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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日의 해양봉쇄에 발 묶인 中잠수함 - 중국 해군의 최대 약점, 美-日은 알고 있다 - 중국의 대양진출 통로, 미야코 및 바시해협 이미 봉쇄 - 덩사요핑의 유언을 무시한 시진핑 체제의 중국
  • 기사등록 2021-05-11 13:47:42
  • 수정 2021-05-11 17: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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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해군의 최대 약점, 美-日은 알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한 일본의 NIKKEI ASIA


[중국 해군의 최대 약점, 美-日은 알고 있다]


지난 4월 23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2주년을 맞아 중국은 하이난(海南) 싼야(三亞)에서 최신 전략 핵잠수함, 055형 미사일 구축함, 075형 수륙 공격함 등 3척의 신형 전함을 동시에 선보이면서 ‘대양 해군’ 및 ‘해양 굴기(屈起)’를 과시했다.


특히 이날 시진핑 주석은 워싱턴까지 타격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최신 전략핵잠수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 사일로(격납고) 위에 서 있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언제든지 미국 본토를 곧바로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보여주려 애썼다.


그런데 미국은 이들 중국 해군의 최신예 함정들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055형 미사일 구축함이나 075형 수륙 공격함 등의 실체가 어떠한지를 알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략 핵잠수함의 진수에도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미국은 왜 저렇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까?


지난 5일 일본의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는 “일본 잠수함을 이용해 중국 해군을 '질식시키는' 미국의 눈(US eyes using Japan's submarines to 'choke' Chinese navy)”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군사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극복하기 어려운 지리적인 약점이 존재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러한 약점 때문에 “중국이 전쟁을 시작해도 미국의 감시 자산들을 통해 일본이 해상 통로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핵잠수함이 태평양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톰 슈가트(Tom Shugart)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최대 약점은 중국 근해의 수심이 너무 낮다는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중국의 잠수함 기지는 수심이 얕은 곳에 위치할 수밖에 없어서 잠수함이 출항을 하게 되면 곧바로 미국의 감시자산에 발각된다”는 것이다.



실제 구글 어스 지도를 살펴보면 중국의 근해는 수심이 얕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옅은 하늘색으로 둘러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만이나 일본의 동해는 수심이 깊어 곧바로 심해 잠수가 가능해 중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다. 잠수함은 수심이 깊은 해역에서는 발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 해군의 잠수함 전투원 출신인 슈가트 선임연구원은 “중국 해군이 근해에서 공해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제1열도선 사이의 통로와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면서 “바로 수심이 얕은 근해를 지날 수밖에 없는데 그곳이 바로 초크 포인트(Choke Point), 곧 중국의 잠수함을 ‘목 조르는’ 포인트, 해상 길목을 통제하는 포인트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이러한 지리적 여건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을 비롯한 적 잠수함 부대에 (탐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노출된 상태의 잠수함은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제1열도선이란 중국이 가상으로 그은 군사전략상의 선으로 북쪽으로 일본 열도의 규슈 최남단에서 오스미, 도카라, 아마미, 오키나와, 미야코, 야에야마를 비롯한 비교적 작은 섬으로 이어진 난세이 제도(南西諸島, Nansei Islands)를 거쳐 중간은 대만과 연결되며, 남쪽으로 필리핀까지 이어진다.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는 제1열도선]


이런 관점에서 중국이 제1열도선까지를 자신들의 영토화하고 내해화(內海化)하려고 기를 쓰고 있는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만약 중국의 그러한 야욕을 허용하게 된다면 사실상 태평양 동쪽(미국 입장에서는 서태평양)을 모두 중국에게 내주는 셈이 된다. 이는 곧바로 하와이는 물론이고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결사적으로 중국의 야욕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또한 마찬가지다. 난세이제도가 일본 영토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 열도를 중국에 넘겨준다면 그 다음은 난세이제도 전부를 중국이 뺏으려 할 수도 있다. 또한 중국이 대만을 복속시킨다면 난세이제도 또한 곧바로 위험해진다.


