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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의 요새화’와 고슴도치 전략 - 대만남부에 남중국해 탐지 초대형 레이더 기지 설치 - 美, 대만에 첨단 무기 공급으로 요새화 지원 - 日, 대만 수호 첨병 역할 방어 적극 지원
  • 기사등록 2021-04-22 11:51:47
  • 수정 2021-04-22 14: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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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북부의 러산 레이더기지 [사진=대만 청년일보]


[‘대만의 요새화’와 고슴도치 전략]


중국 인민해방군이 거의 매일 대만방공식별구역을 위협하고 이젠 아예 대만 영공까지 들어갈 수도 있다는 협박을 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이 좀 더 촘촘하고 면밀하게 중국 인민해방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기 위한 초대형 경보 레이더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대만에서 발행되는 연합보(聯合報)와 빈과일보(蘋果日報) 등은 21일, 대만 국방부가 장차 중국군 위협에 더욱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남부 고산 지대에 신형 조기경보 레이더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대만 북부 신주(新竹)현의 해발 2620m 높이의 러산(樂山) 기지에 미국 레이시온이 제조한 조기경보 레이더인 ‘페이브 포스'(AN/FPS-115 Pave Paws)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런 대형 레이더를 이번에는 남부 지역에 추가로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대만이 지난 2013년 14억 달러(1조5천억원)를 들여 도입한 러산 기지의 대형 레이더는 최대 5천㎞ 떨어진 곳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탐지해 이동 경로를 매우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유효 탐지거리는 3000km정도이다.


사실 이 레이더만으로도 중국 전역을 대부분 커버할 수 있지만 이번에 추가로 대만 남부지역에 조기경보 레이더를 세우는 것에 대해 대만 국방부는 "현재 남부에 있는 레이더는 낡고 탐지 거리가 짧아 중국군의 남중국해나 필리핀해 활동 정보를 알려면 위성 사진이나 우방과 교류를 통해 얻은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미래에 중국군이 서태평양이나 남중국해에서 미사일 공격을 할 때 국군이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최근 들어 중국군의 무력 시위성 군사 활동이 대만 서남부 공역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 한층 더 정밀한 레이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있지만 이에 더해 남중국해 전반까지도 감시하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 이렇게 중첩하여 중국을 감시하게 되면 그만큼 오차도 줄어들고 더욱 정확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대만과 군사정보 공유하는 미국]


사실상 대만과 미국은 이미 군사동맹으로 묶여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대만 방어를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일본까지도 대만과 공동운명체 개념으로 군사적 유대를 맺게 한 것도 미국이다.


대만도 러산 기지의 레이더에 미군을 상주시키면서 이곳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미사일 조기경보센터와 연결해 미군과 공유하고 있고 대만 남부에 추가로 레이더 기지가 세워진다면 이젠 남중국해 전반까지 미군이 중국 상황을 들여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대만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요새화하는 것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탄도미사일과 전투기들의 움직임과 관련한 조기경보가 미중 군사 대치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만 요새화‘에 이어 ’고슴도치화 전략‘까지]


대만을 요새화 한다는 것은 사실상 고슴도치 전략을 채택했다는 의미다. 중국의 거대한 군사력에 지극히도 작은 나라인 대만이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전법이 고슴도치 전략이기 때문이다.


’고슴도치 전략‘이란, 자신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큰 적수에게 대항하기 위해, 자신을 공격하면 상대방도 고슴도치의 가시에 찔릴 수 있으니 공격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강대국이 얻어낼 수 있는 이득보다 더 큰 손실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소국이 갖추고 있으면 안전하다는 전략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만은 중국이 군사적인 위협을 강화할수록 기본적으로 다양한 방어장비를 철저하게 갖춰가면서 ’요새화‘하는 동시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오히려 중국의 핵심적 지점에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고슴도치 전략까지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또 이러한 고슴도치 전략 수행에 미국이 적극적 지원자가 되고 있다.


이미 전임 트럼프 정부 시절부터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급격히 늘려 총 11차례에 걸쳐 184억 달러(약 20조4천억원) 규모의 무기와 군사장비를 대만에 제공했고,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대만에 무기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19일 영국의 더 타임스는 미국이 대만에 자주곡사포 40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미국이 지속적으로 대만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를 가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주대만 미국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대만협회(AIT·American Institute in Taiwan)는 대만 정부에 미 국방부가 이른 시일 내에 의회에 이번 사안을 보고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이번에 대만이 도입하는 팔라딘 자주포(M109A6)는 1960년대 초에 개발된 M109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여러 차례 실전을 통해 위력과 성능이 검증됐으며 현재 미군 역시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대 사거리 30km에 이르며, 자동화된 사격통제와 디지털 통신체계를 갖추고 있어 신속한 사격능력을 자랑한다.


