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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적반하장에 뿔난 미국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 中 외교관 3명 바이든정부 압박, "모든 제재 해제하라!" - 美, "민주적 가치 옹호할 것", 반 중국정책 지속 피력 - 中, 친중인사를 주중대사 지명위해 모든 로비 시도중
  • 기사등록 2021-02-25 13:34:48
  • 수정 2021-02-25 1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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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관 3명, 일제히 바이든 정부 압박]


중국이 미국을 향한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 중국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미국의 기세를 꺾으려는 시도가 아닌가 보여질 정도로 그 강도도 거세다.


특히 22일에는 왕이 외교부장을 필두로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가 대미 압박에 나섰고,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까지 여기에 합류하면서 하루 사이에 중국 최고위 외교관 3명이 바이든 정부를 일제히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그만큼 중국이 미국 압박의 필요성을 느끼고 대공세를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이러한 공세는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과의 장기적 전략적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 성격도 띠고 있다.


*왕이 부장의 대미 반격


지난 22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잘못을 바로잡고 상호존중과 상생 협력 약속하기'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미중관계를 회복하려면 미국이 중국의 4가지 요구사항을 수용해 주어야 한다“면서 오히려 공세의 칼날을 들이댔다.


왕이 부장은 이날 중국 외교부가 개최한 란팅 포럼에서 ‘대화적 협력, 갈등 관리-미·중 관계 정상화’라는 주제로 연설하면서 ”미국이 지난 몇 년간 중국을 오해했다“고 운을 뗀 뒤 “미·중 교착 국면은 트럼프 정부가 만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에 네 가지 조건을 요구한 것이다.


1) 상호 존중하라!


왕이 부장은 ‘상호존중’이라는 단어를 제시하면서 “대만의 독립 세력을 방임하거나 지지하는 잘못된 언행을 중단하고, 홍콩·신장·티베트 등 중국 내정에 개입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예의 바른 신사는 남의 접시에 있는 음식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이밀지 않는다"는 표현까지 썼다.


2) 진솔하게 대화하자!


왕이 부장은 이어 “미·중간에 대화를 통해 갈등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며 대화 재개를 요구했다.


3) 3가지를 포기하라!


그러면서 왕이 부장은 “미·중 관계를 정상 궤도로 회복하려면 ① 중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 ② 중국 기업과 과학연구 기관에 대한 일방적 제재, ③ 중국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압박 등 세 가지 사항에 대해 미국의 조치가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이 문제에 관해 미국은 정책 포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필요조건이 만들어지면 미국이 원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 세계 경제 회복에 관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4) 중국의 미국내 활동 제재 중단하라!


왕이 부장은 마지막으로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과 언론기관, 영사관에 부과한 각종 제한을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사용 금지,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중국인 유학생과 공자학원 등 인적·문화적 교류 억제 등 트럼프 행정부가 내린 대중국 조치를 모두 풀라”는 것이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의 반격


왕이 외교부장이 미국에 대해 반격을 시도한 22일,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도 “대만·홍콩·신장·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레드라인을 고수하고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반격


같은 날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도 신문 논평을 통해 대미 반격에 합류했다. 미국을 ‘일방주의’라고 강력하게 비난한 것이다.


양제츠는 지난 2일에도 미중관계전민위원회(NCUSCR)가 주최한 ‘양제츠 정치국 위원과의 대화’에서 “미국은 홍콩, 티베트, 신장 문제에 대한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며 내정간섭 문제를 거론하면서 “그것은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이라며 “미국이 레드라인을 침범하면 양국의 이해관계를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양제츠는 또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기를 기대한다”며 “중국은 선거를 포함한 미국의 내정에 절대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제츠는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 미중 관계를 “예측 가능하고 건설적인 발전 궤도”로 복원할 것을 주문했다.


양제츠는 마지막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양국 관계를 양국이 수교한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로 이끌었다”는 말로 맺었다.


[미국의 반응, “중국의 적반하장”]


중국의 이러한 거센 반응에 대해 미국의 여론은 한마디로 차갑다.


우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하라'는 왕이 부장 발언에 대해 "비난을 회피하려는 중국 정부의 전형적인 성향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이 약탈적인 경제 관행, 투명성 결여, 국제적 합의 준수 실패, 보편적인 인권 탄압에 대한 비난을 모두 남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것도 기자가 '중국 최고위 외교관' 발언이라면서 질의를 했는데, 프라이스 대변인은 "왕 국무위원의 발언을 말하는 것이냐"며 작정하고 실명을 거론했다.


