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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또 남중국해 섬 탈취 시도 -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 휫선암초에 中선박 220여척 정박 - 어선 위장해 휫선암초 주변 정박, 안전 핑계로 시설 설치할 듯 - 필리핀 강력 반발, 미국 경고 이어져 섬 탈취 쉽지 않을 듯
  • 기사등록 2021-03-24 15:12:51
  • 수정 2021-03-24 21: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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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중국해의 휫선리프 근처에 몰려든 220여척의 중국 선박 [사진=필리핀 정부]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에 中선박 220여척 정박]


중국이 또다시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에 있는 섬 하나를 탈취할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지난 22일자(현지시간)에서 ”중국의 해상 민병대 소속의 선박 220여 척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내 휫선리프(Whitsun Reef) 인근에 집결하면서 뭔가 새로운 작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섬은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내에 있어서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베트남 역시 영유권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 해상경비대는 지난 7일 남중국해 내 EEZ에서 중국 해상민병대가 탄 것으로 보이는 선박 약 220척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관계 기관에 보고했고, 정부 부처 연합체인 '서필리핀해(남중국해의 필리핀 명칭) 태스크포스'(NTF-WPS)측은 성명을 내고 "청명한 날씨에도 암초 부근에 떼지어 있던 중국 선박은 어로 활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들은 야간에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면서 중국측의 저의를 의심했다.


이 태스크포스는 이어 항행 안전에 대한 위험과 더불어 남획 및 해양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23일 중국 해상 민병대(CMM) 소속의 선박 220척을 언급하며 “이들 선박의 이러한 행동은 이 지역을 군사화하려는 도발적 행동”이라면서 “이들 선박들이 배타적 경제수역 밖으로 나가줄 것”을 공식 요구했다.


그러면서 로렌자나 장관은 “중국은 침략을 중단하라”며 “지금 중국의 선박들은 필리핀의 해상 영토를 침범하고 있으며 해상주권도 침해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필리핀 외교부도 21일 늦게 “필리핀은 중국의 주권 침해에 대해 외교적 항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 선박들이 어로작업도 하지 않으면서 왜 그곳에 몰려 있으며 밤에만 불을 환하게 켜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포린폴리시는 이와 관련해 “남중국해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휫선리프(Whitsun Reef)라는 이 섬은 부메랑 모양을 하고 있는데, 지난 3월 7일 이후 중국의 선박들이 집결해 뭔가 의도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더더욱 중국은 공식적으로 이 선박들이 중국 민병대 소속 선박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악천후로 대피중일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곳의 해상 기후는 그럴만한 상황도 아니다. 중국이 거짓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필리핀 측의 퇴거 요구에도 불구하고 중국측 선박들은 물러나지 않고 있으며, 22일 오전 현재 당초보다 조금 줄어든 183척의 선박들이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베자나 필리핀 육군 중장이 밝혔다.


▲ 하늘에서 본 휫선리프 [사진=NASA]


[휫선리프(Whitsun Reef)가 어떨길래?]


사실 휫선리프, 곧 휫선 암초는 무인도로 아직까지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필리핀은 이 암초를 ’줄리안 펠리페 암초‘로, 베트남은 ’다바 다우(Da Ba Dau)‘로, 중국은 ’니우에 자오(Xbow Reef)‘로 주장하면서 서로 영유권을 고집하고 있다.


휫선리프는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CS) 내 영토로 국제법과 2016년 중재 판결에 따라 영유권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필리핀과는 서부 팔라완주의 바타라자 마을에서 서쪽으로 약 175해리(324㎞) 떨어져 있다.


부메랑 모양의 얕은 산호 지대인 이 암초에 대해 필리핀은 "모든 자원을 채취하거나 보존할 수 있는 독점권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암초가 스프래틀리 제도의 중요한 섬인 유니언 뱅크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전략적으로 혼잡한 항로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휫선 암초를 잘 개발한다면 남중국해 전반을 관찰하고 또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 암초의 면적도 퇴적물이 쌓이면서 넓어지고 있고 모래언덕의 높이도 100m 이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해 활용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암초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이미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중국은 부표 등의 표지를 달고 영유권을 주장하려 했으나 베트남군은 인근 신코위 섬 등에서 활동하면서 중국이 매단 부표들을 제거해 왔다.