그래서 난세이제도와 대만은 사실상 운명공동체이고 더불어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은 하나로 묶일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그래서 지난 4월의 미일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핵심 아젠다로 끼어들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정치학자 제프리 호눙(Jeffrey Hornung) 박사는 “중국과의 잠재적인 충돌 과정에서 해상 길목을 통제하는 것이 일본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중국 해군에 엄청난 굴욕을 안겨주었던 랴오닝 항모전단도 5척의 호위함과 함께 미야코 해협을 통과했다. 미야코 해협은 오키나와와 미야코 사이에 위치한 250km에 달하는 수로이다.


중국 북부와 남부를 연결해 주는 통로는 대만해협과 바로 이 미야코 해협밖에 없다. 만약 전쟁 같은 충돌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의 입장에서 대만해협과 미야코 해협을 통제할 수만 있다면 중국 해군은 완전히 양분된 상태가 되고 이렇게 되면 제대로 힘도 못쓰게 된다.


그래서 랜드연구소의 호눙박사가 “난세이 제도를 바라보면, 수많은 요충지가 존재한다”면서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의 능력과 방어 능력을 결합한다면 일본은 이 요충지를 완전히 방어할 수 있다”고 했다.


호눙 박사는 그러면서 “일본이 대잠순항미사일 또는 ‘P-3C’ 해상초계기로 중국 잠수함을 탐지 또는 섬멸하는 등 방어에 집중한다면, 미군은 더 많은 자원을 중국 격파 전투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미 국방부가 지원하여 호눙 박사에 의해 작성된 "동중국해 비상사태에 대한 일본의 잠재적 기여"라는 제목의 최근 연구 논문에서도 그러한 권고를 했다 .


그래서 중국의 해상 통로를 통제하는 일본의 역할이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달 30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가진 첫 중요 정책 연설에서 “미국은 잠재적인 충돌에 대비해야 하며, 이 충돌은 장기간 미국 국방부를 소모시켜온 ‘과거의 전쟁’과는 매우 다르다”고 한 것이다. 다시말해 오스틴 장관은 “‘통합 억제’(Integrated Deterrence)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동맹국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미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특히 25년간 잠수함 전투 경력을 쌓은 슈가트 선임연구원은 “일본과 호주를 비롯한 우리의 동맹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은 요충지 방어에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해 오스틴 장관의 동맹과의 협력을 통한 미래 전쟁론을 뒷받침했다.



[중국의 대양진출 통로, 바시해협도 이미 봉쇄]


바시해협(Bashi Channel)은 필리핀 북부와 대만 남동쪽 사이의 너비 350km의 해협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바시해협으로 통칭하지만 사실상 대만 남부의 바시해협(150km)과 필리핀 북부의 루손해협(75km)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두 지점이 군사적으로 유용한 해협이라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루손 해협은 크고 작은 섬들이 10여개가 있어 잠수함이 필리핀 영해를 침범하지 않고 통과하려면 변침을 자주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그런데 미국은 중국의 잠수함이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길목을 철저하게 감시하면서 중국 잠수함을 추적하고 있다. 사실상의 봉쇄다.


중국 해군전력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면 앞서 언급했던 난세이제도가 아니면 바시해협밖에 없다. 물론 남쪽의 인도네시아 보루네오섬 북부와 필리핀 남부인 솔루해(Solu Sea), 슬라위시해를 통과하여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코스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 수심이 25m에 불과한 대륙붕 지역이고 민간 상선의 통행이 아주 많은 곳이어서 잠수함 항해에 있어서는 최악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만만치 않은 인도네시아 해군의 저지를 뚫어야만 한다.


또 하나의 코스도 있다. 말레이시아의 남부를 거쳐 태평양으로 나가는 코스이지만 이는 거리도 너무 멀어 현실성이 별로 없다.



