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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분석]시진핑 3연임? 전격 후계자 발탁? 싸움은 지금부터... - 차기 권력 향한 중국의 내부투쟁 본격화 - 후춘화 부총리, 처기 지도자로 급부상 - 중국내 파벌 싸움은 지금도 진행 중
  • 기사등록 2021-06-01 21:41:12
  • 수정 2021-06-02 07: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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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중국의 차기 권력 레이스]


중국의 권력이 대거 교체될 내년 가을의 20차 전국대표자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이미 치열한 정치 투쟁이 시작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시진핑 현 국가주석의 중국 공산당 제19기 총서기직 임기도 내년 가을 끝나게 된다. 당연히 현행 당장(黨章·당의 헌법)에 따라 내년 당대회에서 시 주석은 재선출되어야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원래 중국 공산당의 관례대로 새로운 주석을 선출하고 그 자리를 그만 두어야 한다.


그런데 내년의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전역에서는 이미 가장 밑바닥 조직인 향(鄕, 한국의 면)과 가도(街道, 한국의 동) 선거가 시작되었다. 이 선거가 마무리되면 그 다음으로는 내년 가을까지 현(縣, 한국의 군) 선거에 이어 성(省, 한국의 도)급 지방 당 위원회와 인민해방군·국가기관·국영기업 등 부문별로 당 대회를 열고 20차 전국대표자대회에 참석할 20대 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이렇게 뽑힌 2000여명의 20대 당대표들은 베이징에 모여 ‘당 헌법 수정안’과 차기 지도부의 집정 방침을 담은 ‘정치보고’를 확정한 뒤, 200여 명의 중앙위원을 뽑고 이어 그보다 적은 후보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그리고 일단 전국대표자대회는 폐막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중앙·후보위원들은 20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를 열고 25명 안팎의 중앙정치국 위원을 선출하고 더불어 7명(혹은 5명이나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1명의 총서기를 지명하게 된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뽑힌 이들이 ‘20기 중앙영도기구’가 된다. 그리고 이들이 2027년 21차 당 대회까지 9191만 당원의 위탁을 받아 중국을 이끌게 된다.


[시진핑 3연임과 맞물린 최고 지도부 개편]


현재까지 중국내 관영 언론들이나 소식통들은 한결같이 시진핑 현 주석의 3연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미 그동안의 관행을 깨뜨리고 주석의 임기 제한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내부의 흐름은 일단 당 주석은 시진핑 주석 그대로 가고 총리를 누구로 뽑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또한 중국의 최고 지도부에 누가 입성하고 더불어 지금 지도부에서 누가 탈락하느냐가 집중 관심 대상이다


시진핑 주석의 입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차기 총리는 시 주석의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이를 놓고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원래 중국은 1992년의 14대 당대회 이후 관행적으로 차기 권력 계승자를 미리 낙점하고 최소 5년전 또는 10년전부터 부주석에 임명해 차기 지도자로 육성해 왔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도 과거 2007년 17대 당대회에서 리커창 현 총리와 함께 후계자 구도군에 선발되면서 서열 6~7위 상무위원으로, 더불어 국가부주석과 부총리로 임명되어 차기를 준비했던 것이다.


이 관례대로라면 차기 권력 승계가 이루어져야 할 2022년의 5년전 당대회인 지난 2017년 19대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후계자를 지명해야 하나 오히려 당 헌법을 개정하면서 3선연임이 가능하도록 해 버렸다.


지금 상황이라면 시진핑 주석은 후계자를 임명하지 않고 곧바로 주석직을 일단 5년 더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당 안팎에서 시진핑 현 주석에 대한 경계심들이 높고 특히 미국과의 충돌을 빚으면서 중국의 상황이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어둡기 때문에 이를 일시에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시진핑 주석의 퇴임을 주장하는 세력들이 많다는 점이다.


아마도 7월 1일의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가 끝나게 되면 중국 내부의 권력 투쟁은 본격화되면서 서서히 차기 권력 구도의 밑그림도 그려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 의미있는 3월의 전인대 조직법 개정]


그런데 차기 권력 구도와 관련하여 아주 의미있는 움직임이 지난 3월의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 중국의 국회격)에서 있었다.


170여명으로 구성된 전인대 상무위의 인사 권한이 대폭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장관급까지 임면이 가능했으나 이번 조직법 개정을 통해 부총리, 국무위원, 군사위 부주석, 군사위 위원까지 임면할 수 있게 권한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조직법 개정은 분명히 아직까지 차기 주석직으로 내정된 인물이 없는 상태에서 20대 당대회 이전에 부총리와 군사위 부주석까지 임명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사실상 1중전회에서 선출해야 할 막중한 인물들인 서열 25위 이내의 정치국원들인 부총리, 군사위 부주석 등을 전인대 상무위에서 20대 당대회 이전에 선출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는 아주 중요한 암시를 던져 준다.


일단 단순하게 보자면 20대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권좌에 도전할 수 있거나 반대파에 속한 사람들을 축출해 버리고 차기 정치국원들을 친 시진핑파로 깨끗하게 정리한 다음 당대회를 열겠다는 의지로 읽혀질 수 있다.


그래서 이미 20차 당대회 이전에 정리되어야 할 인물들의 명단이 떠돌아 다닌다.


