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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보란 듯 대놓고 대만 지원하는 미국 - 美-대만 고위급 회담 및 美지원 군사훈련도 공개 - '전략적 모호성' 전략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국 - "시진핑 오판하면 세계적 경제 재앙올 것" 美 경고
  • 기사등록 2021-05-24 16:35:31
  • 수정 2021-05-25 0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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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상 대화하는 미 국무 부차관보(왼쪽 아래)와 대만 디지털 정무위원(오른쪽 위) [사진=대만 중앙통신사 홈페이지]


[미국-대만 또 고위급 대화]


지난 3월 미일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대만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했던 미국이 이젠 대놓고 대만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는 아예 공개적으로 미국과 대만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대화를 했다. 1979년 미중 수교 이래 미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력히 관철하려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만 당국자들과는 비공식 접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또한 만남 자체를 공개하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미 국무부가 대만과의 고위급 만남을 공개적으로 알림과 동시에 보도자료까지 낸 것이다.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스콧 버스비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부차관보가 탕펑(唐鳳·오드리 탕) 대만 정부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장관급 국무위원)과 정치 거버넌스와 반부패 등을 주제로 화상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버스비 부차관보와 탕 위원이 과학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를 만들 수 있는지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대만 중앙통신사 등의 현지 매체들도 21일 자세히 보도했다.


미국과 대만의 이러한 고위급 접촉은 지난 1월 미 국무부가 대만 관리들과의 접촉 금지 제한을 풀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미 국무부는 미국내 청사를 비롯해 대만 관리들을 언제든지 접촉해도 좋다고 승인한 바 있다.


▲ 미군 지도하에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대만군 [사진=North Test Center의 Facebook]


[미군, 대만군의 훈련 사실도 공개]


이러한 고위급 관리들의 만남 외에도 더욱 더 중국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도 있다.


지난 5월 16일 대만의 연합보(聯合報)는 “미 육군의 안보지원여단(SFAB) 병력이 대만에 상주하면서 대만군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연합보(聯合報)는 이와 함께 “지난 4월 미육군 안보지원여단(SFAB) 병력이 대만 북서부 신시주(新竹市) 후커우(湖口鄉)에 있는 대만 육군 북구연합훈련시험센터(北區聯合測考中心)에서 공동으로 대대적인 훈련도 실시했다”고 전했다.


이 훈련은 대만 육군 교육훈련준비발전지휘부(教育訓練暨準則發展指揮部)와 미태평양사령부(PACOM)가 공동으로 실시했으며, 경야오종(景耀宗) 소장(少將)이 현장 통제를 실시했다는 사실까지 밝혔다.


연합보(聯合報) 등 현지 언론들은 미육군 안보지원여단(SFAB) 병력이 군사고문단 자격으로 대만 육군의 각 병과별 훈련생 교육과 함께 ‘지상작전과 해·공연합작전(地面作戰與海空通聯)’의 시범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연합보는 ”미 육군이 대만군의 혼성대대(聯兵營) 훈련에 실제로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도 전했다.


지난 16일에는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 충돌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미 육군이 원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춘 소규모 부대의 필요성을 인지했다”며 “대만을 중심으로 섬과 섬을 오가는 기동작전을 위해 미사일 발사 차량을 배치해 중국군에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훈련과 관련하여 대만 육군사령부는 논평을 거부했다. 또한 이번 훈련에 참여한 미 육군이 오는 7월 실시되는 ‘한광(漢光)37’ 훈련에 참가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광 37 훈련은 대만이 중국의 무력 침공에 대비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합동군사훈련으로, 지난 2019년에는 차이잉원 총통이 전투복에 전투화를 착용하고 훈련을 참관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연합보는 또 ”미 육군이 6개의 안보지원여단(SFAB)을 운영 중인데 이중 5개는 현역이고 1개는 주방위군“이라면서 ”안보지원여단(SFAB)은 약 600명~800여 명의 병력으로 편성되며 ‘보병 SFAB’, ‘기갑 SFAB’, ‘군사고문단 SFAB’ 등 임무에 따라 모듈 방식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 이번에 대만에 파견된 안보지원여단(SFAB)의 구체적 편성과 투입병력의 수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에 주둔중인 병력들이 지난 3월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배속된 후 4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으로 이동해 해당국 병력들과 훈련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보면 대만에서 훈련중인 팀은 워싱턴(Washington)주 루이 맥코드(Lewis-McChord) 합동기지에 주둔하는 제5안보지원여단(5th SFAB)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제5안보지원여단의 지난 4월 29일자 SNS에 대만 연합보(聯合報)가 공개한 사진과 동일한 사진들이 ‘필리핀 군’과 '인도네시아'군을 훈련시키는 것으로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대만 연합보는 또 지난해 11월 20일자 성조지(The Stars & Stripes)가 ”제5안보지원여단(5th SFAB)을 태평양사령부 작전지역 내의 파트너 국가에 상주시킬 것“이라고 보도한 바도 있어서 이를 입증해 준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미군 병력이 언제 대만에 들어왔는지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대만의 연합보는 익명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대규모 미 안보지원여단 장병들이 대만의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부터 북구통합평가센터에 주둔했다”며 이들은 전투병력이 아니라 대만 육군 훈련을 지도하는 군사 자문 역할이라고 전했다.