그런데 2014년부터 중국이 본격적으로 남중국해의 섬들을 장악하고 또 군사요새화를 하면서 이젠 휫선 암초까지 완전히 자국 군의 요새로 만들려 하고 있는 것이다.


[휫선 암초를 둘러싼 선박들의 정체는?]


필리핀 해양경비대에 의하면 지금 휫선 암초를 둘러싸고 있는 선박들은 중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중국인민해방군의 민병대 소속 선박인 것으로 보인다.


선체의 형태는 약간 다르지만 미 국방부의 해상정보국이 보유한 정보에 의하면 지난 2016년부터 해상 민병대를 위해 건조한 84척의 대형 철제선박들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 선박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남중국해 전역에 걸쳐 중국인민해방군이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남중국해의 크고 작은 섬들에 순환배치되면서 영유권 강화 작업에 투입되었다.


이들의 주목적이 그러하다 보니 말로는 민간어선이라 하면서도 전혀 어로작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 선박들이 떼 지어 다니면서 상대국의 함정이나 선박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이들 선박들이 비무장이어서 외국의 군함들에 대해 인간 방패 역할을 하면서 중국의 함정들을 보호하기도 하고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물대포를 이용해 저항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이들 선박을 민간어선이라 칭하면서 남중국해 섬의 탈취나 보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할까?]


그렇다면 중국은 앞으로 이 휫선 암초에 대해 어떻게 행동할까?


피터 더튼 전 해군대학 중국해양연구소 소장은 “이들 선박에 대해 중국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그들에게는 법이라든지 국제규약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지 취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달려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튼 소장은 이어 “이러한 중국의 깡패적 행동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면 2012년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스카보러 암초를 강제로 점거한 데 이어 미스치프 암초에 인공섬을 건설,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 기지화한 것처럼 언제든지 휫선 암초도 중국 소유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의 행동방향이 설정되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들 선박들이 철저하게 민간선박으로 위장하고 있어서 군사적 대응도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중국은 그러면서 미중간의 해상보안교류 및 협정을 교묘하게 비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도 정면 대응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일단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에서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는 사이 중국은 남중국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인공섬을 건설, 군사 기지화해 베트남, 필리핀은 물론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산하 '아시아 해양투명성 이니셔티브'의 그레그 폴링 이사는 2019년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11차 남중국해 국제 콘퍼런스에서 "지난 한 해 남중국해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 변화는 중국이 스프래틀리 제도에 배치한 해안경비대와 해상민병대 선박이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선박들은 구단선의 모든 영역을 계속 순찰하고 석유와 가스 생산, 어업, 전초기지에 물자 보급 등 인접국의 통상적인 활동을 괴롭히는 데 더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6년의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의 불리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의 약 90%를 자국 해로 주장하고 있고, 특히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의 경쟁적인 주장에도 불구하고 파라셀 제도와 스프래틀리 섬 전체를 자국의 고유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휫선 암초에 대한 중국의 자국 영토화는 반드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1단계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아마도 중국은 그동안 그러했듯이 해상민병대 선박을 장기간 주둔시킨 다음 이들 선박의 안전한 보호를 명분으로 휫선 암초에 선박 보호시설을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나서 이 시설의 장기화와 중국인의 인명 보호를 이유로 군사시설까지 두려고 할 것이다. 그것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토 탈취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이 강력한 수호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에드가르드 아레발로 해병대 소장은 22일, “필리핀군이 중국의 침략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항공 및 해상 순찰을 실시했다”면서 “마닐라 해군이 외교적 항의에 국한되지 않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암시했다.


아레발로 소장은 이어 "필리핀 군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의 해양 이익을 보호하고 지키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었던 필리핀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가자 중국 정부는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중국 어선들이 바다 사정으로 이 지역에 은신처를 취했다“면서 "모든 당사자들이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은근슬쩍 남중국해의 또다른 섬을 탈취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대해 아마도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며 특히 그동안 중국에 우호적이었던 필리핀과 베트남 국가들이 미국의 지원하에 反중국 라인으로 돌아서면서 이들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특히 미국과 중국간의 충돌 상황에서 중국이 불법 점유중인 남중국해 섬들까지도 탈환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정면으로 대결하려는 중국의 남중국해 섬 점유 확대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그런 시도를 하다가 무력 충돌이라도 벌어진다면 중국은 이로인한 모든 후과를 책임져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휫선 암초에 대한 중국의 차후 행동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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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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