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미군의 아프간 철군에 중국이 당황하는 이유? - 아프간에서 미군철수시 신장위구르 독립운동 확산 가능성 - 당장 위구르 이슬람세력들, 아프간내 송유관 공격할 수도 - 위구르족 독립운동 확산시 티베트도 독립 봉기 가능성
  • 기사등록 2021-05-03 00:08:31
기사수정



[美 바이든, 아프간 철군 공식 발표]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 주둔하던 미군이 5월 1일부터 철군을 시작해 9·11 테러 발생 20주년인 9월 11일 이전에 모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알카에다의 9·11 테러로 촉발돼 20년을 끌어온 아프간 전쟁에 대한 종언을 고한 것이다. 미군이 아프간 전쟁에서 철군함으로 인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도 이제 막을 내리게 됐다.


그동안 미군 사망자는 2420명, 부상자는 2만 명에 달했으며, 2조 달러(약 2천230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한 때 최대 10만 명까지 증파됐던 미군은 현재 2천500명으로 줄어든 상태인데 이마저도 모두 철군하기로 한 것이다.


미군 개입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베트남전(10년 2개월, 전사 4만7434명)·이라크전(8년 9개월, 3519명)·제2차 세계대전(3년 8개월, 29만1577명), 한국전쟁(3년 1개월, 3만3739명), 필리핀-미국 전쟁(3년 1개월, 4165명), 제1차 세계대전(1년 7개월, 5만3402명)을 뛰어넘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으로 기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의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 “빈 라덴이 제거됐고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분해됐다”면서 "분명한 목표로 전쟁에 나서 그 목적을 달성했다"면서 철군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더 큰 도전에 대처하고자 미국 외교정책을 조정하길 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군의 아프간 철군 발표에 대해 AP통신은 "철군 발표는 바이든 임기 초반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 결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으나 반면 로이터통신은 "명백한 승리 없이 철군함으로써 미 군사전략에 대한 사실상의 실패를 인정한다는 비판에 스스로 직면했다"고 촌평했다.


미군의 아프간 철군은 이미 지난 트럼프 대통령 당시 결정된 것으로 탈레반 측과 합의했던 5월 1일보다 4달이나 더 늦춰진 것이다.


한편 현재 7000명의 아프간 주둔 나토군도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맞춰 함께 철군하기로 했다.


[화들짝 놀란 중국, “평화유지군 파견할 수도”]


미군의 아프간 철군이 공식 발표되자 가장 놀란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후 현지의 혼란이 신장(新疆) 지역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현지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고려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당장 보내지는 않겠지만 현지의 정치적 안정을 촉진하고 중국의 안보 위협을 줄이기 위해 역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며 필요할 경우 평화유지군을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이 SCMP의 보도 내용이다.


상하이 사회과학원 쑨치 국제관계 전문가는 SCMP에 "미군 철수 후 아프간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지의 안보 상황이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면 중국은 현지 자국민·기업의 안전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인도적 지원과 함께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실 중국의 아프간에 대한 평화유지군 파견 발언은 생뚱맞다는 견해도 있다. ”이제까지 조용히 있다가 왜 갑자기 평화유지군이라는 명목으로 아프간 파병을 하는가“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아프간에 대한 병력 파견은 다 이유가 있다. 그것도 중국의 핵심이익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아프간, 신장 위구르 뒤흔드는 도화선 될 수도...]


그렇다면 미군의 아프간 철군이 왜 중국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까?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우선 중국의 신장 위구르의 이슬람 세력 탄압 때문이다. 중국은 2016년부터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무슬림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이슬람 세력이 보기에 신성모독에 가까운 행동들을 일삼았다.


위구르족의 이슬람 종교는 청조(淸朝) 이후 300년간 흔들림 없이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와 종교를 유지해 왔다. 중국의 문화에 전혀 동화되지 않고 그들만의 정체성을 지켜온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위구르족에 대해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동화작업’의 일환으로 2016년부터 대대적인 탄압을 시작했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은 그동안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만 8500여개에 달하는 이슬람 예배당 모스크를 파괴했고, 7500여개를 훼손시키면서 종교말살 정책을 시행했다. 이 와중에 모스크를 공중화장실로 개조한다든지 이슬람에서는 엄격하게 금지되는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이른바 신성모독을 거침없이 자행했다.


이는 한마디로 무슬림에 대한 도전이자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만행이었다. 그리안해도 중국의 이슬람 종교 탄압에 분개하던 이슬람 세력들은 지난 2월 영국의 BBC에서 무슬림에 대한 인종청소(Genocide) 만행을 폭로하자 세계 각국의 이슬람 세력들. 정확히 말하자면 ‘수니파’ 무슬림들이 격분하기 시작했다. 신장 위구르에서 탄압받고 있는 이들이 바로 ‘수니파’ 이슬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슬람세력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들이 왕성하게 펼쳐졌다는 점이다. 그리안해도 중국의 무리한 일대일로 사업으로 인해 고통받던 나라들이 신장위구르에서의 이슬람 탄압에 대한 분노까지 겹치면서 반중정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일대일로의 핵심 국가이자 중국의 철저한 우방으로 여겨왔던 파키스탄, 그리고 터키 및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강력한 반중운동이 벌어지면서 사회문제화 됐는데, 우연찮게도 이들 나라들 모두가 이슬람 수니파 세력이 주류로 포진되어 있는 나라들이다.


