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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최대 위협국" 지목한 美 정보당국 수장들 -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 “중국이 위협 1순위 - 바이든, 아프간 종전 선언하는 자리서도 “中과 경쟁 대비해야” - 심플해진 바이든의 국정목표, 대 중국 견제+경제회복
  • 기사등록 2021-04-16 13:32:15
  • 수정 2021-04-16 15: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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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 정보위 청문회서 중국을 최대위협국 지목]


미국 정보당국 수장들이 14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의 ‘글로벌 위협’ 청문회에서 한목소리로 중국을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으로 꼽았다.


2년 만에 열린 이 청문회에서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우리(미국)의 혁신과 경제 안보, 민주적 신념에 중국보다 더 위협이 되는 나라는 없다”면서 “FBI가 중국 정부와 연계된 2000건 이상의 사건을 조사 중이며, 10시간마다 한 번꼴로 중국 정부와 관련된 사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베이징과 연루된 산업 스파이 행위가 지난 수년간 1300% 증가했다”고 했다.


레이 국장은 특히 “중국이 미국 엘리트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사용한다”면서 “우리의 기업과 학계, 각급 정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그들의 도구 상자에 있는 도구들은 깊고 광범위하며 지속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애브릴 헤인스(Avril Haines)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중국은 경제·군사·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하고 자신들의 시스템에 유리한 방식으로 국제 규범을 바꾸려 하는, (미국과) 거의 동급의 경쟁자”라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어 중국에 대해 “다른 것과 견줄 수 없는 최우선 순위로 올려놓고 그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으로 ‘중국의 역내 공격적 행위’와 ‘사이버 능력’ 등을 꼽으면서, 중국의 위협은 “비할 데 없는 정보당국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헤인스 국장은 더불어 러시아는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고,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불안정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 균열을 일으키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윌리엄 번스(William Burns)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중국 공산당과 지도부가 점점 더 미국에 적대적으로 돼 가고 있다”면서 “미·중 경쟁의 핵심 분야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분야는 ‘기술’”이라고 했다.


번스 국장은 이어 “중국 지도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 과정에서 데이터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의 정보당국 수장들이 이구동성으로 미국의 최대의 적으로 중국을 지목했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초당적으로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상원 청문회를 주관한 마크 워너 정보위원장은 중국 정부가 중국 기술업체 ‘화웨이’를 5G 시스템의 선두주자로 만들기 위해 쏟은 노력들을 거론하며, 중국은 다른 신흥 기술에서도 유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생화학무기 사용 금지처럼 특정 유형의 공격을 금지하는 새로운 국제 규범 수립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정보위 공화당 간사는 “오늘날의 기술환경은 적국들이 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과 러시아, 이란 등을 콕 찍어서 중국과 함께 미국의 5대 위협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들 위협이 미국의 외교정책 뿐 아니라 국내 정치, 경제, 지정학 문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날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폴 나카소네(Paul Nakasone) 사이버사령관은 미국 기반시설에 치명적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적대국들의 사이버 위협과 관련해 당국이 기반시설의 복원력(resilience)과 공격에 대한 대응(response)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대국들의 사이버 기술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며, 이들의 행위와 능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민주주의가 위협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민주주의 침식 문제는 세계 여러 곳에서 매우 실제적”이라고 말했다.


번스 국장은 “이 문제는 전반적으로 민주적 통치 실행 능력에 대한 질문과 부분적으로 연관이 있다”며, “독재국가들이 체제선전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민주적 통치 능력에 대한 신뢰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 국가정보국장실이 13일(현지시간) 공개한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 표지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 "중국이 위협 1순위"]


상원 정보위원회의 ‘글로벌 위협’ 청문회와는 별개로 미 국가정보국장실이 13일(현지시간) 공개한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도 중국을 1순위로 꼽았다.


