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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말많은 강원도 차이나타운, 팩트체크 해 보니... - 中인민망 투자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 문화공정 할 것 - 최문순, "한중문화타운은 마음 속 일대일로 까는 것": - 中신문, "한중문화타운 논란, 문화적 열등감 드러낸 것"
  • 기사등록 2021-04-21 21:51:06
  • 수정 2021-04-22 07: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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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에 선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강원 홍천군 일원에 추진 중인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대해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적극 해명을 하면서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는 가운데 이젠 중국의 관영매체가 "강원도 차이나타운 논란, 한국 열등감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중문화타운은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 일원 120만m²에 추진 중인 사업으로, 한국을 테마로 한 K팝 뮤지엄과 드라마세트장, 중국을 테마로 한 전통문화거리, 중국전통정원, 문화교류를 테마로 한 IT홍보관, 한중 문화공연장 등의 시설이 조성되는 사업이다.


전반적인 설명만으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듯 보이는데 왜 이 한중문화타운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일까?


▲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른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반대 청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 철회’ 청와대 국민청원]


사실 이 논란을 촉발시킨 단초는 지난 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부터다.


청원인은 “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나요? 국민들은 대체 왜 우리나라 땅에서 중국의 문화체험 빌미를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단호하게 반대하는 바입니다. 중국에 한국 땅을 주지 마세요.”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어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호텔 건설도 반대한다”면서 “춘천의 중도선사유적지는 엄청난 유물이 출토된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적지인데, 이렇게 가치로운 곳을 외국인을 위해 없앤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이며 우리의 역사가 그대로 묻히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또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의 문화를 잃게 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김치, 한복, 갓 등의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약탈"하려고 하는 중국에 이제는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국민들은 강원도가 중국화되는 것에 반대하며, 엄청난 규모의 차이나 타운이 지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그런데 이 청원은 21일 오후 2시 현재 ‘김어준 TBS 방송 퇴출’의 30만명에 비해 두 배를 웃도는 62만 3165명이 동의해 전체 동의수 1위를 기록하면서 엄청난 관심을 견인하고 있다.


▲ 지난 19일 강원도 홈페이지에 올린 ‘강원도 차이나타운 논란’ 해명 자료.[강원도 홈페이지 캡쳐]


[화들짝 놀란 강원도, 답변한 내용 보니...]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엄청난 동의가 이어지고 더불어 강원도 차이나타운 문제가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강원도는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최근 반중 정서와 맞물려 논란이 된 한중문화타운 조성사업에 대해 오해가 확산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내놓은 해명과 최문순 강원도 지사가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한중문화타운 사업과 관련해) 약간의 사실과 대부분의 가짜뉴스를 적당히 섞어 엉뚱한 뉴스가 생산되고 있다. (차이나타운 조성은) 말도 되지 않는 얘기”라며 해명한 주장의 요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해명1) 한중문화타운은 차이나타운이 아니다.(강원도)


“한중문화타운은 중국인이 집단거주하는 차이나타운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중문화타운은 중국인 집성촌이나 거주시설을 만드는 게 아니라, 민간기업이 100% 투자를 해서 문화 콘텐트를 만드는 관광단지 사업이다.”


“중국문화 체험 등의 공간을 마련해 국내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한중문화타운은 한옥단지 안에 중국 거리가 들어간다. 차이나타운과는 성격이 다르다.”(최문순)


*해명 2) 한중문화타운에 강원도 예산 투입은 없다.(강원도)


“한중문화타운 사업은 민간 투자사업자가 투자를 유치해 오는 100% 민자형식이다. 강원도는 순조로운 사업 추진을 위해 인허가 등의 행정지원을 하고 있을 뿐 예산 투입은 없다.”


*해명 3) 한중문화타운은 중국 관광객 대상 시설이다.(최문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인 관광객 1000명을 모아 놓고 치맥 파티까지 하지 않았느냐. 중국 관광객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자랑하고 문화 교류를 하자는 취지의 사업이다.”


*해명 4) 중국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한중문화타운 사업에 중국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최문순)


*해명 5) 중국 매체인 인민일보의 투자 받지 않는다.(강원도)


“인민망 한국 지사에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인민망은 직접 투자자가 아닌 국내기업과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 주체다. 당초 사업 취지가 중국 관광객 유치로 중국의 대내 홍보를 위해 중국 언론사가 추진 주체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강원도 해명은 과연 사실일까?]


강원도와 최문순 지사의 한중문화타운 관련 해명은 논란을 진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파문을 확산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특히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최문순 지사는 야당과 국민들의 정당한 비판을 ‘오해’와 ‘가짜뉴스’로 치부하려 하지만, 이 문제는 오롯이 최문순 지사의 ‘보여주기식 쇼통도정’이 자초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 국민의힘 춘천시 당원협의회의 김진태 위원장 등이 강원도 차이나타운 관련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춘천시당]


이와 함께 국민의힘 춘천시 당원협의회의 김진태 위원장은 “차이나타운 반대청원에 60만 명을 훌쩍 넘어섰는데도 최지사는 강행의지를 밝히고 있다”면서 “나아가 팩트체크를 한다며 오히려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진태 위원장 등이 팩트체크로 내놓은 반론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반론 1) 차이나타운 자체가 가짜뉴스라고?


