 2021-06-16 21:54:36
  • 수정 2021-06-17 08: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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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 놓고 싸우면 中에 진다?”, 과연 그럴까?]


요즘 남중국해와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한다면 누가 이길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불붙고 있다.


지난 3월 27일에는 미국의 NBC방송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한 워게임에서 미국이 자주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NBC는 데이비드 오크매넥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청팀(미국)'과 '홍팀(중국)'의 워게임에서 대만의 공군력은 몇 분 이내에 궤멸되고 태평양 일대 미 공군 기지가 공격받으며, 미국의 전함과 항공모함은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에 발이 묶인다”면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으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전망을 한 오크매넥 연구원이 미 국방부 차관보 대행을 지냈고 랜드연구소에서 국방부의 워게임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언의 충격은 컸다.


오크매넥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미국이 대만 방어전에 총력을 기울이더라도 대만 방어에 실패할 수가 있다”고 했다.


이러한 NBC의 보도가 나간지 한 달 뒤인 지난 4월2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자매체인 ‘글로벌 타임스'에는 “미국이 대만을 놓고 싸우면 중국에 지는 이유”라는 기고문이 실렸다.


글의 요지는 “미국에게 있어서 대만은 핵심이익이 아니며 대만을 놓고 중국과 싸우게 되면 미국의 쇠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대만을 놓고 괜히 중국과 싸우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이 글이 화제가 된 것은 기고자가 현재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18년간 근무하고 있는 프란츠 게일(Gayl)이란 미 연방공무원이라는 점이었다. 해병대원으로도 22년간 복무하고 미 해병대 자문관 신분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프란츠 게일은 한 달 뒤인 5월 27일에 또다시 “중국인들을 타자화(他者化‧othering)하면, 대만에서 군사충돌이 날 수 있다”는 글을 썼다.


여기서 ’타자화‘라는 것은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종족으로 본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과거 2차 대전 당시에 일본에 원자폭탄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인을 미국인들과 같은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종족으로 봤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만약 중국과 전쟁이 벌어지면 지금 미국내에서 일어나는 아시아인 증오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무서운 전쟁이 일어나게 될 것이고 그 희생자는 합법적이고 희생할 가치가 있는 것에 목숨을 걸 수 있다고 믿는 미국의 애국적인 젊은이들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니 중국과 절대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인 것이다.


두 번씩이나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나 다름없는 매체에 그것도 미국의 국익과 반대되는 글을 쓴 게일은 결국 방첩(防諜)수사를 받기 시작했고, 지난 1일 그의 기밀 접근권도 박탈당했다. 그리고 곧 강제 은퇴를 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금도 “연방공무원 신분으로 그런 글을 쓴 것은 중국과의 전쟁이 임박한 것이고 그 전쟁은 우리 모두가 후회할 비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5일에도 폭스뉴스에서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미 국방성이 18번의 대만 위기시 미군의 개입을 검증하는 워케임에서 모두 미군 개입이 실패하였다”며, “이유는 지리적 조건이었다고 지적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일본에서도 나온 대 중국전쟁 비관론]


그런데 중국과의 전쟁에 대한 비관론은 일본에서도 나왔다. 지난 4월 20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가네하라 노부카쓰(兼原信克) 전 한국 주재 일본대사관 정무공사의 발언을 인용하여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틀만으로는 부족하고 한국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2차 정권 때 관방부장관보를 역임한 바 있는 경력 때문에 그의 발언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외교의 기본적인 역할은 역학 관계의 유지이며, 아군을 늘리고 적을 줄이는 것이 철칙"이라며 "일본, 미국에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를 더한 쿼드 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6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한 군사 대국"이라며 "일본으로서는 '쿼드 플러스알파'(쿼드+α)에 한국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네하라 전 부장관보는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에 대한 무리한 개입을 서슴지 않았고, 무력에 의한 대만 병합도 허풍이 아니다”라고 우려하면서 “중국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쿼드에 반드시 한국을 참여시켜야 하고 그래야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지난 5월 30일에는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가 NATO사령관을 지낸 바 있는 제임스 스테브리디스(James Stavridis) 제독의 발언을 인용해 “전쟁이 일어난다면 둘 다 패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방비로만 본다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올 수 없지만 미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국방비를 쓰는 반면 중국은 동아시아에만 쓰기 때문에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한 지정학적 문제도 지적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물류의 지원은 당연히 중국이 앞설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은 일본, 한국, 괌 등을 후방기지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약점이라고 했다.