18개 정보 당국의 분석과 견해를 종합한 미국 정보당국의 자국에 대한 위협을 평가하는 연례 공식 보고서에서 '중국의 강대국 추진'이 첫 번째 챕터로 등장한 것이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14∼15일(현지시간) 상·하원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평가하는 청문회를 연다는 점에서 그 내용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은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며 미국과 동맹의 틈을 벌리고 전제주의적 중국 시스템에 우호적인 국제적 새 규범을 조성하기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을 '점점 더 동급에 가까운 경쟁자'로 표현하면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인도와의 국경 등지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대만 당국에 통일을 향한 진전을 압박할 것이고 미국과 대만 간 관여 강화를 규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이 보고서는 ”군사력 측면에 있어서도 중국군의 해군력과 공군력이 역내 최대라면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신형 장거리 시스템 실전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 로켓군의 고도로 정교한 단거리·중거리 재래식 시스템은 역내 미국과 동맹의 기지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하여 ”중국이 중국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핵무기고의 확대와 다양화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3대 핵전력을 실전배치하고 핵무기 보유량을 10년 내 갑절 이상으로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더불어 중국이 ”선거 개입뿐 아니라 중국 정권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은 자국이 선호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 내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고 대중 담론을 형성하며 자국의 이익에 반대하는 정치인을 압박하고 종교의 자유와 홍콩의 민주주의 억압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왔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내 중요 인프라에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 능력에도 주목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초 발생한 대규모 해킹 공격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MS 해킹 사건으로 수십만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미 정부 기관과 기업 등이 포함됐다.


이 보고서는 중국 다음으로 러시아와 이란, 북한을 차례로 위협으로 꼽으면서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은 세계적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미국 동맹을 희생시켜 그들의 이익을 증진하려는 의도와 능력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이 보고서가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민감한 내용이나 최신 첩보는 포함되지 않지만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나 핵심 아젠다들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군사·경제 등 부문에서의 대립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단지 기후변화 같은 분야에서는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2019년 보고서와 2021년 보고서 목차의 차이


더불어 지난해에는 보고서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댄 고츠(Dan Coats)가 DNI 국장으로 재직할 때인 2019년 보고서와 올해 보고서를 비교해 보면 사이버와 WMD 등 분야별로 위협을 기술한 이후 ‘지역위협’이라는 제목아래 '중국과 러시아', '동아시아', '중동과 북아프리카' 식으로 지역을 나눴었는데 올해 보고서는 아예 '중국의 강대국 추진'이 첫 번째 챕터로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지금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바이든, 아프간 종전 선언하는 자리서도 “中과 경쟁 대비해야”]


미국의 정보당국자들이 상원 정보위원회의 ‘글로벌 위협’ 청문회에서 “중국이 최대 위협국”이라 지목하는 발언을 하는 같은 시간인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프간 무장세력인) 탈레반이 아닌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의 최대 위협이 중국임을 명확히 했다.


20년간 지속된 미국의 ‘최장기 전쟁’인 아프간 전쟁에서 발을 빼면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에 군사적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정보기관 수장들이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을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협”, “비교할 데 없는 우선순위”라고 규정하며 대중 공세를 펴고 있는 것에 강력한 화력 지원을 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점점 더 강경해지는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 강화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만들 새로운 기술과 사이버 위협을 통제하기 위해 우리와 뜻이 같은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한다”며 “독재자들의 가치가 아닌 우리 민주적 가치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그 방향을 제시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줄곧 제창해 왔던 ‘중국 공산주의 독재 대 민주주의 국가 연대’라는 구도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심플해진 바이든의 국정목표]


이번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와 상원 청문회에서 확연하게 드러난 것은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의 알파와 오메가가 바로 對 중국 견제라는 점이다. 사실 러시아는 이미 미국과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잃었고 국제적 테러 대응도 사실상 거의 소멸단계에 들었는데 반면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장기집권과 맞물리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대외 문제는 ‘중국’, 그리고 대내 이슈는 ‘코로나 극복을 통한 경제회복’에 맞춰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 둘은 분리된 이슈들이 아니다. 중국 견제는 곧 미국의 경제 회복과 직결된다. 더불어 미래의 경제 주도권을 잡는 핵심 아젠다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미국 단독이 아닌 동맹국과 우방국들이 함께 하는 ‘민주주의연대’를 통한 미국의 대 중국 견제와 ‘중국몽 무너뜨리기’는 미국의 움직일 수 없는 외교정책이 되어 버린 것이고 이러한 프레임이 앞으로의 세계 정치와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은 어떤 스탠스를 보여야 할까? 답이 뻔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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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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