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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무너진 중국의 꿈, 스텔스기 제트엔진 확보 좌절 - 실전배치했다던 中스텔스전투기, 제대로 날지 못해 - 우크라이나 엔진회사 인수하려다 미국 방해로 실패 - 러시아도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엔진 中 제공 거부
  • 기사등록 2021-03-23 13:15:12
  • 수정 2021-03-23 16: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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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의 `모터시치`사가 제작한 터보엔진 [사진=모터시치]


[中, 우크라이나 비행기엔진 제작회사 인수 좌절]


지난 20일 로이터통신이 중국의 스텔스전투기와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뉴스 하나를 타전했다.


중국인민해방군이 중국의 스카이리존(Skyrizon)이라는 투자회사를 내세워 세계 최대 화물기인 Antonov An-225 및 An-124를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헬리콥터 및 비행기용 엔진을 만드는 우크라이나의 ‘모터 시치(Motor Sich)’의 지배 지분을 인수하려고 했는데 이것이 좌절됐다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 ‘모터시치’의 인수를 위해 사활을 건 작업을 펼쳐왔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중국이 ‘모터시치’라는 기업의 인수에 목을 맨 이유는 바로 중국이 그렇게도 자랑하는 스텔스전투기와 관련이 있다.


[중국은 왜 ‘모터시치’ 회사를 인수하려 했나?]


중국이 미국과 맞서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공군력이다. 중국은 사실 항공기 제작에 관한 한 미국이나 러시아 등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다.


그런데 중국은 과감하게 현존 최고의 스텔스 전투기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비밀리에 개발을 해 오던 중국은 드디어 지난 2011년 1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바로 그날 중국 공군은 자체 개발한 첫 스텔스 전투기 젠-20(J-20) 시험 비행을 보여주면서 중국의 국방력을 만방에 과시했다.


중국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J-20을 개발함으로써 세계 최강의 전투기라는 미국의 F-22 전투기와 맞설 수 있다고 자랑했고, 드디어 러시아가 개발 중인 수호이-57 등과 함께 5세대 전투기를 보유하게 되었다고 자평했다.


기체의 크기도 F-22나 수호이-57과 비슷하고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을 대거 탑재해 막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의 설명이었다. 단 미국측의 분석으로는 스텔스 기능이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기는 했다. 그러나 레이다를 포함한 항공전자장비는 러시아보다 낫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런데 중국이 개발한 J-20에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J-20 스텔스전투기의 핵심 중의 핵심인 ‘제트엔진’ 문제였다.


5세대 스텔스전투기는 압도적인 기동력과 전투력으로 제공권을 장악한다는 점에서 F-16, 수호이-27 같은 4세대 전투기들과는 기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무장이 더 강력해졌기 때문에 당연히 무거운 이륙 중량을 감당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민첩하고 공중 기동 능력도 더 빠르고 뛰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강력한 성능을 가진 제트 엔진’이다.


미국의 경우 2005년 실전 배치된 F-22 스텔스 전투기는 프랫&휘트니사가 개발한 F119엔진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러시아도 자체 개발한 AL-41F1엔진을 수호이-57에 장착했다.


그런데 중국은 그러한 엔진에 대한 원천기술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중국은 J-20 5세대 스텔스전투기에 4세대 전투기인 수호이-27에 들어가는 러시아산 AL-31F 엔진을 사용해 일단 공중에 띄웠다. 나중에는 러시아산 AL-31F 엔진을 복제한 WS-10 엔진을 장착했다.


▲ 중국이 러시아산 전투기 엔진을 복제해 만든 WS-10 엔진. [사진=중국웨이보]


문제는 러시아산 AL-31F 엔진이나 이를 복제한 WS-10 엔진 모두 J-20 스텔스전투기의 무거운 기체를 감당할만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겉만 스텔스기처럼 번지르르 할 뿐 실속이 매우 부족한 전투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러시아의 수호이-57에 들어가는 AL-41F1 엔진을 수입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중국의 복제를 우려한 러시아가 판매를 거부해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자 중국은 하는 수 없이 러시아산 AL-31F 엔진을 복제한 WS-10 엔진에 추진력을 더한 WS-15라는 엔진을 자체 개발했는데, 문제는 이 엔진의 안정성이 문제였다.


엔진 내부 온도가 섭씨 1350도를 넘어가면 갑자기 출력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를 중국측이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지상 시험 도중 엔진이 폭발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만약 이 엔진을 J-20 스텔스기에 장착했더라면 당연히 공중에서 폭발했을 터였다.


그래서 중국이 이렇게 막강한 전투기를 개발해 놓고도 11년째 제대로 실전 배치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모터시치’ 회사 인수에 나섰지만...]


사실 항공기의 제트엔진 개발은 기술 확보에만 20여 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항공기 개발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그것도 탄탄한 기초 과학기술 기반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세계적으로 항공기 엔진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4~5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중국이 아예 해외의 기술을 아예 인수해 부족한 기술을 보충하려 했다. 그 대상이 바로 우크라이나의 ‘모터 시치’였다.


우크라이나의 군사기술력은 아주 뛰어나다.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도 사실 우크리아나로부터 사들인 바랴그호를 개조해 만든 것일 정도다.


