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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일본·프랑스, 상륙 및 해상연합훈련, 목적은? - 육상-해양 4개국 훈련, 중국의 섬 탈취 염두에 둔 탈환작전 - 중국, 4개국 연합훈련에 상당한 불쾌감 표시 - 美는 중국 정찰 강화, 레이건함은 다시 기동 시작
  • 기사등록 2021-05-18 14:21:41
  • 수정 2021-05-18 14: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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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 그리고 프랑스 육군이 일본 규슈(九州) 지역에서 낙도 상륙과 시가지 전투를 상정한 ‘아크-21(Arc-21)’ 연합 훈련을 11일부터~17일까지 실시했다. [사진=미 해병대]


[11~17일 일본 규슈, 3국 본격 실기동 훈련 처음]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 그리고 프랑스 육군이 일본 규슈(九州) 지역에서 낙도 상륙과 시가지 전투를 상정한 ‘아크-21(Arc-21)’ 연합 훈련을 11일부터~17일까지 실시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을 비롯한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지난 15일부터 미야자키(宮崎)현과 가고시마(鹿兒島)현에 걸쳐 있는 기리시마(霧島) 훈련장에서 진행하는 3개국 합동 훈련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일본 내에서 미국과 일본, 프랑스가 본격적인 실기동 연합 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프랑스 해군 함대 '잔 다르크'의 나가사키현 사세보(佐世保)항 기항을 계기로 벌이는 이번 훈련은 앞으로도 정례화하여 진행될 예정이라고 일본 방위성은 밝혔다. 다시 말해 프랑스 함대가 일본에 기항할 때마다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 호주 왕립해군까지 더해 미-일-프랑스 4개국 함정 11척이 동중국해에서 육상 상륙훈련과 연동하여 실전에 가까운 훈련으로 진행됐다. [사진=미해병대 태평양기지]


[대대적인 해상합동훈련도 실시]


이렇게 상륙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해상에서도 합동 훈련이 열렸다. 연합 해상 훈련에는 호주 왕립해군까지 더해 4개국 함정 11척이 동중국해에서 육상 상륙훈련과 연동하여 실전에 가까운 훈련으로 진행됐다.


프랑스 해군 강습상륙함 토네르함과 프리깃함 쉬르쿠프함은 지난달 초 인도 동부 벵골만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과 함께 해상 연합훈련도 실시했다.


[두 훈련의 목적, ‘중국 염두’]


그렇다면 해상과 육상에서 동시에 연합훈련을 실시한 목적은 무엇일까? 일본 자위대는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낙도 방어 능력을 높이는 것이 최대 목적”이라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실제 훈련은 섬이 적(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점령당했다고 가정하고 연합군이 섬에 상륙작전을 펼치면서 시가전도 벌이고 그러면서 섬을 탈환하는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센카쿠 열도 같은 동중국해 섬에 대한 중국의 침공을 대비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호주의 연합군이 함께 연합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와 관련하여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와 호주까지 훈련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특히 프랑스 육군이 일본 영토에서 직접 훈련에 참여했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히 프랑스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구축함 서커프와 수륙양용헬기 운반선 토네르호가 이끄는 전투단이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에 6개월 동안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특히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프랑스 해군의 파견은 단순한 훈련 임무가 아니라 프랑스의 인도-태평양 방위 전략의 일부인 진정한 작전 배치”라면서 “프랑스는 인도-태평양지역 국가들과 연합하여 우리의 뜻을 관철하기 위한 프랑스의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밝혔다.


프랑스는 인도-태평양지역에 뉴칼레도니아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를 포함해 5군데의 영토가 있으며 여기에는 150여만명의 프랑스 국민과 함께 8000여명의 병력도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 프랑스 해군참모총장인 피에르 반디에 제독은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지역이 프랑스에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말했던 것이다.


프랑스도 남중국해를 비롯한 해양에서 배타적 경제수역 안전 확보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등의 동맹들과 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반디에 제독은 “프랑스가 일본과 협력하는 이유를 중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면서 “이 지역에서의 항행의자유와 국제법 준수를 위해 미국-일본-호주-인도와 뜻을 같이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독일도 올 여름에 해군 함정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파견하면서 일본과 연합 해군 훈련을 하기로 했다. 이 역시 의미가 아주 크다.


독일은 과거 인도적인 이유로 해외에 해군 함대를 파견했던 적은 있지만 군사적인 이유로 움직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독일과 일본은 지난 4월 외교·국방장관의 이른바 ‘2+2 회담’에서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견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영국도 중국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출동시켜 미국, 일본 등과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이미 영국을 출발한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전단은 오는 9월경에 한국도 방문할 예정으로 있다.


