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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거센 反中정서, ‘조선구마사’ 결국 無광고 불명예 - 특히 젊은 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한 반중정서, 주목해야 - tvN 드라마 '여신강림', '빈센조' 등의 중국 브랜드 노출도 도마 - 전 세계로 확산되는 반중정서, 정치권은 불감증
  • 기사등록 2021-03-25 11:52:47
  • 수정 2021-03-25 1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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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홈페이지]


[反中감정 불 지른 역사드라마, ‘조선구마사’]


마치 중국의 역사공정을 보는 듯 노골적으로 중국풍 소품과 의상을 사용하고 역사적 내용까지도 왜곡해 문제가 된 SBS TV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거센 반중정서에 부딪쳐 결국 무릎을 꿇었다.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악령으로부터 백성을 지키기 위해 중국 명나라를 통해 서역의 구마사를 조선에 들여온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 퓨전 사극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방송부터 그야말로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방송을 타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첫 회에서는 조선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연회 장면에서 월병, 피단, 중국식 만두 등이 식탁에 놓여있었고, 극중 의상과 군사들이 사용하는 검(劍)까지 중국풍이어서 “혹시 이 드라마가 중국자본의 지원을 받은 것이 아닌가‘하는 억측까지 낳게 만들었다.


특히 장차 왕이 될 충녕대군(세종대왕)이 병풍처럼 연회장 한쪽에 서서 사신을 맞는 장면도 모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누가 봐도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SBS의 조선구마사 드라마는 결국 청와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하루만에 14만명(3월 25일 10시 현재)을 넘는 동의를 받았다. 글쓴이는 "3월 23일 SBS에서 방영된 '조선구마사'는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과 화면으로 점철됐다"고 지적했다.


[시청자들 거센 반발에 결국 無광고 ‘조선구마사’]


이렇게 역사왜곡으로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나자 광고주 및 협찬사들부터 ‘조선구마사’ 드라마와 손절하기 시작했다. 25일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LG생활건강을 비롯해 KT와 에이스침대, 바디프렌드, 블랙야크 등의 모든 광고주들이 ‘조선구마사’ 드라마로부터 손을 뗐다. 방송 이틀만에 無광고 드라마로 전락한 것이다.


이어 제작지원회사인 쌍방울 등도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제작비를 지원했던 문경시는 아예 제작비 환수 절차에 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남 나주시 역시 ‘조선구마사’ 촬영을 위한 장소 지원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엄청난 파문에 무릎 꿇은 SBS와 제작사]


방송 첫회만에 엄청난 파문이 일어나자 SBS는 문제가 된 장면을 수정하는 한편, 다음 주에는 결방하고 드라마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SBS는 “시청자들께 웰메이드 판타지 퓨전 사극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로 ‘조선구마사’ 작품을 편성하게 됐다”면서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이 점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조선구마사’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는 24일 사과문을 내고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해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일부 의복과 소품이 중국식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제작사는 또한 “충녕대군이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신은 모두 삭제해 다시보기와 재방송에 반영하겠다”며 “향후 방송에서 해당 부분들을 최대한 수정해 시청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선구마사’, 왜 이렇게 문제가 커졌나?]


그렇다면 SBS의 퓨전사극 ‘조선구마사’는 왜 이렇게 논란을 불러 일으켰을까?


단순하게 드라마 가운데 중국풍이 지나쳐서 였을까? 혹시 국민적 위인인 세종대왕을 중국에 머리 조아리는 설정을 했다고 국민들이 뿔난 것일까?


물론 그럴수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엄청난 反中정서 때문이다. 이를 드라마 제작사나 방송사들이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방송사나 드라마 제작사들이 국민들 저변에 깔려있는 반중정서에 둔감하다는 것은 이미 방송된 드라마로도 확인할 수 있다.


▲ 드라마 여신강림의 한 장면 [사진=tvN]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송된 tvN 드라마 '여신강림'은 극 중 여고생들이 편의점에서 인스턴트 훠궈를 먹는 장면에서 중국 브랜드를 노출해 도마 위에 올랐다.


▲ 드라마 빈센조의 한 장면 [사진=tvN]


여기에 지금도 방영중인 tvN 드라마 '빈센조' 역시 주인공 빈센조(송중기 분)가 중국 기업에서 만든 비빔밥을 건네받는 장면이 나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주인공 빈센조가 PPL로 노출시킨 제품은 원래 중국 브랜드가 내수용으로 만들었지만 청정원이 원료를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PPL이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아무리 PPL이라 할지라도 지금의 국민 정서와 완전히 배치된 장면을 연출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반중정서와 관련된 크고 작은 논란들이 연이어 지고 있었지만 드라마 ‘조선구마사’를 제작하고 방송한 SBS나 제작사들이 그러한 국민적 반감에 대해 전혀 둔감하다보니 결국 이러한 사태까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한 반중정서]