특히 왕이 부장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미국을 향해 중국에 관련된 인권, 민주주의 정책을 포기하고 그 외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중국 압박도 모두 철회하라는 요구로 받아들여지면서 워싱턴 외교가에선 중국이 대놓고 미국을 향해 고압적 태도를 과시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런 관점에서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신장과 티베트 외 중국 어디에서든 인권 침해가 일어나거나 홍콩에서 자치권이 짓밟힐 때 우리는 민주적 가치를 계속 옹호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강력하게 내비친 것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중국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 "그게 바로 우리가 쿼드로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뿐 아니라 유럽 동맹과 함께 유리한 위치에서 중국에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쿼드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요 장치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이다.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인 위마오춘(余茂春)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스스로 전 세계와 정면으로 맞서고 있으면서 이제 와서 오히려 책임을 트럼프 정부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트럼프 정부를 비난하면서 바이든 정부와의 편가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마오춘은 이어 “중국공산당이 늘 내세우는 ‘상호존중·윈윈’ 등의 논조는 이미 시대에 맞지 않으며 미국 정부는 대중국 정책에서 옛날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위마오춘은 대만·홍콩·신장·티베트 문제와 관련한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중국이 레드라인 운운하는 것은 겉으로는 큰소리치지만, 속으로는 노심초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위마오춘은 “미국의 상업적 기밀을 대규모로 훔치고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국가와 국제사회의 전염병 발생 기원 조사를 가로막으며 심지어 해외 진보적 민주 인사를 탄압하는 등의 행태는 중국 공산당의 내정 범주에 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위마오춘은 이어 “중국 정부가 다른 국가로부터 존중받으려면 우선 국제 기본법부터 존중해야 한다”며 “그들이 전 세계적으로 하는 많은 일은 국제 기준에 맞지 않으며 중국 공산당이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행동은 엉망”이라고 했다.


또한 양제츠의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이 거세다. 양제츠가 “하나의 원칙을 준수하라”며 “미국 선거에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말은 마치 하나의 원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미국의 선거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정보기관 수장이었던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장은 중국 공산정권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양제츠가 미중 관계를 “예측 가능하고 건설적인 발전 궤도”로 복원할 것을 주문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이 계속 중국에 대해 거액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중국이 미국의 사회·문화·교육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과거의 그 시절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냐?"면서 냉소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양제츠 발언은 또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집중함으로써 바이든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바이든 정부에게 反트럼프 성향을 충동질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반중정책에서부터 돌아서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 재중국 상공회의소의 제이콥 건터 선임 정책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잘못이라고? 모두 당신네 잘못이다. 2015년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라면서 “반성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게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고 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경제담당 선임고문도 양제츠의 연설에 대해 “결론: 중국 지도부는 중국이 제시하는 조건에 따를 때만 협력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시대를 잘못 읽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정세 판단을 중국의 입장에서, 중국식 생각대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화주의에 완전히 빠져있는 이들이 세계정세를 판단하고 특히 대미외교의 방향을 잡고 있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래서 지난 2020년의 국제정세도 완전히 잘못 판단해 큰 사단이 났는데 이번 왕이 외교부장을 비롯해 양제츠 국원까지 같은 날 미국을 향한 공격을 하는 그 모습에서도 아직도 중국의 가장 근본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는 바이든 정부내의 친중인사들이 잘못된 정보를 중국측에 전달하면서 중국이 상황을 오판하는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15일(현지시간)을 전후해 바이든 정부의 초대 중국대사로 ‘바이든빅토리펀드’에 10만 달러 이상을 후원한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보도들이 미국에서 나왔다.


중국은 사실 바이든 정부의 친중인사들을 통해 이런 저런 사람들을 추천하기도 한다고 한다. 특히 중국은 철저히 “‘빅 네임’을 원한다”는 의사를 친중 루트를 통해 미국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한다.


직업 대사보다는 무역 문제 등을 비롯해 정치적 갈등이 빚어질 때 미 정치권에서 통할 수 있는 유력 정치인 출신 대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거 디즈니 회장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기 때문에 그가 임명된다면 중국에 대한 화해 제스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가 중국에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 보여진다. 다시말해 “바이든은 트럼프와 다르다”는 생각이 아직도 중국의 지도층 내부의 생각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시점에서 폼페이오 전 미 국무부장관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프로그램 ‘모닝스 위드 마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위구르족 인권탄압에 대한 발언은 중국 공산당의 선전과 일치한다”면서 “(바이든 정부는) 행동 없이 말만 내세우지 말라”면서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는 “시진핑은 미국 새 정부의 대중 정책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진핑은 바이든 정부가 실제로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며 바이든이 이 문제를 거론해야 해서 거론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게 중국이 오판할 빌미를 제공했다. 바이든은 지난 7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필요는 없지만 극심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며 “대중 정책에서 트럼프의 방식으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화해를 하면서 과거의 대 중국정책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렇게 하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못을 박아놓은 것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대못으로 미국내 여론 또한 반 중국 분위기가 70%를 넘는 수준이 된 것이다.


그러한 도도한 흐름에 바이든 대통령이 역행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더욱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이 이미 확실한 反중국으로 방향타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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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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