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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사드 업그레이드? 눈 치켜뜬 중국, 당황한 한국 - 사드 이미 1단계 업그레이드 실시, 2,3단계 업그레이드 중 -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대응 - 더이상 중국 눈치 보지말고 당당하게 대응해야
  • 기사등록 2021-03-12 13:05:11
  • 수정 2021-03-12 16: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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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미군이 반입한 사드 장비 [사진=주한미군 페이스북]


[미국의 ‘특별한 역량’ 3가지와 사드 업그레이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10일(미국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군사기밀에 해당되는 폭탄발언을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한미동맹이 도전받고 있다”고 전제한 뒤 “북한의 미사일 역량에 대비하기 위해 획기적인 개선을 하고 있다”면서 그야말로 한국 정부가 기절초풍할 이야기들을 꺼냈다.


“현재 미국의 미사일방어청(MDA)이 아주 중요한 세 가지 ‘특별한 역량(specific capabilities)’을 개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미 한반도에 배치됐고, 나머지 두 요소도 올해 안에 한반도에 전개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말한 ‘특별한 역량’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이미 한반도에 배치되었다는 ‘특별한 역량’은 도대체 무엇일까?


우선 이미 한반도에 배치되었다는 ‘특별한 역량’은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포대의 업그레이드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성주 사드포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특히 사드 발사대와 포대(레이더, 교전통제소 등)가 유선으로 연결돼 있어 500m 이내에서만 작동하는 체제였다. 그런데 1단계로 이들을 무선으로 연결해 발사대가 포대와 수십㎞ 떨어져 있어도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를 했다.


그리고 2단계로 성주의 사드 레이더를 이용해 패트리엇 미사일과 연동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사드 미사일은 사드 레이더로, 평택 등지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은 패트리엇 레이더로 각각 유도된다.


패트리엇 레이더는 최대 100~170㎞에 불과해 효용성이 문제가 되어 왔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탐지거리가 짧다보니 요격 대응시간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성주 사드 레이더의 유효 탐지거리는 600~800㎞(최대 탐지거리 약 1000㎞)나 된다. 그래서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에 성주의 사드 레이더를 연계시켜 북한 미사일을 좀 더 멀리서 더 빨리 포착할 수 있도록 해 요격 대응 시간을 벌게 업그레이드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차제에 아예 사드 레이더를 통해 사드 미사일은 물론 패트리엇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도록 통합 운용하는 3단계 업그레이드까지 실시한다. 2단계 업그레이드 단계에서는 사드 레이더를 통해 발사는 따로따로 하는 체제였지만 3단계 업그레이드는 아예 사드와 패트리엇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고도 150㎞ 상층부터 20㎞ 이하 하층까지 사드와 패트리엇을 필요에 따라 효율적으로 쏠 수 있게 된다.


이 3단계 업그레이드를 통해 2018년 이후 북한이 40~50㎞ 이하의 낮은 고도로 비행해 요격이 어려웠던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600㎜급 초대형 방사포도 얼마든지 요격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초대형 방사포 등을 성주 사드 기지를 향해 ‘섞어 쏘기’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초토화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청(MDA)은 이미 지난해 예산에 이러한 3단계 업그레이드 관련 예산을 편성해 올해 2분기까지 개발을 완료하도록 계획했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은 바로 이러한 사드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된다.


[사드 업그레이드 발언에 당황한 우리 국방부]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청문회 발언이 언론을 통해 터져 나오자 우리 국방부는 아주 당황한 듯 보였다. 이는 이러한 사드 업그레이드에 대해 우리 국방부도 자세히 모르고 있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주한미군 미사일 방어 자산 추가 배치는 물론 사드 성능 개량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 공식 통보받은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 역시 11일 “추가 배치되는 무기가 무엇인지 확인 중”이라면서 "한미 국방당국은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자산의 배치를 협의한 바 없으며 미국 측도 추가배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군 전력 운용에 대한 세부사항을 우리 국방부에서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5월 성주 사드 기지에 장비와 물자가 반입됐을 때 “노후 장비 교체일 뿐 성능 개량은 아니다”라고 성능 개량 가능성을 강력 부인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 국방부의 발표에는 묘한 뉘앙스를 느끼게 만든다. 우선 사드 업그레이드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사드 추가 배치’를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의 성능 개선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5월의 발언과는 어감이 조금 다르다.


분명한 것은 지난해 5월의 국방부 해명과는 달리 경북 성주의 사드포대에 대한 1단계 업그레이드는 이미 완료되었다는 것이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드 업그레이드를 국방부는 정면으로 부인하지는 않고 애둘러 사실상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부승찬 대변인은 11일 “미국 미사일방어청은 기본적으로 상승단계, 중간단계, 종말단계로 나눠서 미사일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것들은 추후에 확인해서 공개가 가능한 부분, 설명이 가능한 부분은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우리 국방부가 이렇게 사드의 업그레이드나 추가 배치에 대해 입을 제대로 열지 못하는 것은 중국의 눈치보기 때문이다.


