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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정치국회의 그 후, 시진핑 권력이 수상하다! - 시진핑 발언이 묵살된 중국 정치국회의, 의미는? - 시진핑은 사라지고 집단 결론만 있는 정치국회의, 심상찮다! - 중국 경제,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상당히 다르게 흘러가
  • 기사등록 2021-05-08 21:09:48
  • 수정 2021-05-09 0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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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여운 남긴 중국 정치국회의]


지난 4월 30일 열린 중국 정치국회의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사의 보도를 보면 그동안 정치국회의와는 확연히 다른 보도 태도를 보여 과연 중국 지도부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의혹을 갖게 만든다.


이번에 열린 정치국회의에서 핵심 의제는 당면한 경제 상황과 경제 업무였다. 그렇다면 그동안 중국 관영 언론들의 보도 관행대로 경제 성과를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그 대목 중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머리위로 올리는 그런 보도들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분위기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일단 정치국회의 이전인 4월 17일 신화통신을 비롯한 공산당 관영매체들은 일률적으로 1면 헤드라인 기사로 ‘비상 시국 중에 새로운 국면을 열다: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2021년 중국 경제의 건실한 출발을 이끈 데 대한 평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당연히 기사의 중심에는 시진핑 주석이 있었다. 지난해 양회에서 중국의 미래로 제시했던 14차 5개년 계획(14.5 계획)에 대한 첫 번째 년도 1/4분기였기 때문에 성공적인 출발에 대한 분위기를 미리 띄우기 위해 훌륭한 경제 성과를 이끌고 있는 시 주석에 대한 찬사들이 이어졌고, 지도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것이다.


보도는 “14차 5개년 계획(14.5 계획)의 첫 봄, 중국 경제는 작년 저성장의 영향을 해소하고 주요 지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등 건실한 출발을 보였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러면서 “고용과 물가가 안정되고 혁신 활동이 활력을 찾고 시장 전망이 좋아지고 농촌 진흥 정책이 전면적으로 추진됐다”면서 “개혁은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개방은 더욱 높은 수준으로 나아갔다”고 적시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 자체가 “ 바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복잡한 형세를 과학적으로 파악하고 발전 법칙을 깊이 통찰하고 미래 청사진을 정교하게 설계했기 때문”이라면서 ‘시진핑 띄우기’를 했다.


더불어 이들 기사는 발표된 1분기 경제 데이터를 열거하면서 “중국 경제는 강한 끈기와 왕성한 활력을 나타내고 있다”는 말로 지금 중국 경제의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 기사는 특히 “산업사슬과 공급망의 자주적 통제 능력을 향상해야 하고, 첫 수를 잘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 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미중충돌로 인한 미국의 중국 견제로 인해 시진핑 주석이 강조했던 ‘내순환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시진핑은 사라지고 집단 결론만 있는 中언론보도, 심상치 않다]


자, 이렇게 중국 경제의 위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중국 관영 매체들이 정작 중국 경제를 핵심의제로 하여 열린 정치국회의 이후 그 결과를 어떻게 보도했을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분기 경제실적 성과에 대해 의도적으로 보도 수위를 대폭 낮췄다는 점이다. 불과 2주전 보도태도와는 확연하게 분위기가 다르다.


더불어 정치국회의에서 가장 핵심이 될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단지 정치국 집단 학습에서의 생태계 건설 관련 발언만 있을 뿐이다.


중국의 관영 언론들의 보도, 특히 정치국회의 같은 경우 그 보도의 초점은 결국 시진핑 주석에게 맞춰져야 하고 그 기사를 중심으로 논조를 펼쳐가야 한다. 그것이 관행이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 왔었다.


그런데 정치국 회의 이후 신화통신의 보도는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쓰지 않고 대신 정치국의 집단 결론만 실었다. 내용은 이러하다.


“회의에서, 올해 들어 시진핑 동지를 중심으로 한 당 중앙의 강력한 지도 아래 각 지역의 각 부서가 방역과 경제 사회 발전을 총체적으로 추진하고 거시 정책을 효과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회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경제 운용의 시작이 양호하고 질적 발전이 새로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화통신은 5가지의 정책 방향도 제시를 했다.


① 현재 경제 회복이 불균형 상태이고, 기초가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1분기 경제 데이터를 변증법적으로 봐야 한다.


② 공급(제조업) 부문 구조 개혁을 심화하고 국내 대순환(내수), 국내·국제 이중 순환에서 정체된 곳을 뚫어야 한다.


③ 시종일관 전염병 통제를 잘해야 한다.


④ 기층(基層) 삼보(三保, 임금·운영·기초민생 보장) 마지노선을 튼튼히 지켜야 한다.


⑤ 실물경제, 중점 분야, 취약 부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 방향 제시 내용들이 지난 4월 17일의 관영언론들의 보도와는 확연하게 내용도, 방향도 다르다는 점이다. 더불어 중국 경제가 잘 가고 있다는 찬사보다는 질책성 평가들이 넘쳐난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한마디로 14.5 계획 첫해 1/4분기 경제 성과가 원래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지 못했고, 정책 수행과정에서도 상당한 문제점들이 도출되었다는 사실을 암시해 준다.


정치국의 집단 결론 중 “우리 경제의 회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경제 운용의 시작이 양호하고 질적 발전이 새로운 성과를 거뒀다”고 한 대목을 보면 지금 중국 경제의 상황이 어떠한지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정치국 집단 결론은 지금의 경제 상황을 그저 “양호하다”, “새로운 성과를 거두었다”라고만 했다. 겨우 할 수 있는 말이 그렇게 어정쩡한 말밖에 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정치국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정책 방향 속에 들어 있다. “경제 회복이 불균형 상태이고 기초가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1분기 경제 데이터를 변증법적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은 사실 지금의 중국 경제를 정치국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변증법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보고 자화자찬 하지 말고 그 내면에 숨은 의미를 읽어야 한다는 훈계나 다름없다.


