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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앞두고 '합당' 카드 꺼낸 安…국힘은 냉소 - 안철수, 여론조사 하루 전날 "합당 추진" 발표 - 서울시장 되어 국민의힘과 합당 추진하겠다" - 김종인 "왜 갑자기 합당 이야기하는지 이해 안돼"
  • 기사등록 2021-03-16 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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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인 안철수 당대표가 16일 야권 단일화 경선 결과에 상관없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정작 국민의힘 내부에선 냉기류가 감돌았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야권 대통합의 진정성을 확인시켜드리기 위해 저는 야권 단일후보가 되어 국민의힘과 통합선거대책위를 만들어 야권 대통합의 실질적인 기반을 다지겠다"며 "서울시장이 되어, 국민의당 당원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당 합당의 기반 위에서 3단계로 범야권의 대통합을 추진함으로써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반드시 놓겠다"며 "단일후보가 되면 통합선대위를 통해 반드시 승리하고, 연립시정을 완성하고, 범야권 대통합을 추진하는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안 대표의 '합당 선언'은 당에서 사전 공지한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만큼 급박한 결단으로 볼 수 있다. 안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후 국민의힘과 합당추진을 공개석상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합선대위 구성→합당→범야권 대통합'의 3단계 구상도 제시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 뒤쳐지면서 지지율이 역전되자, 안 대표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심 끝에 던진 승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는 그간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의 입당과 '기호 2번' 출마를 줄곧 거부해왔다. 그런 안 대표가 국민의힘의 지지층이 안 대표에서 오 후보로 이동하자, 국민의힘 당원들을 의식해 '합당 카드'를 던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안 대표가 최근 기호 4번(국민의당) 대신 "단일화 후보 자체가 2번 후보"라며 국민의힘 기호를 연상시키는 '더 큰 2번'을 강조하고 나선 것과도 같은 배경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안 대표의 합당 카드는 오 후보 쪽으로 '쏠림'이 뚜렷한 보수 지지층의 이탈을 유도하는 동시에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구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안 대표가 '호랑이굴'과 다름없는 국민의힘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갈 리가 만무하다는 정치권의 예상을 깬 것으로, 그만큼 안 대표의 위기의식을 반증한다.


이 같은 안 대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국민의힘에서는 겉으로는 환영하면서도 속으로는 합당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당 내에선 단일화 후 합당이 아니라 선(先)입당 후(後)합당을 요구하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안 대표의 합당추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 되더라"며 "원래 그런 생각이 있었으면 내가 처음에 우리 당에 들어와가지고서 후보 경쟁을 하면 자연적으로 원샷으로다가 후보가 될 테니까 들어오라고 했는데, 그때는 국민의힘 기호로는 당선이 불가능하다고, 안 온다고 하던 사람인데 왜 갑자기 합당 이야기를 이제 와서 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단일화 자체가 통합이고 이제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는 건데, 왜 지금까지는 단일화되어도 기호 4번 국민의당으로 선거 치르겠다고 고집했나"라며 "국민의당으로 선거 치러야만 국민의힘을 싫어하는 중도층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니, 왜 여론조사 하루 앞두고 갑자기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하시는 건가? 합당하려면 진작 했어야 했고, 지금 선언하는 건 그래서 딴 뜻이 있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어 "그땐 거부하고 이제 지지도가 빠지니 합당하겠다는 건, 누가 봐도 속이 보이는 계산"이라며 "여론조사용 표를 겨냥한 게 아니고 승패여부를 떠나서 합당의지가 진심이라면, 선언에 그치지 말고 당장 오늘이라도 합당절차에 착수하시라"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입장문을 내 "처음부터 안철수 후보에게 입당 제안을 했던 것도, 무슨 일이 있어도 단일화를 이루고자 하는 노력도 모두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 저의 소신 때문"이라며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오 후보는 "하지만, 왜 단일화 이후여야 하는가? 야권통합의 절박함과 필요성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줄었다가 늘어나기도 하는 것인가"라며 "합당의 시작은 바로 지금, 오늘부터 추진해 주시라. 단일화 이후로 미루고, 합당 추진하며 시간을 소모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선 입당 후 합당'의 신속한 방법이 있다"며 다시 한번 안 대표에 통 큰 결단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에서 '조건부 합당'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안 대표는 단일후보로 선출되지 않더라도 야권 대통합을 위해 합당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예, 그렇다"고 대답했다.


비슷한 취지의 거듭된 질문에도 안 대표는 "저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조건을 놓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떤 경우가 되더라도 제가 단일후보 되든, 되지 않든,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고 그리고 또 야권 대통합을 이뤄서 야권이 분열하지 않고 대선을 치러 반드시 정권교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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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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