더불어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의 섬과 암초들을 움직이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상당히 유리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물론 “이들 섬에 대해서는 미국도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서 “개전 초기에 미 해병 특수부대를 통해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 가지고 있는 강점으로는 가까이 있는 일본과 한국, 호주,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맹국들의 힘”이라면서 “이들 국가들의 지원이 미국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해상에서의 전투는 미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월등한 군사위성과 그를 통한 첩보활동, 그리고 대잠 능력 등은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현재는 미국이 우위에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나 중국에게 서로 쉽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쟁에서 누가 이기든 중국은 결국 괴멸된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간에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지정학적 이유 때문에 중국이 유리할 수 있고 그로인해 전쟁에서 승리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은 전쟁의 승패에 관계없이 괴멸의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중국 인민해방군의 최대 약점은 ‘실전’ 경험 수준과 활용의 문제다. 이를 이유로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중국 인민해방군을 ‘종이 호랑이(paper tiger)’로 폄하해 왔던 것이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인 윤석준 전 예비역 해군대령의 지적이 그렇다.


그러나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러한 실전 경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 왔다. 그럼에도 미군의 전쟁능력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따라오기는 힘들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의 중국 연구 부족이다. 다시말해 미국이 중국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군의 전술전략이 중국군과의 전투에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그것이 미군의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들 한다.


그래서 미군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 중국 전략 전반에 걸쳐 새롭게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중국과 관련된 정보를 1주일만 하지 않아도 과거의 것이 된다”면서 중국 관련 정보를 철저히 챙길 것을 지시하였고 작전능력의 향상을 위해 중국 맞춤형 군사전략의 수립도 지시한 것이다.


세 번째는 지휘력 논란이다. 미군의 지휘관들과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휘관들이 전쟁에 임하는 자세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휘관들은 전장환경의 판단보다 당의 명령에 충실하려는 무모함으로 귀결되는 것이 문제라고 미국 랜드 연구소 티모시 히스(Timothy Heath) 박사는 지적한다.


히스 박사는 특히 첨단 무기와 장비에 대해 전문성이 미흡한 가운데 상황판단의 오판이 중국 인민해방군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반면 미군의 지휘관들은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지휘역량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외교정책과 군사전략 간 배합에 두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대부분의 중국군 고위급 지휘관들이 공산당의 중앙군사위원회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싸워서 반드시 이기라는 직설적 명령과 지침에 우선순위를 두는 리더십을 보인 것과 대조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지휘방식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 2018년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 알레이 버크급 디카터 구축함과 중국 해군 Type 052C형 뤼양(旅洋)급 란조우(蘭州) 구축함이 45야드까지 접근한 사건이라고 윤석준 전 예비역 해군대령은 지적했다.


네 번째는 지정학적 문제이다.


이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은 안방이지만 미국은 거리가 멀다. 이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미국이 불리할 수 있지만 바로 이 요인 때문에 중국은 전쟁에서 이기고도 패망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완전히 동과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 전쟁이 벌어진다는 곳은 중국의 코 앞이다. 대만이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벌어지게 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는 중국의 바로 앞이기 때문에 무조건 중국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또한 중국에게 불리하다.


미국은 대만을 전진기지로 삼고 일본의 오키나와를 비롯한 전 지역, 그리고 해상에서 막강한 해공군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향해 공격을 가할 수 있지만 중국은 미국 본토를 향한 공격 자체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말고는 딱히 공격할 수단이 없다. 중국의 잠수함이 태평양을 건너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이미 미 해군에 의해 사실상 봉쇄되어 있다고 봐도 된다.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 본토를 향해 ICBM만 쏠 수밖에 없고 이는 미국의 강력한 방어체제에 속수무책일 것이다.


그러나 미군을 비롯한 연합국은 중국의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 그리고 중국의 전략거점들을 향해 곧바로 포격을 가할 수 있다. 그래서 전쟁이 마무리된다면 중국은 사실상 초토화될 수밖에 없다. 중국이 아무리 미사일 방어능력이 뛰어난다 할지라도 미군의 융단폭격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일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군은 본토와 지정학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보급능력이나 전투기 발진 등에 있어서 중국에 비해 열세일 수 있지만 이미 중국과의 전쟁을 대비한 일본과 한국 등에의 전쟁물자 비축 등을 통해 그러한 약점을 상당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미 본토에서의 증원이 2주일 안에는 이뤄질 수 있다.


그럼에도 단순한 전투력만 본다면 당연히 중국이 우세하다. 또한 물량공세로 미군 등의 연합군에 대응한다면 지정학적 이점 때문에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에 우세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원래 워게임은 적국의 전투력은 100%로 놓지만 자국의 전투력은 있는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 특히 허수가 많기로 유명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투력을 100으로 놓고 워게임을 벌인다면 당연히 중국군이 승리하는 결과를 낳게 할 것이다. 그것부터가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결과다. 막상 전쟁에서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에 중국이 승리한다 하더라도 중국은 사실상 괴멸 상태의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중국 공산당 정권의 존속도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이 전쟁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기고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만의 독립을 지켜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그것이 지금 중국이 안고 있는 최대의 고민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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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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