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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비상사태, 하마스와 전면전 -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먼저 이스라엘 공격, 확산 일로 - 이스라엘, "우리를 공격하면 누구든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 - 돋보인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하마스 미사일 90% 이상 요격
  • 기사등록 2021-05-12 13:32:17
  • 수정 2021-05-12 20: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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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응하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사진=The Dead District 트위터]


[이스라엘-하마스 전면전, 강대강 화력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동예루살렘 문제로 벌어진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의 충돌 이후 10일 들어서면서 서로를 향해 각각 로켓포 공격과 전투기 공습을 가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태로 번져 간 것이다.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의 끝자락에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의 중심에는 알아크사 사원이 있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일명 6일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이 장악한 동예루살렘의 '옛 시가지'(Old City) 남쪽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은 '하람 알-샤리프'(Haram al-Sharif) 또는 '성전산'(Temple Mount)으로 불리는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의 성지이고, 특히 이슬람에서는 메카,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권의 3대 성지로 여겨진다.


유대인과 기독교도들도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사원 경내에서는 무슬림만 기도할 수는 있다. 유대인들은 성전산 바깥쪽 서쪽벽(통곡의 벽)에서만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에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구시가지 주변을 행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격하게 반발했다. 중동전쟁에서 패해 동예루살렘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이나 아랍권 입장에서는 치욕스러운 날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태 악화를 우려한 이스라엘 경찰이 구시가지 행진계획을 막았지만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식사 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다마스쿠스 광장이 폐쇄되자 무슬림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알아크사 사원에서 불과 2㎞ 떨어진 셰이크 자라의 정착촌 갈등과 관련해 이곳에 오래 살아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기로 해 반 이스라엘 시위에 기름을 부었다. 이곳에서의 충돌로 인해 300여명의 시위대가 다치는 일도 일어났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번 사태를 제3의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이스라엘 저항 운동)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에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경찰병력의 철수를 요구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없이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무력 공격은 팔레스타인이 먼저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이스라엘이 강경 진압한 것을 두고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200여발의 로켓포를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 그중 6~7발은 예루살렘까지 도달했다. 예루살렘이 팔레스타인의 공격 목표가 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하마스는 이번 작전을 '예루살렘의 검'으로 명명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 측이 11일까지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한 로켓포는 800발이 넘는다.


그러자 이스라엘이 즉각적 응징에 나섰다. 일단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해 아이언 돔을 통해 대부분을 공중에서 요격했지만 일부는 남부의 아쉬도드, 아슈켈론, 브네이 아비시 등지의 민간인 거주지역과 학교 등을 강타했다. 또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과 엘라트를 잇는 국영 석유회사의 연료용 파이프가 폭파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으로 아슈켈론에서 처음으로 2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11일 오전 현재 3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면서 “우리를 공격하면 누구든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했다. 그는 이어 ”이제 공격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면서 ”하마스는 예상하지 못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확전 의지를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성벽의 수호자'라는 작전명을 내걸고 전투기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 내 수백개 목표물에 보복 공습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목표물 중에는 하마스 부대 지휘자와 정보기관 본부, 무기 생산 시설, 하마스 등 무장 정파들의 군사 기지, 터널 등이 포함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추가적인 공격 등에 대비해 이스라엘 남부에 아이언 돔 요격미사일과 2개 공수여단을 추가로 배치하는 한편, 예비군 5천명에 대한 동원령도 내렸다.


오랜만에 자국 영토가 직접 공격 당한 것에 대해 이스라엘의 분노는 대단하다.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더 광범위한 무기한 군사작전에 대비하라"면서 "하마스의 무기 생산·보관 시설을 집중 타격하라"는 지시를 했다.


문제는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또한 전면전을 준비중이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하마스도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먼저 우리를 불렀고 응답했다”면서 “이스라엘이 계속하면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하마스는 이어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에 대한) 노선을 바꾸기 전에는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점령세력에 대한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한편, 팔레스타인 뉴스통신 와파 등은 보건당국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11일 현재 아동 10명을 포함해 28명이 숨졌고 152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15명의 하마스 및 무장단체 지휘관이 포함됐다고 조나탄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밝혔다.


