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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 많은 불법무기들, 도대체 주인은 누구일까? - 아라비아해의 쪽배에 실린 엄청난 불법무기들 - 이란에서 예멘 반군에게 보내는 무기로 추정 - 무기 불법수출에 북한 연루 가능성도 제기
  • 기사등록 2021-05-13 11:31:46
  • 수정 2021-05-13 15: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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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제5함대가 지난 8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에서 압수한 불법 무기들 ][사진=미 제5함대 트위터]


[아라비아해의 쪽배에 실린 엄청난 불법무기들]


미국 중부사령부 소속의 제5함대 해군이 아라비아해 북부 공공 해역에서 예멘으로 밀반입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 수천 정을 압수했다고 10일(현지 시각)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앞서 미 제5함대의 미사일 순양함인 USS 몬터레이호가 지난 8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 북부 공해를 항해하는 국적 불명의 다우선(Dhow船·아랍 연안에 흔한 선박 형태)을 급습해 무기 수천 정을 압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압수된 무기에는 러시아산 대전차 유도 미사일 수십 정, 중국제 '타입-56' 돌격소총 수천 정, PKM 기관총 수백 정, 저격소총, 휴대용 로켓 발사기, 수류탄 등이 포함됐다.


미군은 무기 운송 선박 선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물과 음식을 제공한 뒤 석방했다고 덧붙였다. 미 해군은 이 선박의 최종 목적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예멘 반군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AP통신도 이란, 오만, 예멘과 인접한 아라비아해 북부에서 발견되는 무기 밀수 선박들은 대부분 예멘으로 향한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은 상업용 선박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고 테러 집단 및 무장단체에 불법적으로 지원되는 화물 운송을 막기 위해 이 해역을 정기적으로 순찰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선적 등록이 되지 않은 선박이 예멘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이틀간 감시해 붙잡았다는 것이다.


미 해군이 촬영해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이 배는 말 그대로 이런 배도 항해를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허름하다. 불법 무기를 운송하기 위해 철저하게 별 것도 아닌 선박으로 위장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미군은 갑판 밑에 엄청난 양의 러시아제, 중국제 불법 무기들을 은닉한 것을 찾아낸 것이다.


미 제5함대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영상에는 순양함 몬테레이함 갑판에 헤아리기도 벅찰 정도의 무기들이 가득차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대변인은 “중국제 56식 자동소총 수천 정, (러시아제) PKM 기관총 수백 정, 저격총, 대전차 로켓포, 고급 광학 조준기와 러시아산 대전차 미사일 수십 기를 (선내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5함대가 “불법 화물(무기)을 들어내고 배가 계속 항해할 수 있는지 평가한 뒤 심문을 마친 선원들에게 식량과 물을 줘서 석방했다”고 밝혔는데, 이를 보면 제5함대가 보기에도 항해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들 정도의 낡은 선박이었다는 의미인데 그 선박에서 이렇게 엄청난 양의 무기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미 해군은 직접이든, 간접이든 예멘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위는 국제법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법무기들의 출처는 어디일까?]


그렇다면 이 불법무기들은 도대체 어디로부터 왔을까?


이에 대해 AP통신은 미 국방부 관료를 인용해 “선박의 출발지가 이란”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이슬람 시아파에 속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에 지원한 무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물론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에 판매한 무기를 이란이 재판매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이 무기들을 운송한 배의 형태를 볼 때 예멘의 후티 반군에 지원한 무기일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커비 대변인은 “무기들이 어디서 왔고 얼마나 많은 손을 거쳤는지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의미있는 것은 미 5함대가 이들 불법무기들이 중국과 러시아제 무기란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이들 국가에 책임을 추궁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이 이란과 오랫동안 군사 교류를 해왔고, 중동 일대에서 불법 무기 수출을 시도했던 전력이 있어서 이들 불법 무기 유통에 북한 연루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16년에 수에즈운하를 지나던 캄보디아 선적의 선박에서 대전차 로켓포 3만정을 적발했는데, 그때도 2.3t의 갈철석(褐鐵石, 각종 수산화제이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철광석) 아래서 불법무기들을 숨겨 운송하다가 적발됐었다. 이번에 적발된 경우와 숨기는 방법이 거의 유사하다.


북한은 바로 그 무기들을 이집트에 불법 수출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북한은 또한 재래식 무기를 이란, 시리아, 우간다 등 몇몇 국가로 수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커비 대변인도 이날 “이들 불법무기의 출처에 북한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답했다.


[6년 넘게 이어지는 예멘 내전]


한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는 예멘 내전은 2014년 말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며 촉발된 이후 6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동맹군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예멘 정부를 지원해 2015년부터 군사적으로 개입하면서 예멘 내전은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 됐다.


이 사태로 현재까지 13만 명 이상이 숨졌으며 4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미국은 예멘의 내전 중단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국무부가 지구상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를 겪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멘에서 내전 중단을 위한 진전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티머시 렌더킹을 특사로 보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오만 무스카트에서 내전 당사자들을 만나 정전을 촉구했다. 그는 유엔과 공조하며 이번 순방을 진행했으며 요르단에서 마틴 그리피스 유엔 예멘특사를 따로 만나기도 했다.


예멘은 지금 생지옥이다. 7년째 계속된 내전뿐만 아니라 굶주림, 극단주의 세력 발호, 전염병 창궐 등으로 고난을 겪고 있다.


국제기구들과 외신들은 현재 예멘의 상황을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가 닥친 '생지옥'으로 부르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는 '인도주의 대재앙'을 거론하며 예멘 내전을 끝낸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무기판매를 비롯해 사우디가 주도하는 군사작전에 지원을 끊겠다고 지난 2월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전향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후티 반군은 사우디의 석유시설을 겨냥해 수시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그러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동맹군이 예멘 수도 사나와 서부 물류 요충지 살리프 항구를 폭격하면서 전쟁의 참화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우디 동맹군은 또다시 휴전을 제의했지만 후티반군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이 중동지역내에 영향력을 키우면서 예멘 내전·팔레스타인 문제 등 지역 현안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3월 24일부터 사우디, 터키, 이란, UAE, 바레인을 잇따라 방문했고, 미국의 최대 적성국인 이란에서는 향후 25년간 포괄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향후 25년간 이란으로부터 중국이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는 대신 4천억 달러(약 452조원)를 이란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예멘 내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정전 압력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월 7일 드디어 이란과 중동 지역 긴장을 줄이기 위해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에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과 예멘 내전과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과 사우디의 고위 관리가 이라크에서 만나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회담을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지난 5월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사우디의 회담은 양자 및 지역(중동)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긴장 완화는 양국에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과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간의 원만한 타협으로 예멘 내전이 원만하게 수습될 수 있을까?


이번에 아라비아해에서 발각된 엄청난 불법무기들은 지금 예멘 국민들이 처한 생지옥을 연상시킨다. 이젠 더 이상 전쟁은 안된다는 눈물 섞인 예멘 국민들의 호소를 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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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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