이를 보면 1차적으로 미군의 군사자문단이 먼저 대만에 들어왔고, 4월말 또는 5월초 쯤에 대규모의 제5안보지원여단 1개 대대가 추가로 투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에도 미군의 대만군 군사 지원훈련 진행]


그런데 대만군에 대한 미군의 군사훈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미군 특수부대가 대만군을 대상으로 4주간의 실전교육을 진행했었다.


지난해 11월 9일 대만의 연합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11월 9일부터 대만군의 초청에 의해 미국 해병대가 남부 가오슝(高雄) 쭤잉(左營) 해군기지에서 교육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군 해병대는 대만 해군해병대 및 정찰수색대 등에 고무보트(IBS) 등을 이용한 침투 작전 교과과정을 가르쳤다. 한마디로 중국 인민해방군의 연안 침투에 대비해 해병대의 특수작전과 반테러 저지 능력 강화를 위한 훈련을 진행했다는 의미다.


특히 당시 훈련은 미국으로부터 8억2천여만 대만달러(약 320억7천여만원)에 달하는 특수작전용 장비를 구매한 바 있는데 이 장비들의 실전 활용 훈련도 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에 참여한 미군은 침투 및 상륙훈련 경험이 풍부한 '해병 레이더스'(Marine Raiders)의 부대원들이었다.


[촉각 곤두세우는 중국]


미국의 이러한 적극적 대만 지원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이 대만에 대해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 전략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7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포럼에서 대만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에서 '전략적 명확성' 전략으로 변경할 경우 위험이 수반된다고 밝힌 이후 미국이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조정할 것인지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캠벨 조정관은 이날 일부 전문가들이 미국이 대만을 지킬 것임을 중국에 분명히 하기 위해 대만에 대해 '전략적 명확성'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전략적 명확성'에는 중대한 단점(불리한 점)들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외교와 국방 혁신, 우리의 역량을 포함하는 통합된 메시지를 중국 지도부에 보내는 것"이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일련의 야심차고 위험하며 도발적인 스텝을 고려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캠벨 조정관의 발언에 대해 "'전략적 명확성'에 대한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SCMP는 캠벨 조정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분명함이 결여돼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의 발언 이후 미국의 대만 정책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캠벨 조정관은 이날 포럼에서 “미중이 충돌할 경우 국지적 분쟁에 그치지 않고 신속히 확전이 진행될 것이며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세계 경제적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 홍콩의 민주주의 탄압에 대해 '처벌을 면했다'고 판단하고, 대만에 대한 행동을 취할 때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캠벨 조정관은 "우리(미-중) 사이에는 핫라인이 있다“면서 ”몇번 사용하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빈방에서 전화벨만 울렸을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마카오 군사전문가 앤토니 웡은 “미중 간 핫라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캠벨 조정관의 발언이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핫라인에 대답을 거부하는 것은 양국 간 긴장 속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캠벨 조정관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중국이 홍콩을 본토화하는 과정에서 서방세계의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대만 역시 본토화를 시도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착각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만의 경우는 미국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이로인한 충돌은 우발적 사건으로도 대대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데, 문제는 미국과 중국간의 핫라인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다면 대만에서의 충돌이 전 세계적 경제 재앙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지난 17일 대만의 자유시보도 대만군 싱크탱크인 국방원의 ‘국방안정보고’를 인용해 “미 해병대가 원정 정예 타격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되고 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대만이 미군 원정 전진기지 작전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미 해병대가 중국의 영해·영공 방어선을 뚫는 핵심 주력 진로로 대만 주변 섬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지금 대만해협은 뜨겁다. 그리고 일촉즉발이다. 결국 대만해협으로 인한 미중간 충돌의 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쥐고 있다.


시진핑 3연임으로 가는 길목에서 대만을 본토화하려는 시도를 하는 순간 미중간 충돌은 전 세계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대만은 홍콩과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대만을 넘보는 것은 곧 미국의 영토를 침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지금 미국이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일본까지 가세했다. 대만이 무너지면 일본의 센카쿠 열도를 비롯한 난세이 제도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대만이 본토화되면 남중국해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의도도 그대로 이뤄지면서 한국과 일본은 심각한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결국 미국은 대만 보호가 곧 미국과 동맹국들의 영토 수호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있으며 그래서 미국이 대만과의 군사적 관계까지 강화하면서 대만 수호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미국은 ‘전략적 명확성’을 당장 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전략적 명확성’이란 대만과의 국교회복을 포함한 미국-대만 동맹관계로의 발전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구태여 그렇게까지 진전시킬 필요는 없는 것으로 미국은 판단하는 듯 하다. 현재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대만에 대한 실속있는 지원을 통해 준(準)동맹으로서 관계를 다져도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략적 모호성’과 ‘전략적 명확성’의 중간 단계로의 진전 및 유지를 시진핑 주석이 오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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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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