여기에 네덜란드 정부도 지난해 11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면서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관여를 더 늘리기로 했다.


이러한 유럽연합 국가들의 대 중국 견제는 EU와 중국의 결별과 때를 맞춰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뜻을 같이하면서 유럽연합의 이익도 수호하려는 의지로 보여진다.


특히 이번 미국-일본과의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프랑스나 독일, 영국 등은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유럽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외교 및 경제적 진출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이 중국과 정치적으로 거리를 두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접근하는 ‘정경 분리’ 원칙을 취해왔지만, (중국의 숨은 야욕을 읽은 유럽국가들이) 동아시아 안보 관여를 강화하면서 정경분리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정치와 경제를 하나로 묶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CMP도 일본 소피아대 미야시타 아키토시 국제관계학과 교수의 말을 빌어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침탈과 공격 이후 유럽 국가들이 이 지역에 더 많이 관여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안보 문제뿐만 아니라 유럽 주요 강대국들과도 점점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중국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브라운 템플대 도쿄캠퍼스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SCMP에 "중국은 비록 비공식적인 기반이라 할지라도 쿼드가 확장될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최근 영국이 주관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해 관심들이 높아졌으며 군사 분야에서도 앞으로 더 깊은 관여를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4개국 연합훈련에 상당한 불쾌감 표시]


이렇게 유럽국가들까지 미군과 일본 자위대와 함께 연합훈련을 진행하자 중국은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특히 중국은 이번 훈련의 목표가 중국대응이라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군사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훈련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釣魚島)열도와 대만을 고려한 훈련으로 보인다”며 중국을 염두에 두고 군사훈련을 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장쥔서(張軍社)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은 자국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군사훈련을 고집하고 있다"며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으로 대립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일본이 왜 이렇게 공세적인 훈련을 하느냐"고 반문한 뒤 "일본은 역사로부터 배워야 하고 군국주의가 다시 살아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은 규모도 빈약할 뿐 아니라 참가국들이 훈련에 참여하는 목적도 동상이몽”이라면서 훈련을 평가절하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1일 “그러한 훈련은 중국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기름값만 낭비하는 꼴”이라면서 “중국은 그러한 훈련에 겁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의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도 프랑스에 대해 "서태평양에 관심이 없고 이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지켜보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참여도 막을 것"이라고 혹평을 했고, 호주에 대해서는 "중국의 적수가 되기에는 너무 약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쑹중핑은 “저들이 그런 훈련을 하건말건 중국 인민해방군은 평소처럼 해상 훈련과 신형 함정 개발에 주력하는 게 실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의 류종이(Liu Zongyi) 부연구위원은 “프랑스가 이 지역에서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또한 베이징에 거주하는 중국의 군사전문가인 저우 첸밍(Zhou Chenming)은 SCMP에 “프랑스까지 이 지역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정치적 대결이기 때문에 지정학적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훈련은 미국과 일본이 동맹국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美는 중국 정찰 강화, 레이건함은 다시 기동 시작]


이러한 대 중국 군사대응과 함께 미군은 대 중국 정찰 강화를 위해 무인항공기 트리톤 1대를 15일 아오모리현 미사와 미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트리톤은 미 공군이 운용하는 무인항공기인 글로벌호크를 해양 감시용으로 개량한 기종으로, 주일미군 기지에 이 기종이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일단 트리톤을 일본에서 5개월가량 운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방위성은 “(중국 등) 주변국의 해양활동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해양감시 능력을 키울 수 있어 일본 안보에 유익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미군은 최근 중국에 대한 정찰을 대폭강화하고 있다. USAF RC-135U Combat의 대만 인근 정찰은 일상화되었고, 중국인민해방군이 민간단체로 위장하여 운영중인 베이징대의 SCS Probing Initiative는 11일 특별보고를 통해 미군의 P-8A, MQ-4C, EP-3E, RC-135W, KC-135RS 등이 대만 남부 해역을 집중 정찰하고 있다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그동안 유지 보수를 위해 요코스카항을 떠나지 않았던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은 모든 정비를 마친 후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SCS Probing Initiative가 사진 4장과 함께 11일 공개했다.


더불어 미군의 남중국해 항행의자유작전은 지금도 변함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최근들어 비공개로 진행하는 듯하다고 베트남의 군사전문가인 듀안당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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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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