일단 관례상 19대까지 지켜진 7상 8하(67세 유임, 68세 은퇴 관례)에 걸리는 인물들이 축출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정(韓正·67), 쑨춘란(孫春蘭·71), 류허(劉鶴·69) 현 부총리와 쉬치량(許其亮·71), 장유샤(張又俠·71) 군사위 부주석 모두 교체 대상이다.


지난 25일 홍콩의 명보는 “중국 외교 수뇌부의 교체가 임박했다”면서 “왕이(王毅·68)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잔류 여부가 화제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명보는 이어 “큰일이 없으면 양제츠(楊潔篪·71)는 (7상이기 때문에) 당연히 은퇴하겠지만, 왕이는 승진과 은퇴 모두 가능하다”며 “만일 은퇴하지 않는다면 내년 정치국에 진입해 ‘양제츠 모델’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사실상 왕이 부장이 7상에 걸려 은퇴 대상이기는 하지만 시진핑 주석과 동갑이라는 점에서 공산당의 중앙외사공작위원회판공실(약칭 외사판) 주임을 맡으면서 외교직을 계속 수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시진핑 주석의 신임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후춘화 부주석을 주목하라!]


그런데 진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전인대 상무위에서 후춘화(胡春華·58) 부총리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여부이다. 후춘화 부총리는 이미 미래의 중국 지도자로 인정받아 왔고 또 그렇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후춘화 부주석이 시진핑 계파가 아니라는 점에서 낙마 가능성도 점쳐져 왔다.


그런데 전인대 상무위에서 후춘화 부주석을 차기 지도부에서 배제한다면 시진핑 주석의 완전 독재체제를 굳히는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반면 후춘화 부주석을 요직에 기용한다면 후춘화를 시진핑 주석이 차기 지도자로 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가질 수 있다.


후춘화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주석을 지내 이른바 후진타오를 리더로 하는 ‘투안파이(團派)’의 대표자였다. 후진타오가 후계자로 키운 인물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국무원 부빈(扶貧)개발영도소조 조장을 맡아 시 주석의 역점 사업인 빈곤탈출 업무를 완수하면서 시 주석의 눈에 들었다. 물론 국무원 부총리 출신이 총리 아닌 최고지도자(총서기)가 된 선례는 없었기 때문에 일단 후춘화 부주석을 2022년 3월에 은퇴하게 되는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 임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중국 정부가 대미 무역협상 대표를 류허(劉鶴) 부총리에서 후춘화(胡春華) 부총리로 교체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흘러나왔다. 지난 5월 12일(현지시간)의 일이다.


후 부총리가 대미 관계 경험은 별로 없으나 현재 상무부 업무를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전망들이 나온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더불어 차기를 준비시킨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물론 상무부는 이러한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이러한 전망들이 나오면서 후춘화 부주석이 차기 총리가 아닌 아예 시진핑 주석의 후계자로 갑자기 낙점될 수도 있다는 분석들도 나온다.


물론 중요한 것은 시진핑 주석의 판단이지만 미중충돌이 극심한 상황에서 중국이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바로 시진핑 주석의 3연임 포기라는 주장들이 중국내에서 분출되면서 차기 권력 구도가 급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자리를 노리는 또다른 인물들]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지난 5월 4일 “누가 시진핑의 잠재적 후계자인가”라는 기사를 실었다.


그런데 둬웨이는 후춘화 부총리 외에도 시 주석의 부하그룹인 ‘즈장신군(之江新軍)’의 황태자 천민얼(陳敏爾·61) 충칭서기와 리창(李强·62) 상하이서기와 장칭웨이(張慶偉·60) 헤이룽장(黑龍江) 서기를 후보군으로 꼽았다.


1960년생 천민얼은 시진핑이 키우는 중요 후계자로 꼽힌다. 그리고 1959년생 리창(李强)은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일인자 시절 당 비서장을 역임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만약 내년의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고 특별한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는다면 후계구도는 60년대생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시진핑의 후계 구도는 오리무중이 될 수도 있다.


[중국내 파벌 싸움은 지금도 진행 중]


중국은 겉으로 보면 수면 위의 오리 같이 조용하고 평온한 듯 하지만 그 물밑의 다리는 연신 휘젓고 있듯 내부에서의 권력투쟁은 요란하다.


갑자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류허(劉鶴) 부총리의 아들 류톈란(劉天然)이 IT기업 텐센트와 징둥(京東) 등 여러 대기업에 비밀리에 투자한 것이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폭로한 것도 단순한 취재가 아닌 중국 내부의 폭로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시진핑 핵심 세력에 대한 반 시진핑파의 공격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시진핑 계파에서의 반 시진핑파 공격도 뜨겁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장쩌민 계열인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의 마윈에 대한 중국 당국의 압박이다.


군부내 장쩌민 계파 숙청도 벌어지고 있다. 시진핑의 군부내 기반을 확고하게 하려는 시도다.


결론적으로 시진핑의 3선연임이냐, 아니면 후계 구도로 가느냐의 싸움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를 예상해 볼 수 있는 사실상의 1차 단계는 올 가을의 19기 6중 전회에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이다.


하나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있다. 류허 부총리를 시진핑 주석이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보라. 지금의 시진핑 권력이라면 류허 부총리를 경질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류허 부총리가 직은 지키더라도 맡고 있는 임무들이 변경된다면 시진핑 주석의 권력이 약간 후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과연 중국의 권력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두고볼 일이다.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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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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