이런 이유로 알카에다와 ISIS는 이미 중국에 대해 성전(聖戰), 이른바 지하드(Jihad)를 선포했다. 이슬람에서의 성전이란 종교적 신념을 위해 기꺼이 죽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그야말로 생명을 건 싸움을 말한다.


사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 10년 넘게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벌였던 소련이 지옥을 맛보고 퇴각해 결국 국가 붕괴의 길을 가게 된 것도 바로 이들만의 성전(聖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반 중국을 선언한 이슬람 세력들, 특히 수니파 세력들이 중국에 대해 성전(聖戰)을 선포했다는 것은 중국에게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수니파 원리주의자들이 결성한 정치단체인 탈레반을 비롯한 이슬람 세력들은 그동안 미국이나 서방세계를 주적으로 삼고 테러들을 자행해 왔지만 이젠 그들의 새로운 주적으로 중국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은 신장 위구르에서 중국의 탄압으로 인해 탈출한 이들이 만든 ‘동튀르키스탄독립운동(ETIM; East Turkistan Independence Movement)’ 때문이다.


그들은 동부 파키스탄의 북부 산악지대에서 탈레반은 물론이고 전 세계 수니파 무슬림의 지원을 받으면서 급속하게 세력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이들의 발호를 진정시켜 왔는데 미군이 빠지게 되면 일단 이들 반 중국 세력이 엄청나게 확산되면서 중국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국에 탄압받는 신장 위구르인들의 합세가 이어지면서 중국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중국의 아프간 파병론이 나오는 것도 바로 대외적으로는 아프간의 평화유지가 목적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그동안 힘도, 능력도 없는 아프간 정부군을 대신해 탈레반의 확장 및 준동을 막았던 유일한 군사조직 ‘국제안보지원군’의 빈 자리를 대신 채워 중국으로의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억제시켜 보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마음대로 ‘국제안보지원군’으로 아프간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국제적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이 이를 도와줄 리도 없고 그렇다고 이 문제를 유엔안보리에서 논의하기도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그동안 미군과 나토군이 중심이 되었던 국제안보지원군이 사라지면 당연히 동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과 국제 수니파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동튀르키스탄독립운동(ETIM)’, 다시말해 신장 위구르 독립운동 단체가 대대적으로 확산되면서 힘을 얻게 될 것이고 이들이 중국과 정면 대결하는 양상으로 번져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이들 독립운동 단체는 우선적으로 중국에 대한 직접적 공격보다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붕괴시키는 쪽으로 활동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송유관 사업에 대한 공격이다.


이미 미얀마의 짜육퓨-쿤밍에 이르는 송유관을 지키기 위해 중국인민해방군이 미얀마 국경을 넘어 병력을 투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동튀르키스탄독립운동(ETIM)’이 표적을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신장 위구르 지역을 잇는 송유관으로 찍고 공격을 감행한다면 중국의 에너지 공급은 엄청난 위기로 빠져들 수 있다.


[진퇴양난에 빠진 중국]


그리안해도 중국은 미국과의 충돌로 인한 대대적인 경제 전쟁 및 외교전쟁을 치러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대만 독립 문제는 물론이고 심지어 일본과도 심각한 갈등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젠 신장 위구르로 인한 종교전쟁까지 치러야 할 위기를 중국이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 인민해방군을 아프간으로 파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물론 아프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파병을 요청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그렇게 아프간 전쟁에 개입하는 순간, 소련과 미국이 걸어왔던 ‘아프가니스탄의 저주’라는 사슬에 빠져들 수 있다.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엄청난 천문학적 재정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 그러면서도 별 소득은 없는 그러한 무모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만약 중국 인민해방군이 아프간에 파병된다면 그야말로 중국은 이슬람 세력과의 끝이 없는 전쟁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중국은 아프간 국경지역에서 ‘동튀르키스탄독립운동(ETIM)’ 활동을 와해시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국가안전부(MSS) 요원들을 은밀히 동부 아프간에 파견해 위구르족 지도자들을 비롯해 그들을 보호해 준 마을에 대한 사보타주 공작을 수행하면서 수니파 부족지도자들을 살해해 온 것으로 드러나 아프간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연구원이 차이나랩에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해 12월 아프간 정보국(NDS)이 중국 국가안전부의 아지트로 사용되던 식당을 급습해 중국인 요원 리양양과 샤홍 등을 체포하면서 모든 것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간에 중국군을 파견한다면 수니파 지하디스트들이 가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일우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런데 이런 시점에서, 특히 중국군의 아프간 파병 검토설이 나올 즈음 모하메드 나임 탈레반 대변인이 ”우리는 조국에서 모든 외국군이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아프간에 대한 결정을 내릴 그 어떤 회담에도 참석하지 않겠다“면서 모든 외세의 철군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럼에도 만약 중국이 군대를 아프간에 파견하게 된다면 중국은 이슬람 세력들, 특히 수니파의 제1의 공적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신장위구르의 독립운동까지 확대되면서 중국은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동튀르키스탄독립운동(ETIM)’ 세력이 확장일로를 거치면서 신장 위구르의 독립운동으로 이어질 것이 뻔한데 가만 있을 수도 없는 것이 중국의 지금 처지다.

신장 위구르가 시끄러워지면 곧바로 티베트 지역도 문재가 될 것이고, 이는 곧 중국의 해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야말로 중국은, 아니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849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