결국 바시해협 통과가 중국 해군력, 특히 잠수함의 진출 통로가 될 수 있는데 우선 이 지점을 집중 감시하기 위해 미군은 베트남의 다낭과 필리핀의 비건, 그리고 대만 핑동현 남부지역에 청음소(聽音所)를 설치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1차적으로 중국 잠수함 항로 방향을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군은 지난해 5월 이후 빅토리우스급 해양정찰함 에이블(T-AGOS-20 USNS Able)과 로얄함(T-AGOS-22 USNS Royal)을 바시해협에 투입하여 본격적인 중국 해군 잠수함의 사냥작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해상초계기 P-8A와 P-3C가 바시해협을 거의 매일 3~4대씩 드나들면서 중국해군 제2잠수함 기지에서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중국해군 잠수함을 감시하고 있다.


[‘독 안의 든 쥐’가 된 중국 잠수함들]


사실상 일본의 난세이제도와 대만 남부의 바시해협을 미군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에게는 엄청난 좌절감을 가져다 준다.


미국 본토를 향한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려면 아무래도 중국의 잠수함들이 태평양으로 나아가야만 하는데 그 길목을 미군이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중국 해군 잠수함의 기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유사시에 남중국해에 있는 잠수함들을 하나 하나 각개 격파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미 해군의 막강한 수상전투함을 이용해 바시해협을 봉쇄하고 더불어 일본 해양자위대와 합세해 미야코해협을 중심으로 난세이열도까지 포함해 중국의 태평양 항로를 차단하게 되면 중국 해군의 남해함대는 ’독안에 든 쥐‘가 된다. 결국 중국 해군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건설한 남해함대는 러시아 해군의 카스피해 전대처럼 전략적 가치를 완전히 잃게 된다.


이렇게 중국 해군의 남해함대가 발이 묶이게 되면 그동안 중국의 핵심 군사전략이었던 ’反접근·지역거부‘도 무력화되면서 미국과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게 된다.


그렇다면 중국이 미국을 향해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은 장거리 투사능력을 갖춘 ICBM 뿐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 SLBM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 두 무기는 잘못 사용하게 되면 국가의 존망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그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더불어 아무리 사용해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어야 한다는 문제도 생긴다.


결국 사실상 ’부동(不動) 항모화(움직이지 않는 항공모함화)‘한 대만을 중간 기점으로 난세이열도와 바시해협까지 완벽하게 장악한다면 중국이 아무리 군사력을 키운다 하더라도 사실상 전쟁능력 자체를 발휘할 수도 없는 신세로 전락하고야 만다.


그렇게 되면 남는 것은 공군력밖에 없는데 미국의 대 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중단 및 제재로 이 또한 벽에 부딪쳤다. 지금 미국의 대 중국 억지전략이 바로 이러한 차원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중국에게 묻는다. “이래도 경쟁할 것이냐?”]


이런 차원에서 미국은 중국에게 “더 이상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지 말고 조용히 국제질서에 순응하면서 따라 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덩샤오핑(鄧小平)이 유언으로 남긴 ’20자 방침‘을 다시 지키라는 것이다.


-첫째: 냉정하게 관찰할 것(冷靜觀察; 냉정관찰),

-둘째: 서두르지 말 것(穩住刻步; 은주각보),

-셋째: 침착하게 대응할 것(沈着應付; 침착응부),

-넷째: 어둠 속에서 조용히 실력을 기를 것(韜光養晦; 도광양회),

-다섯째: 꼭 해야 할 일이 있는 경우에만 나서서 할 것(有所作爲; 유소작위)


덩샤오핑은 이런 말도 했다.


“내가 죽고나면 100년간은 잠자코 힘을 길러라. 나는 우리나라가 조금 힘이 강해졌다고 경솔히 구는 것이 가장 두렵다. 다른 나라들에게 어떠한 영향력도 끼치지 말라. 100년이다. 100년간 웅크리고 힘을 길러라. 그렇게 하면 중국은 다시 세계의 으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진핑의 최대 과오는 바로 이러한 덩샤오핑의 유언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중국이 계속 몰락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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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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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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