대만은 또한 중국 군용기의 군사적 위협 등에 맞서 사거리가 370km 이상으로 알려진 미국 록히드마틴의 AGM-158 JASSM(합동공대지 장거리미사일) 구매에 나섰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AGM-158 미사일의 구매가 성공리에 이뤄지면 미국이 2017년 이후 대만에 판매한 통합 원거리 무기(JSOW)인 AGM-154C 활강 폭탄, AGM-88 고속 레이더 파괴용 공대지 미사일(HARM), 사정거리 278㎞의 지상공격용 미사일 AGM-84H(슬램이알)에 이어 4번째 공대지 정밀 유도 미사일을 도입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의 침공을 저지할 장비와 기술을 대만에 충분히 공급한다는 내용의 안보조약을 대만과 체결해 유지하고 있는데 이에 기반하여 대만의 고슴도치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도 대만 요새화에 적극 지원 나서]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의 정상회담 직후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공동성명에서도 이미 확인됐지만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대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해 일본을 아시아의 정책 중심에 놓으면서 대만과 공동운명체로서 대응하도록 했다.


이로써 일본은 대 중국 방어망의 전초기지이고 핵심 역할을 하는 조타수 역할을 도맡게 된 것이다. 이에 일본도 기꺼이 응했다. 대만 수호가 일본의 센카쿠 열도 방어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만이 실질 점유중인 섬들이 중국에 정복당하면 곧바로 센카쿠 열도 역시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중국에 적극적 대응을 하게 된 배경에는 바로 지난 1월 말 전인대를 통과해 2월 1일부터 시행하는 ‘해경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중국 해경에 분쟁 해역에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세계 3대 경제 대국인 일본은 대만해협과 바시해협(대만-필리핀 간 해협)은 일본의 해상 생명선이 지나는 곳이기 때문에 당연히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지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만약 그곳들이 중국의 손에 장악된다면 당장 일본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일본 내 반중파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인 방위대신(국방장관) ‘기시 노부오’는 “일본의 전략적 방어선이 남서해역부터 대만해협까지 확대되어야만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미 중국문제 전문가 탕징위안도 “중국이 먼저 대만해 균형 상태를 깨뜨리면서 과거 모호한 공간이었던 대만해의 의미를 선명하게 부각해 주변국이 각성하도록 했다”면서 “이로 인해 아·태 지역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전략적 균형이 깨졌다. 대만이 중국에 무력으로 점령당한다면 남중국해 전체, 서태평양 지역 전체의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미쳐 결국 전 세계 판도를 뒤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니 일본이 적극적으로 중국 문제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이를 미국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의 이러한 전략으로 일본의 방위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탕징위안은 “이번 미·일 공동성명은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구속력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일본이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탕징위안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일 동맹 관계가 재정의됐다”며 “바로 미국이 일본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것인데, 일본은 대만 문제에서 당사자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일본 방위성의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본부 격)는 20일, 동중국해에서 중국군의 영공침범 사례가 19일 발생해서 항공자위대가 긴급발진해 대응을 실시했다면서 초대형 레이더 사진을 함께 올렸다.


가고시마현(鹿児島県 下甑島分屯基地)에 지난 해 배치된 1호기는 둥중국해 전반을 비롯해 대만 전역, 그리고 중국의 상당부분까지 탐지할 수 있다. 여기서 수집된 정보 역시 실시간으로 미군과 공유한다.


사실상 이 레이더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동시에 대만과도 공유되면서 대만의 방어망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대만과 일본이 얽혀 있다는 의미다.


일본은 올해 니가타 현(新潟県) 사도(佐渡)에, 내년에는 아오모이현(青森県)의 오 미나토(大湊)에, 그리고 2024년에는 오키나와(沖縄県)의 요자다케(与座岳)에 이러한 초대형 미사일 기지를 추가로 설치해 기존의 28개소 레이더 망과 연계시킬 예정이다.



[일본에 감사 표시한 대만 차이잉원 총통]


일본의 적극적인 대만 연대에 대해 차이잉원 총통은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섰다.


차이 총통은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대만은 평화롭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우리의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이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 중국향한 군사훈련도 강화한 대만]


대만은 미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연대에 감사하면서 자체적으로도 대 중국 군사대응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20일 빈과일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중국군의 무력 침공 상황을 가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漢光) 37호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CPX를 최근의 중국군 동태에 맞춰 8일간의 역대 최장 지휘소 훈련(CPX)에 돌입하기로 했다.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19일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워게임의 충분한 검토를 위해 24시간 실시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운용하는 CPX 일정을 8일간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앞서 펑스콴(馮世寬) 전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재임 시기인 2017년 10월 초 대만군의 군사력이 예전보다 강해져 전쟁이 발발하면 '2주 이상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대만의 고슴도치전략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인민해방군이 감히 대만을 넘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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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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