서욱 국방부장관은 지난해 10월 21일 중국 공산당의 웨이펑허 국방부장과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 이날 통화에서 서욱 장관은 중국측에 “장병들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물자 반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에 “중국 측도 공감을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러한 ‘친절한’ 설명이 “지난 5월에도 있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러한 서욱 장관의 발언에는 크게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우선 왜 우리가 북한 미사일의 방어를 위해 설치한 사드 관련 물자 및 장비 반입에 대해 중국측에 양해를 구하고 설명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이는 대한민국의 군사주권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두 번째는 사실 지난해 5월의 장비 반입은 사드 포대의 1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것이었다. 장비가 들어가는 장면만 봐도 전문가들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미사일방어청이 예산을 통해 이미 암시를 했었기 때문에 그러한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국방부장관이 단순한 군인들의 생활 편의를 위한 장비 반입이라고 한 것은 국방부장관마저도 그날의 장비 반입이 무엇 때문에 실시된 것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거나 알면서도 중국과 북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까봐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황당한 일을 국방부만 한 것이 아니다. 외교부도 또한 지난해 5월의 사드 장비 반입에 대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정부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무기 추가 도입이 아니라 노후 장비를 교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중국 측도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5월 29일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중국의 한국 파견 총독처럼 행세하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고 위협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이뤄진 작업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 입장은 일관되며 명확하다”고 밝혔다. 사드 자체를 퇴출하라는 요구를 한 것이다.


[정작 중국은 한국 향해 사드 대거 배치]


이렇게 한국의 사드 관련 물자 반입에 ’중국의 이익을 해친다‘면서 노발대발하는 중국은 정작 우리 한국을 향한 사드를 대거 배치했다.


▲ 중국 네이멍구 초지평선 레이더기지 위성사진사진=톄쉐망 캡처]


우선 중국은 지난해 말에 네이멍구에 한국과 일본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최첨단 '톈보(天波)' 초지평선(OTH·Over The Horizon) 탐지 레이더를 설치했다. 최대 탐지거리가 3천km로 사드의 X밴드 레이더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길어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전역까지 감시할 수 있다.


특히 이 레이더는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까지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중부에 배치된 레이더와 함께 운용하면 서태평양의 모든 지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주 임무는 미국의 미사일 발사 탐지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위치 측정이다. 또한 대양을 오가는 항공모함과 군함들의 행적도 24시간 추적할 수 있다.


▲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솽야산(雙鴨山)의 한 항공우주관측제어소 부근에 있는 신형 지상 대형 전략경보 위상배열 레이더 [사진=관찰자망]


중국은 이와 별도로 이미 헤이룽장(黑龍江)성 솽야산(雙鴨山)에 미국의 조기경보시스템 페이브 포(Pave Paw)와 성능이 맞먹는 탐지거리 5천500㎞의 신형 위상배열 레이더를 설치해놓고 있다.


이뿐 아니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그 난리를 치던 중국이 자신들도 러시아판 사드를 지난해 12월 산둥반도에 배치했다. 러시아의 최첨단 방공미사일 체계인 S-400 트라이엄프 연대 첫 인도분이 실전배치된 것이다.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S-400은 레이더 최대 탐지 거리가 700㎞로, 한반도에서 100여㎞ 떨어진 산둥(山東)반도 등에 배치함으로써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움직임을 훤히 탐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떠한 반응도 보인 적이 없다.


[미국, 사드 추가배치도 진행한다]


중국이 이렇게 한국과 일본을 향한 사드 배치와 함께 강력한 레이더들을 배치하는 상황에서 미군도 북한 미사일 방어를 위한 사드의 추가 배치를 단행한다.


우리 정부는 ‘그러한 논의가 없었다’고 부인하지만 사실 지난해 1월 이미 우리 국방부에 전달했다. 이때 사드포대의 업그레이드 계획도 전달했으며 사드 포대의 추가 배치도 단행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미국이 이렇게 사드 추가 배치까지 한다는 것은 철저하게 한국의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서이다. 더불어 한국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안전을 위해 그렇게 사드 추가 배치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드를 철수하라는 중국측 요구는 주한미군도 철수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런 중국측의 말도 안되는 요구에 동조한다는 것 자체가 주한미군 철수와 함께 한미동맹 파기를 요구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북한과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이러한 미국의 사드 업그레이드와 추가배치에 대해 적극적 협조를 하지 않거나 책임을 방기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국방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적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국제상황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담장을 위험하게 줄타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둘 중의 하나, 곧 ‘우리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라’라고 선포를 하든지 아니면 ‘우리는 중국과 북한과 하나되어 움직이는 나라’라고 선언을 하든지 택일해야 하는 형국이다.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 두 말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당당해져야 한다. 우리가 강해져야 중국하고도 대등하게 외교를 할 수 있다. 우리가 더욱 더 강력한 국방을 할 수 있어야 북한 김정은도 고개 숙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사드 업그레이드에 관련한 논쟁은 앞으로 한국이 어느 편에 서야 할 지 재촉하는 청구서나 다름없다. 그런데 한국의 외교가 이미 자주권을 포기한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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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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