그런데 중국에게는 눈이 번쩍 뜨일 소식이 전해졌다. 옛소련 당시 군용기와 민간 항공기 엔진을 만들던 국영기업이었던 ‘모터 시치’가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매물로 나온 것이다.


‘모터 시치’는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후 민영화됐는데 옛소련 해체 이후에도 러시아에 엔진 공급을 계속해왔었다. 그러다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양국이 적대관계가 된 이후 주문이 끊기면서 경영난에 봉착했다.


그러자 중국인민해방군은 ‘스카이리존’이라는 투자회사를 앞세워 2015년부터 은밀하게 ‘모터 시치’의 사주를 접촉해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미국 정보당국의 눈을 회피하기 위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마다가스카르 등지에 적을 둔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했다.


결국 그러한 중국의 작업이 미국 정보당국의 레이더에 걸렸는데 2017년 지분 매집 사실이 드러났을 때는 이미 50% 이상이 중국 측에 넘어간 뒤였다.


이때부터 미중 간 외교전이 본격화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중국 측 지분을 동결하고 반독점위원회에서 이 거래의 적절성을 심의하기 시작했다. 물론 제트 엔진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 공군력이 강화되는 걸 막기 위한 미국측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거래 차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크라이나는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자 2019년 존 볼튼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우크라이나로 날아가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쪽이 우크라이나에 그러한 요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15억 달러 이상의 군사원조를 제공한 우방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니 우크라이나는 미국측의 요구를 거절하기도 어려웠다.


이러는 사이에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에 ‘모터시치’를 인수하려고 작업을 하는 중국의 ‘스카이 리존’을 ‘군사최종사용자(Military End-User; MEU)’ 명단에 올리면서 미국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수출관리 규정의 제한을 받도록 했다.


미국이 ‘모터시치’를 인수하려한 ‘스카이리존’을 규제 대상에 넣은 것은 대외적으로는 베이징 신웨이그룹 산하의 회사라 표방하지만 사실상 중국인민해방군이 배후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렇게 각 나라의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할 때 군사용도로 활용 의심이 드는 기업 등에 대해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중국을 압박해 왔다.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 곧 안보와 경제 사이에서 고심하던 우크라이나는 3월 11일 안보 및 국방위원회 회의를 열어 결국 미국 쪽 손을 들어 주었다. “전략산업을 이런 식으로 중국에 넘겨줄 수 없다”며 국유화를 선언한 것이다.


안보 및 국방위원회의 올렉시 다닐로프(Oleksiy Danilov) 의장은 다음 날 TV에 출연해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업을 잘못된 손에 넘겨줄 수 없다”면서 “안보가 곧 국익”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블라디미르 제렌스키(Volodymyr Zelenski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스카이리존’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는 법령에 서명했으며 3월내에 ‘모터시치’의 국유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마지막 순간에 ‘모터시치’의 최대 주주인 ‘스카이리존’이 주주총회를 열어 소유권 이전을 시도했지만 우크라이나 법원은 이에 대한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무산되었다.


그러자 중국은 국제중재재판소에 35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 기업 인수를 통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공군력을 갖추려던 꿈은 무너지고 말았다.


중국은 일대일로의 중요한 거점으로 우크라이나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중국간의 무역은 대폭 확대되었고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와 강력하게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미국 쪽에 줄을 서도록 만들었고 결국 중국의 거대한 야심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답으로 지난 1일 1억 2500만 달러의 추가 군사지원을 발표했으며 국방개혁 진전 여부에 따라 또 1억 5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을 넘는 국방력? 꿈은 사라지다!]


중국의 의도는 분명했다. ‘모터시치’의 인수를 분명히 한 다음 중국에 공장을 열어 기술을 이전하려 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중국측의 이러한 계획을 이미 입수했고 그래서 우크라이나도 강경하게 대응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중국의 야욕은 좌절됐다. 이로 인해 중국의 스텔스기 실전배치도 당분간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한 파문은 정말 클 것으로 보인다.


3월 11일 막을 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중국의 국방 예산이 작년보다 6.8% 오른 2090억 달러 규모로 확정됐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처음으로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은근히 자랑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국방력이 곧 미국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꿈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시시때때로 미국의 국방력을 넘어설 수 있는 핵심 무기로 스텔스 전투기를 꼽았다. 그러면서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 대형 수송기 ‘윈(運·Y)-20’, 중형 수송 헬기 ‘즈(直·Z)-20’ 등을 잇달아 실전에 배치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들을 동원해 미군 기지가 있는 하와이까지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그렇게 중국의 자부심으로 내세우던 스텔스 전투기 J-20이 지금 50여 대 실전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말로만 실전배치이지 제대로 날지 못하는 전투기 신세가 되어 있다.


J-20을 개량한 J-20B도 “항공기의 추진력 방향을 바꾸면서 제어하는 추력편향제어(TVC) 기능을 탑재했다”면서 실전배치를 했지만 여전히 엔진은 러시아제 '새턴 AL-31'를 쓰고 있다.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덩치만 좋지 실속은 별볼 일 없다는 의미다.


그 스텔스기들을 제대로 날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모터시치’를 사들이려 했으나 이 프로젝트가 좌절되면서 중국의 스텔스기가 ‘미국을 위협하는 막강의 무기’라는 수식어도 써먹지 못하게 됐다. 이것이 허세 가득한 중국 국방력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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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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