사실 이번 한중문화타운 논란은 최문순 지사가 자초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최지사는 그동안 한중문화타운 사업을 설명하면서 ‘중국복합문화타운’, ‘리틀차이나’라고 말해 왔다. “소림사 분원과 중국전통거리도 유치하겠다”고도 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문화 체험 등의 공간을 마련해 국내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런데도 강원도는 중국인이 거주하는 게 아니라 사업만 한다고 했다.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최 지사 말대로 하자면 ‘중국복합문화타운’은 중국인이 전혀 없는 세트장이거나 한국인이 중국인 역할을 하는 ‘무늬만 중국문화타운’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중국인이 거주하지 않고 실제 영업을 하지 않는 그런 곳을 ‘중국복합문화타운’ 또는 ‘리틀차이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진짜 중국인도 없는 ‘리틀 차이나’에 한국인들이 흥미를 가질까? 더더욱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그러한 장소가 운영이 되기나 할까?


한마디로 최문순 지사의 무지이거나 아니면 순간적인 위기 모면을 위한 거짓말임이 분명하다. 거주와 사업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기본에 속한 문제 아닌가?


*반론 2) 뜬금없이 튀어 나온 한옥단지


최문순 지사는 “한중문화타운은 한옥단지 안에 중국 거리가 들어간다. 차이나타운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했지만 이는 그야말로 뜬금없는 해명이다. 국민의힘은 “한옥은 사업부지 옆 기존 골프장(라비에벨) 클럽하우스로 이미 지어져 있다”면서 “이번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클럽하우스 한 채를 한옥타운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강원도나 최지사의 해명은 아직 없다.


*반론 3) 진짜 중국 자본이 투입되지 않는가?


이번 강원도의 한중문화타운 논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이 사업에 중국 자본이 투입되는가의 여부다.


강원도는 이 사업이 100% 민자사업이고 중국 자본은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는 강원도나 최문순 지사가 진실을 호도하기 위한 완전한 거짓 해명이라는 것이 국민의힘 측의 주장이다.


그런데 사실을 확인해 봐도 강원도의 해명에 문제가 있음이 금방 드러난다. 우선 인민망 한국지사가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강원도는 마치 인민망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별 관계가 없는 듯 표현했지만 인민일보의 인터넷판 운영을 인민망이 하고 그 인민일보의 한국어판 인터넷신문을 바로 인민망 한국지사가 운영한다.


또한 인민망이 이 프로젝트에 연계되었다는 것은 이미 중국 정부가 사실상 개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것은 2019년 중국측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인민망이 중국투자자를 모집하기로 역할을 분담했다는 점이다. 한중문화타운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출자금 중 5억원을 인민망이 이미 출자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강원도 담당국장은 도의회에서 사업비 1조원 중 6천억원의 중국자본을 유치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SPC출범에 이 정도의 투자가 들어왔다면 앞으로 한중문화타운 건설이 본격화되면 상당한 액수의 중국 자본이 투입되고 더불어 중국측 목소리가 커지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다시말해 지난 SBS TV의 '조선구마사'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의 문화공정을 강원도의 한중문화타운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드는 진짜 의도는?]


사실 강원도의 한중문화타운 건설 논란을 보면서 그 핵심은 최문순 지사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손 잡고 한중문화타운을 지으려고 하는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최 지사는 이 사업이 중국 관광객 유치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차이나타운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는 중국 문화체험 공간은 의미가 없다. 그런 중국 문화 체험을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 지사가 중국 문화체험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최문순 지사는 지난 2019년 12월 20일 한국인민망과의 인터뷰에서 “수천 년의 깊이와 폭을 가지고 있는 중국 문화를 강원도와 대한민국, 그리고 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한 그런 문화타운을 조성하려 한다”면서 “이 사업을 문화 일대일로라고 이름 붙였다”고 했다. “마음속에 까는 일대일로”라는 것이다.


최 지사의 말대로 “그렇게 위대한 중국 문화를 한국인에게 체험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한중문화타운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국인들을 유치하기 위한 공간으로 한류존도 덩달아 만든다는 의미다. 사실상 메인은 중국문화체험공간이고 한류존은 서브의 개념이다.


이렇게 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만약 진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단지를 만든다면 인민망이 아닌 중국의 국가여유국(国家旅游局)이나 산하의 관광회사들과 손을 잡는 것이 맞다. 유커의 단체관광을 책임지는 곳이 바로 여유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한중문화타운 조성을 하는데 있어 여유국이 아닌 인민망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원도는 단순하게 한중문화타운의 홍보를 위해 그랬다고 하지만 홍보도 해 주면서 SPC에 투자까지 해 주는 그런 어리석은 짓을 인민망이 할 리가 없다,


인민망이 나섰다는 것은 인민일보의 허락을 받았다는 것이고, 이는 최소 중국의 최고위 관계자들과 협의를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인민망의 역할은 뭘까? 아마도 중국 문화체험 공간을 채우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최문순 지사가 말한 ‘마음속의 일대일로’라는 것이 바로 중국의 문화공정을 하는 통로로서 강원도의 한중문화타운이 첨병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가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진태 위원장은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세계를 중국몽으로 덮자는 것으로, 우리가 벗어나야 할 악몽(惡夢)”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어쩌면 지금 번지고 있는 강원도의 한중문화타운 논란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왜 하필 인민망이 투자에 참여했으며 핵심 고리 역할을 했을까? 그리고 최문순 지사의 ‘마음 속 일대일로’가 의미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한마디만 더. 한중문화타운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가 20일 영화 평론가 스원쉐의 발언을 인용해 “(한중문화타운 논란 같은) 이런 현상은 문화적 열등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차이나타운을 건설하는 게 한국 영토를 차지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자신의 문화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한국민들의 반중감정을 반영한 것”이라는 말도 했다.


‘문화적 열등감’이라고? 할 말이 없다. 중국 같은 하등 나라의 문화를 찬양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인데 중국은 저렇게 본질도 모르고 애먼 소리나 하고 있는 것이다. 저런 말들이 나오는 중국 문화를 그리 존경하는 최문순 지사는 과연 어느 나라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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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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