‘조선구마사’에 대한 반감을 불러 일으키며 여론을 주도한 이들은 젊은 세대들이다. 이들이 중국의 역사공정 같은 거창한 주제를 가지고 담론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불공정과 오만한 행태에 분노하는 것이고, 그러한 중국을 떠받드는 듯한 방송사와 제작사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은 한복을 자기네 복장이라 우겼고 김치 역시 중국 기원설을 퍼뜨리며 우리 국민들을 자극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중국의 한 김치 공장의 동영상, 곧 알몸 차림 인부가 배추를 절이는 영상은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최악으로 만들었으며, 이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변명, 다시 말해 “그 김치는 수출용이 아니고 내수용”이라고 변명하는 대목에서는 피가 거꾸로 솟아 오르는 듯한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을 또 화나게 만든 것은 미얀마사태에서 중국이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연일 무고한 국민들을 미얀마 군인들이 총으로 죽이는 그 장면들 뒤에 중국이 배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 그런 내용들이 뉴스로 타전되면서 도대체 중국이라는 나라의 실체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러한 반중정서는 지난해 BTS에 대해 중국이 시비를 걸었을 때부터 잠재되어 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난해 10월 7일(현지시각), BTS가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our two nations)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BTS는 음악과 메시지로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이 상을 받게 되었다. 바로 그런 자리에서 BTS는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할 말을 한 것뿐이다.


그런데 중국 네티즌들은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표현을 문제 삼으면서 “한국과 미국을 의미하는 ‘양국’이라는 단어 사용이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던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언사였다”면서 ‘BTS’를 집중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환구시보를 중심으로 중국언론들을 포함해 심지어 중국 외교부까지 선동에 가세했다.


그러면서 BTS가 광고중이던 삼성 휴대폰 갤럭시 20플러스의 불매운동에 나서기까지 했다.


이러한 중국인들의 반응은 우리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엄청난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BTS를 건드렸다는 사실도 문제지만 이러한 중국인들의 행태가 “중화 문명(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며, 그 문화적 역량이 어떠한 다른 문명보다도 우수하다고 믿으며, 다른 문명을 오랑캐로 낮잡아보는 사상”인 중화사상의 발로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반중정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게 된 것이다.


어디 BTS만 당했는가? 블랙핑크에 대해서도 중국인들은 마녀사냥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블랙핑크가 올린 유튜브 웹예능 영상에서 멤버들이 에버랜드를 방문해 판다를 맨손으로 만지는 장면이 나왔는데 중국 네티즌들의 중국의 국보(國寶) 동물 판다를 맨손으로 만졌다면서 엄청난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판다는 손으로 만지면 안되는 것인가? 결코 아니다. 중국의 ‘농구 영웅’ 야오밍(姚明)이 새끼 판다를 맨손으로 만졌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선택적 국뽕 분노를 하는 중국인들에 대해 우리의 청춘들이 열을 받아 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 국민들의 마음 속에 중국에 대한 분노가 밑자락에 깔려 있었는데 여기에 불을 지른 것이 바로 ‘조선구마사’라 보면 될 것이다. tvN의 여신강림이나 빈센조는 드라마의 극히 일부분에서 살짝 노출된 것이기 때문에 눈썰미가 매서운 사람 아니면 금방 넘어갈 수도 있었기에 그래도 큰 논란이 되지는 않았지만 ‘조선구마사’는 대놓고 중국의 역사공정에 호응하는 듯한 스토리에다 중국풍 소품들이 드라마에 깔리면서 국민적 반중정서가 결국 폭발한 것이러 보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복이나 김치를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억지, 사드(THAAD) 배치 이후 우리 기업을 쫓아내는 등 중국이 보여준 태도 등은 우리 국가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것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면서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정서가 ‘공정함’인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힘만 믿고 횡포를 부리는 중국의 태도는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분석했다.


[반중정서, 심상치 않다]


사실 반중정서의 확산은 세계적인 추세다. 이는 당사자인 중국 탓이기도 하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 3월 1일부터 7일까지 조사한 자료(응답자 2596명)를 보면 응답자의 89%는 중국을 ‘경쟁자 또는 적으로 간주한다’고 답변했다. 중국에 대해 ‘매우 냉정하다’(very cold) 또는 ‘냉정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67%로, 3년 전인 2018년 조사 때의 응답률(46%)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중국에 ‘온화하다’(warm)는 감정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11%에 그쳤다.


지난해 7월 퓨리서치가 조사한 미국인의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도 66%에 달했다. 특히 시진핑에 대한 반감도는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보다 더 높은 71%였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의 반중정서도 극에 달해있다. 그러다보니 원래 올해 예정되어 있던 시진핑 주석의 방일도 아예 무기연기될 정도다.


중국과 국경 분쟁 중인 인도 역시 반감이 크다. 인도인들 사이에서는 지난해의 국경 충돌을 계기로 아예 중국산을 멀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러한 세계적인 반중정서가 이젠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크게 자리잡았다는 것을 이번 ‘조선구마사’ 사태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친중정책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왕이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집권여당 민주당의 지도부들이 총동원되어 칙사대접을 했었지만 정작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한국에 왔을 때 집권여당의 지도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이렇게 날로 강해지는 반중정서에 대해 이젠 정치권도 눈을 떠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스스로 중국 앞에서 낮아지려 하는 ‘사대주의적’ 정치관은 이러한 국민들의 반중 정서를 더욱 부추기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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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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