[갈수록 확산되는 양측의 공격, 하마스도 텔아비브 인근 타격]


11일 현재 양측간 충돌은 진정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1일(현지시간)부터 80대의 전투기를 동시에 띄워 가자지구 하마스 목표물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가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에 있는 13층짜리 고층 건물을 정밀 타격했다. 이 건물은 폭격을 받은 직후 붕괴했다고 군 당국자가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고층 건물 붕괴 충격으로 가자지구가 흔들렸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약 1시간 전에 건물 거주자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령했고 이후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이 이 건물을 콕 찍어 공습한 것은 이 건물 입주자 중 하마스의 지도부와 이스라엘 감옥에서 풀려난 사람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남부지역을 겨냥해 그동안 800발 이상의 단거리 로켓포를 발사해온 하마스 측은 건물 붕괴 이후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텔아비브 등의 주거용 건물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당국은 벤구리온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중단시켰다.


하마스의 경고 이후 실제로 이스라엘 중부 텔아비브 인근의 리숀 레시온, 홀론, 기바타임 등에 로켓포탄이 떨어졌다.


[전면전 우려에 미국은 다독이고 유엔은 긴급 안보리 소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자 미국은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면서도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은 예루살렘 등에 대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비난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지지는 기본 원칙이며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전 세계 신앙인에게 매우 중요한 도시인 예루살렘은 '공존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현 사태로 인한 긴장 고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교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힌 뒤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하고 로켓 공격에 대응할 권리가 있고, 팔레스타인 국민 또한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안전과 안보에 대한 권리가 있다"며 "양측 모두가 자제하고 진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충돌이 진정되기는커녕 더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도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은 안보리가 중국, 노르웨이, 튀니지 등 국가들의 요청에 의해 12일(현지시간) 비공개회의를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분쟁 사태를 논의한다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안보리는 원래 10일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 내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한 직후 관련 논의를 시작, 공동성명 초안까지 마련하고 이를 두고 협의를 벌였지만 이스라엘의 동맹인 미국이 “현시점에서 안보리가 성명을 내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반대했고 결국 비공식 회의를 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도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교황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진행 중인 사태를 각별한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며 "이곳이 폭력적인 충돌이 아닌 만남의 장소가 되길, 기도와 평화의 장소가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아랍권, 이스라엘 맹비난…이집트·카타르 등 중재 시도]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성 공격이 강력하게 진행되자 아랍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국제조직 아랍연맹(AL)은 10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무차별적이며 무책임하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5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점령군이 무슬림들의 이슬람 사원 접근을 막고 야만적인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터키도 외무장관의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팔레스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보호군을 보내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 긴장 완화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집트와 카타르 그리고 유엔은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돋보인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그런데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포 공격에서 유독 돋보인 것이 바로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Iron Dome)이다.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 돔’은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포의 약 90% 이상을 완벽하게 요격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포를 요격하는 아이언 돔 미사일을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마치 화려한 불꽃놀이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요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이스라엘 국방부는 아이언 돔이 텔아비브와 이스라엘 중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로켓을 가로채면서 요격하는 동영상도 트위터에 올리면서 아이언 돔의 위력을 자랑했다.


이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폭격 모습과 완전한 대조를 이룬다.

한편 이스라엘 국방부는 11일(현지시간) 사이렌이 울리는 이스라엘 전역의 지도를 게시하면서 하마스의 대 이스라엘 공격이 전국적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렸다.


더불어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에 의해 차량이 불타는 사진도 이날 게시했다.

한편, 아랍권의 언론들과 SNS들은 공중에서 마치 비가 쏟아지듯 떨어지는 이스라엘의 미사일 사진을 게시하면서 “국제적으로 악마의 무기라 불리는 백린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스틸레인(‘Steel Rain, 강철비)’라고도 불리는 집속탄(集束彈)인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바로 이 집속탄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집속탄의 어마어마한 파괴력 때문에 지난 2008년 111개 국가들이 모여 집속탄의 생산과 이전, 사용, 비축을 금지하는 협력을 체결했지만 군수 강국인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 그리고 우리나라도 비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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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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