두 번째 지적사항인 경제 ‘내부 순환(내수)’ 관련 내용도 사실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내순환 경제를 주창하면서 ‘막힌 곳’을 뚫어야 한다고 했지만 진척이 거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지적하고 있다.


결국 정치국 회의의 집단 결론은 지금 중국 경제를 자화자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오히려 지금 심각하다 말할 정도로 각종 지표들이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 서론 부분에서 지금의 중국 경제를 그저 ‘양호하다’는 말로 덮고 넘어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정치국 집단 결론에서 제시한 정책방향을 노골적으로 꺼내 놓게 되면 시진핑의 권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그렇게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무조건 중국 경제의 실상을 알면서도 찬사를 보낼 수 없으니 그 부분을 정책방향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30일의 정치국 집단 결론은 신화통신을 비롯한 관영언론들의 선전 내용과는 완전히 배치가 되는 셈이다. 한마디로 공산당 기관지의 선전 내용을 뒤집은 것이다.


사실상 정치국 회의의 분위기가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경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다보니 이번 회의를 직접 주관한 시진핑 주석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이례적으로 정치국 회의를 했음에도 관영언론에서 시진핑 주석의 경제 공작 관련 발언이 완전히 실종되는 사태로 번지게 된 것이다.


여기서 더 깊게 분석해봐야 할 것이 있다. 정치국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진짜 발언을 하지 않았을까? 전체적인 회의 내용이 부정적이어서 입을 다물고 있었을까? 그래서 관영매체 보도에서 시진핑 발언이 사라진 것일까?


중국 공산당의 관례대로라면 시진핑이 직접 주관하는 정치국 회의에서 발언을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당연히 주석으로서 뭔가의 발언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주석의 발언이 다른 정치국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 밀렸거나 논쟁을 벌였지만 결국 공개할 수 없는 사안들이어서 보도를 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정치국 회의에서는 경제공작에 대한 토론이 핵심 아젠다였지만 제3차 전국 국토 조사 상황을 보고받고 ‘중국 공산당 조직공작 조례’를 심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도 신화통신은 단순하게 “회의에서 지적했다” “회의에서 강조했다”는 말만 있었고, 시진핑 주석의 단독 발언이나 의사 표시와 관련된 코멘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 정치 역학으로 볼 때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정치에서 당연히 ‘일존(一尊‧최고의 권위자)’이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시진핑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문제는 시진핑 주석을 보좌하는 핵심 자도부가 이날 정치국 회의에서 저러한 논란이 일어날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거나 그러한 논란을 진압할 정도로 대비하지도 못했음을 말해 준다.


한마디로 이날 정치국 회의에서 시진핑의 발언이 무시되고 묵사발이 된 것이고, 그래서 핵심 지도부가 내 세운 정치국 회의의 결론은 채택되지 못하고 오히려 토론후 정치국원들의 의견이 결론적으로 제시되었다는 것은 시진핑의 지도력에 상당한 손상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신화통신은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덮으려는 듯 정치국 회의 후에 열린 기후변화와 관련된 ‘생태계 건설에 대한 집단 학습’을 집중 부각시켰다. ‘생태문명 건설의 전략적 정력(定力)을 유지하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현대화 건설에 힘쓰자’라는 제목의 기사는 시진핑 주석이 최근 기후 정상회의 때 했던 말을 되풀이하면서 “글로벌 환경 거버넌스에 적극 참여한다. 공동의 차별적인 책임의 원칙, 공평의 원칙 및 각자 능력의 원칙을 견지하고, 다자주의를 확고히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정치국 회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상당히 생뚱맞은 기사다. 중국은 기후환경변화에는 별 관심도 없다, 중국인들 역시 이 분야에는 흥미도 없다. 그런데 정작 정치국 집단결론 관련 기사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시진핑 주석이 기후변화 관련 기사에서는 차고도 넘친다.


신화통신이 기사를 이렇게 배열한 이유가 무엇인지 금방 눈치챌 수 있다. 정치국회의에서 시진핑 관련 기사를 쓸 것이 없으니 대신 다른 내용으로 시진핑이라는 이름을 열거하기 위해 별로 관계도 없고 의미도 없는 기사를 대폭 채운 것이다.


[정치국 내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30일의 정치국 회의와 이와 관련된 중국 관영 언론들의 보도태도는 지금 정치국 내부에서 뭔가 심각한 상황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당연히 시진핑 주석의 3연임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상당한 권력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들어 마윈의 알리바바 주주에 대한 대대적인 정밀 심사에 들어갔고,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규제 당국이 결제·금융 사업을 전개하는 13개 기술 기업을 소환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진핑의 정적들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를 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시진핑 3연임을 넘어 장기집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받쳐주는 대들보인 중국 경제가 겉으로 알려진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들이 여기저기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또다른 폭탄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인구조사를 마치고도 그 결과 발표를 별다른 이유도 없이 계속 미루고 있다. 여기에는 음모론들이 떠돌아 다닌다. 경제성장률도 이미 상당부분 허구였음도 드러나고 있고, 실업자 관련 수치도 심각하다 못해 충격적이어서 이를 철저하게 숨기고 있다.


이러는 와중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연대와의 디커플링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정치국회의의 결론은 지금 중국 내부가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연 어떻게 귀결될까? 또 무슨 일이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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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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